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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00:04:02,506 --> 00:04:05,100 내가 보낸 편지 못 봤어요? 33 00:04:05,732 --> 00:04:08,920 - 봤어요. 답장 안 썼어요. 34 00:04:09,657 --> 00:04:12,460 -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얘기해요. 35 00:04:13,735 --> 00:04:16,660 그 사람 그런 전화는 받고. 36 00:04:17,260 --> 00:04:21,240 연락은 안 되고. 얼마나 걱정이 되는지 몰라요. 37 00:04:22,210 --> 00:04:23,020 지현 씨. 38 00:04:24,100 --> 00:04:28,400 - 걱정하게 해서 미안해요. 39 00:04:30,100 --> 00:04:31,262 별일 아니고 40 00:04:31,820 --> 00:04:32,940 그냥 조금 41 00:04:33,820 --> 00:04:35,200 다퉜어요. 42 00:04:36,820 --> 00:04:38,400 이제 괜찮아졌어요. 43 00:04:47,948 --> 00:04:50,477 그쪽은 어떠세요 편안하시죠? 44 00:04:50,960 --> 00:04:54,060 - 몸은 어때요. 건강해요? 45 00:04:54,546 --> 00:04:56,554 괜찮아요? - 괜찮아요. 46 00:04:57,519 --> 00:05:01,387 좋아졌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47 00:05:01,573 --> 00:05:05,953 - 걱정하지 말래도 난 끊임없이 걱정이 돼요. 48 00:05:07,020 --> 00:05:09,543 끊임없이 지현씨 걱정이 돼요. 49 00:05:09,643 --> 00:05:11,120 이건 진심이에요. 50 00:05:12,020 --> 00:05:14,220 행복하면 더 할 수 없이 좋은 일이고 51 00:05:15,280 --> 00:05:17,040 행복까지는 아니더라도 52 00:05:18,080 --> 00:05:20,240 무난한 결혼생활이기를 바랐어요. 53 00:05:21,620 --> 00:05:24,183 그런데 그런 거 같지 않아. 54 00:05:24,283 --> 00:05:26,576 마음이 아프고 불편해요. 55 00:05:27,885 --> 00:05:29,920 - 그렇게까지 마음 쓰실 거 없어요. 56 00:05:30,863 --> 00:05:34,034 이제는 다 끝났어요. - 다행이군요. 57 00:05:34,893 --> 00:05:36,958 별일 없으면 다행이에요. 58 00:05:37,058 --> 00:05:39,500 조금쯤은 안심해도 되겠네요. 59 00:05:40,288 --> 00:05:42,081 - 네 그래도 돼요. 60 00:05:44,660 --> 00:05:46,114 - 필요하면 연락해요. 61 00:05:47,435 --> 00:05:51,409 필요하다면 언제든 달려나갈 테니까. 62 00:05:51,785 --> 00:05:55,215 - 그럴게요. 네 그럴게요. 63 00:05:57,132 --> 00:06:00,858 - 그럼. - 네 끊겠어요. 64 00:06:00,880 --> 00:06:05,260 - 먼저 끊어요. - 네 그러죠 그럼. 65 00:07:19,207 --> 00:07:22,805 -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십니까 이쪽으로 오십쇼. 66 00:07:22,934 --> 00:07:23,952 기다리고 계십니다. 67 00:07:31,060 --> 00:07:33,424 지금 오셨습니다. 68 00:07:33,524 --> 00:07:37,958 - 왔군. 가볍게 와인 한잔 하지. 69 00:07:38,058 --> 00:07:40,178 - 일 끝났어요? - 와인 주세요. 70 00:07:40,278 --> 00:07:43,442 - 네 알겠습니다. - 앉아. 71 00:07:43,542 --> 00:07:45,629 - 약속 없어요? 72 00:07:47,377 --> 00:07:48,760 - 집에서 곧장 오는 길인가? 73 00:07:53,826 --> 00:07:57,900 결혼 직전 우리 여기서 대판 했던 거 생각하고 있었어. 74 00:08:00,029 --> 00:08:01,530 당신 파혼하자 그러고. 75 00:08:03,031 --> 00:08:06,161 나도 마주 그러자고 소리쳤었지 최악이었었지. 76 00:08:07,835 --> 00:08:10,070 - 그때는 정리하고 끝냈었으면. - 아냐. 77 00:08:11,417 --> 00:08:13,440 그렇게 끝낼 수 없었어. 후회 안 해. 78 00:08:14,254 --> 00:08:17,800 어쨌든 당신 내 여자로 1년 넘게 데리고 살았으니까. 79 00:08:22,269 --> 00:08:23,841 지금 나는 두 가지 생각을 해. 80 00:08:25,342 --> 00:08:30,700 하나는 일 년만 살아보고 그때 헤어지자면. 81 00:08:31,560 --> 00:08:33,626 해방시켜주겠다고 했던 약속. 82 00:08:36,236 --> 00:08:38,572 그건 내가 자진해서 한 약속이기 때문에. 83 00:08:39,460 --> 00:08:41,740 원한다면 이행해줘야 한다는 생각. 84 00:08:43,744 --> 00:08:48,554 또 하나는 그 약속을 1년만 더 유예하고. 85 00:08:50,042 --> 00:08:52,431 다시 한 번 기회를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 86 00:08:54,428 --> 00:08:58,120 두 가지 생각 중에서 물론 나는 후자를 원해. 87 00:09:01,830 --> 00:09:02,600 내가 88 00:09:03,660 --> 00:09:05,820 당신과 이혼을 하게 되면 89 00:09:06,540 --> 00:09:08,980 우리 집안 최초의 이혼 기록이 돼. 90 00:09:11,595 --> 00:09:16,797 비정하게 얘기해서 당신을 증오하면서라도 이혼 안 하고. 91 00:09:17,060 --> 00:09:19,542 결혼을 유지하고 싶은 게 내 솔직한 심정이야. 92 00:09:22,568 --> 00:09:25,675 그걸 조건으로 해서 거래를 할 수 있는 여자라면 93 00:09:26,720 --> 00:09:28,980 지금부터 흥정을 한번 해보고 싶어. 94 00:09:31,532 --> 00:09:36,600 경멸은 하지만 당신이 그럴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거 알아. 95 00:09:38,097 --> 00:09:38,690 그저 96 00:09:40,235 --> 00:09:42,280 내 기분이 그렇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뿐이야. 97 00:09:57,920 --> 00:09:59,060 나는 아직 98 00:10:01,349 --> 00:10:02,347 당신한테 99 00:10:04,463 --> 00:10:05,086 대단히 100 00:10:06,504 --> 00:10:07,600 미련이 있어. 101 00:10:10,906 --> 00:10:15,743 부모님하고의 관계가 어떻게 되든 딴 살림 날 수 있어. 102 00:10:16,244 --> 00:10:19,150 - 그럴 거 없어요. 내가 원하지 않아요. 103 00:10:23,612 --> 00:10:25,040 - 원하지 않는다고 했었어. 104 00:10:27,762 --> 00:10:28,660 그러니까 105 00:10:31,041 --> 00:10:33,000 당신이 원하는 건 오로지 106 00:10:35,387 --> 00:10:36,566 해방이다 그거지? 107 00:10:39,201 --> 00:10:40,024 - 그래요. 108 00:10:44,271 --> 00:10:45,708 - 제일 견디기 어려운 게 뭐야. 109 00:10:47,920 --> 00:10:50,578 육체적인 거 빼고 한마디로 뭐야. 110 00:10:51,983 --> 00:10:52,862 남자로 111 00:10:55,027 --> 00:10:55,820 남편으로 112 00:10:56,804 --> 00:10:58,086 나를 사랑할 수 없는 거? 113 00:10:58,537 --> 00:11:00,684 - 그건 그렇게 중요하지가 않아요. 114 00:11:00,784 --> 00:11:04,821 당신이 이유는 아니에요. 