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language subtitles for Fireworks EP24 360p-SBS

- 뭐하고 있는거야.

- 뭐 하는지 알잖아요.

- 이 시간에 웬일이에요.

- 그거 치우라고 그랬잖아요.
- 신경 쓰지 말아요.

보는 데서는 안 만질 테니까.
- 보거나 말거나 하지 마.

하지 말라면 하지 마.
당신 그거 만지는 거 허락 안 해.

- 허락 필요 없어요.
여기 군대도 아니고 교도소도 아니에요.

다시는 노트북 안 만진다고
약속한 적 없어요.

만지고 싶으니까 나는 만질 거예요.

그냥 취미생활이라고 생각해주면
되잖아요.

누구나 자기가 좋아하는 취미 한두
가지쯤 즐길 권리가 있어요.

내 취미는 책 보고 뭐 쓰는 건데 그걸 하지
말라고 강제 쓰는 건 너무 하지 않아요.

- 책 보는 건 안 말려.
- 보는 데서는 안 써요 글쎄.

한 방 중에 들어올 때처럼
들어오기 전에 전화해요.

그럼 잽싸게 치우고 아닌 척 할 테니까.

- 사람 말 똑바로 안 받아들이고
왜 꼬여서 그래.

- 꼬인 거 없어요.

당신은 하지 말라 그러고 나는 하고
싶으니까 봐달라는 거예요.

- 다시 또 얘기하게 하지마.
다른 취미 찾아.

아이 낳아놓고 헬스를 다니든지 골프를 시작해보든지
좋은 할 거리 얼마든지 있어.

방구석에 쭈그리고 앉아서 저거 들여다 보는
거 그것보다 건강에도 훨씬 좋아.

말 들어.

대답해.

- 대답할 수 없으니까요.

왜 이래요.
- 놀랄 거 없어.

왜 맞을까 봐 그래.
얘기 좀 하자는 거야.

앉아 앉으라고.

왜.
자존심 상했어?

나 못나게 본다고 생각할 수 있어.

내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볼 수도 있어.

잘난 척한다고 다 잘난 건 아니야.

잘난 척하는 놈 잘나고 싶은
놈이지 잘난 놈이 아니야.

무슨 얘긴지 알아.

당신은 나를 강하고 딱딱하기만
한 사람인 줄 아는데.

그 잘난 척 위장하는 껍데기 안으로 들어가 보면
나도 당신 못지않게 예민하고 못난 데 있어.

나도 상처받을 줄 알아.
상처받으면 아플 줄도 알고.

좋아.
정리하자.

당신 나 골탕먹인 기억 되살리기싫어서
하지 말라는 것도 있어.

그렇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잘 들어.

당신 그 미련 버리지 않으면

나하고 이 집에서 살기 더 힘들어져.

완전히 포기해야 해.
포기해 버리란 말이야.

- 발표 안 해요.
- 발표 얘기가 아니야.

그래.
더 솔직하게 직설적으로 말하지.

그거 만지다가 그만 살자고
할까 봐 겁나서 그래.

옛날을 그리워하는 심리
상태로밖에는 안 보여.

그게 싫은 거야.

아니라고 못하겠지.
- 물론 그럴 때 있어요.

- 때 있어요가 아니라 많이 그렇겠지.

- 그런 생각은 안해요.

당신 다 마음에 들어서 그런 건 아니고 적응력 없는
나한테도 문제는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 할 거야?

- 안 할게요.
- 저거 치워 - 알았어요.

치울게요.
- 땡큐 나 씻는다.

- 그런데 물어볼 거 있어요.

당신을 하게 해 주고 싶은데.

아버님 때문에 포기시키는
거 미안하다고 그런 건

그러니까 진심이 아니었던 거죠?

- 그래 아니었어.
당신한테 환심 사려고 했던 말이야.

정직하지.

아니야.

그때는 그게 진심이었어.
그렇게 어이없어 할 거 없어.

씻고 잠자자.
내일까지 실컷 잘 거야.

당신도 같이 자자.
어?

음 보약 지었다면서.
- 나갔다 왔어요.

- 봐.
우리 어머니 그런 분이셔.

