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language subtitles for Fireworks EP29 360p-SBS

- 네, 최종혁 입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 박지현이 좀 아는 사람인데요.

잘 있나요?

- 네, 잘있습니다.

누구시죠?
- 네.

잘 있군요.
아무 문제없이 잘 있나요?

- 누구십니까?
신분을 밝혀주십시오.

- 이강욱이 처 이모 되는 사람이 잘
있나 궁금해서 전화했더라고 전해주세요

- 엄마 나 출근해야 해요.

- 너 출근 안해?
- 해야지.

- 눈 좀 떠봐요.
안 자고 있는 줄 알아요.

응?
- 보따리 들고 들어가.

평생 한 눈은 안 팔지.

그거 하나 믿었던 게 기가
찬 노릇이지만 어떻게

자식이 있는데.

- 엄마.
- 그년도 유부녀라면서.

네 이모 얘기 들으니까.

유부녀도 보통 유부녀가 아니라는데.

지깟 년이 어떻게 할 거야.

그년 문제는 내가 처리할
테니까 그렇게 알고.

들어가 살아.

- 엄마 좋아할 줄 알았는데 뜻밖이네.

- 일부 종사 못하는 거 벼슬 아니야.

- 누가 벼슬하자고 이래요.

- 내 팔자는 닮을 거 없어.

난 못사는 친정 살리자고.

머리 큰 천식 자식들이 줄줄이

너희 아버지 안 데려가

있는 수모 없는 수모 다 당하면서

구미호 소리까지 들어가면서도

너의 아버지 받들고 받들어.

너 하나 제대로 키운 유산을 받아들고.

그리고 너희 아버지 임종까지 시켰어.

거기까지만 해도 좋았어.

한참 젊은 나이에

이불 속이 쓸쓸해서

민지 아버지 끌어들였던 게

일생일대의 실수였지.

무능한 데다가

평생 돈이나 축낼 사람이었지.

난 민지 년한테 당하고 사는꼴

보기가 좋아.

자식 생각해서 참는 거야.

참아야 돼.

- 무슨 영광 있을 거라고 영광 없어요.

내가 알아.

- 헤어지면 영광일 건 또 뭔데.

그런 거 없어.

남잔 하나로 끝내.

저기 다 자식 하나 여기 다 또 하나.

그러면서 평생 살래?
- 다시 또 안 낳으면 돼요.

- 말도 안 되는 소리.
- 건 정말 말 안 된다.

- 내 나이가 몇인데 언제 다시 딴 남자 만나.

언제 애 또 낳고 그래요.
말 안 되는 건 엄마랑 이모에요.

- 그런 남의 자식이라도 키워야겠지.

- 그럼 남의 자식 키우겠지.

- 나는 지금 거기까지는 생각 안 해요.

- 거기까지도 생각해야 해 이것아.

- 알았어요.
알아서 할 테니까 맡겨둬요.

나 출근해요 그럼.
- 엄마 말 명심해서 새겨들어.

너까지 이혼을 하면 우리 집 여자들 팔자.

그야말로 개 꼬라지들.
남들이 뭐라 할 거야 남들이.

- 남들이 무슨 상관이야.
내 인생에 무슨 상관이 있다고.

가요.

- 아니 벌써 가시게요.
- 아이.

나도 바쁜 사람이여.

오밤중에 네 엄마 혼자 보내기 안쓰러워서
내가 따라왔다는 거지.

내 한가해서 온거 아니여.

- 저 사 잡지 마시고 말고 꼬박꼬박
큰 애네 가서 들어요.

- 걱정하지 말아 걱정하지 말어.

내 시킨 대로 다 할 테니까.
걱정 딱 붙들어매.

- 잠깐 계세요 아버지 저
옷 입고 나올게요 잠깐요.

- 아 왜 왜.
옷은 왜 왜.

- 터미널 모셔다 드릴게요.
- 아이 필요 없다 필요 없어.

세고 널린 게 택시인데 택시 타면 되어야 저
기름값 내는 걸로 택시비 내면 되는 거고.

그래야 택시 영업도 시켜줄 거 아니야.

이 애비 택시 회사 하는 사람이야.

- 아버지 불편하셔서 어떻게 해요.
- 니 형수 있잖어.

그런 건 없어.
니 엄마 소원 풀이도 하고 잘 댕겨.

유진이 보고 싶어서

눈이 짓물른다는데 실컷
보고 재미있게 생겼다.

병원에 열심히 찾아가 봬.

아들 없는 집 사위로 들어갔을 때는 아들
노릇할 각오가 확실히 되있겠지.

- 네.

- 머리털 끝 만큼도 섭섭한
생각 안 드시게 잘 햐.

돈이 다가 아니야.
돈보단 마음이여.

마음이 쓸쓸하면 다 허당이야.

- 예 아버지.
- 아니 당분간은 약세주 될 겁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한국물 디알 차액
거래를 적극적으로 검토합니다.

- 그리고 개인 영업팀 에 사람
하나 더 뽑아야겠는데요.

- 모자르죠.
- 모자라요.

요즘 정 검사들 분들이 그러고 있으니까 고객들 중에서
똘똘한 녀석 하나 들여다 보냈으면 좋겠는데요.