나쁜 감정 없다고 했잖아요. 115 00:11:04,921 --> 00:11:09,365 - 그럼. - 그렇게 살다가 죽고 싶지 않다고요. 116 00:11:09,465 --> 00:11:11,100 - 어떻게 살았는데. 117 00:11:12,539 --> 00:11:13,151 - 네 118 00:11:15,746 --> 00:11:18,580 존재감은 한 톨도 없는 채로 24시간 119 00:11:20,045 --> 00:11:25,000 잠을 자면서도 긴장하면서 그렇게 살면서 늙어 죽고 싶지 않다구요. 120 00:11:27,464 --> 00:11:32,103 당신은 그런 집안에 태어나 그 규칙 속에 자랐기 때문에 실감 못 할 거예요. 121 00:11:32,984 --> 00:11:34,626 난 감당할 수가 없어요. 122 00:11:39,086 --> 00:11:39,711 - 네. 123 00:11:46,228 --> 00:11:48,660 됐어요. - 네. 124 00:11:59,257 --> 00:11:59,820 - 받아. 125 00:12:25,981 --> 00:12:26,640 그래서 126 00:12:29,268 --> 00:12:30,120 기어이 127 00:12:31,936 --> 00:12:33,208 끝을 내잔 말이지. 128 00:12:37,078 --> 00:12:38,027 - 그래줘요. 129 00:12:42,971 --> 00:12:45,358 - 내가 동의 안 하면. 130 00:12:45,458 --> 00:12:48,436 - 동의해줘요. - 동의 안 하면. 131 00:12:48,536 --> 00:12:50,796 - 내가 할 수밖에 없어요. 132 00:12:50,896 --> 00:12:54,535 - 어떻게. - 아버님 어머님께 말씀드려서요. 133 00:13:01,591 --> 00:13:04,608 - 당신 집안에서는 자식의 이혼이 간단한 문제인지 모르지만 134 00:13:05,260 --> 00:13:07,060 우리 집안에서는 그렇지 않아. 135 00:13:07,529 --> 00:13:09,176 - 우리 집안 보잘 것 없지만 136 00:13:10,729 --> 00:13:13,729 그래도 자식의 이혼이 그렇게 간단하기만 하지는 않아요. 137 00:13:15,497 --> 00:13:16,189 단지, 138 00:13:18,232 --> 00:13:21,062 자식이 죽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실 거예요. 139 00:13:24,578 --> 00:13:29,608 - 당신 죽나? 140 00:13:34,312 --> 00:13:35,213 죽을 정도로 141 00:13:35,313 --> 00:13:35,940 그렇게 142 00:13:37,012 --> 00:13:38,281 우리 집이 형편없어. 143 00:13:38,725 --> 00:13:41,000 - 형편없다는 거 아니에요. 144 00:13:41,100 --> 00:13:44,185 내가 있을 자리가 아니라는 뜻이에요. 145 00:13:54,602 --> 00:13:58,135 - 그래. 앞으로는 어떻게 살 작정이야. 146 00:13:58,235 --> 00:13:59,740 계획이 있을 거 아니야. 147 00:14:03,158 --> 00:14:03,762 - 그저 148 00:14:05,942 --> 00:14:09,118 혼자 책 보고 글 쓰면서 편안하게 살고 싶지. 149 00:14:09,225 --> 00:14:11,168 특별한 계획 같은 거 없어요. 150 00:14:18,122 --> 00:14:18,863 - 그런데 151 00:14:21,798 --> 00:14:24,700 왜 나는 자꾸 그런 생각이 들지. 152 00:14:28,257 --> 00:14:29,035 당신은 153 00:14:29,720 --> 00:14:33,760 그 성형외과의 그 작자하고의 재회를 꿈꾸는 걸 거라고. 154 00:14:42,797 --> 00:14:46,687 왜 그렇지? - 아이 낳고 행복하게 잘 살아요. 155 00:14:48,263 --> 00:14:49,520 나는 헛꿈은 안 꿔요. 156 00:14:52,920 --> 00:14:53,800 그래요. 157 00:15:06,888 --> 00:15:11,984 - 아이를 잃지 않았으면 당신 이러지 않았나. 158 00:15:20,681 --> 00:15:21,295 - 아마 159 00:15:24,972 --> 00:15:26,680 그냥 넘어갔을 거예요. 160 00:15:37,512 --> 00:15:42,060 천천히 해요. - 당신 나랑 부부였던 적 있어. 161 00:15:46,283 --> 00:15:49,492 - 한 침대 쓰면서 아이를 둘이나 가졌었어요. 162 00:15:51,526 --> 00:15:54,853 때때로 나를 기막히게 하기도 했지만. 163 00:15:57,164 --> 00:16:00,172 다른 여자들이 남편한테 가는 친숙함 같은 거 164 00:16:01,818 --> 00:16:03,060 나도 있었어요. 165 00:16:11,823 --> 00:16:13,382 - 마셔. 안 마셔? 166 00:16:17,158 --> 00:16:20,617 - 운전해야 해요. 오피스텔 잠깐 들려 청소하려구요. 167 00:16:21,412 --> 00:16:24,500 - 아 오피스텔 맞아. 168 00:16:25,302 --> 00:16:26,394 당신 둥지가 있지. 169 00:17:03,291 --> 00:17:06,710 - 이 선생 유진 아빠. 170 00:17:10,548 --> 00:17:15,489 - 어. - 애들 놀라 그러고 우리 그만 서울 가자. 171 00:17:16,928 --> 00:17:19,579 - 1박 2일 아니었어? - 따분하다. 172 00:17:20,685 --> 00:17:22,557 집에 가서 편하게 쉬었으면 좋겠어. 173 00:17:22,656 --> 00:17:25,500 너무 오랜만이라 그런지 어쩐지 남의 집 같고 174 00:17:26,246 --> 00:17:27,994 애들 떠드는 소리도 시끄러워. 175 00:17:28,820 --> 00:17:31,740 아마 좀 피곤한가봐. 쉬어지지를 않아. 176 00:17:33,448 --> 00:17:35,562 - 그래서 올라가자고. 177 00:17:36,149 --> 00:17:38,060 - 응. 가자고. 178 00:17:46,560 --> 00:17:48,932 - 그러니까 유진이도 데려오자고 했잖아요. 179 00:17:49,032 --> 00:17:52,320 - 글쎄 말이야. 하루쯤 괜찮을 줄 알았는데 영 아닌데. 180 00:17:52,400 --> 00:17:56,152 눈에 삼삼해서 외박 못하겠어. - 외할머니도 계시잖아요. 181 00:17:56,920 --> 00:17:59,776 - 문단속들 잘하고자 가스 단속도 잘하고 응. 182 00:18:00,263 --> 00:18:02,660 - 이렇게 가실 줄 알았으면 시장 조금만 보는 건데. 183 00:18:03,225 --> 00:18:05,480 - 먹다 남으면 싸갖고 들고가면되지. 뭘 걱정이야. 184 00:18:05,560 --> 00:18:09,472 - 갈비도 너무 많이 재웠어요. - 싸우지들 말고 잘들 놀다와. 185 00:18:10,266 --> 00:18:11,371 - 섭섭해요 선생님. 186 00:18:18,761 --> 00:18:20,914 - 자 그럼 월요일에들 봐요. 187 00:18:21,014 --> 00:18:23,410 - 네 선생님. - 먼저 움직여 미안해요. 188 00:18:23,593 --> 00:18:26,993 이건 순전히 허 선생 변덕 때문이니까 우리 가고 난 뒤에 씹어도 189 00:18:27,180 --> 00:18:28,061 나는 빼줘요. 190 00:18:45,420 --> 00:18:47,647 벨트 안했어. 191 00:18:47,747 --> 00:18:50,675 응? 벨트 매. 192 00:18:50,775 --> 00:18:53,204 벌써 잠든 거야? 193 00:19:05,361 --> 00:19:08,051 - 시끄럽다. 그냥 가자. 194 00:19:10,873 --> 00:19:13,083 - 어디 아파? 195 00:19:13,183 --> 00:19:15,293 - 좀 잘게. 196 00:19:16,679 --> 00:19:19,800 말 걸지마. 잘 거야. 197 00:19:31,860 --> 00:19:35,530 - 몇 시에 들어올 거야. - 집으로 가는 거예요? 198 00:19:35,630 --> 00:19:38,662 - 상관 없어 상관 말고 볼 일 봐. 몇시까지 올거냐고. 199 00:19:38,762 --> 00:19:41,341 - 집으로 가는 거면 나도 그냥 가고. 200 00:19:41,766 --> 00:19:44,418 - 상관없어. 상관없다니까. 201 00:19:45,220 --> 00:19:47,820 볼일 있다면서 볼일 봐. 202 00:19:48,602 --> 00:19:50,060 생각해주는 척 하지 마. 203 00:20:30,983 --> 00:20:35,277 - 저 들어왔습니다. - 얘 너 만나러 나간다고 나갔다. 204 00:20:35,649 --> 00:20:38,316 - 같이 들어와요. - 다녀왔습니다. 205 00:20:38,689 --> 00:20:39,360 - 오냐. 206 00:20:39,904 --> 00:20:45,536 얘 점심 먹으러도 아니고 저녁 먹으러도 아니고 뭐 때문에 밖에서 나간 거야. 207 00:20:46,540 --> 00:20:48,480 - 밖에서 저하고 볼일 있었어요 어머니. 208 00:20:50,997 --> 00:20:53,311 그 사람 좀 올려보내주세요. 