엄한 것 같아도 살필 거 다 살피시는 분이야.

장인 장모님처럼 덮어놓고 오냐오냐
그런 분위기에서 자라서

여기 어머니 힘들지 몰라도

뭐 어차피 시댁하고 친정은 다른 거 아니야.

아이만 낳아.
그러면 더 좋아질 테니까.

- 술 갖고 오라고 그래서요.
- 그래.

너는 마시지 마라.
너는 마시는 거 아니야.

- 예, 어머님.
- 밴댕이 소갈머리 같으니라고.

사내 자식이 어째 이렇게 속이 좁아 그래.

- 형부한테 뭐라 그럴 거 없어.
뭐 정상적인 남자는 다 화낼 일이야.

- 화낼 일이라 쳐.

그래도 사내가 한 번 부르러 화 냈으면
됐지 몇 날 며칠을 골질이야.

- 몇 날 며칠은 무슨.
어제 오늘인데.

- 너희 아버지는 한번 부루퉁 하면
10초도 안 가 풀리고는 했어.

- 누구 아버지.
언니 아버지 우리 아버지.

- 민지야.
- 저 기집애가 그냥.

- 하기야 우리 아버지는
화나 낼 줄 아셨을라고.

화가 뭔지도 모르는 분인데.

- 어디를 가서 이렇게 안
들어오는 거야 그래.

- 누가 알아.
어디 가서 이러고 있는지.

- 저 어머니 불러올린다면
그러라고 가만히 있지.

아이고.

내 생각에는 어린애 문제도 문제지만 저 엄마 부르지
말라는 거 때문에 더 김새서 이러는 거야.

- 글쎄 말이야.

한 짓도 있고

싫어도 잠깐 내버려 두지
까탈은 떨어가지구.

- 어머님 오셔야 나 일 못하는 것만 들통나고

나 대신 이 서방 움직이는
거 얼마나 싫어하시는데.

남자 부려먹는다고.

- 요새 그 일도 안 도와주는
남자가 어디 있어.

- 그거도 정도 나름이지.

언니처럼 내놓고 부려먹는
여자가 어디 있어?

내가 시어머니라도 열 나겠다.
- 너 유진이 데리고 먼저 가라 어.

찍찍 물총 싸대지 말고 어.

- 작은 애 와서 이렇게 얘네들하고 같이 점심은 회먹고
저녁은 산성오리탕 먹고 그러니까 참 좋네요 여보.

- 나도 좋아.
- 유진이 어미가 왔으면 좋았을걸.

- 그래.
너 다음에 꼭 같이 데려와.

일가족 출동하라고.
- 그럴게요.

- 언제 올라갈래.
- 내일은 가야죠.

- 내일도 시간 있잖아.
야 그럼 점심 먹고 가.

그럼 내일 제가요 민물매운탕
잘 하는 집으로 모실게요.

아버지.
여보 당신 그때 그 집 맛있다 그랬지.

아 접대 그집.
- 아 맛있게 잘 하대요 아버님.

냄새 하나도 안 나게 맛있게
잘 끓여내더라고요.

- 그래 뭐 그럼 가자.

먹다 판 날 집이야 우리집이.

- 넘어가서 판 날 집 아니니까 걱정 마슈.

어쩔 겨.
점심 먹고 갈래?

- 그러죠 뭐.
- 점심 먹고 뜬대요.

- 어 아니 귀는 멀쩡햐 들었어.

- 얘 너희 아버지 싱거운 소리 하시는
거 보니까 오늘 기분 만점이다.

이렇게 좋아하시는데.
자주 좀 와.

우리가 서울가 보는 것보다는
아주 행결 편하고 좋아 얘.

- 아 서울 가시고 왜 뭐 제수씨가 눈치 줘요?

- 아유 눈치는 아니여.

아니 저기 눈치

줘서가 아니라

아유 나는 집 떠나서 어디 딴 데가 있으면 아주 그냥 불편하더라
아주 불편해서 난 아주 그냥 죽어 죽어 집에 가고 싶어서

안 그래요 여보?

- 딴 소리 하느라고 애쓸 거 없어.

