All language subtitles for Fireworks EP32 360p-SBS

- 선생님.

- 왜 이렇게 늦게 나오셨어요.
안 오신 줄 알았어요.

- 기다리는 사람 몸 달게 하려고요.

- 선생님 좀 말라보여요.

체중 빠졌어요?
- 아니, 전혀 그렇치 않은데.

늙어서 초췌해 보이나 보죠?
- 에이, 아니에요.

- 학기 마무리하고 논문 끝내고 귀국
뒤처리하느냐고 정신없이 바빴어요.

만날 사람도 많고 송별회도 많고.

술 마시자고 하는 사람도 많고.

그래도 아침에 말끔히 씻고
면도까지 했는데.

- 어, 왔구나.
맨 끝에 들어갔냐 왜 이렇게 붕 떠.

- 서둘거 뭐 있어요.
근데 형 왜 나왔어요.

택시 타면 된다니까.

- 아이, 아버지가 너 택시
타고 돌어오게 하시겄냐.

가자 자, 가자고요.
1년 만에 귀국하신 소감이 어떠셔.

- 아이 소감은 무슨 수시로 들락거렸는데.

- 니 병원 마무리 잘 해놨더라.
두 어번 들어다 봤는데 깔끔해.

물론 먼저 병원 같지는 않지만.

병원이 깨끗하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니냐.

- 깨끗하기만 하면 돼요.

- 니 병원 건물 될 만한 거 하나 사시라고 내가

아버지 슬슬 바람 넣고 있는 중이여.

뭐 하러 그래요.
필요 없어요.

- 어차피 갖고 가실 재산도 아니고, 아 증여세 물고 차라리
네 앞으로 하나 돌려놓으면 나쁠 거 없지 뭘 그래.

비싼 세 물어가면서 그럴 게 아니라 피부과 같은
거 하나 임대해서 들여놓고 그러면 되잖아.

투자도 되고 말이야.
- 내가 사요.

내가 돈 벌어서 하면 돼.

- 병원 한 번 들여다 보고 갈래.

- 아니에요, 집에 먼저 가요.

- 너 유진이 보고 싶지.

- 수진이랑 수영이는
여전히 잘한다면서요.

- 응, 잘해.
누굴 닮아서 그런 애들이 나왔는지 몰라.

- 자, 그냥 가시지 말구요.

올라가서 점심들 먹고 가요, 들.

- 아니에요, 지들은 여기서 그냥.

- 아이 그러는 거 아니에요.
그럴 순 없죠.

야 같이 올라가.
자 같이 올라가요.

- 그렇게 할게요.
- 자, 들어가세요.

- 허 선생님은 어제 전화하셨었어요.

어제 오시는 걸로 착각하셨대요.

- 그래요?
- 전화해보세요.

- 그럼 해야죠.

엄마.
- 아이고 아이고.

이제 완전히 온겨?
- 예.

- 아유 그럼 올라와, 응.

아, 밥 해먹일려고 밥 해놨는데 안 먹고
가면 뭐 찬밥 만들라고 그런겨.

어서 올라와.
올라가자 응.

- 저 돌아왔어요 아버지.
- 그려 알아.

- 인사 올릴게요.
엄마 엄마도.

- 아이고 인사는 무슨.
내려앉을 데도 없는데.

나 이래서 서양식 집이 싫더라.
- 상관없어요 얼른 가 앉으세요.

- 생략했다가 나중에 청주
와서 제대로 해야.

의자에 앉아서 절 받는 건 나도 기분이 안 나.

- 서방님 배고프시겠어요.

식사부터 하세요, 아버님, - 애들
어떻게 하고 형수님까지 오세요.

- 다 컸는데요 뭐.
얼른 들어오세요 들어오세요.

- 유진아.
- 밥 먹기전에 유진이 먼저 봐라.

야 유진아.
애비 애비 왔어.

- 자나봐, 이놈이.

아니, 이 녀석 그동안 왜
이렇게 무거워졌어요.

두 달 사이 이렇게 무거워져요?

엄마가 힘들겠어요 애 보느라고.

- 무거워서 힘든 게 아니라 이제 제 발로
걸어다니니까 그거 쫓아다니느라고 힘들어.

- 시간이 없어.
얼른 가서 먹어.

- 아유 야 야 알았어.
얘 여기다 놓고 얼른 가서 밥부터 먹자.

아버지 저 청주 결혼식 가야 야.
- 그런데 뭐 하러 올라오세요.

- 너 보고 싶어서 그러지 뭐.
몰라서 그랴.

아니 근데 너 형은 왜 안 오는 겨.

- 올라왔습니다 어머니.
저 주차 좀 했어요.

- 서둘러 서둘러.

- 저기요 할머니.

저희들은 유진이 보고 있다가
나중에 따로 먹을게요.

- 아이고, 손님한테 보라는
법이 어디 있어.

말 일으키지 말어 얼른 얼른 얘 너
내려놓고 얼른 저 밥상으로 가.

아버지 결혼식 늦어.
- 네.

- 어 그래.
- 유진아 아빠 왔어.

그만 자 이놈아.

- 내가 뭐랬어.

탁월한 선택이라 그랬지.

잠깐요.

너무 이쁘다 얘.
야 입 좀 불러 들여.

어디 벌에 쏘였니.

- 배철수하고 결혼하려고 웨딩드레스
입을 줄 정말 몰랐어.

- 너만 몰랐지, 우리는 다 알고 있었어.

너 웃겨 증말.

- 이 친구 머리 자르라고
햇는데 잘랐는지 모르겠다.

- 지현이 얘도 왜 안오는거야.
- 난 진짜 진짜 몰랐어.

배철수하고 평생 살게 될지는.

- 아휴, 이제 그만해.
누구 약올리는 거야 뭐야.