209 00:20:53,411 --> 00:20:57,051 목욕물 받아야겠어요. - 오냐 그래 알았다. 210 00:21:14,123 --> 00:21:17,920 - 왜 그래요? - 와인 마신 게 좀 나쁘게 취하는 모양이야. 211 00:21:19,483 --> 00:21:22,538 나 좀 토할테니까 당신 내려가서 얼음물 좀 갖다 갖고 와. 212 00:21:30,460 --> 00:21:33,959 - 왜 그러니? - 예 속이 좀 안 좋은가 봐요. 213 00:21:34,102 --> 00:21:37,012 물 갖다 달래요. - 속이 왜 안 좋아? 214 00:22:09,031 --> 00:22:11,600 - 아니 속이 왜 안 좋아. 215 00:22:12,129 --> 00:22:14,212 어떻게 얼마나 안 좋은데 응. 216 00:22:14,312 --> 00:22:16,816 - 점심 먹은 게 좀 걸렸나 봐요. 217 00:22:17,030 --> 00:22:19,495 걱정하지 마세요. - 아 그럼 약을 먹어야지. 218 00:22:20,326 --> 00:22:21,859 얘 얘 소화제 내라. 219 00:22:22,240 --> 00:22:25,675 사람이 체한 것 같으면 밖에서라도 어떻게든 약을 맥여야지. 220 00:22:25,775 --> 00:22:27,792 불편해하는 걸 그냥 구경만 했니. 221 00:22:27,877 --> 00:22:30,398 - 약 먹었어요. 걱정하지 말고 내려가세요. 222 00:22:30,691 --> 00:22:33,080 좀 쉬면 나아져요. 당신 물 줘. 223 00:22:35,607 --> 00:22:40,469 - 아니 아니 속 탈난애한테 너는 얼음물 갖다 주니? 224 00:22:40,913 --> 00:22:45,695 어떻게 기본 상식도. - 제가 얼음물 갖다 달라 그랬어요. 225 00:22:46,722 --> 00:22:48,362 이 사람한테 뭐라 그러지 좀 마세요. 226 00:22:51,080 --> 00:22:52,402 저 좀 눕겠습니다. 227 00:22:57,698 --> 00:23:00,278 - 옷 벗겨 줘라. - 예. 228 00:23:12,993 --> 00:23:17,000 - 건드리지 마. 오늘 처음 이었어. 229 00:23:20,154 --> 00:23:25,060 내려가 있어. 부를 때까지 올라오지 마. 230 00:23:28,420 --> 00:23:29,800 내 꼴 보지 마. 231 00:23:46,868 --> 00:23:48,397 - 다 왔어. 그만 일어나. 232 00:23:52,740 --> 00:23:56,060 - 왜 여기야. - 유진이 데려와야지. 233 00:23:56,571 --> 00:23:58,691 - 나중에 이따 밤에 데려가자. 234 00:24:00,421 --> 00:24:01,600 이상하게 피곤해. 235 00:24:03,878 --> 00:24:06,760 어차피 내일 찾으러 가게 돼 있으니까 더 두자고 236 00:24:08,588 --> 00:24:10,084 아줌마도 쉬라 그랬잖아. 237 00:24:10,560 --> 00:24:12,480 저녁 해먹어야 할 거 아니야. 238 00:24:44,423 --> 00:24:47,460 - 왜 그러는 거야? 어디 탈이 난 것 같으면. 239 00:24:47,485 --> 00:24:50,640 - 아니야. 그냥 피곤해. 240 00:24:51,721 --> 00:24:55,360 놔둬. 옷 갈아입고 나가. 241 00:24:57,174 --> 00:25:00,020 나 좀 자야겠으니까 2시간만 방해하지 말아줘. 242 00:25:02,015 --> 00:25:03,240 - 그래 알았어. 243 00:26:13,801 --> 00:26:16,660 - 잠깐 나올래? - 왜? 244 00:26:17,412 --> 00:26:19,760 - 얘기 좀 하자. 잠깐 나와. 245 00:26:27,088 --> 00:26:29,768 커피 앉히는데 마실래? - 그래 줘. 246 00:26:30,159 --> 00:26:32,254 - 음악은 죽여라. 247 00:26:32,354 --> 00:26:33,720 성가스러워. 248 00:26:50,537 --> 00:26:52,902 뭐해? - 아니야. 249 00:26:53,325 --> 00:26:55,554 아줌마가 청소하면서 건드렸나 봐. 250 00:26:55,654 --> 00:26:56,669 - 와서 앉아. 251 00:27:01,521 --> 00:27:03,400 - 왜. 뭐야. 252 00:27:04,206 --> 00:27:08,880 말해. 말하라고. 253 00:27:12,652 --> 00:27:14,628 가평에서 밥 먹을 때 254 00:27:15,781 --> 00:27:17,231 간호사들 열심히 준비한 거 255 00:27:17,720 --> 00:27:19,858 트집 잡는다고 뭐라 그런 것 때문에 그래? 256 00:27:20,360 --> 00:27:24,180 뭐 안 했니. - 나 너 박지현하고 통화하는 거 들었어. 257 00:27:26,172 --> 00:27:28,295 일부러 적발하려 했던 거 아니야. 258 00:27:28,395 --> 00:27:30,300 화장실 볼일 보러 들어갔었어. 259 00:27:34,446 --> 00:27:38,095 쭉 그렇게 그러면서 지냈니? 260 00:27:39,608 --> 00:27:42,538 - 아니야. 그렇지 않아. 261 00:27:43,549 --> 00:27:47,740 - 그렇지 않테도 믿어주고 싶은 상황도 심정도 아니니까 변명할 필요 없고 262 00:27:49,768 --> 00:27:51,480 캐고 따질 생각도 없어. 263 00:27:52,629 --> 00:27:54,980 - 민경아. - 그런데 그거 하나는 궁금해. 264 00:27:56,462 --> 00:27:59,125 걔 행복하지가 않다니? 265 00:28:03,799 --> 00:28:06,180 걔가 그래? - 아니야. 266 00:28:06,855 --> 00:28:11,563 그런 말 안 했어. - 그런데 왜 끊임없이 걔 걱정이 되니? 267 00:28:13,172 --> 00:28:15,848 왜 걔 때문에 네 마음이 아프고 불편한 거야. 268 00:28:19,064 --> 00:28:19,860 - 한참 전에 269 00:28:22,839 --> 00:28:23,800 서점에서 270 00:28:24,603 --> 00:28:25,659 우연히 부딪혔어. 271 00:28:26,315 --> 00:28:30,282 정말 우연이야. 차 한잔 같이 했는데. 272 00:28:31,855 --> 00:28:35,760 아이가 잘못돼서 유산이 됐다더라. 273 00:28:37,480 --> 00:28:40,100 - 나 디엔씨 하기전 이니 후니. 274 00:28:42,474 --> 00:28:47,719 - 그때야. - 그 말이었니. 275 00:28:48,876 --> 00:28:53,498 낳고 싶은 아이 잘못돼 상심하는 사람 어쩌고저쩌고 걔 얘기였어? 276 00:28:56,194 --> 00:28:59,505 너 그래서 그렇게 지나칠 정도로 펄펄 뛰었던 거구나. 277 00:28:59,805 --> 00:29:02,553 - 꼭 그런 건 아니야. - 행복해 보이지가 않대? 278 00:29:04,080 --> 00:29:06,789 그래서 그 뒤에 계속 연락하면서 지내는 거야? 279 00:29:07,311 --> 00:29:10,084 필요하다 소리하면 달려갈 만반의 준비 갖추고? 280 00:29:13,178 --> 00:29:14,920 이렇게 사는 거 이제 그만두자. 281 00:29:16,914 --> 00:29:19,160 너도 할 짓이 아니고 나도 할 짓이 아니야. 282 00:29:20,960 --> 00:29:22,440 이건 결혼이 아니야. 283 00:29:24,419 --> 00:29:28,052 이건 피차 고문이야 그렇지? 284 00:29:31,760 --> 00:29:35,718 네가 나한테 시비가 많고 못마땅한 게 많아진 거. 285 00:29:36,369 --> 00:29:40,529 너 내가 귀찮고 싫어졌기 때문이야. 286 00:29:40,987 --> 00:29:43,687 - 그렇지 않아. - 우리 서로 정직하자. 287 00:29:45,515 --> 00:29:46,784 아니라고 할 거 없어. 288 00:29:49,312 --> 00:29:51,977 곪아 부어오른 거 째고 터뜨려버리고 말자. 289 00:29:52,833 --> 00:29:54,974 그냥 덮어봤자 더 크게 곪을 뿐이야. 290 00:29:57,640 --> 00:30:00,261 강욱아 나봐. 291 00:30:00,361 --> 00:30:02,133 나 봐. 292 00:30:07,132 --> 00:30:10,380 나도 너 미워. 미워졌어. 293 00:30:11,431 --> 00:30:16,577 싫어졌어. 