- 그럽시다 필요하면 채워야죠.
자 사장님.

제 생활 코스닥 유산 투자
발로 계속하고 있습니까.

- 네 시황이 안 좋아서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큰 무리는 없이 계속하고 있습니다.

- 해청 텔레콤 매수권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습니까.

- 이번 주말 정도면 결말이 날 것 같습니다.

- 사이버 리서치 팀은.

- 누나 오네요.

- 저 왔어요.
- 그래.

어떻게 돼서 온 거야.
- 엄마 보러요.

한수 잘 있었니?
- 네.

- 엄마 좀 어떠세요.
- 들어가 보면 알거아냐.

일 하자.
- 들어가 봐요 누나.

많이 나아지셨어요.

- 저는 그냥 자리에 옮겨서
아파트 구조로 한 50평.

댁에 집이나 새로 짓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어머니.

- 50평이면 대궐 같겠다.

- 대궐은 무슨 대궐이야.
그냥 살 만한 평수지.

요즘은 모두 대형화 추세라 100평짜리
빌라가 수두룩 하잖아.

100평이면 70평은
나오는데요 어머니.

70평 쫙 깔아놓으면 제법
넓게 쓰고 산대요 어머니.

땅 많겠다.
우리도 100평 못 앉힐 것도 없지.

- 저 남편은 사표를 내느니 마느니

큰 집 꿈이나 꿀까.

- 설마 사표 내기까지 될까요 뭐

도로 들어가 조용하잖아요.

- 어머.
언니 오셨네.

- 진희가 제일 반가워 하는구나.
아무도 환영 안하는데.

- 환영 못 받을짓을 왜해요.
그러니까.

- 엄마.
엄마 왜 그래요.

- 어떻게 온 거야.

- 엄마 보러요.
- 뭐 달라진 거 있어?

점심 좀 해 빨리 얘 먹여 보내.

- 네.

- 어머님 아버님 속 그만
썩이고 마음 돌려요.

괜히.
힘 안 든 결혼 생활이 어디 있어요.

- 호박잎 사다 놓은 거 쪄.
얘 잘 먹어.

- 그래도 아가씨는 확실하게 해결된 게.

- 어여 일어나.
우리 모녀 얘기좀 하게.

- 어머니는 저 있으면 안
되는 얘기가 어디 있어요.

이럴 때 정말 눈물나게 서운해요.

저는 안 그런데.
어머니는 저 아직도 남의 자식이죠.

- 아니야 안 그래.
그래도 우리끼리 할 소리는 있어.

어여 일어나.
얘 밥 빨리 먹고 가게 해.

- 네 알았어요.

- 이렇게 와도 반가울 수
없는 게 솔직한 심정이야.

이게 뭐야.
그래.

네 아버지하고 나 밤잠 제대로 못 자.

오죽하고 여복했으면 그러기는

가슴 찢어지면서 네 아버지랑
나 포기는 했어.

포기는 했으면서도

기가 막히고 한심한 건

마찬가지야.

애지가 아니야 아직.
사부인 원망도 이만저만이 아니고.

- 어머니 때문에 그런 거 아니라니까.

- 그 양반 때문만은 아니겠지.

그래도 사부인이 어지간히
다독거려주고 감 싸줬으면

막 생각 안 했지 싶다.

너희들은 어땠는지 몰라도

우리 세대만 해도

시부모가 사랑해 주시면

네 목장입니다.

- 박지현 씨 친정인가요?

- 네.
그런데요.

- 친정어머님과 통화하고 싶은데요.

- 전데요.
실례지만 누구시죠.

- 직방 받았어 언니.
친정엄마래.

- 흥분하지 말고 조리 있게 교양 있게해.

- 네.

이런 전화 드리는 거 저희도
참 기가 찹니다만.

어머님 혹시 아시고 계시나 해서요.

- 무슨 일을 말씀이세요.

믿도끝도없이 무얼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네요.

- 박지현 씨 결혼한 여자 맞죠.

- 네, 그런데요.

- 결혼한 여자가 남의 집 남편 만나고
다니는 걸 뭐라고 하는지 아시나요.

- 뭐라고요.

- 들어보신 적 있으시겠지만
가정 파괴범이라고 하죠.

따님 그렇게 가르치시지는 않으셨을
텐데 죄송합니다.

따님도 가정을 가진 사람.

남의 집안에 못할 짓 하지 말고 당장
손 끊고 자중 하도록 좀 도와주세요.

- 여보세요.
- 그럼 이만 도와주실 걸로 믿고 끊습니다.

- 엄마 현식이는 성적이 좀 오른다네.

- 너 대체 이게 무슨 소리야.
너 가정있는 남의 남자 만나고 다닌 거야.

바른대로 말해.
누구 만나고 다녔어.

그놈 만나고 다닌 거야?

응?
그래서 집 뛰쳐 나온 거야?

- 엄마.

- 도대체가 이게 무슨 기절초풍할
소리야 얘가.

- 누구라고 그래요.
- 누구 건에 간에.

너 남의 남자 만나고 다니는게
사실이야 아니야.