그 요새 애들 다 그런 모양이여.

그러니까 시모부들

간만에 가면은

저 노인네들 언제 가나 하고 말이오.

- 아휴 유진 애미는 그래도 많이
배운 사람이라 그러진 않아요.

- 안 배웠으면 아주 빗자루를 쓸어내겠다.

- 뭐예요 제수씨 어머니
아버지한테 잘못하는 겨.

- 아유 얘.
아니여 그런 얘기 아니여.

그런 소리 말어.
안 그랴.

걔 아주 잘혀.

이는 그냥 애들 앞에서 공연히
그냥 불난 맹길 일 있나.

- 아이 내가 뭐 어쨌다고 그랴.

- 푹 자.

날마다 여자들 얼굴 붙들고
씨름하기 얼마나 고될겨.

아버지 엄마 집이요.
자리 바뀌었다 생각하지 말고 푹 자라, 응?

- 엄마.
- 왜.

- 죄송해요.

나 장가 잘못 들은 것 같죠.

- 걔가

식구 단출한데서 공주처럼
큰애라 그런 거라고

아버지하고도 얘기했어.

그러기도 쉽지 않아.

늙은이들 불편하지 이해햐.

늙으면 쓸쓸한 게 인생이라고.

너희 아버지 그러신다.

그저 그러려니 하고 살다가 가면 되는 거고

너희 나 잘 살아.

너희 잘 살고.

이 다음에

나중에 자식 다 키워서

시집 잘 보내고 나서

그때 너희 아버지하고 내 마음 이해할겨.

너희는 안 당할 줄 알아.

- 그렇겠죠.
- 큰 애는 그래도 그거는 그렇지 않다.

재미 퉁머리 없이 뚱허기는 해도
그래도 그거는 한결같어.

어떻게 보면 그게 좋은 건지 싫은 건지.

그런 사람이 나은 것도 같아.

어쨌거나 걔네 집에 가면 내
집 모냥 편안하기는 하니까.

- 형수님 좋은 사람이에요 잘해주세요.

- 한결 좋아졌어.

너희 형이 바람 피우고
나더니 한결 좋아졌다.

아주 그냥.
숭복 숭복 말도 곧잘하고 그려.

- 잘됐네요.
- 그래 자라.

응?
- 예.

주무세요.
- 오냐.

- 죽인 건 없구먼.

다 살았어, - 죽이기는 나무 죽였다가
최 씨 죽으려고 죽여요.

- 아 꽃이 언제 피지?
- 아 언제 피나.

그러는 동안에 펴요.

- 언제 피나.

안 피는데.

- 차 나왔어요 회장님.

- 니 남편 뭐해?
- 모르겠습니다.

- 종일 잔데요.

당신 나가시는 거 보고 자려고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 아니야.
나 잠자는 날이야.

건드리지 마.
야 언제 토요일에 하자.

자식 거머리 같네.
그냥 셋이 하면 되잖아.

나는 내키지가 않는다니까.

그래 인마.

나는 이쁜 마누라 엉덩이나
두둘기면서 쉴란다.

자식 되게 즐기네.
그래 알았어.

인마.
몇 시라고?

어디?
어.

가까워서 좋다.
그래 알았어.

나갈게.
끊어.

골프 가야되겠는데.

갑자기 한 자리가 비었는데
나보고 와서 좀 메꿔달래.

당신하고 종일 놀라고 그랬는데.

이 자식들이 완전히 물귀신이네.

미안 안 멀어서 저녁쯤 올 거야.

- 가방 챙겨야죠.
- 어 그래.

당신 한 번 해 봐.
코디 얼마나 잘하는지 함 보자.

- 당신 일은 당신만큼 잘할 자신 없어.

- 그것도 자꾸 해 버릇 해야지 감각이 늘지.
안 해 버릇하면 영영 못 하게 돼.

해 봐.
나는 옷 입을게.

- 옷 먼저 입어요.
뭐라 그러면 다시는 안 사줄 거야.

- 그래 알았어.
- 내일 우리 아버지 생신이래.

- 어 그래.