피차 알 거 다 알고 편안하고 좋지 뭘 그래.

- 야 코딱지 파서 파달 만드는 것까지
알아서 좋을 거 뭐 있니.

- 먹지는 않는다면서.
- 열 번 찍어 안 넘어간다는 말 실감하겠어.

- 요새 열 번씩 찍어줄 남자가 어디 있어.

고마운 줄 알고 방실방실 웃어.

- 아이고, 모르겠다.

나보다 우리 엄마 아버지가
더 좋아하시니까.

살다 살기 싫으면 우리 엄마 아버지
더러 데리고 살라 그러지 뭐.

- 그런데 왜 니 사촌들은 하나도 안 오고
너 학교 친구들한테 연락 안 했니?

- 학교 친구 둘한테만 했어.

너 오기 전에 벌써 들렀었고 사촌 애들은
정신 없으니까 사양하라 그랬어.

- 어우 얘.
그래도 사진은 찍어야지.

- 얼마나 남았니?
- 정확하게 30분.

- 얘 늦어서 미안해.
미안해.

- 아직 베일도 안 썼는데 뭐.

어우 드레스 괜찮은데.

- 무슨 고사를 그렇게 거창하게
지냈길래 이렇게 오래 걸려.

- 첫 녹화잖아.

녹화 전에 리딩 두 번 하고 고사 또 기다리는데
이 놈의 떡이 도착을 안 하는 거야.

- 돼지머리는 으유.

이러고 아까 아까부터 기다리는데
떡이 와야 말이지.

- 그놈의 고사는 왜 프로그램마다
지내는지 모르겠더라.

그래봤자 되는 것만 되고
안 되는 건 작살나잖아.

열 개 중에 하나 될까 말까인데.

그래도 죽어도 고사는 안 빼먹는
거 보면 우습더라.

- 작업하는 동안 스태프들하고 연기자들 아무 사고
없이 무사하기 바란다는 뜻으로 생각하면 돼.

- 어이구 야.

몇이나 그런 생각하면서 돼지
대가리한테 절 할 거 같니.

모두 다 넙죽넙죽 엎드려서 시청률 그럴걸.

- 아니 신부 화장하고 드레스 입고
왜 그렇게 얼굴이 불편해.

- 얘네 시트콤 시청률이 매주 일
퍼센트씩 떨어지고 있다잖아.

- 야 니 것도 별 볼 일 없었잖아.

- 뭐 그래도 그 시트콤 그 방송국에서는
그거 효자 프로그램이라 그러던데.

- 유자야 너 가서 배철수 머리 좀 보구 와.

아무래도 기분이 이상해.
- 어 그래 알았어.

- 머리?
- 됐어 사진 찍어 송 기자.

- 오케이.
- 너 이쁘다.

- 나 어젯밤에 한숨도 못잤어.

잘하는 짓인지 미친 짓인지
결론이 안 나는거 있지.

- 걱정 마.
너희들 잘 살 거야.

철수 씨 착하잖아.
어머 깜빡할 뻔했다.

정 감독이 못 와서 미안하다고 이거 전하래.

- 야 나 이거 들고 들어가래.
그래 내가 접수해 놓을게.

- 야.
서학동 머리 그대로다.

- 그럴줄 알았어 그럴줄 알고
내가 돌아 돌겠다니까.

가위 가위 좀 주세요.
- 현경아.

- 머리 안 자르는거 보면 결혼
안 한다고 그랬단 말이야.

- 현경아.
- 손님 불러놓고 결혼하지 마 그럼?

- 자르기 싫다는 거 뭐하러
자르라 그래 내버려둬.

- 나보다 머리가 더 중요해?
너 똑바로 말해.

내가 저런 남자하고 결혼해야
되겠니 박지현.

- 야 조용히 해.

니들 다 들려.
- 안 자를거야 안 자를거야?

- 야 조용히 해.
다 들린단 말이야.

- 나 안해 안해.
내 말 듣겠어?

안해 안해 안해.
말리지마 말리지마.

- 철수 씨 나가요 나가.

나가라구요.
- 승질 하고는.

내 머리가 경희한테 뭐라그래.

- 여자하고 결혼 해?
나 여자하고 결혼 하니?

- 현경이 부모한테 인사 합시다.
- 아 그러지.

- 안녕하세요.
저 지현이 엄마예요.

- 아이고 어서 오세요.

고맙습니다.
- 축하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 네 감사합니다.

- 지현이 아버지예요.
- 아 예.

이렇게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 현경이 애비됩니다.

- 축하드립니다.
저는 명함을 안 갖고 와서.

박만석이라고 합니다.

- 들어가셔야되겠어요.

- 들어가시죠.
들어오세요.

- 자 들어가시죠.
- 12시간만 참는다 그래 배철수.

내가 그 머리 가만 놔두고
그냥 넘어갈 거 같아.

내일 아침에 어떻게 돼있나 두고 봐.

- 자기가 좋다는데 그냥 놔둬.

- 자다 깨서 보면 이게 웬
여자냐 간담이 서늘하다.

- 야 뭐 거기까지는 안 갔어?

- 하 돌겠다.

- 신랑 신부는

오늘 이 순간부터

양가에

어르신

친척

만장하신 하객 여러분 앞에서
부부가 되었음을

엄숙히 약속했습니다.

결혼은 인생을.

- 왜 이렇게 놀래?
- 초대장 보냈어요?

- 나가면 안 되나?

신문 화촉란 우연히 봤어.
알고 안 올수는 없더라.

- 현경이가 좋아하겠네.
- 차 한잔 하자.

- 그래요.
정말 뜻밖이에요.

- 도장 찍고, 4개월 17일 째야.

- 그걸 왜 세고 있어요.
- 쭉 세고 있는 거 아니야.

오는 동안 얼마 만에 보는
건가 챙겼더니 그렇더라구.