너는 걔 끼어들기 전 네가 아니야. 294 00:30:19,431 --> 00:30:20,588 너 꼴통이고 295 00:30:22,149 --> 00:30:23,202 잔소리쟁이고 296 00:30:25,495 --> 00:30:26,732 나한테 인색해. 297 00:30:28,373 --> 00:30:30,131 전에는 그러지 않았었어. 298 00:30:32,383 --> 00:30:36,639 그래서 나도 니가 힘들고. 299 00:30:38,572 --> 00:30:39,516 이쁘지 않아. 300 00:30:42,992 --> 00:30:44,482 더 이상은 못 참겠다. 301 00:30:45,598 --> 00:30:50,579 더 이상 그만두고 우리 이 관계 깨버리고 말자. 302 00:30:50,725 --> 00:30:56,012 - 얼마전에 그 사람 남편한테서 전화가 왔었어. 303 00:30:57,788 --> 00:31:01,403 나하고 연락이 되고 있는지 알려는 전화였어. 304 00:31:03,064 --> 00:31:03,940 내 문제가 305 00:31:05,918 --> 00:31:09,724 결혼할 때부터 그쪽에서는 훨씬 심각했던 모양이야. 306 00:31:12,498 --> 00:31:13,440 나 때문에 307 00:31:15,439 --> 00:31:18,043 결혼 생활이 원만하지 못한 건가. 308 00:31:19,225 --> 00:31:20,400 신경 쓰여서. 309 00:31:21,696 --> 00:31:26,109 통화 시도했었는데 잘 안되다가 오늘 처음 된거야. 310 00:31:27,778 --> 00:31:30,414 - 내가 우리 집으로 옮길게. 311 00:31:30,514 --> 00:31:33,051 너 병원 자리 찾아서 옮겨. 312 00:31:33,424 --> 00:31:34,062 - 민경아. 313 00:31:34,369 --> 00:31:37,500 - 언제든 달려나갈 준비가 돼 있는 남자하고 더 이상 안 살아. 314 00:31:37,664 --> 00:31:39,667 - 그건 우리 생활을 깨자는 뜻이 아니라 315 00:31:41,092 --> 00:31:44,139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돕겠다는 뜻이지. 316 00:31:44,690 --> 00:31:48,396 - 너는 나하고 사는 게 행복하니? 317 00:31:48,496 --> 00:31:51,731 아니지. 나도 아니야. 318 00:31:51,831 --> 00:31:55,020 둘 다 행복하지 않은데 답은 하나잖아. 319 00:31:56,180 --> 00:31:59,491 - 유진이 어떡하고. 유진이가 있잖아. 320 00:31:59,641 --> 00:32:01,453 - 아이 때문에 묶여서 사는 거 나 안 해. 321 00:32:01,553 --> 00:32:02,382 - 우리 둘 다 322 00:32:04,659 --> 00:32:06,798 유진이한테 피할 수 없는 책임과 의무가 있어. 323 00:32:07,277 --> 00:32:08,166 - 니가 다 해. 324 00:32:09,880 --> 00:32:13,840 나 니 자식 키우기 싫어. 325 00:32:18,790 --> 00:32:20,078 서류 해 갖고 와, 326 00:32:41,880 --> 00:32:42,561 말리지 마. 327 00:32:42,661 --> 00:32:46,545 말린다고 내가 들을 것 같니? - 유진이 할머니 쓰러지셔. 328 00:32:46,602 --> 00:32:48,845 이러지 마라. - 너 우리 엄마 안 좋아하잖아. 329 00:32:48,873 --> 00:32:49,681 무슨 상관이야. 330 00:32:49,817 --> 00:32:50,307 - 너 지금 331 00:32:50,594 --> 00:32:52,418 무슨 짓을 하려는 건지 제대로 알고 이러는 거야? 332 00:32:52,475 --> 00:32:55,380 - 알아 똑바로 알아. 내 걱정해 줄 거 없어. 333 00:33:01,008 --> 00:33:04,334 - 내가 잘못했어. 다시는 안 그럴게 약속해. 334 00:33:04,434 --> 00:33:07,837 다시는 안해. - 안 믿어. 335 00:33:07,937 --> 00:33:09,560 넌 평생. 336 00:33:09,780 --> 00:33:13,020 바지를 내리지도 올리지도 못하고 그 상태로 살 거야. 337 00:33:14,365 --> 00:33:16,978 나는 그건 못참아. - 유진이 생각해. 338 00:33:17,349 --> 00:33:19,957 - 유진이가 내 족쇄 될수 없어. 이것도 지 팔자야. 339 00:33:20,071 --> 00:33:21,443 나 상관없어. - 어떻게 상관이 없어. 340 00:33:21,543 --> 00:33:24,036 니가 낳았잖아. - 그래 지금 너무나 후회해. 341 00:33:24,460 --> 00:33:27,704 너한테 평생을 걸고 살아보자고. 유진이 낳은 거 너무 후회한다고. 342 00:33:28,492 --> 00:33:30,572 - 감정적으로 처리하는 게 아니야. 343 00:33:30,672 --> 00:33:33,370 다시 생각해. 다시 시작해. 344 00:33:33,470 --> 00:33:36,032 시간 갖고. - 시간 충분히 가졌어. 345 00:33:37,785 --> 00:33:40,942 이러고도 살겠다고 뭉기적거리면 지렁이가 비웃어. 346 00:33:41,360 --> 00:33:42,800 너한테 미련 없어. 347 00:33:44,458 --> 00:33:47,204 충분히 푸대접받고 충분히 사기를 당했어 됐어. 348 00:33:47,841 --> 00:33:51,009 더 이상은 죽어도 싫어. 죽어도 싫어. 349 00:34:31,690 --> 00:34:34,096 - 네. 네 아저씨 알았어요. 350 00:34:35,514 --> 00:34:36,558 회장님 들어오세요. 351 00:34:40,500 --> 00:34:43,527 - 어머님. 아버님 들어오십니다. 352 00:34:46,431 --> 00:34:49,337 어머님. - 알아들었어. 353 00:34:51,800 --> 00:34:54,333 - 어서오세요. 회장님 반갑습니다. 354 00:34:55,518 --> 00:34:58,261 - 말은 반가운데 얼굴은 어째 안 반가워. 355 00:34:58,769 --> 00:35:01,976 - 아이 그럴 리가 있나요. 그래 공은 잘 맞았어요? 356 00:35:02,355 --> 00:35:05,042 - 맞다 안맞다 그랬어. 저녁 다 됐어? 357 00:35:05,550 --> 00:35:08,098 집에서 먹으려고 안 먹고 왔는데. - 다 돼가겠죠. 358 00:35:08,198 --> 00:35:10,433 서둘러라 종혁이도 깨우고. 359 00:35:10,533 --> 00:35:14,220 - 얘 들어와 있어? - 일찌감치 들어와 자요. 360 00:35:14,320 --> 00:35:18,540 점심 먹은 게 얹혔대나요. - 어 젊은 녀석이 무슨 얹히기는. 361 00:35:19,510 --> 00:35:22,427 무쇠도 소화할 나이에. - 그러게 말이에요. 362 00:35:25,860 --> 00:35:30,958 - 왜 볼이 늘어졌어? - 늘어졌으면 늘어줄 일이 있겠죠. 363 00:35:31,237 --> 00:35:34,960 - 그래 그 일이 뭐야. - 아실 거 없어요. 364 00:35:35,588 --> 00:35:40,687 - 말해 뭐야. - 아 지들 유산한 게 내 탓이라고 생각해요. 365 00:35:41,059 --> 00:35:44,480 평생 그런 일 없던 녀석이 퉁퉁거려야 속상해 죽겠어요. 366 00:35:45,372 --> 00:35:46,960 - 뭐라고 퉁퉁 거려. 367 00:35:47,660 --> 00:35:50,988 - 뭐라고가 아니라 저 나를 귀찮게 생각한단 말이에요. 368 00:35:51,503 --> 00:35:55,094 뭐라고 그러지는 않아요. - 자격지심이 뭐 그래. 369 00:35:56,280 --> 00:35:58,599 - 자격지심 들 일 없네요. 370 00:35:58,699 --> 00:36:00,145 - 모른 척해요. 371 00:36:02,206 --> 00:36:04,879 처음도 아니고 아주 극도로 조심시켰어야 하는 건데. 372 00:36:06,006 --> 00:36:06,882 어쨌든지 373 00:36:07,260 --> 00:36:10,715 아예 친정으로 보냈던지 병원에 넣든지 했어야 하는 건데. 374 00:36:10,736 --> 00:36:12,449 그냥 뒀던 게 우리 불찰이야. 375 00:36:16,148 --> 00:36:18,661 - 아버님 들어오셨어요. 376 00:36:18,761 --> 00:36:20,980 곧 저녁 시간이에요. 377 00:36:23,274 --> 00:36:26,960 그만 일어나요. - 몇 신데. 378 00:36:27,934 --> 00:36:29,173 - 여섯시 다 됐어요. 379 00:37:09,593 --> 00:37:11,540 - 청주 어머님 올라오시라 그래. 380 00:37:15,615 --> 00:37:17,660 나머지 짐은 나중에 들어낼게. 381 00:38:04,100 --> 00:38:07,841 - 맛있어? - 맛있지 그럼 맛있지? 382 00:38:07,941 --> 00:38:11,368 그치 유진아? - 내가 받을게. 383 00:38:16,031 --> 00:38:17,980 네. - 나예요 엄마. 384 00:38:18,838 --> 00:38:19,798 - 어 그래. 385 00:38:19,898 --> 00:38:23,225 여기 날씨는 꾸물거리는데 거기 날씨는 어때. 386 00:38:23,468 --> 00:38:27,335 - 날씨 괜찮았어요. 우리 서울 왔어요 엄마. 387 00:38:28,791 --> 00:38:31,591 - 내일 오후에 온다더니 왜? - 왔대요? 388 00:38:31,691 --> 00:38:34,732 - 그렇게 됐어요. 그런데 있잖아요. 389 00:38:34,832 --> 00:38:37,492 엄마. 엄마 기분은 어떻소. 390 00:38:40,000 --> 00:38:44,305 아니 내가 큰일을 저질렀거든요. 391 00:38:47,228 --> 00:38:49,320 그런데 엄마 혈압이 걱정돼서요. 392 00:38:51,420 --> 00:38:53,740 여기다 엄마 혈압까지 터지면 393 00:38:54,680 --> 00:38:57,040 나 정말 죽을 수밖에 없거든요. 394 00:39:02,520 --> 00:39:04,860 나 이 서방하고 그만 살려고요. 395 00:39:06,460 --> 00:39:08,009 아니 싸우지 않았어. 396 00:39:08,109 --> 00:39:09,840 싸운 건 아니고 사실은 397 00:39:12,560 --> 00:39:14,394 살기 싫은지 오래됐어요. 