- 당연한 일 이렇게 말하는 거 자존심 상하지만 작년에도
바빠서 못 갔으니까 내일은 꼭 가줬으면 해.

- 어떻게 하지.
어려울 것 같은데.

이렇게 하면 되겠다.
지금 운동 취소하고 지금 갔다 오자.

그럼 되겠지.
- 취소할 수 있어?

- 그럼 할 수 있어.

당신 내려가서 어머니한테 말씀드리고
올라가서 준비해 응.

- 당신이 해.
- 그래.

알았어.

- 기어이 안 들어왔단 말이야.
- 안 들어왔어.

- 어디 가 잤다는 거야 그럼.
- 알게 뭐야.

- 외박이 웬 말이야 외박이.
큰일 날 사람이네.

- 커피 마실래요.

- 혹시 그 계집애 계속
만나고 있는 거 아니니?

- 결혼해.
잘 살고 있어요.

엉뚱한 상상하지 말아요.
- 얘는 이렇게 물정이 어두워.

결혼했다고 못 만나니?

너 요새 유부녀가 옛날 유부녀하고
같은 줄 알아?

남편은 남편 애인은 애인.
그러고 사는 여자들 널렸다더라.

- 더러겠지 그런 여자 널렸으면
세상 어떻게 되라고.

- 어디서 잤지.
- 세고 널린 게 호텔이에요.

호텔에서 잤거나.
아니면 병원에서 쭈그리고 자거나 했겠죠.

- 전화 여전히 불통이고.
- 불통이에요.

커피나 마셔요.

- 니 엄마 알면 뒤로 쓰러지고
엠브란스 부를 일이다 이거.

너 아무 소리 마.

자린 고비 언니지만 그래도 지금
떠나보내고 싶지는 않아.

- 유진이 잘 놀죠?
- 낮에 자고 밤에 놀아서 그렇지 잘 논다.

변도 괜찮고 먹기도 잘 먹고.
민지가 데리고 나갔어.

세상 구경 시켜준다고.
- 어디를?

- 아 잠깐 공원 앉았다 들어온다고 나갔어.

- 먼지 많은데 애를 왜 데리고 나가.

감기 들면 어쩌려고.
- 아 감기도 들고 그래가면서 크는거야.

너무 싸고 있으면 오히려 저항력 없는
애 만들어 알지도 못하면서.

- 감기라도 들어봐.
우리 집에서 애 잘못 본 탓 할 거란 말이야.

- 너 뭐 수상쩍은 거 없니?

짚이는 거 없니.
- 공치기에는 끝내주는 날이다.

뭐 생각하는 거야?

뭐 생각하냐고.

- 당신 집은 챙겨야 할 생일이 서른
번이고 우리 집은 두 번뿐인데.

우리 아버지 생신에 당신 데리고 가는 건데
왜 이렇게 황송해야 하나 그런 생각.

- 황송하니?

- 그것도 그 날도 아니고 편히에
따라 하루전에 가는 건데.

- 바쁘잖아.
- 아버지 당신 마음에 들어 하셨었어.

구경하기 힘들다고 서운해하셔.
- 나도 장인어른 좋아.

시간이 안 나는 거 어떡해.
- 시간 문제가 아니라 성의 문제겠지.

- 평범한 샐러리맨이면 나도
잘하면서 살 자신 있어.

반지 사드렸다고 말씀드렸어?
- 아니.

- 왜 좋아하실 텐데.
귀염 받고 사는거.

- 내가 귀염 받고 살어?
- 그럼 내가 얼마나 귀여워 하는데.

- 나 애완동물이야?

그래.
당신 나 강아지 할려고 그러니까.

- 전화 드렸어?
- 아니.

- 해 그럼.
- 안할거야.

- 왜?

- 우리 엄마 놀려서 집 치우느라 난리 치고 뭐
해 먹이나 고민하고 그러는 거 안 봐도 뻔해.

당신 때문에 우리 식구 그러는 거 싫어.

- 자존심 상해서?
- 어.

- 저하고 특제 자존심이니까.

- 특제 자존심 찌그러든 양재기 됐는데.

- 그러니까 아침 손님 점심
손님을 나누자고요.