사실이야 아니야.
- 만나고 다닌 거 아니야.

- 아니면 아니면.

- 결혼하고 두 번 만났어.

한 번은 우연이었고.
한번은 내가 만나자고 그래서 만났어.

- 왜 만나자 해.
네가 왜 만나자 해.

- 보고 싶어서.
보고 싶어 미칠거 같아서.

- 미쳤어.
너 미쳤다 그래.

너 미쳤어 미친거야.
너.

그래.
너 미친거야.

어디 남편 있는 얘가 남의 집 남자를
만나고 다녀 이 기지배야.

환장했어.
어?

그래.
두것들 만나.

따로 따로 해결 보고.
다시 또 만나 살자 그랬니?

그래서 최서방하고 못 산다.
만세 부른 거야?

- 그런거 아니야 엄마.
- 아니면 아니면 안 산다 소리 왜 나오고.

딸 단속 하라는 전화가 왜 와.

- 우린 같이 못 살아.

그 사람 자기 와이프랑 못 헤어질 남자고

아이도 있어요.

그런 거 아니야.

최 서방하고 그만 사는 거 하고
그 사람하고 아무 상관없어.

그런 거 아니야.
그런 거 아니라고.

- 안 보면 미칠 것 같아 봤다면서.

심보가 그 모양이니까 최서방이랑
못 살겠는거야.

그게.
그런데 뭐가 아니야.

- 그게 그거 아니에요.
그게 그거 아니야.

물론 나

하루를 살다 죽어도

그 사람하고 한 번 살아보고 싶어.

그렇지만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날 수 없어요.

그러니까

그러려고 최서방 하고

헤어지는거 아니라니까.

죄송해요.
정말 미안해.

엄마.

우리 그냥

서로 잘 살기 바라면서

서로 걱정해주고

그 이상은 아니에요.

그 이상은 안 할게.

나 약속해요.
그 이상은 아닐게요.

- 너 성복동에서 나오는데 그 이상
안할거라는 보장을 어떻게 돼.

니 마음이

하루를 살다 죽더라도 보고 싶고

살고 싶다며.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아서 봤다면서

너 결국

남의 집 평지풍파 만들고

니 엄마 아버지 또 망신 만들고

그렇지 않다는 거 어떻게 믿어.

내가 뭘로 믿어.

- 나 안해.
나 안 한다고.

- 못 믿어.
- 나 안 할게.

나 안 할게요.

난 그냥 나 그냥 일하면서 살면 돼

나 다시 안 만나면 돼.

- 나 믿을 수가 없어.

세상에 너 이거 못할 짓이야.

자식가진 남의 남자 욕심내는 거

그건 하는거 아니야 너.

하루를 살다 죽더라도.

아이고.
아이고.

- 이리와서 앉아.
- 앉게 이서방.

- 잘잘못 따질 기운 없네.

지 남편이

잠깐 지나가는 여자한테 눈길만
줘도 토라지는 게 여잔데

민경이 안 산다고 나오는 거 무리가 아니야.

자네에 대한 실망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고.

당장이라도 갈라서라고 하고
싶은 마음 굴뚝 같지만

한 번만 덮고 넘어가세.

경솔하게 합의해주지 마라.

깨끗하게 청산 하고 다시 시작하자고 그래.

자네 위해서가 아니라 유진이 위해서야.

왜 말이 없어.
- 유진 애미가 안 될 겁니다.

- 듣든 안 듣든 자네가 동의
안 하면 될 거 아니야.

설마 지가 소송이야 걸겠나.

- 만약 말대로 안 하고 이대로 갈라서고
말면 나 가만히 있을 줄 알아?

자네 완전히 매장시켜버리고 말지.
가만 안 둬.

그 계집애는 온전하게 둘 것 같아.

잘 생각해서 해.
- 헤어지자는 건 민경이지 제가 아닙니다.

- 입도 크네.
그 소리하게 만든 건 자네야.

묵을충 아닌 다음에야 어떤
여자가 그 꼴 보고 살아.

새끼까지 낳아놓고 다른 계집애랑
놀아나는 걸 어떻게 보고 살어.

- 놀아난 거 아니에요.
그렇게 말씀하지 마세요.

- 몸뚱이로는 안 놀았다.
지금 그거야.

- 그걸 누가 믿어.
- 이 문제는 민경이하고 얘기하십시오.

매장 시키느라 협박 무서워서.

유진이 애미한테 매달려 사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혼 원하는 건 애미예요.

- 자네는 안 하고 싶은데.
- 저도 하고 싶습니다.

그나마 그래서는 안 되는 일이기 때문에.

다시 생각하라고 했어요.
그런데도 그 사람 말 안 들었어요.

너무 뻔뻔하다고 생각 안 해.
- 이서방?

어?
잘못한 사람이 누구야.

일 이렇게 만든 사람이 누구냐고.

민경이가 바람폈어?
- 저 바람핀 거 아닙니다.

진작 만났어야 하는 사람을 늦게
만나서 겪는 일일 뿐이에요.

유진이한테 지 엄마 이렇게
만들고 싶은 생각 없어요.

다시 시작하는 건 민경이한테 달렸습니다.

가보겠습니다.