398 00:39:14,472 --> 00:39:15,845 성격이 너무 안 맞아. 399 00:39:16,754 --> 00:39:19,778 참으려고 애썼는데 도저히 더는 못 참겠어요. 400 00:39:20,136 --> 00:39:24,388 그래서 그만 산다고. - 그만 사는 거 그렇게 간단한 거 아니야. 401 00:39:24,820 --> 00:39:28,545 쓸데없는 소리 말고. 이 서방 데리고 지금 와. 402 00:39:29,021 --> 00:39:30,680 - 나 괜히 이러는 거 아니에요. 403 00:39:31,209 --> 00:39:34,000 그동안 입 다물고 아닌 척 가만히 있었을 뿐이에요. 404 00:39:35,158 --> 00:39:38,021 엄마 나 한 번 아니다 그러면 목이 빠져도 아닌 거 알죠. 405 00:39:38,429 --> 00:39:40,950 이 서방 아니야. 나 더 안 살아요. 406 00:39:41,050 --> 00:39:44,168 엄마. - 알았어 그래. 407 00:39:44,267 --> 00:39:46,578 이 서방 데리고 지금 와. 408 00:39:46,678 --> 00:39:48,960 와서 얘기해. 얼른 와. 409 00:39:49,989 --> 00:39:55,989 아닌 밤중에 홍두깨야 왜 지 엄마 혈압 오른다는 소리 안 하니까 심심한 거야 뭐야. 410 00:39:57,292 --> 00:39:59,918 - 안 산다는 이유가 뭐래요. - 성격 차이란다. 411 00:40:00,748 --> 00:40:03,574 붕어빵 모양으로 성격 똑같은 부부가 어디 있어. 412 00:40:04,540 --> 00:40:08,980 되지도 않는 소리야 왜. - 성격 차이 안 살 이유 충분히 돼요. 413 00:40:09,885 --> 00:40:11,894 - 아 하루 이틀 새기다가 결혼했어. 414 00:40:12,323 --> 00:40:15,880 새삼스럽게 성격 차이는 무슨 얼어죽을. 415 00:40:16,328 --> 00:40:18,443 - 그러니까 애를 지우는 게 아니었다고. 416 00:40:19,309 --> 00:40:24,000 그러게 왜 지우래 지우라고. 정남이 떨어져 이 사방 못 살겠다 그러더래. 417 00:40:25,155 --> 00:40:26,376 정남이 떨어진 이 서방 418 00:40:26,476 --> 00:40:32,031 정남이 떨어지게 굴고 저야 무슨 짓을 했든 이 서방 그러는 거 더러워 못 살겠고 그런 거지 뭐. 419 00:40:32,124 --> 00:40:33,792 - 아 내가 처음부터 지우랬어? 420 00:40:34,080 --> 00:40:37,159 자기가 힘들어 낳기 싫다길래 그럼 천천히 낳아라 그런 거지. 421 00:40:37,686 --> 00:40:39,939 - 낳기 싫다고 그래도 낳으라고 했어야지. 422 00:40:40,959 --> 00:40:43,300 언니 길 안내가 틀렸다 이거야 내말은. 423 00:40:43,837 --> 00:40:46,279 - 무슨 사내 자식이 그렇게도 밴댕이 소갈머리야. 424 00:40:46,379 --> 00:40:48,603 그래. 끝난 일은 끝난 일이지. 425 00:40:49,359 --> 00:40:55,682 그런다고 없앤 애가 있는 애로 되는 것도 아니고 애를 얼마나 그냥 골탕을 먹였으면 안산다는 소리가 다 나와 그래. 426 00:40:55,782 --> 00:40:58,815 빌어먹을 자식. - 데리고 온대요? 427 00:40:59,323 --> 00:41:01,492 - 데리고 오라고 했으니까 오겠지. 428 00:41:01,591 --> 00:41:03,660 - 이 서방 오거든 그저 달래슈. 429 00:41:04,379 --> 00:41:07,008 살살살 달래라고. 또 오장복장 지르지 말고. 430 00:41:08,181 --> 00:41:12,696 사위가 딸한테 잘하게 만들려면 장모가 있는 비위 없는 비위 다 맞추는 거예요. 431 00:41:13,651 --> 00:41:16,658 딸 주는 건이는 판단 뭐가 그렇게 통통한지 모르겠더라. 432 00:41:18,179 --> 00:41:20,960 누구세요. - 나야 이모. 433 00:41:22,325 --> 00:41:25,280 - 아니 너 어디 집에서 전화한 거 아니야. 434 00:41:34,414 --> 00:41:36,671 얘 너 이거 뭐야. 435 00:41:36,771 --> 00:41:37,800 민경아. 436 00:41:38,549 --> 00:41:41,511 - 나머지는 이모가 민지랑 같이 좀 실어와요. 437 00:41:42,034 --> 00:41:44,605 그리고 난 냉수 좀 주세요. 미안해요 이모. 438 00:41:51,446 --> 00:41:56,324 혈압 오르지 마세요. 엄마 때문에도 많이 참았는데. 439 00:41:57,358 --> 00:41:59,728 이제 더는 못 참겠어. 440 00:41:59,828 --> 00:42:02,295 혈압 오르지 말라고요. 441 00:42:02,911 --> 00:42:03,902 부탁해요. 442 00:42:07,405 --> 00:42:09,907 - 도대체 이유가 뭐야. 443 00:42:10,007 --> 00:42:12,794 - 이 서방한테 실증났어. 444 00:42:13,481 --> 00:42:17,222 더 살기 싫어. - 그놈 없으면 죽겠다던 때가 엊그제야. 445 00:42:18,614 --> 00:42:21,040 어느새 못 살 정도로 실증났다는 거야. 446 00:42:22,438 --> 00:42:25,940 - 알았어요 엄마 쉽게 안 넘어갈 거예요. 447 00:42:28,196 --> 00:42:31,352 바른대로 얘기할게요. 448 00:42:31,452 --> 00:42:36,709 이모 물. - 그래 잠깐 있어. 449 00:42:36,809 --> 00:42:39,198 - 얘기해 어서. 450 00:42:39,549 --> 00:42:40,631 - 물 좀 먹고요. 451 00:42:44,278 --> 00:42:49,122 조금만 기다려요. - 물 갖고 나오지 뭐해. 452 00:42:59,691 --> 00:43:04,161 - 걔 좋아하는 기집애 있는데. 453 00:43:06,215 --> 00:43:09,023 내가 안 놔줘서 하기 싫은거 어거지 결혼한 거예요. 454 00:43:10,932 --> 00:43:13,424 주사 약 준비해요 이모. 얼른요. 455 00:43:18,406 --> 00:43:21,090 결혼하면 잊을 줄 알았어요. 456 00:43:21,190 --> 00:43:23,805 그런데 안 잊어. 457 00:43:23,905 --> 00:43:26,420 못 잊겠나 봐. 458 00:43:27,971 --> 00:43:31,009 지금도 전화하고. 459 00:43:31,875 --> 00:43:33,080 만나고 그래. 460 00:43:35,397 --> 00:43:36,665 엄마 잘난 딸 461 00:43:37,855 --> 00:43:39,129 자존심 상하고 462 00:43:39,945 --> 00:43:40,820 밉고 463 00:43:41,609 --> 00:43:42,991 더는 못 살겠어요. 464 00:43:45,017 --> 00:43:50,474 끝낼래요. 엄마 미안해요. 465 00:43:54,670 --> 00:43:55,860 내가 바보였어. 466 00:43:59,268 --> 00:44:02,640 걔는 나 사랑 안해. 467 00:44:06,185 --> 00:44:09,227 나도 이제 걔 사랑 안 해. 468 00:44:09,327 --> 00:44:11,660 그럼 끝인거 아니야? 469 00:44:22,935 --> 00:44:25,581 - 문 열어 빨리. 유진 아빠 문 열어. 470 00:44:34,884 --> 00:44:37,645 자네 사람인가? 자네가 사람이야? 471 00:44:38,468 --> 00:44:40,781 그 기집애하고 여전히 만나고 여전히 전화 질 한다면서. 472 00:44:40,918 --> 00:44:42,875 - 이모님. - 그래도 나 자네 믿었어. 473 00:44:43,371 --> 00:44:46,007 사람으로 믿고 인격으로 믿었었어. 474 00:44:46,107 --> 00:44:49,764 세상에 마상에. 아휴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혀도 유분수지. 475 00:44:50,272 --> 00:44:52,104 이 천하의 잡것들 같으니라고. 476 00:44:52,420 --> 00:44:56,445 약혼자 놓고 바람난 인간같지도 않은 것들이 참 질기기도 하다. 477 00:44:57,096 --> 00:44:58,880 잘했네. 썩 잘했어. 478 00:44:58,960 --> 00:45:01,705 애미 보따리 들려보내고 애 할머니 병원 실려가게 만들고. 479 00:45:01,755 --> 00:45:05,786 잘했어 그래. 의사면 지성인 중에 지성인이야. 480 00:45:06,230 --> 00:45:08,793 소위 지성이라는 사람이 그래. 이거 밖에 안 되나? 481 00:45:11,528 --> 00:45:14,562 자네 자식 봐줄 사람 없어. 징그럽네 징그러워. 482 00:45:57,743 --> 00:45:59,440 - 네. 