한꺼번에 너무 많으면 거기
물 빠지고정신 빠져요.

- 한 몫에 해치우고 쉬는 게 낫지.

아침 치우고 점심 치우고 저녁 또 치우고.

아 하루 왼종일 애들 죽어나잖아.

- 그래도 지희는 그게 나아요 아버님.

- 그게 나아?
- 네 그게 나아요 아버님.

- 찬 음식은 차게 뜨거운 건 뜨겁게
그때그때 손 빠르게 데기도 났고요.

무엇보다도 그릇도 갯수도 맞추자면은.

- 어?

살림을 몇십 년 했는데 그릇이
모자란단 말이야.

- 아 심심치 않게 깨먹는 사람이 있잖아요.

- 깨먹어 누가 깨먹어.
- 저요 아버지.

- 어머니 하자는 대로 하세요
아버지 - 알았어.

그럼 그렇게 해.
- 아 내내 그렇게 했는데 괜히 그러네.

- 아침에 한 몫에 치우고 몇
시간이라도 쉬라고 그랬지.

야 한수야.
이쪽으로 상 다리 좀 닦아.

- 네

- 밥 먹고 치르면 손님도
섞이고 그러잖아요.

아버지.
- 그렇기도 해.

- 아버지.
- 아이고 이게 누구야 얘.

너 날짜 잘못 안거 아니야?

- 아니야 엄마 내일인거 알아요.
- 하루 외박 허가 받아 나왔나봐 아가씨.

- 아니 그거 아니고 그이가 내일 시간이
안 된다고 해서 미리 왔어요.

아버지 괜찮죠?
- 괜찮아 괜찮아.

- 최 서방 금년에도 또 뛰어먹는다는 거야.

- 저 왔습니다 어머님.
- 아이고 같이 온 거야.

- 자주 찾아뵙지 못해서 면목이 없습니다.
- 어서 와.

- 네 형님.
안녕하세요.

- 반가워요 고모부.
- 잘 있었어?

- 예 안녕하세요.
- 앉아 앉아.

- 예.

- 아이고 오려거든 온다고
전화를 해주든지 불쑥.

이거 어떻게 해.
우리 먹는 상에 먹여야 하게 생겼으니 원.

집안도 안 치워놓고 엉망인데.
최서방 흉보잖아.

- 제가 전화드리려니까 이
사람이 안 한대요 왜.

- 왜.

- 장모님 놀라셔서 집 치우시고
그러는 거 자존심 상한데요.

- 뭐 그런일이야 너는 원 -
제가 이런 사람하고 살아요.

얼마나 애먹인지 아세요.
- 이거 이거 큰일 났네.

뭐하고 맥여.
얘 너희들 왜 이러고 섰어.

빨리 들어와.
- 애 먹이니?

- 애는 무슨.

자기 애 먹이는 거 알면 아버지
당장 살지 말라고 그럴 거야.

- 애 먹여?
- 아니에요 전혀 안 그래요.

제가 얼마나 잘하는데요.
- 고모부 오셨어요?

- 현식아.
- 잘 있었어?

공부 잘하지?
- 대충대충 해요.

- 대충 하면 안되지.

- 고모.

- 고모 온거 알면서도 방에
가만히 있었던거야?

- 어른들 말씀하시라고 시간을 좀 드렸죠.

- 얘 얘 너는 얼른.
너희 둘이 먹을 밥부터 새로 앉치고.

- 급할 거 없어요 어머니.
- 아이고 이걸 어떻게 하냐.

얘 저기 우선 저 청어 한마리 굽자.

굽는 게 찜 하는 것보다는
시간이 안 걸리니까.

그리고 뭐 있지.
아 나 왜 이렇게 정신이 없냐 얘.

그리고 우리는 뭐 있어.
- 재료는 잔뜩 있죠.

시간이 없죠.
- 클났네 클났어.

- 바깥 양반은 계세요?
- 있으면 내가 왜 이러고 다니겠어요.

- 그럼 어떻게 혼자 되신 거예요.

- 병들어서 갔어요.

- 애들은요.
- 하나 고3 이고 둘째는 고1.