- 어으.
저런 날 도둑놈 저런 강도 같은 놈.

- 너는 왜 나서 너는.
나서지 말고 가만히 있어야 되는데.

왜 나서서 모잘랐다고 격동은 달아.

누구는 벨이 없어서 붙잡고
사정하는 줄 알아 사십이.

40인 내일 모레인 계집애 성격은 좋아.

까다롭기는 못 같은거.

혼자 늙게 가느니 도로 묶어놓는
게 낫다 싶어서 그러는 건데.

아이고 참 도움된다.
도움돼.

- 다 됐지?
이 선생은?

- 저희 선생님 아직 출근 안 하셨어요.

- 그래?
헬스 혼자 해결하나 보다.

할 수 없지 뭐.
우리끼리 먹자.

- 선생님께 진짜 정식으로
한번 여쭤봐야겠어요.

왜 자꾸 밖에서 드시는지요.
- 진짜야.

- 선생님 안 드시면 밥 한 사람 맥 빠져요.

그렇죠.
- 너무 그러지들 마라.

나는 선생님 아니야?
소외감 느낀다고.

- 그런 거 아니에요 선생님.

- 네 피부과 입니다.

누구시라고 전해드릴까요?

네 잠깐만 기다리세요.

선생님 전화요.
- 누구야.

- 박지현 씨.

- 여보세요.

그래 나야.

무슨 일이야.

나하고 약속 안 지켰잖아.
그런데 우리가 만날 일이 뭐야.

- 내가 그쪽으로 갈게요.
긴 시간 필요하지 않아요.

10분 이면 돼요.
10분이 길면 5분이라도 좋아요.

- 나는 너 별로 보고 싶지 않아.

전화로 해.
- 전화로는 안 돼요.

만나야겠어요.

- 만나자고 할 이유가 있는 사람은
나인데 오히려 지현이가

무슨 일이야.

- 댁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어요.

- 그걸 왜 알아야 해.

그리고 이미 알고 있는 거 아니야.
이 선생하고 연락 됐을 거 아니야.

- 이모 되시는 분이 친정으로
연락하셨어요.

- 그래서 뭐라고 하셨어?

- 나 남의 가정 파괴하대요.

이 선생도 그럴 사람 아니구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 얘.

나 애 아빠 너하고 수근수근
통화하는 소리 들었어.

그건 파괴가 아니라고 할래.

- 그건 그럴 일이.

- 니 남편이 애 아빠한테
너 찾는 전화 했었다고.

무슨 일인가 걱정돼서 통화하려고 해도 너하고
연결이 안 됐다가 그날 통화된 거라고.

- 맞아요.

- 남편이라는 사람이

다른 여자한테 언제든 달려나간다는소리를
하는 거 들으면 너는 어떻겠니.

서점에서 우연히 만나 차 마셨다면서

차는 왜 마셔.

남의 남자하고 더구나 내 남편하고

너희들 끝난 거 아니야 그렇지?

안 끝나고 있으면 그게 바로
남의 가정 파괴야.

아니야?

너희들 이렇게 즐길 준비 미리 알았으면

나 결혼 안했어.

징그럽다.
- 차 마신 거 잘못했어요.

통화한 거 잘못했어요.

이모 되시는 분 그런 전화
다신 안 하게 해주세요.

- 내가 하라 그런 거 아니야.
- 다 성인들이에요.

이모 되시는분 제3자예요.
- 니 남편은 이 선생한테 왜 전화했는데.

지금 네 남편하고 내 입장하고가
비슷한 거야?

- 그런 거 아니에요.

-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끼리 살아야 하는 건데.

너도 고통이겠지.

그렇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고통에 비하면

니들 거 사치스러워.

그래서 너희들은 동정을 못 받는 거야.

얘기 끝내자.
환자 기다려.

- 사모님.
- 어.

- 뭐 하시나 올라가 보라고 하셔서.

- 어 그래.
내려갈게.

- 친정에 무슨 걱정거리 있니?

- 아니에요 어머니.
- 안 내려오길래 그런가 했지.

숙모들 내일와 점심 먹기로 했다.

동서들도 데리고 오기로 했으니까
그럼 몇이냐 아홉이냐?

- 네 사모님.

- 혹시 너 걱정해 준답시고 너 갖고 이런 소리 저런 소리 해서
니 마음이 껄끄럽더래도 내색하지 말고 그저 좋은 척해.

우리 집안에서는 얼굴 하나 갖고는 못 산다.

다 집안 화목 위해서야.

알아들은 거야.
못 알아들은 거야.

- 알아들었습니다.
- 참 오래도 걸리네.

어른 말 떼어먹고 재차 먹게 하지 말라는
소리를 얼마나 더 해야 하는 거야.

또 그런다.
- 알았습니다.

- 전혀 걱정하실 일이 없습니다.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저도 무리 안 했고.
회복도 상당히 좋은 편이에요.

수술한 사람이 만족해 하고 있으니까
마음 편하게 잡수고

시간만 보세요.

그럼 머지않아.
행복해지실 거예요.

아직 퇴근 전이시죠?
- 네 진료는 끝나셨어요.

- 네.

왜.
- 병원으로 가니?