- 전화는 가끔 하잖아요.
- 얼굴 보는 거 말이야.

아 당신 방송 나간다는 거 신문에서 봤어.

결혼 전에 거의 반을 써놨던
건데 방송이 너무 늦더라.

- 미니는 미리미리 기획하거든요.

다른 거 밀치고 할 수는 없으니까.

아, 오늘 스튜디오 첫 녹화에요.

두 주 뒤부터 방송인데 떨려 죽겠어요
반응이 좋아야 할텐데.

왜냐면 다른 방송 내년 봄 미니 청탁 받아
놨는데 반응이 좋아야 작업이 쉽거든요.

- 일이 잘 풀리는군.
- 이번 건 16부 원고 다 나가 있잖아요.

원고들 보고 평 이 좋은가 봐요.

영화사에서 시나리오도 써달라고 하는데 아직
자신이 없어서 생각해보자 그랬어요.

- 좋은 일이군.
아주 좋은 일이야.

갑자기 능력이 있어진 거야 아니면 원래부터 능력이
있었는데 뭔가 꼬여서 안 됐던 거야.

- 나도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

어쨌든 기분 나쁘진 않으니까, 뭐.

어 참, 지난번 선 봤다는 거 어떻게 됐어요.

- 뭐 그러고 끝이야.

- 마음에 안 들었어요?

- 안 들었어.

- 저기 차 좀 주세요.

다른 사람 생기기 전까지 후견인으로 써먹으라고
했는데 한 번도 먼저 연락하는 일 없더라.

- 커피요.
- 커피.

- 그럴 일이 있어야죠 뭐.
그럴 일 있으면 할게요.

- 체중은 좀 불었어?

- 약간 1.5kg.

- 성공한 이혼이군.

- 네, 최종혁 입니다.
- 얘 나야.

7시에 아침에 얘기했던 그
장소로 예약해놨으니까.

- 어머니 저 싫다 그랬잖아요.
- 싫어도 글쎄 나가서 만나.

일단 한번 만나보라고.
자꾸 봐야 누굴 만나도 만나지.

싫다고 안 만나.
바쁘다고 안 만나.

그러다 선은 언제 잇겠다는 거야 도대체가.

- 아직 그럴 때가 아니에요.
마음이 움직여야 하는 거지.

덮어놓고 아무나 하고 어떻게 해요.
- 아 누가 아무나 하고 하래.

아무나가 아니니까 이 집 딸도 만나보고
저 집 딸도 만나보고 하라는 거지.

아무나 할 것 같으면 나는 민 장관네
셋째 딸하고 하라 그래.

네가 싫다니까.
- 아 저 바빠요 어머니.

지금 중요한 사람 만나고 있어요.

- 아무리 중요한 일이라도 너 하루라도 빨리 새 사람
들여 자식 낳는 것보다 더 중요할 수는 없어.

- 제가 무슨 종마에요, 어머니.

- 너 지금 뭐라는 거야 애미한테.

- 나중에 전화드릴게요.
죄송합니다, 끊겠습니다.

아무나 하고 그냥 해버릴까.

- 그러지 말아요.
하고 싶은 사람 나타날 거예요.

- 현경 씨한테 말이나 전해줘.

- 그럼요.
- 더 있어야지?

- 엄마 아버지 오셨어요.
같이 어디 가 봐야해요.

- 들어가 나오지 마.

- 저 방에 들어가요.
유진이 일 저지르나 좀 보세요.

- 오냐, 피곤하지.
걱정하지 말고 한숨 자.

유진이 일 안 저질러.

- 네.
- 어 나야.

- 왔다는 소리 들었어.
어디야?

- 집.
- 병원 안나가봐?

- 천천히 나가보지 뭐.
쉬고 싶어.

- 유진이 왔다면서.
- 어 왔어.

- 나 진료 끝내고 책 보고
있는데 좀 안 나올래.

- 병원으로?
- 아니 그쪽으로 갈게.

저녁 살게.
움직이기 싫구나.

- 어.
좀 고단해 잠을 거의 못 잤거든.

- 그럼 우리 내일 할까?
- 아니야 나갈게.

내일은 대구에서 수술하러 가야 해.

어디서 만날까.

- 반가워.
- 아 그래.

- 고단한데 끌어내는 거 같아서 미안하다.

이거.
니 와이셔츠랑 타이 몇 개 골랐어.

- 왜.
- 쇼핑 갔다가 이뻐서 사고 싶었어.

줄 사람이 있어야지.
사이즈도 이 선생 것밖에 모르고.

별 뜻 없어.
부담 갖지 마.

유진이 아빠하고 전 남편이고
친구면 충분하잖아.

- 나는 네 선물 못 챙겼는데 이러면 내가.

- 상관없다니까 주문하자.

잠깐요.
- 환자 좀 덜 받지 그래.

너무 받는다고 소문 났더라.
- 오는 환자를 어떻게 덜 받고 더 받아.

- 진료 시간을 줄이면 되잖아.
그러다 건강에 무리 생기면 어떻게 할라고.

- 또 뭐 남의 실패한 거 재 수술해 주러 가?

- 옛날에 다른 데서 한거.
정섭이 형 나타났더라고.

- 걔는 왜 자기가 자신 없는 환자 맡아
놓고 너 괴롭히는지 모르겠더라 종종.

- 곧 잘하는데 괜히 안심이
안 돼서 그러지 뭐.

- 강의는 그래서.
완전히 손 털고 온 거야?

- 털었어.

- 비행기 타는 시간도 짧고 가까운
일본인데 계속 해달라며 해주지 왜.

- 정신 없어.
매주 비행기 타고 왔다 갔다 하기.

- 하기는.
솜씨로 환자 받는 거지.

1년 했으면 됐어.

나 유진이 한번 보고 싶은데 보여줄래.