여보세요. 483 00:46:00,206 --> 00:46:03,064 - 유진 애비예요 엄마. 아직 안 주무셨죠. 484 00:46:03,565 --> 00:46:05,713 - 어 아직 안 자지 그럼. 485 00:46:05,813 --> 00:46:08,577 아직 9시도 안 됐는데 어느새 자. 486 00:46:09,741 --> 00:46:11,976 애미는 감기 다 난 것 같더라. 487 00:46:12,333 --> 00:46:15,920 별일 없지? - 아버지는 뭐 하세요. 488 00:46:17,125 --> 00:46:21,933 - 아버지는 발바닥 굳은 살 베낀다고 발 담그고 계셔 왜. 489 00:46:22,395 --> 00:46:24,720 아버지한테 할 얘기가 있는 겨? 490 00:46:24,820 --> 00:46:28,240 바꿔줄까. - 아니에요 엄마하고 얘기하면 돼요. 491 00:46:28,760 --> 00:46:30,800 -엄마 지금 서울 오시기 좀 그렇죠? 492 00:46:32,483 --> 00:46:34,845 - 지금? 지금 왜. 493 00:46:35,539 --> 00:46:37,589 - 유진이 볼 사람이 없어요. 494 00:46:37,689 --> 00:46:41,169 엄마가 오셔야겠어요. - 유진이 볼 사람이 없다니. 495 00:46:41,799 --> 00:46:46,784 - 유진이 외할머니가 병원 들어가셔서 지금 그 집 식구들 모두 병원 갔어요. 496 00:46:48,404 --> 00:46:52,095 저 출근도 해야 되고 아줌마한테만 맡기기에는 좀. 497 00:46:52,209 --> 00:46:53,509 - 아유 그려 알았어. 498 00:46:54,003 --> 00:46:56,940 내가 어떻게 해볼 테니까 그리 알았어 끊어 499 00:46:57,020 --> 00:46:57,986 - 저 그런데요 엄마. 500 00:46:58,768 --> 00:47:00,940 하루이틀에 해결될 것 같지 않으니까 501 00:47:01,598 --> 00:47:03,864 엄마 짐 좀 넉넉히 싸가지고. 502 00:47:03,890 --> 00:47:07,260 - 그려. 알았어 알아서 할 테니까 어이 끊어. 503 00:47:08,394 --> 00:47:10,514 여보 당신 택시 한 대 내야겄슈. 504 00:48:04,456 --> 00:48:05,780 - 얼마 만들어줄까. 505 00:48:09,085 --> 00:48:13,440 위자료 말이야. - 필요 없어요. 506 00:48:13,863 --> 00:48:18,819 - 그래도 다시. 다시 결혼하게 되면 재혼이 되는데. 507 00:48:19,280 --> 00:48:22,083 그 보상을 해줘야 할 거 아니야. 508 00:48:22,183 --> 00:48:24,259 - 정말 필요 없어요. 509 00:48:24,359 --> 00:48:26,509 나만 내보내주면 돼요. 510 00:48:26,609 --> 00:48:29,446 - 깨끗한 척하지 마. 당신 돈 없잖아. 511 00:48:29,546 --> 00:48:32,729 - 밥만 먹으면 돼요. 밥은 먹을 수 있어요. 512 00:48:34,059 --> 00:48:36,982 - 그 되도 않는 글 나부랭이 써서 벌어 먹겠다는 거야. 513 00:48:41,704 --> 00:48:42,840 그래도 그럴 수는 없지. 514 00:48:43,712 --> 00:48:46,691 최종혁이가 이혼하면서 단 한 푼도 안 들려 내보냈다고 515 00:48:46,791 --> 00:48:48,260 그러면 속 모르는 사람들 516 00:48:48,440 --> 00:48:50,000 나 나쁜 놈이라고 그럴 거야. 517 00:48:52,189 --> 00:48:54,474 받았다고 할게요. - 많이 받았다고. 518 00:48:55,458 --> 00:48:58,300 - 고맙군. 참 착하기도 하지. 519 00:49:12,424 --> 00:49:14,828 당신 이리 와봐. 520 00:49:14,928 --> 00:49:17,500 이리 와봐 빨리. 521 00:49:29,339 --> 00:49:30,180 - 왜요? 522 00:49:32,320 --> 00:49:33,240 - 정말 523 00:49:35,291 --> 00:49:36,064 반드시 524 00:49:38,871 --> 00:49:39,460 꼭 525 00:49:39,918 --> 00:49:41,819 기필코 이 집에서 나가야겠니? 526 00:49:46,504 --> 00:49:50,650 다시 생각할 가능성은 단 1퍼센트 도 없는 거야? 527 00:49:55,344 --> 00:49:56,080 - 없어요. 528 00:49:59,338 --> 00:50:02,120 - 죽거나 정신병원에 갈 것 같아서? 529 00:50:06,354 --> 00:50:07,273 - 보내줘요. 530 00:50:11,702 --> 00:50:15,941 - 내가 너한테 그렇게 가치가 없니? 531 00:50:20,575 --> 00:50:25,338 그만한 가치도 없어. - 나는 이 집에 맞지가 않아요. 532 00:50:27,231 --> 00:50:29,369 난 길들여지지 않는 사람이에요. 533 00:50:31,829 --> 00:50:33,601 나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534 00:50:34,968 --> 00:50:38,540 짜여진 틀에 맞춰 정해진 룰에 따라 살 수가 없는 사람이에요. 535 00:50:42,560 --> 00:50:46,440 - 반대 급부가 있잖아. - 나한테는 중요하지가 않아요. 536 00:50:48,702 --> 00:50:55,341 연탄 떼면서 산동네에서 살아도 속 편하게 낄낄거리면서 따뜻하게 기쁘게 537 00:50:56,422 --> 00:50:58,500 나는 얼마든지 그렇게 살 수가 있어요. 538 00:50:59,960 --> 00:51:05,217 당신 가진 거 나한테는 그게 무기가 될 수 없어요. 539 00:51:06,219 --> 00:51:08,675 - 화려한 결혼은 그럼 뭐야. 540 00:51:12,718 --> 00:51:14,297 - 실수였다고 그랬잖아요. 541 00:51:16,062 --> 00:51:19,300 다시는 같은 실수 안 할 거예요. 542 00:51:24,799 --> 00:51:26,978 - 그래. 맞다. 543 00:51:28,778 --> 00:51:30,465 실수라 그랬지. 544 00:51:32,952 --> 00:51:36,560 당신도 실수고 나도 실수고. 545 00:51:39,420 --> 00:51:40,340 그래 맞아. 546 00:51:58,387 --> 00:52:03,170 불 꺼. 불이란 불은 모두 다 꺼. 547 00:52:20,596 --> 00:52:22,305 - 네. - 무슨 일이에요. 548 00:52:22,333 --> 00:52:24,384 형부 - 아 처제. 549 00:52:24,532 --> 00:52:28,690 - 엄마 병원 갔다고 병원으로 오래 전화 받았는데 형부가 원인이라 그러더라구요. 550 00:52:29,048 --> 00:52:31,820 형부가 왜요. - 그럴 일이 있어. 551 00:52:32,470 --> 00:52:35,660 병원에 가봐. 그럼 알게 될 거야. 552 00:52:36,058 --> 00:52:38,458 - 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기는 있는 거군요. 553 00:52:38,918 --> 00:52:41,074 - 응. - 엄마랑 붙었어요? 554 00:52:41,539 --> 00:52:44,788 엄마가 형부한테 심한 말 했어요. - 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555 00:52:45,909 --> 00:52:47,545 끊고 얼른 병원에 가라고. 556 00:53:00,012 --> 00:53:02,167 - 무슨 일이야. 어? 557 00:53:28,496 --> 00:53:31,127 - 네 누구세요. - 얘 엄마야. 558 00:53:32,952 --> 00:53:35,924 - 아이 벌써 오셨어요. - 아이고. 559 00:53:36,174 --> 00:53:39,240 너희 아버지 난래 목숨 걸고 달려왔다 응. 560 00:53:39,605 --> 00:53:42,795 운전 제일 잘하는 기자 데리고 그냥 달려가 달려라 그랬지. 561 00:53:43,246 --> 00:53:44,267 - 위험하게 아버지. 562 00:53:44,346 --> 00:53:47,142 - 아이 그래서 내가 운전 제일 잘 난 놈 붙였지. 563 00:53:49,399 --> 00:53:51,519 빨리 왔지? - 예 생각보다 엄청요. 564 00:53:52,532 --> 00:53:55,638 빨라야 11시 반이라고 생각했어요. - 지금 열 시여. 565 00:53:57,020 --> 00:54:01,274 야 그나저나 그 사부인 건강이 어째 그러냐 어. 566 00:54:02,047 --> 00:54:05,860 그 나이 들면 그저 다른 거 다 필요 없고 건강이 제일인데 말이여. 567 00:54:06,217 --> 00:54:10,140 - 예. - 유진 애비도 걱정이 많겄다. 568 00:54:10,705 --> 00:54:14,278 - 예. - 너 이러고 있었때니 병원에 가 봐. 569 00:54:14,868 --> 00:54:17,399 애 보느라고 병원에 못 갔을거 아니여. 570 00:54:18,992 --> 00:54:21,964 - 저 내일 가보죠 뭐. 