- 그럴거야.
- 어머님 와 계셔.

잠깐 들려서 인사드리고 유진이도 보고

그리고 병원 가는 게 어때.

- 너 아직 말씀 안 드렸구나.

너 어려우면 내가 할까?

- 더 이상 못 참겠다는 니 기분 알아.

- 기분?

기분이라고 했니?

기분으로 청산하자.

그런 것 같니 - 그래 바꿀게.

네 심정 알아.

미안해.

정말 그 사람 일로 더 이상 너한테
상처주고 싶지 않았어.

- 상처받은 정도가 아니야.

너 나 반은 죽였어.

- 너하고 헤어질 생각 해본 적 없어.

- 사실이라면 그것도 너의 이중성이야.

뭐 때문에 유진이 때문에?

이혼 남 딱지 께름해서?
나쁜 놈 되는 거 하기 싫어서?

그래서 나 등신 만들면서 평생
그런 식으로 살려고 했어?

내가 너라면 그렇게 안 살아.
차라리 탁 깨.

노력했는데 도저히 잊을 수가 없다.

너하고 사는 게 고통하다.
더 이상 너를 기만하며 살 수 없다.

미안하지만 정리해 줘야겠다.

훨씬 선명하고 깨끗하지 않니.

- 너하고 유진이한테.

책임이 있어.

- 언제든 달려나간다면서 무슨
책임을 어떻게 진다는 건데.

한 집에서 출퇴근만 해주면

그 정도만 책임져 주면 된다는 거니?

- 유진이

유진이 외할머니

우리가 헤어진 너 원치 않으셔.

병원에 불려갔다 왔어.

- 그랬니?

엄마 반대야.
나도 알아.

의외더라.
이 선생도 의외지?

상관할 거 없어.
자기 인생에서 얻은 교훈 때문에 그러는 거.

- 이모님.
나 가만 안 둔다고 협박하시더라.

협박 무서워서 너한테 매달리지는
않겠다고 말씀드렸어.

차분히 좀 더 생각하고 결정해.

- 더 생각할 거 나는 없어.

- 집에 안 가볼래?
- 그러고 싶지 않아.

- 유진이 보고 싶지도 않아?

- 안 보고 싶어.

수술 있어?

나 먼저 나가.

- 정말 놀라운 일이야.

- 뭐가.

- 너 유진이한테 어떻게 이렇게
냉랭할 수 있는 건지.

모르겠어.
나를 잘라내는 건 그래.

얼마든지 그럴 수 있어 그런데.

아무리 내가 밉다 그래도

어떻게 유진이까지 그렇게 쳐낼 수 있는 건지

모르겠어.

- 유진이 내놓으라고 그럼 내놓을래.

줄래?

절대로 안되지.
- 절대로 안돼.

- 그럼 대답 된 거지.

- 네.
유진이네 집입니다.

- 저예요 엄마.
- 어 그래 애비야.

- 아직 먼겨?
- 아니에요.

지금 들어가요.
유진이 안보채고 잘 놀았어요?

- 아 보채기는 왜 보채.
하루 종일 얼마나 잘 놀았는데.

안 그려 유진아.
- 아버지 잘 도착하셨다고 전화하셨고요.

- 아이 그럼 도착하자마자 하셨지.

- 알았어요.
금방 들어가요.

끊어요 엄마.
- 오냐 얼른 들어와.

배고파 죽겄다.
- 밀려서 좀 걸릴 거예요.

엄마 먼저 잡수세요.
- 아녀 기다릴게 얼른와.

혼자 먹는 밥 무슨 맛이 있어.

- 알았어요 그럼.

- 간단하게 냉면이나 뽑아 먹이지.

- 냉면 드시고 싶으세요?

그래.
- 알았어요.

쉬시는 날 점심에 뽑아드리죠.

- 너 저

어머님 냉면 만드는 거 잘 배워뒀다가

어머니 은퇴하면 대신 들어설 준비해 둬.

어머님 냉면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어.

- 종섭이댁 둘째 들어섰다네요.

- 그래?

- 입덧이 심해서 반은
애가 쓰러져 지낸데요.

병원에 들여보낸다고 그럽디다.
얘가 유난히 입덧이 심하거든요.

첫애 때도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요.

- 우리 집에 알리는 거 민망하다고
아무 소리 말라고 그러더래요.

장충동 둘째가 알려주더라고요.
아는 척이나 하라고.

- 그래서 아는 척 했어?

- 내 전화 넣어주고 내일 다
와서 점심 먹으라고 그랬어요.

- 그게 그거구만 뭐.

- 그게 그거였어요.

- 맛있는 집까지 가려면 한참 걸리겠어서
대충 들어가 샀는데 어떨지 모르겠네.

값은 만만치 않던데.
- 아무래도 병원 밥보다는 낫겠지.

- 엄마 한결 나아 보이는데요.
- 나아 보여야지.

그럼

아까운 돈 깨먹고 있는데 돈
깨먹은 표는 나야지 그럼.

일어나요.
일으켜줘야 하오?

- 일어나요.

- 내내 혼자 잘 일어나더니만
딸 보니까 못 일어나겠어?