이제 볼 수 있을 것 같아.

잘 걷는다면서.

넌 그저 낯설거야.

- 보여줄래?

- 보여주는 게 아니라 너.

보고 싶으면 볼 권리 있어.

- 몇 살부터 기억할 수 있을까.

나는 최초의 기억이 우리 나이로
세 살 때 같거든.

엄마가 빨간 애나멜 구두 사다준 거 생각나.

엄마는 거짓말이래.

나이는 세 살이지만

정확하게 만 두 살도 안 됐을 때인데
기억할 리가 없다는 거지.

그러니까 아마 지금 유진이 정도 였나봐.

모르지.

기억한다고 하는데 주장이
틀린 건지도 몰라.

누군가한테서 얘기 들은 걸 기억으로
착각할 수도 있으니까.

- 글쎄.

- 어쨌든

그래서 말인데

한 번쯤 보려면 지금이래야 할
것 같아서 그러는 거야.

너가 재혼하면 보자고 안할게.

약속해.
- 언제 재혼하는데.

- 유진이 위해서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해.

- 유진이 위해서 아무하거나 할 수 없잖아.

독신 체질인가 봐.
불편하고 아쉬운 거 없어.

- 재혼 안 하면 나 유진이
계속 만나자고 할 건데.

- 상관없다니까.

- 어떻게 보여줄래.

어머니가 안 된다고 그러시지 않을까.

- 반갑다고는 안 하시겠지만
안 된다고까지 하시겠니?

네 얘기 종종하셔.

독하다고.

- 우리 집에서도 듣는 소리야.

- 우리 큰 며느리 이제 어쩜 떡을 이렇게
딱 간 맞춰 잘 쪄내는지 신통해 죽겠네.

떡 맛있죠 여보.
- 어 맛있어.

아주 맛있어.
현식 애미 실수했어.

너무 맛있어.
- 소가 뒷발질하다 쥐 잡았죠 뭐.

- 아버지는.
- 오 어떻게 찾아왔네.

- 엄마는.
찾는다니까.

- 요즘 애들이 얼마나 영악한데.

저기 어이 떡 먹어 어.
애미한테 물수건 달래서 손 닦고 먹어 응.

- 네.
고모 있잖아요.

고모 드라마 나간다고 제가 우리
반 애들한테 막 선전했어요.

- 그래?
- 고모 드라마 시청률 좋을 거예요.

- 어머 어떡하면 좋아 얘.
지금 시청률 수를 다 알아 언니.

- 저희 아빠하고 내가 하는
소리를 들었거든요.

이혼까지 하고

내보내는 작품인데 시청률이 올라야 낯이 서는데
시청률 없으면 이혼한 보람도 없이.

-아 이혼 소리 빼면 말이 안 돼.

그 소리 빼고도 뭘 할 얘기가
얼마든지 있겠구만서도.

- 떡 맛있다고 난리예요 어머니.

- 박 사장 좀 앉아서 쉬어라.

한강 줄이 차올리면 시간 좀 걸려.

떡 맛있다 그러지.
- 네 정말 맛있대요.

- 그래서 우리 모두 니 형수가
실수했다 그런 참이야.

- 진희야 박 사장 고기랑 떡 좀 챙겨다 줘.

- 네 어머니.
- 다 끝났죠.

- 아빠.

- 너 시간 될 거 기대도
안 했어 우리끼리 했어.

- 한수 축하한다.

열심히 일해성공해서 아버지
어머니 기쁘게 해드려.

- 네, 와주셔서 고마워요 형님.

- 얼른 봉투 받아라 박 사장.

- 아유 어머니.
꼬박 박 사장 박 사장.

- 왜 뜰부냐.

우리 집에서도 회장님은 못 나왔어도 사장님이
나와서 좋아서 그런다, 왜.

- 뜰분건 내가 뜰부네.
회장님이 왜 안 나왔어.

양녹 협회 회장은 회장 아니야.
- 그건 그러네.

- 바람 오래도 쐬고 오네.
- 네, 저기 엄마.

- 왜.
- 유진 애미 왔어요.

- 왜 뭐 때문에.
- 유진이 잠깐 보고 싶대서 데려왔어요.

- 참, 빨리도 보고 싶다.
한 10년쯤 있다 보고 싶다고 그러라지 왜.

- 아무 말씀 마세요.
들어오라고 엄마가 해주세요.

- 들어오라고 햐.
하면 될 거 아니여.

- 들어와.

괜찮아 올라와.

엄마 민경이 왔어요.

- 어 나가 나가.

아가 손님 왔다.

나가봐 어서 나가봐.

- 유진아.
엄마 왔어.

엄마 왔어.
엄마한테 인사해야지.

엄마야 인사해.
안녕하세요, 인사해.

- 그러지말고 우리 둘이만 놔둬줘.

- 엄마.
엄마.

- 이 선생 혹시 아직 모르지?

- 뭘?

- 박지현하고 연락 없어.

소식 몰라?

- 뭐가 무슨 소식을 알아야 하는 건데.

- 전화 이메일 안 해?

- 아니.
- 왜.

왜 안 하니.
너 이제 자유인데.

- 안 했어.

- 정말?
- 정말이야.

- 너희 둘 참 묘한 애들이다.

나하고 살 때는 내 심장을 푹푹 쑤시더니
왜 연락 안 하고 가만히 있지.

- 뭔데 그래.
- 그래.

너 정말 모르는 모양이다.

걔 두 주쯤 전에 이혼 기사 났었어.

이유는 아마 몇 달 전에 했나
보드라 나중에 터졌나 봐.

얘기해 주는 사람도 없었어?

- 누가 얘기해 줄 사람이 어디 있어.

- 내가 해줄 걸 그랬지.
당연히 연락 되는 줄 알았지.

오늘 너 보니까 모르고 있는 거 같더라고.