늦었는데 무슨 소리요. 571 00:54:22,064 --> 00:54:25,016 - 무슨 소리여. 사위도 자식인데 그럼 못 쓴겨. 572 00:54:25,045 --> 00:54:27,569 - 아이 식구들 가 있으니까. 573 00:54:27,669 --> 00:54:29,778 - 이 사람이 왜 이래. 574 00:54:29,964 --> 00:54:33,692 그쪽 식구는 그쪽 식구고 너는 너여. 오늘 가는 거하고 내일 가는 거하고 달러. 575 00:54:33,792 --> 00:54:35,100 빨리 가봐. 어여. 576 00:54:36,327 --> 00:54:39,113 - 예 그럼. - 아이 저 당신. 577 00:54:39,306 --> 00:54:41,680 들어가서 오세요 졸리댔잖아요. 578 00:54:41,780 --> 00:54:45,415 그냥 자리 다 깔아놨슈. - 안졸리네 그래. 579 00:54:45,515 --> 00:54:47,547 - 아이고 어서 일어나요. 580 00:54:47,619 --> 00:54:48,108 앉은 자리에서. 581 00:54:48,208 --> 00:54:51,640 앉은 자리에서 졸다가 그냥 그 자리에서 주무신다고 또 그러지 말고. 582 00:54:53,100 --> 00:54:57,460 아버지 말씀이 맞는 겨. 유진이 걱정하지 말고 얼른 병원에 가 봐. 583 00:54:57,897 --> 00:55:00,892 아유 당신은 일어나고요. - 아이고 시끄럽다. 584 00:55:00,992 --> 00:55:03,114 좀 시끄러워. 아이고 알았다 알았어. 585 00:55:03,214 --> 00:55:04,400 아이고 아이고. 586 00:55:23,069 --> 00:55:26,370 - 저기. - 네 - 서우림씨 입원실이. 587 00:55:27,492 --> 00:55:30,320 - 7209호 실이요. - 감사합니다. 588 00:55:38,416 --> 00:55:42,967 어떠셔. - 형부 반가워할 사람 없는 거 같아요. 589 00:55:44,611 --> 00:55:46,423 며칠 입원해서 안정 하래요. 590 00:55:47,404 --> 00:55:50,319 아마 별로 좋지 않은가 봐요. 591 00:55:53,020 --> 00:55:56,242 유진이는 어떡하고요? 유진이 차에 있어요? 592 00:55:57,094 --> 00:56:00,041 - 아니야. 청주 할머니 오셨어. 593 00:56:02,670 --> 00:56:04,937 언니 좀 잠깐 불러줄래? 594 00:56:05,037 --> 00:56:08,855 모르게. 이모님하고 어머님 모르시게. 595 00:56:09,655 --> 00:56:10,335 - 계세요. 596 00:56:32,362 --> 00:56:37,406 - 왜. 안와도 돼. 597 00:56:39,516 --> 00:56:40,717 우리 끝났잖아. 598 00:56:43,374 --> 00:56:46,128 - 기어이 이렇게 일을 벌려야겠어? 599 00:56:50,324 --> 00:56:52,479 참아내면 될 걸. 이게 뭐야. 600 00:56:53,417 --> 00:56:54,232 - 이강욱. 601 00:56:55,795 --> 00:56:59,248 차마 넘길 수 있는 일을 안 참고 일 벌렸다고 생각하지 마 602 00:57:01,505 --> 00:57:02,335 이런 사태 603 00:57:03,397 --> 00:57:04,580 각오하고 한 거야. 604 00:57:08,535 --> 00:57:09,977 나는 이미 다리 건넜어. 605 00:57:11,314 --> 00:57:15,170 그러니까 그렇게 알고 처리할 거 처리해주라. 606 00:57:16,059 --> 00:57:18,572 - 급할 거 없어. - 아니 나는 급해. 607 00:57:19,581 --> 00:57:23,899 한시가 급해. 더러운 옷 빨리 벗어버리고 싶어. 608 00:57:26,518 --> 00:57:29,774 엄마 상태 좋지 않아. 절대 안정해야 해. 609 00:57:31,838 --> 00:57:34,688 지금 너 보고 싶지 않으니까 빨리 가주라. 610 00:58:07,778 --> 00:58:09,129 - 형부 너무 했어요. 611 00:58:13,492 --> 00:58:17,760 형부 내 꿈이었는데. 612 00:58:20,468 --> 00:58:22,489 이렇게 실망시킬 수 있는 거예요? 613 00:58:27,356 --> 00:58:29,159 하기 싫은 결혼을 왜 해요. 614 00:58:35,305 --> 00:58:37,409 - 언니가 원하는 이상. 615 00:58:37,509 --> 00:58:39,513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 616 00:58:40,086 --> 00:58:42,030 - 그랬으면 성실했어야죠. 617 00:58:44,347 --> 00:58:46,200 - 불성실했다고 생각하진 않아. 618 00:58:47,109 --> 00:58:51,511 성실하려고 노력했고 대체로 성실했어. 619 00:58:53,720 --> 00:58:55,770 계속 만나고 전화하고 620 00:58:57,249 --> 00:58:59,283 그러면서 그것도 성실한 거예요? 621 00:59:00,031 --> 00:59:02,945 - 계속 안 만났어. 그쪽도 결혼한 여자야. 622 00:59:03,152 --> 00:59:06,911 어떻게 만나. - 이모 얘기는 뭐예요. 623 00:59:07,011 --> 00:59:07,383 그럼. 624 00:59:09,995 --> 00:59:10,822 - 최근에 625 00:59:12,274 --> 00:59:17,418 서점에서 우연히 한번 만났고 그 뒤에 한번 더 봤어. 626 00:59:18,617 --> 00:59:21,818 - 왜요. 왜 만나요. 627 00:59:23,635 --> 00:59:27,014 - 그것까지 얘기하고 싶지 않아. 628 00:59:28,955 --> 00:59:30,531 - 전화하는 거 들었다던데요. 629 00:59:32,679 --> 00:59:36,518 - 좀 걱정되는 일이 있어서 궁금해서 내가 걸었었어. 630 00:59:39,500 --> 00:59:43,663 - 그러니까 아직 안 끝난 관계군요. 631 00:59:44,372 --> 00:59:44,939 - 아니. 632 00:59:46,210 --> 00:59:50,547 관계가 아니라 마음이 안 끝났다고 해야 할 거야. 633 00:59:58,297 --> 01:00:01,055 이해 못할 거야. 634 01:00:01,155 --> 01:00:03,200 못할 거야. 635 01:00:05,439 --> 01:00:09,542 - 언니가 우리가 아니군요. 636 01:00:10,503 --> 01:00:13,711 - 아니야. 아니야. 637 01:00:16,626 --> 01:00:18,803 - 어떻게 하실 거예요. 638 01:00:18,903 --> 01:00:24,059 - 선택권이 없어. 언니가 하자는 대로 끌려갈 수 밖에. 639 01:00:25,582 --> 01:00:28,535 결혼도 언니한테 끌려서 이혼도 또 마찬가지로. 640 01:00:29,700 --> 01:00:33,644 형부 의사는 없어요? 641 01:00:33,744 --> 01:00:38,910 네? - 언니 이제 나 없어도 돼. 642 01:00:41,387 --> 01:00:46,440 없어서는 안 될 줄 알았던 게 언니도 나도 착각했던 거야. 643 01:00:50,404 --> 01:00:51,762 실망시켜서 미안해. 644 01:00:54,085 --> 01:01:00,048 처제는 꼭 처제가 좋아하는 것보다 더 많이 처제를 사랑하는 사람하고 결혼해. 645 01:01:02,062 --> 01:01:04,068 뭔가 완전히 개운치 않은데. 646 01:01:06,119 --> 01:01:08,966 그저 자체에 채우고 싶은 욕심 때문에 결혼하지는 마. 647 01:01:12,879 --> 01:01:16,218 - 언니가 많이 힘들겠죠. 648 01:01:19,000 --> 01:01:21,174 - 나도 그랬겠지. 649 01:01:21,274 --> 01:01:24,000 언니도 힘들었을 거야. 650 01:01:28,163 --> 01:01:31,077 - 다시 생각해. 눈 한 번 더 감아. 651 01:01:31,492 --> 01:01:34,139 꽉 감고 넘어가. - 나 못해 이모. 652 01:01:34,663 --> 01:01:38,448 - 이혼한 꼴 뭐가 좋아. 니 엄마 좋으니 내 꼴 좋아? 653 01:01:38,800 --> 01:01:42,020 - 내 꼴 보존하자고. 그 꼴 보면서 계속 살 수 없어. 654 01:01:44,353 --> 01:01:44,962 - 민경아. 655 01:01:45,864 --> 01:01:48,371 - 내 인생 더 이상 치사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요. 656 01:01:49,240 --> 01:01:51,290 단순하고 깨끗하게 살고 싶어. 657 01:01:51,798 --> 01:01:54,355 나밖에 없고 나밖에 모르는 남자랑 살고 싶어. 658 01:01:54,860 --> 01:01:58,668 여기저기 헌데 난 지저분한 놈하고 살고 싶지 않다고. 659 01:01:59,140 --> 01:02:01,426 - 너 이혼하는 건 그 계집애한테 지는 거야 660 01:02:03,254 --> 01:02:05,839 얼싸 좋다고 그러고 신나게 만나고 다닐 거 아니야. 661 01:02:05,925 --> 01:02:06,360 두 인간. 662 01:02:08,472 --> 01:02:10,984 엄연히 유부남 유부녀 때도 그러고 다녔는데. 663 01:02:11,084 --> 01:02:13,420 이 서방 싱글 만들어봐 얼마나 좋아. 664 01:02:13,900 --> 01:02:16,980 아마 그 계집애도 뛰쳐나와. 