- 너희들도 먹어.
- 민지는.

- 조금 전에 찍고 왔다 갔어.

얘 와.
- 네.

이 서방 불렀다면서요.
- 그래.

뭐래.

- 이혼하자는 건 나예요
엄마 이 서방이 아니야.

- 그래서 이 서방이 뭐라더냐고.

- 이 서방이 뭐라든 내 결심은 안 흔들려요.

괜한 헛고생하지 말고 더 이상 내
문제에 신경도 쓰지 마세요.

- 말 안 되는 소리 좀 하지 마라.
어떻게 신경을 안 쓰니 어떻게.

- 이모.
- 고집 부릴 일이나 부려.

이혼은 안 돼.
그 꼴은 안 볼 거야.

- 얘 그 니 속 끓이는 놈

복수해주기 위해서도 이혼은
하는 거 아니야.

이혼하지 말고 평생 꽉 붙들고
아주 고랑땡이를 먹여.

말하는 거 보니까 싸가지가 바가지더라.

- 그만둬.
- 뭐라 그랬는데.

- 별거 아니야.
알 거 없어.

- 뭐라 그랬는데.
- 바람이 아니랜다.

진작 만났어야 할 사람 늦게 만난 거래.

왕싸가지.
- 저건 골 빈 계집애야 찬 계집애야.

그 얘기 뭣하러 해 이 물색 없는 것아.

- 민경이 오기 나서 이혼하지
말라고 했어 왜.

너 이 말 듣고도 옥이 안 나니.

옥이 안 나면 버러지다.
이혼해주는 거 아니야.

뒤통수 얻어맞아 눈알 빠지고
이혼까지 해줘.

얼씨구나 춤까지 추게 할 거야.

그런 건 이혼해달라고 네 발로 기면서
빌어도 안 해주는 거야.

그거 밖에는 복수가 없다고.

- 이모 나는 복수 취미 없어요.

- 복수가 취미로 하는 거야?

- 솔직했네 뭐.
거짓말 보다 나아.

내가 그거 아니까 그만두는 거예요.

강욱이가 나빠서가 아니라

저도 제 마음을 어떻게 할
길이 없어서 그러는 걸.

그걸 죽이겠어 어떻게.

괜찮다 괜찮네 이모.

엄마 죽 괜찮아요?
- 헛소리 말고 어여 먹고 너희 집으로 가.

보기 싫어.
내 눈에 보이지 마.

- 어미는 병원에서 꼼짝
못하고 지키고 있는 겨.

- 아니에요.
이모님 계시니까요.

낮에는 병원 나가요.
- 병원에서 자면서?

이모 있는데 집에 들어와 자라고 그러지 왜.

일하는 사람 병원잠 자면서
힘들어해 자기야.

- 자기 알아서 하라죠.
- 애 갖다놓고 어여와.

자.

- 맛있다.
엄마 된장찌개네.

- 사람이 살기 마련이오 애비야.

- 왜요.

- 아휴 유진이가 어쩜
그렇게 순둥이냐고 어.

지 애미 일하는 사람인 줄 아는 놈 모냥.

그냥 진정에 그냥 먹을 때 되서 밥 주면 먹고 쌀
때 되면 싸고 놀고 싶으면 놀고 자고 싶으면 자고

아주 그냥 신통방통해 죽겄어.

- 애 순해요.
- 너 닮았다.

- 그래요?
네가 얼마나 순해빠졌었는데.

너무 순해서 오죽하면 너희 아버지가 모자란
놈 나온 것 같다는 소리를 다 했어.

- 누구세요.
- 저예요.

- 왔어?

- 할머니 오셨다면서요 -
어서 와요 사돈처녀.

- 오셨어요?
안녕하셨어요?

저녁 중이신가 봐요.
어서 잡수세요.

- 안 먹었으면 같이 먹지.
엄마.

- 아니요 저 먹었어요.
- 아유 밥 있어요.

이리와.
- 정말 먹었어요.

얼른 드세요.
저 유진이 보러 왔어요.

형부 빨리 앉으세요.

유진아 이모 왔어.

이모 너 보고 싶어 혼났는데.

유진이는 아직 그런 거 모르지?
이모가 누구인지도 모르지?

유진아 이모가 너 주려고 선물 사왔다?

뭐 샀는지 볼래?
형부 저 안방에 좀 들어가요.

- 아 그래.

- 유진이 어떡하니.

이모 속상해 죽겠어.

유진아.

- 뭐 커피 줄까?
- 아 저 생각 없어요.

- 네.

- 야 이 자식아 넌 낮에
와서 뭐라고 그러고 갔어.

뭐라고 그러고 가는데.
니 엄마 이래.

- 왜요 아버지.
엄마가 왜요.

- 니 엄마 밥도 안 먹고 이불
뒤집어쓰고 얼어 울기만 해.

무슨 일이야 도대체가.

아무 일 없는데.
엄마 그럼 왜 이래.

답답해서 사람 환장하겠어 이 자식아.

아니 그 문제는 끝내기로 했단 말이야.

남이야 뭐라든 니가 못 산다고
하면은 못 사는 구나.

알자 우리 그러고 털기로 했는데 무슨.