왜 연락이 없지.
걔 변했나.

작가 일 본격적으로 시작하나 봐.

드라마 곧 나온다 그러면서 스포츠 신문마다 작품 소개
나오면서 작가 얘기도 꼭 한두 줄씩은 나오더라.

소식 끊은 일 년 동안 딴 사람 생겼나.

연락 끊겼었다는 게 사실이라는 말이야.

갈게.

- 어우, 무지하게 바빴다.
도대체 몇 번 친 거니 오늘.

방송국에 예식장에 한수 개업에
아직도 한 건 더 남았어.

뉴질랜드는 어떤 될까.
- 무지 좋은 데라더라.

- 우리 다 같이 쉴 때 거기 한 번 갔다 오자.

너 왜 그래.
- 속상해 미치겠어.

- 왜.

- 도대체 지들이 뭘 안다고 남의 원고를
지맘대로 누더기를 만드냐 말이야.

- 어머나 또 그랬니?

- 너 이것 좀 봐.

결정적인 신들 드러내고 지가
써 넣은 게 가관이야.

아니, 내가 지금 무슨 억지 코미디 쓰니?

확 엎어버릴 수도 없고 그냥 갈 수도 없고.

진짜 돌아버리겠어.

- 너 엎어.

엎어버리라니까 왜 안 엎고 그 속을
썩이는지 정말 모르겠더라.

- 누구 뭐 엎을 줄 몰라서 안 엎니?

- 근데 왜 참아.
왜 참아가면서 그런 모욕을 당하냐고.

작가는 너야.

작품은 작가가 쓰는 거고
감독은 연출만 하면 돼.

수정 있으면

그런 데 있으면 작가하고 협의해서

작가 동의하에

작가 손에 의해서 수정이 돼야지.

쟤들이 뭔데 남의 작품에 자기
마음대로 개칠하냔 말이야.

자기 작품 사전 협의 없이 감독의 지맘대로 뜯어고치고
있는 거 그대로 당하고 있는 작가들.

제대로 얘기하자면 작가 아니야.

- 그렇게 당하는 작가 한둘
아닌 줄 알면서 너.

너무 모질게 그러지 마.
방송은 나가는데 어떻게 엎냐고.

펑크 나잖아.
- 너 또 펑크 걱정이니.

왜 펑크가 나.
그렇게 잘 쓰면 감독이 쓰라고 하면 돼.

너 그거 저작권 침해야.
왜 못 싸워.

- 그럴 정도로 자기 작품에 자신
있는 작가가 몇이나 있니?

너는 그렇게 한 글자도 고치면 안 된다
주장할 만큼 니 작품에 자신 있어?

- 얘 난,

감독 생각이 나보다 나으면 기뻐하고
감사하면서 협의해서 수정해줘.

그건

바보 같은 감독이 바보 같은 지 생각대로 멋대로
내 작품 건드리는 거 용인하는 거하고 달라.

커피 뽑자.

- 그렇지만 감독이 주물러서
히트하는 것도 있잖아.

- 그럼 그 작가는 작가 폐업하고
그 감독은 작가 전업하면 돼.

어쨌든 내 이름 내놓고 방송되는 드라마인데 내가
쓴 게 반 이상 날아가는데 그게 내 작품 맞니?

- 히트만 하면 되잖아 히트만.

- 그럼 너 히트만 하면 뭐가
됐든 상관 없다는 거니?

일본 거 갖다 베끼기 해도 괜찮고 괜찮아.

너 작가 맞어?
- 표절 얘기는 아니잖아, 지금.

- 소위 잘 나가는 감독 너
목표는 오직 하나 히트.

일본 거 비디오로 떠다가 틀면서
표절 신나게 하잖아.

아니면 일본 만화 표절.

그래서 히트하면 방송사에서 감독한테
상금 주면서 포상하잖니.

- 그래.
우리 그런 세상에 살고 있어.

너 혼자 펄펄 뛰어봤자 달걀로 바위 치기야.

대충 해둬.
- 나 너 이럴 때 정말 마음에 안 들어.

- 싸우고 엎어봤자 나만 손해고 성질 나쁘다고
찍히기만 했지 얻는게 뭐 있는데.

- 너는 지키자 너.
적어도 너 자신한테는 부끄럽지가 않잖아.

- 얘, 커피나 뽑아.

불난데 부채질 하지 말고.

너 시놉 다 만들었잖아.

- 프린트 할려고.
- 아우, 증말.

이 자식을 어떻게 죽여버리지.

교통사고나 확 나버려라.

- 그러니까 원고 손댄다고 소문난 감독하고
일하는 거 아니라고 했잖아.

- 설마 내 원고를 갖고 그럴 줄 누가 알았니.

- 그 짓 하는 감독들 배냇병이야
못 고친다니까.

- 좋은데요.
- 그래요?

- 좋아요.
그런데.

- 그런데요.

- 기가 막힌 소재가 하나
있는데요 박지현 씨.

일본에 유학가 있는 내 동생이 테잎
만들어서 보내준 게 있는데.

그거 한번 보고 우리 다시 얘기하죠.

그건 13부 짜리인데.
- 그걸 내가 왜 봐요.

- 아니 그냥 한 번 봐요.

아 물론 말을 모르니까.

전달이야 잘 안 되겠지만.

그래도 대충 뭐 스토리하고 전개는 우리 말로
요약해서 정리하는 게 있으니까 싫은데요.

- 싫은데요.
그거 주세요.

난 그런 일은 안 할래요.

우리 없었던 일로 하죠.

- 아니, 박지현 씨.
- 사실은 좀 급한 느낌이 들었어요.

아직 먼저 작품들 머리에서 다 지워지지
않았고 휴식이 필요해요.

여행도 하고 싶고 볼 책도 너무 너무 많아요.