둘이 붙어버릴걸. 665 01:02:18,026 --> 01:02:20,685 네가 낳은 유진이 그 계집애가 키우게 만들 거야? 666 01:02:22,852 --> 01:02:27,710 차라리 아예 모르는 딴 여자 손에 크는 거 몰라도 너 그 기집애한테 애 내주고 싶으냐고. 667 01:02:28,003 --> 01:02:32,014 - 비약하지 마요. 그 집안이 어떤 집안인데 뛰쳐나와. 668 01:02:32,480 --> 01:02:36,220 걔는 지 부모 없어? 그렇게는 못해요. 669 01:02:37,214 --> 01:02:41,520 - 누가 장담해. - 이 서방 혼자 못 잊어 그러는 거라고. 670 01:02:43,135 --> 01:02:46,376 걔는 이 서방만큼은 아니야. 671 01:02:46,476 --> 01:02:49,594 내가 맞아. 전화 느낌이 그랬어. 672 01:02:49,694 --> 01:02:52,660 이 서방 혼자 매달리는 느낌이었다고. 673 01:02:53,348 --> 01:02:57,479 - 저런 쓸개 빠진 놈. - 도로 붙거나 말거나. 674 01:02:59,803 --> 01:03:02,072 그렇데도 내가 상관할 일 아니고 675 01:03:05,320 --> 01:03:11,949 따지고 보면 유진이 그 기집애가 키우는 일 생기면 안 된다는 것도 웃기는 웃기에요. 676 01:03:14,491 --> 01:03:18,851 그럴 일 생길 정도로 그렇게 엄청나게 이끌린 사랑이었다면. 677 01:03:21,700 --> 01:03:24,020 내가 무릎 꿇고 빌어야겠죠. 678 01:03:24,960 --> 01:03:29,120 훼방 나 미안하다고. -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679 01:03:29,260 --> 01:03:32,236 진짜 상관없어? - 상관없어요. 680 01:03:34,700 --> 01:03:36,820 이모가 잘래요. 내가 자요? 681 01:03:37,340 --> 01:03:40,680 - 들어가. 내가 있을게. 682 01:04:54,968 --> 01:04:58,019 - 아주머니 간이 우리하고 딱 맞네요 여보. 683 01:04:59,465 --> 01:05:03,316 - 솜씨가 있으시구만. - 아무것도 할 줄 몰라요. 684 01:05:04,648 --> 01:05:06,648 - 사부인은 어느 병원에 계신가. 685 01:05:09,728 --> 01:05:12,813 그냥 올라온 김에 인사라도 챙기고 싶은데. 686 01:05:12,870 --> 01:05:14,488 - 아니 그럴 거 없어요 아버지. 687 01:05:15,160 --> 01:05:18,181 절대 안정이라고 하니까 면회도 어려우실 거구요. 688 01:05:18,209 --> 01:05:19,340 그냥 내려가세요. 689 01:05:19,620 --> 01:05:23,954 - 그럼 난 먼저 내려갈 테니까 당신은 며칠 있다가 꼭 한번 찾아봐. 690 01:05:24,369 --> 01:05:28,420 - 야 그랄게요. - 야 그 혈압은 말이여. 691 01:05:29,086 --> 01:05:32,380 한방에 좋던데 한방 해보지 그랴. - 한방 안돼요 아버지. 692 01:05:32,480 --> 01:05:35,638 - 너희들 양이들은 무조건 한방 깔아 뭉개더라. 693 01:05:35,988 --> 01:05:39,126 뭐가 안 된다는 겨. 중풍도 한방이 더 낫고. 694 01:05:39,341 --> 01:05:42,637 - 약 드신지 오래돼요. 지금 한 방으로 바꾸는 건 위험해요. 695 01:05:44,938 --> 01:05:47,714 - 국 좀 더 보충해. - 아유 그래요. 696 01:05:48,616 --> 01:05:51,158 - 제가 드릴게요. - 아유 그래 그럼. 697 01:05:51,294 --> 01:05:52,434 아유 고마워요. 698 01:05:55,543 --> 01:05:59,074 -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묻자. 699 01:05:59,174 --> 01:06:01,861 정말 안되겠어? 700 01:06:01,961 --> 01:06:04,549 - 괴로워요. 701 01:06:04,649 --> 01:06:06,720 자꾸 그러지 말아요. 702 01:06:07,500 --> 01:06:09,658 - 머리로도 이해가 안 되고 마음으로는 703 01:06:09,758 --> 01:06:11,060 더구나 수용이 안 돼. 704 01:06:11,558 --> 01:06:12,633 왜 못 견뎌내. 705 01:06:13,442 --> 01:06:15,762 작심하고 견뎌내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어. 706 01:06:16,837 --> 01:06:19,369 존재감 소리 아는데 그거 생각하기 나름이야. 707 01:06:19,712 --> 01:06:21,760 나하고 같이 살면서 좋은 자식 낳아 708 01:06:21,880 --> 01:06:23,540 우수하게 키워내는 게 709 01:06:24,885 --> 01:06:27,066 어째서 의미가 없고 뜻이 없다는 거야. 710 01:06:29,414 --> 01:06:32,340 세계 그룹 가업 승계에서 지켜낼 내 와이프로 사는 게 711 01:06:32,778 --> 01:06:35,400 어째서 그 초라한 오피스텔에 사는 것보다 못하다는 거야. 712 01:06:38,472 --> 01:06:43,551 - 내가 아무리 얘기해도 당신은 나 이해 못해요. 713 01:06:44,367 --> 01:06:45,828 - 내가 바보야 니가 바보야? 714 01:06:51,544 --> 01:06:52,560 - 출근해요. 715 01:06:54,320 --> 01:06:54,833 - 정말 716 01:06:54,933 --> 01:06:55,860 마지막으로 717 01:06:57,000 --> 01:06:58,454 한 번만 더 묻겠어. 718 01:07:00,000 --> 01:07:02,857 정말 마지막이야. 719 01:07:02,957 --> 01:07:05,079 안 되겠어? 720 01:07:18,534 --> 01:07:19,517 - 놔줘요. 721 01:07:24,425 --> 01:07:25,699 나 보내줘요. 722 01:07:49,365 --> 01:07:52,862 - 개인 영업팀 장대리 장인어른이 돌아가셨답니다. 723 01:07:54,604 --> 01:07:57,860 - 그럼 언제까지 자리 비우는 거죠? - 모레가 발인이랍니다. 724 01:08:00,387 --> 01:08:04,236 - 알아서 처리하세요. - 두 사람은 조문을 보내야 할 것 같은데. 725 01:08:05,002 --> 01:08:07,292 - 어딘데요. - 부산이래요. 726 01:08:08,552 --> 01:08:11,524 - 너무 먼데. 장인인데 안 가면 안 되나? 727 01:08:11,740 --> 01:08:13,468 - 그래도 회사에서 한사람도 안보냈는데 728 01:08:13,496 --> 01:08:16,582 - 한 사람만 대표로 보내면서 조의금에 신경을 좀 더 쓰죠. 729 01:08:16,870 --> 01:08:19,015 장인 초상인데 두 사람씩이나 빼내는 것 좀 그래요. 730 01:08:19,803 --> 01:08:22,399 사람이 넉넉한 것도 아닌데. 731 01:08:22,499 --> 01:08:24,129 - 그럼 그러죠. 732 01:08:26,622 --> 01:08:28,520 지현이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733 01:08:32,167 --> 01:08:33,917 - 밥 먹고 잠자고 잘 있습니다. 734 01:08:34,131 --> 01:08:37,966 - 고집은 꺾었어? - 아니요 안 꺾이네요. 735 01:09:04,638 --> 01:09:06,657 네 최종혁 입니다. 736 01:09:06,756 --> 01:09:10,005 여보세요. 여보세요. 737 01:09:10,104 --> 01:09:13,022 - 박지현이 좀 아는 사람인데요. 738 01:09:13,473 --> 01:09:14,227 잘 있나요? 739 01:09:18,560 --> 01:09:20,676 - 네 잘 있습니다. 740 01:09:20,776 --> 01:09:23,658 누구시죠? - 네. 741 01:09:23,759 --> 01:09:28,865 잘 있군요. 아무 문제 없이 잘 있나요? 742 01:09:28,965 --> 01:09:32,073 - 누구십니까? 신분을 밝혀주십시오. 743 01:09:33,011 --> 01:09:37,316 - 이강욱이 처이모 되는 사람이 잘 있나 궁금해서 전화했더라고 전해주세요. 620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