- 털기로 했다고.
어떻게 순식간에 털어져요.

결국은 못살고 말고 공연히 시집은 보내서

마음고생

몸고생만 죽도록 시키고.

너무너무 가엾고 불쌍

너무너무 미안해서 그래요.

당신은 좋겠어.

털자 그러면 그렇게 쉽게 털고.

잊자 그러면 잊고.

당신은 좋겠어요.

- 그런다고 뭐 달라지는 거 있어.

속을 끓여.
뭐 해.

달라진 건 개코도 아무것도 없잖아.

- 내가 다 미욱해서 그래요.

달라질 거 개코도 없는 거 알면서도 이러니.

내가 미욱 한거지 뭐겠어요.

- 누가 미욱 하다는 거야.
아이 생각없이 왜 전화는 덜컥 걸어가지고.

그냥.

- 알았어 잘못했어.
화풀이 할 데 없는데 실컷 해.

내가 잘못했어 잘못했어.

밥이나 먹어.

- 속상해 못 살겠네.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니까
왜 그러세요 어머니.

괜히 죄 없는 아버님께 역정을 내시고.

아가씨 이혼 안 해요.
그러다 말 거예요.

최 사장이 어떤 사람인데 이혼을 해줘요.

어림도 없어요 어머니.
- 아유 그런 소리 말어.

안 해주는 게 어딨어 안 해주는 게

나도 그런 집안에 내 딸 더 이상 안 둬.

하루 세끼 밖에 못 먹어 여섯
씨 먹는 집으로 보냈어.

너도 미련 버려.
부잣집 신물난다.

어린애가 붙어 있질 않게 하는 집이야.

더 말하면 뭐래.
더 말하면.

- 사모님.
- 어.

- 수박 드세요.
- 고마워.

별로 생각 없는데.
- 갖다 드리래요.

- 잘 익었네.
- 맛도 제대로 나요.

- 고마워.
- 안녕히 주무세요.

아 참.
못 주무시죠.

편히 쉬세요.

- 네 목장입니다.

- 언니 나예요.

- 아가씨 때문에 속상해 미치겠어요 진짜.

다른 여자들은 아가씨만 못해서 다
그럭저럭 참고 사는줄 아세요?

광화문 네거리 막아놓고 한번 물어보든지 아니면 뭐냐 여론조사하는
데다 용역 조사 시켜봤으면 딱 좋겠어요.

그냥 아가씨 호강이 지나쳐서.

아이고 난감한데 놓고 아직도
잘났어 아직도.

들어왔어요?
현식아 아빠 들어오셨어.

- 네 아빠 들어오셨어요.

- 응.
무슨 일 있어?

- 아가씨 일 말고 이 집에
일 있을 게 뭐 있어요.

- 뭐야.
그 기집애 또 집 나온 거야?

- 앉아.
얘기 좀 하자.

앉으라고.

병원 어떡할래.

재정 상태는 괜찮지 않니?

독촉하는 건 아닌데.

가능하면 빠를수록 좋겠다 싶어서 그래.

- 기어이 그래야겠니?

- 응.
- 어머니하고 얘기해 봤어?

- 엄마 생각 나한테 아무 의미 없어.

같은 일로 두 번 병원에 실려가진 않을 거야.

터진 김에 수술해 치우고 말자.

-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 너하고 결혼했던 걸 후회해.

그때 그냥.

너 걔한테 보내주고 말았었으면
훨씬 좋았는데.

그래.

그랬으면 피차 바닥까지 떨어져
걸레가 되진 않았을 텐데.

그런 거.

- 병원 이번 주말로 닫을게.

- 아니야 그럴 건 없어.

그러라는 건 아니야.

- 쉬고 싶어.

당분간 쉬었다가 자리 찾아서
다시 문 열면 돼.

- 그렇게까지 할 건 없다니까.

자리 골라서 인테리어 하면서도
환자 얼마든지 볼 수 있잖아.

- 아니야.
지친 기분 많아.

이번 주말로 끝낼게.

- 굳이 그러고 싶으면 마음대로 해.

지쳤다는 말 너 참 잘했어.

나도 그렇거든.

감정 소모도 대단한 에너지가 필요한가 봐.

약간 쌀쌀하다 괜찮아?

- 언제까지나 아버지 혼자
계시라고 할 수 없고.

엄마가 데리고 내려가셔야지 뭐.

- 그래.
그럴거야.

- 주말에는 데리고 올라오시라고 할 테니까

니가 와서 보면 돼.

- 보여는 줄래?

봐야 할지 안 봐야 할지 아직 결정 못했어.

내 감정보다 유진이 위주로 생각할 거야.

아직은 어리니까 상관없대도.

조금 더 크면 문제가 될 거야.

너 재혼 안 하고 쭉 혼자 살 수 없을 거 아니야.

유진이 문제는 천천히 생각하자.

- 아파트는 네가 처리해.
나 내 짐만 들고 나갈 테니까.

- 너는 어디가 있고.

- 오피스텔 이제 너무 좁겠지.

아파트 얻지 뭐.
- 내가 처리하라는 거 무슨 뜻이야.

- 너 가지라고.