- 내가 그냥 베끼자는 게 아니라.
- 그런데 그걸 왜 봐요.

볼 이유가 없잖아요.

- 네.
- 너 자?

- 어 부화 나서 잠이나 자려고

지금 막 수면제 먹었어.

- 그거 왜 먹어.
차라리 소주로 한 두 잔 마시지.

- 왜 전화했는데.

- 아까 좀 심했지 싶어서.

- 말인즉슨 맞는 말인데 뭐.
나도 비겁하고 다 같이 비겁한 거야.

네 말이 맞아.

그런데 그렇게 일하는 작가들도
다 속은 무지 상하고.

자신이 한심하고 그래, 내가
당해보니까 알겠어.

- 그래.

그러니까 너 앞으로는 원고 손 대는 감독하고는
절대로 일 안하는 걸로 결심해.

그 방법 밖엔 없어.
- 그 결심은 이미 해뒀어.

나 잔다.
- 어, 잘 자.

- 안 주무셨어요.
- 언제 들어온겨.

아유 나 깜빡 잤나벼.

- 아까요 한참 됐어요.
앉으세요.

- 몇시나 된겨.
- 12시 가까이 됐을걸요.

20분 전이네요.

엄마는 주무시다 깨면 다시
자기 어렵잖아요.

- 무슨 얘길 그렇게 길게 한겨.

배웅으로 나간 줄 알았더니
영 안 들어오더라.

뭐냐.
유진이 보러 온거 보니께.

저도 잘한 일이 아니다
그렇게 생각이 드는겨.

- 그런 거 아니에요.
- 아니면 갑자기 왜 애를 보러 와.

떼어 놓고 다른 애미 같으면 그냥 환장해서
머리 풀어 헤치고 미쳐 나갈 때도

독하게 굴던 애가.

- 그럴 때 지났으니까 온 거예요.

- 아버지하고 통화했어.

통화했는데 아버지 생각도 그렇고.

내 생각도 그려

걔가 조금이라도 마음이 풀린 기미가
있으면 이것저것 다 접고

그냥 둘이 합치는 게 유진이한테도 좋고.

좋을 상 싶은데.
니 생각은 어떤겨.

- 그건 안돼요 엄마.
- 왜 안댜.

- 유진 엄마 그럴 생각 없고 저도 없어요.

그냥 유진이 보러 잠깐 들렀던 거니까.

딴 생각하지 마세요.

- 아니 그럼 유진이를 계모
손에서 크게 하겠다는 거여.

물론 전실 자식을 지자식처럼 끼고 키우는
여자들도 있기는 있는 줄 알어.

그렇지만 남의 자식을 지 자식처럼
키우는 게 쉬운 일이 아니야.

그런 훌륭한 여자들 흔치 않어.

꼭 그런 훌륭한 여자 만난다는
보장이 있는 겨 없잖어.

- 없죠.
- 그러니까 나나 너희 아버지 말이.

- 그런 일은 안 생겨요 엄마.
지금이 둘 다 얼마나 편하고 좋은데요.

- 미운 정도 정인데.

아휴 모르겄다.

죽고 못 살아서 혼인을 하고 나서는 어떻게 그렇게
씻은 듯이 깨끗하게 그럴 수가 있는지

- 들어가 주무세요.

- 내일이 일찍 출발해.
저 대구까지 12시간에 대야 해요.

- 너 형이 톨게이트까지 나와서
우리 실어 간다고 했어.

- 그래요?
- 시간 없는 사람이 뭐하러.

그냥 복잡하게 시내까지
들어왔다가 도로 나가.

아버지가 형한테 시켰나벼.

- 잘 됐네요, 엄마.

- 비행기 타고 가지 뭐하러
대구까지 운전하느냐고.

뭐라고 그러시더라.
- 공항 나가 비행기 타는 거 번거로워요.

자동차도 좀 달려줘야 하고요.

안녕히 주무세요.
- 그려 너도 잘 자라.

늦게 자지 말고.

- 아직도 본전 안됐수?

글쎄 잊어버리려니까.
애들한테 유산으로 준다.

완전히 잊어버리고 속이나 편하게 살자고.

- 이모 떡볶이 생각 없어요.

- 너희 이모도 이제 늙어서 이 시간에
뭐 먹으면 부대껴 잠 못자.

많이 자셔.
- 특별히 맛있게 됐는데.

엄마도 싫어?
- 엄마 언제 떡볶이 먹대.

- 출출한데 뭐 먹을거 없어?
- 어 떡볶이.

- 그래 좀 먹자.

너 그걸 다 먹겠다는거야?
- 하다 보니까 좀 많아졌어.

언니가 거들어줘.
- 거두는 데까지는 거들지만 너무 많다.

- 꺼라.

누가 들어간데.
- 안 들어갈 거예요.

- 처치 못해 그냥 죽어 죽어.

- 증권 마감 뉴스 끝나면 들어가잖어.

싫으면 말고.

- 아이고, 참.

- 홍식이 보고 아무 말 안 하셨다면서.

- 응, 별말 안 하더라고.

엄마 진짜 변했다.
- 변했어.

- 홍식이는 잘하고 갔어.

- 걘 어른들한테 태도 좋아.
교수님이랑 선배들이 얼마나 예뻐하는데.

- 비전은 있는거니?
- 나는 그런 건 계산 안 해.

밥 못 먹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어.

- 뭐 한다는데.
- 취직하지 뭐 해.

샐러리맨.
- 형제 많고 넉넉하지 않다면서.

- 응.
- 살기 버겁겠다.

- 홍식이가 버는 거는 자기 집 주고
우리는 내가 벌어서 살면 돼.

- 너는 뭐 할 건데.
- 취직하지 뭐 아무거나.

언니네 병원에 접수로 안 시켜줄래.

- 참 편해서 좋다.
- 너 잠 못 잘거 같아서 먹고있는거지.

- 아니에요.
- 아니기는.

떼어놓고 온 지 새끼 1년 만에 보고와.

잠 푹푹 자면 그게 인간이니.
어디 보자.

나도 두 개만 먹자.
- 유진이 봤어?

많이 컸지?
- 컸더라.

- 이 서방인지 저 서방인지 그 계집애
이제 이혼한 거 모르고 있더란다.

니 언니가 가르쳐줬대요.
어이구 잘나기도 했어 진짜.

둘이 붙는 꼴이 그렇게도 보고 싶니.

- 주무세요.

- 붙기만 해봐 그냥 내가 팔팔 끓는 물에
고춧가루 펴서 확 끼 얹어버릴 테니까.

- 이모가 무슨 권리로.
- 이모 권리다, 왜.

- 이제 권리 없어요.
말도 안 되는 엄포 놓지 마세요.

- 얘 그런데 그 기집애 이강욱이한테
막 간거같애.

지금까지 전혀 연락이 없었덴다.
이혼하고 몇 달인데 말이야.

- 네.

오빠 무슨 일이에요.
- 아직 안 잤어?

나 먼저 말했었던 회사로 자리 옮긴다.

그래 오늘 결정났어.

응, 관리 이사로.

그래.
너한테 먼저 얘기하고 싶었어.

내일 나가서 얘기하고 옮길 거야.

그냥 너도 찜찜할 거 없어.

다 편하게 살아도 돼.

그래 끊어.

저 때문에 깨셨어요?
- 결정났어?

- 예, 다음 주부터 출근하기로 했어요.

최서방네 회사에도 며칠은
여유를 줘야 하니까요.

- 잘했다 잘했어.
개운하다.

- 주무세요.
- 그래 어이 씻고 자, 늦었어.

- 어서 씻고 자요.

아 피곤해 죽겠어.

- 네.
- 아직 안 잤지.

- 어, 이제 자려고.
- 연락 됐어?

박지현 말이야.
- 아니.

- 너 연락 안 해봤어.

- 아니.
- 왜.

이상하다 왜.

궁금하지 않아?
너 때문에 이혼당한 걸 텐데 미안하지 않아.

- 자신 없어서.
나하고 연결되는 거.

원하지 않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 그 확신도 없이 내 속을
그렇게 뒤집어 놨던 거니.

너 죽는 날까지 갖고 갈 불덩어리 아니었니.

- 그만 끊어.
잘자.

- 죄송합니다 아버지.

네.

어머니가 도와주시지 않았으면
그렇게 끝 안 났습니다.

이 말이 기어이 듣고 싶으세요.

맞아요.
저 하기 싫은 이혼했습니다.

아직도 그 여자 생각 많이 해요.

그러니까 무리하게 다른
여자 강요하지 마세요.

할 때 되면 할 테니까 저한테 맡겨두세요.

매껴뒀다가 부지할 세월 될까봐 그래.

- 그래도 할 수 없습니다.

제 팔자가 그럼 별 수 없어요.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 아니 아니.

당신은 왜.
- 그 애 좀 들 볶지좀 마라.

뭐 이렇게 서둘러.
세월이 좀 먹어.

- 작은 집들도 난리예요.
하루 빨리 새 사람들여서.

- 상관하지 마.
지가 마음이 내켜야 하는 거지.

억지주장 붙들어 매뒀다가 무슨
꼴을 더 보려고 그래.

자식 이혼 한 번 봤으면 됐어.

- 유진이 뭐해, 응?

- 그래서 우리가 타겟 삼는 기업들이
이렇게 큰 기업들이 아니잖아.

그러니까 우리가 이걸 충분히 사들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으면은 전혀 문제가 없는 거야.

보통 작전 한다는 사람들 총 공급되게 살 수 있는 능력을 오십 밖에 안 되면서 해보려고
하니까 하다가 힘이 딸려서 올라갈 줄을 뻔히 알면서도 별 수 없이 팔게 되고

또 그래서 그냥 와해되버리는거에요.

또 하나 중요한 문제는 처음부터 가치
있는 기업을 선택해야 하는 거.

가치 있는 기업을 선택해서 만약에
주가 올리기엔 실패를 하더라도

계속해서 다 사버려서 M&A에
청산시켜버리거나.

다른 데 팔아 넘겨버리면 그때 와서
실제 벨류가 나오는 거니까.

뭐 처음엔 실패하더라도 결과적으로
보면 성공이라고.

자 그래서.

- 아, 정말 열받아 미치겠네.
아 재 왜 저렇게 안되는거야 대체.

남의 집 개도 3년이면
개업한다는데 말이야.

쟤 탤런트 한지 몇년인데 아
저렇게 연기가 안 되나.

- 원래 뭐 연기할 줄 아는 배우가.
- 그래도 인기만 최고잖아.

아니, 비슷이라도 해야
넘어가지 비슷이라도.

아니 어디 가서 헤매고 다니는
거야 저 가시나.

자, 20분 쉬었다가 갑시다.

야, 김소혜.
- 네, 감독님.

- 너 어제 대본 안 보고 뭐 했어.
밤새 춤 추고 놀다 나온 거 아니야.

- 아니에요 감독님.
너무 억울해요.

- 감정 좀 잡아라 감정 좀, 어!

나 돌게 만들지 말고 좀 잘해달라고.

쟤 저거 자꾸 저러면 정말 곤란한데.

- 아 너무 욕심 부리지 마.
비슷하면 넘어가자고.

- 비슷도 안 하잖아.
비슷도.

박 작가 왔어요?
들어와요 들어와.

인사합시다.
저 이 작품 쓴 작가 박지현 씨.

- 아 예.
- 안녕하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 반갑습니다.
- 저기 대본 가사롭다고.