- 위자료는 내가 너한테 줘야 하는 거잖아.

내가 살지 말자 그러는 거니까.

- 결격 사유는 나한테 있으니까.

- 나 필요 없는데.

너보다 내가 더 많아.

- 알아.
그래도 계산은 계산대로 하자.

- 얘 그까짓 거 안 받고 말지.
그거 받고 위자료 받았다 소리 듣기 싫어.

- 얼마 받고 싶은데.

- 유진이 양육비로 니가 써.

- 피차 감정 상할 얘기는 하지 말자.

원수로 끝날 건 없잖아.

- 그래 니 말이 맞아.

취소해.
기쁘게 받을게.

- 서류 정리는

병원 문 닫고 이사하고

그 다음에 하자.

- 그래 그렇게해.

- 물 줘.

장모님 좀 어떠셔.
- 다 나셨어요.

- 오래 놀다 왔나.
- 점심 먹고.

좀 있었어요.
- 뭐라셔.

우리 문제에 대해서 별 말씀 안 하셔?

- 별 얘기 없었어요.

- 그래?
당신 집안은 그런가 보지.

결혼한 딸 이혼한다고 해도 별
대스러운 문제가 아닌가 보지.

- 그 단계는 지났다고 생각하셨을 거예요.

- 무슨 단계?

- 엄마 아버지 개입하셔서 달라질 단계요.

- 그래.
당신이 그렇게 세뇌를 시켜놨단 말이지.

- 아무렇게나 생각해요.
- 그래?

- 졸려요 잘래요.

일할 거죠?
나 먼저 누워요.

- 오늘 당신 좀 안아야겠다.
- 얼른 나가서 볼 거 빨리 보고 자요.

그렇게 잠을 안자고.

싫어요 하지마요.

싫어 하지말라고.

- 가만히 있어 이러나 저러나
마찬가지 아니야?

당신 아직 내 거야.
내 맘대로 할 수가 있다고.

- 싫다고 하지마 하지마.

내가 나가서 잘게요.

- 이강욱이 처 이모가.

왜 네 안부를 궁금해하니.

이강욱이란 놈 처이모가

네 안부를 궁금해하는 이유가 뭐야.

- 누가 그래요.

- 그 여자가

너 잘 사는지 못 사는지

왜 알아야 하는 거야.

- 누가 그래요.
어디서 들었어요.

- 전화했더군.
당신한테 전하래.

잘 있는지 궁금해서 전화했다고.

똑바로 말해.

그 자식

처 이모가

그런 전화를 왜 하는거야.

아직까지 서로 연결되고 있는 거야 뭐야.

- 나하고 전화하는 걸.
그 사람 부인이 들어서 문제가 됐었나 봐요.

- 뭘 했다고?

- 당신이 그 사람한테 전화했었다면서요.

나 집 나가 있을 때요.

- 지금까지 쭉

서로 연락하면서

만났다는 거야?

- 그런 거 아니고.

- 너 그래서 안 살겠다 그런 거야.

그 작자 때문에 온갖 개소리 새소리
지껄여대면서 몸부림쳤던 거야.

그 개자식 때문에.

- 왜 이렇게.
- 아 깜짝이야.

- 놀래셨어요?
- 아유 시끄러워서 깬겨.

- 아니에요 깨졌어요.
뭐 하시는 거예요.

- 별거 아니여.
할 일이 뭐 있어.

애미가 살림을 아주 먼지 하나 없이 너무
깨끗하게 잘해서 헐 것도 없어.

뭐하다 그랬는지.
주전자 태운 게 있어서 이거 닦는 중이여.

아마 내버릴 참이었지 싶은데.

멀쩡한 걸 왜 내버려.

아휴 어서 들어가야.
나한테 신경 쓰지 말어.

- 유진이 잘 잤어요?
- 찍 소리 안 하고 잘자.

아주 착해.
- 엄마 잠깐 저 좀 봐요.

- 말 햐.
- 이리 나오세요.

손 씻고요.

- 왜 뭐여.
- 앉으세요.

- 아 그려.

뭐가.
뭐 긴히 할 얘기가 있는 겨.

- 엄마 오늘 유진이 데리고
청주 내려가세요.

- 청주로?
- 예.

- 아휴 얘.
너희 장모 병이 위중한 겨.

- 아니에요 그게 아니고.

정말 죄송해요.

죄송한데

유진 애미하고

안 살기로 합의를 봤어요.

- 얘가 너 지금 무슨 말이야 그게.

- 그래서 그 사람 자기 집으로 간 거예요.

병원도 옮겨야 하고.
이사도 해야 하고.

또 아버지 혼자 계시는 것도 그렇고

엄마 청주 가세요.

- 아니

아니 아니

아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요만 부득이지.

아니 너 시방 도대체.

무슨

아니 왜

아니야.

아니 왜 안 산다는 겨.

이유가 있을 거 아니오.
이유가 뭐여.

- 제가 잘못했어요 엄마.

- 네가 뭘.
뭘 잘못한겨.

- 제가

제가

다른 여자 좋아해요.

- 뭐여.

- 같이 들어갈래.

됐어.
또 사고 처리 전담반이 처리해 볼게.

- 응 들어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