플러워서 들어오고.
여기서 넘어가도 난리야.

- 어 어떻게 하나.
죄송합니다.

잘 좀 봐주세요.

- 어제도 날 밤새고 오늘도
날 밤새울 것 같아.

뭐 첫 녹화니까 원래 그런거지만

그런데 박 작가.

다음 미니 안 한다고 했다면서요.

- 어머나 어떻게 벌써 아세요.

- 그 녀석 전화했던데.

- 웃긴다고요.
- 까불더라고.

- 까불어요?
아니 까분다 그래요?

- 아니 뭐 그런 건 아니지만 정리를
해보면은 뭐 그렇다는 거지 뭐

- 기막혀.

- 일하기 힘들어요.
대충 이렇게 타협해가면서.

- 그런 타협 난 못해요.

남의 나라 드라마 카피하고 싶어 하는
감독하고 어떻게 일을 해요.

- 큰일이야.
응, 정말 큰일이야.

아휴, 이런 젠장.
벌써 저녁 먹을 시간이네.

날샜다 날샜어.

- 어서와요.
주인은 없고 객이 방 지킵니다.

- 어 어디 갔어요.
- 약속 있다고 한 30분 전에 나갔어요.

- 뭐예요?

- 간단한 기사 수다 떨 사람도
없고 한 건 해치우자구요.

두 줄만 치면 돼요.

커피 그거 맛 없더라 버리고
새로 좀 뽑아줄래요.

유자 씨는 커피도 맛 없더라.

아 참, 현경이한테 전화 왔었어요.

- 어머 그래요.
잘 도착했대요.

좋대요.
- 우리 아주 죽는 줄 알았어요.

도착하자마자 배철수 씨 잠깐 조는
동안에 단발머리 만들어놨대요.

현경이 전화하는데 배철수 씨.

악 악 하는 소리 다 들리는 거 있죠.
- 어머 재 좀 봐.

어, 너무 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어떻게 잠자는 동안에.

- 팬티 바람으로 쥐약 먹은
사람처럼 펄펄 뛴다고

중계 방송까지 했어요.

화장실로 들어갔다 나왔다.
지금 발코니로 나왔어.

뒤에서는 계속 악.

- 뭐야 배철수 머리 사건 말고 또 뭔데.

- 아니야 바로 그 사건이야.
- 현경이 질겨 아무튼.

기어이 일 저질렀더라구.
- 글쎄 말이야.

철수 씨 골내면 어떻게 하려고.

- 배철수 골 내 봤자야.
- 박지현 나 좀 잠깐 보자.

송 기자 미안해.
- 어, 상관없어.

- 나와.
나와 빨리.

- 왜 그러는 건데.
- 나 한선희 선배 만나고 들어오는 길이야.

허민경 씨 이혼한 지가 만 1년이란다.

너 몰랐지.

- 어, 아니.
- 연락 없었어?

- 아니.
- 이혼 원인 너래.

결혼해서 줄곳 네 문제 때문에
편치 않았다고 그러더래.

그 남자 계속 멍하게 구는 꼴 허민경
씨 도저히 더는 못 참겠다 그러고.

그렇게 사는 동안 정 떨어졌겠지 뭐.

이혼 요구는 허민경 씨가 했데.

그런데 이상하다.

너 때문에 이혼 당할 정도였으면
이혼 뒤에 너한테 연락할 법한데

왜 안 하고 있는 걸까.

죽어도 못 잊을 사람이라 그러더래.
허민경 씨가.

- 아마 난 잘 살고 있을 줄 알고.

- 그것도 말 안 돼 얘.

니 이혼 기사 났자너.

- 못 봤을 수도 있지.

- 그랬나.

- 예.
이강우 선생님의 핸드폰인데예.

- 여보세요.
여기 서울인데요.

저 선생님과 통화할 수 없나요.

- 선생님 지금 막 수술
끝내고 씻으시는 중인데.

잠깐만 기다려 보이소.

- 네.

- 지현이에요.

- 지현 씨?

- 우리가

우리가 혹시

만나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나요.

- 아니요.
아니요 그런 거 없어요.

- 어디 계세요.
어디로 나가면 되는 거예요.

- 여기 지금 대구에요.
넉넉잡고 4시간만 기다려요.

지금 출발할 테니까 4시간 뒤.

- 아니요 그렇게 오래 기다리고
있을 수 없어요.

그렇게 오래 안 기다릴래요.
멍청하게 기다리고 있을 수 없어.

빨리 출발하세요.
나 지금 출발해요.

- 야, 너 저녁이라도 먹고 가야지.

- 아니야 시간없어서 나 가 가야해.

나중에 보자.

- 지금 톨게이트 빠져요.
- 나는 아직 못 빠져나왔어요.

러쉬 아워라 시내가 막혀요.
- 엄마한테 약속했었어요.

다시는 연락 안 하고 안 만난다고요.

잘 사는 사람들한테 나쁜짓 안한다고.

- 나 혼자가 되니까 더 이상
연락 할 수가 없었어요.

그냥 아무 말 없는 거.
잘 돼가고 있나 보다 생각했어요.

- 난 그쪽 상황 알 수 없지만.

내 상황을 알았을 텐데.

신문 기사나고.
매일 이메일 체크했었어요.

- 1년 동안 일본 대학에 가 있었어요.

바로 어제 귀국해서

소식 알았어요.

다시 일하게 돼 반가워요.

일한다는 소식.

혼자 됐다는 소식만큼 반갑고 좋았어요.

- 날

사랑하나요?

사랑하나요?
- 과속 하지말아요.

속도계 봐요.
속도 떨어트려요.

- 나를 사랑하나요.
- 다신 안 놓칠 거예요.

같이 죽는 한이 있어도 절대로 다시는

안 놓쳐요.

절대로.
다시는.

- 날 사랑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