아들만 둘이에요.

- 그럼 남편 돌아가시면서 곧장
이 일로 뛰어들었나요.

- 아니에요.
장사한다고 몇 년 고생하다가 잘 안 돼서.

이제 5년쯤 됐어요.
- 지금까지는 댁일 어떤 집일 하셨어요.

- 사는 게 어땠냐는 뜻이에요.

일하러 다닌 집 사는 수준이.

- 아 그거야 모두 잘 사는 집이죠.

- 먼저 본 집에선 왜 그만두었어요.

- 그만 좀 해라.
여기 무슨 경찰서 같아.

피의자 심문하는 거야?
- 쟤는 말을 해도 꼭.

신경 쓰지 말아요.
딴 집에도 인터뷰 이렇게들 하죠?

- 아이고 뭘 그렇게 길게 했다고.

그 양반 참 까다롭기도 하네.
그런 것도 모르고 나는 번데없다 그랬네.

- 할려다 못한 얘기가 뭐예요.

- 무슨 얘기였지.
- 뭐 오빠 얘기 하려다가.

- 아 맞아요.
오빠가 있잖아요.

고모부 회사 이사로 가면서
얼마나 좋아졌는지 몰라요.

- 그래요?

- 네 야금야금 좋아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아주 많이 좋아졌어요.

전 하고 다른 사람 같아요.

그러니까 그게

남자들은 직장에서 제대로 안 풀리면
스트레스가 많은가 봐요.

- 많겠죠.

- 회사에서도 사장 처남이라고
대우해주고 그렇겠죠.

말은 안 하지만.
- 그럼 언니 복수할 일은 없겠네요.

이제.
- 지금처럼만 나가면 복수할 필요 없죠 뭐.

그러니까 그게 사람들은 다
살기 마련이에요 그렇죠?

- 봐요 아가씨 그 집으로 간 거 잘했지.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다 좋잖아요.

- 뭐 해?
- 당신 흉보고 있어요.

왜요.
- 최 서방 데려가라.

자꾸 시계 본다.
- 어머 벌써?

- 갈때 됐어요 가면 세시 넘는데.

곧 저녁 때 되잖아요.
- 저녁 때 되면 뭐 아가씨가 밥 해요?

- 밥 안 해도 며느리가 있어야지.

- 금방 숟가락 놓는데.

- 최서방 그만 일어나.

지루한 모양인데.
- 아이 그렇지 않습니다.

- 일어나 자리도 불편하고 그럴거야.
일어나라고 하세요.

- 그래.
우리집 최 서방은 불편할 거야.

- 그렇지 않다니까요.
- 여보 최 서방 가.

나와 봐.
현식이 나와라.

현식아 고모부 감사합니다 인사해야지.

- 안녕히 가세요 고모부.
- 그래.

- 인사 그건 나중에.

- 왜 벌써 일어나.

약밥 조금 찌는데 먹고 가지.

- 내 친구들 사위 본다고 벼르고 있는데

사위 대신 사위가 갖고
온 양주로 떼워야겠네.

- 그러니까 보통 사위가 백번 낫다니까요.

- 할 수 없지뭐.

- 어떠니.
다녀갈 때마다 서운한 거야.

나는 친정이 없으니까 잘 몰라.

여자들한테 친정 대단한 거라면서.

- 시계 봤어?
- 무슨 소리야.

- 당신 자꾸 시계 본다고 오빠가 서둔 거야.

- 습관이야 못마땅해.

- 처가집 가면 시계만 보는
남편 좋을 여자 없을 거야.

- 습관이야 습관.

- 다른 집 딸들은 아버지 생신 날이면

아침 일찌감치 가서 친정 식구들하고
같이 하루 종일 손님 치르고 그래.

손님처럼 삐죽 거 얼굴 구경만 잠깐 시키고.

죄송해 죽겠어 그냥.
- 점심 같이 했으면 됐잖아.

어 졸립다.
잘 작정한 날이라서 그러나.

왜 이렇게 졸린거야.

- 그럼 운전 내가 해요.

- 괜찮아 얘기해.
자꾸 말 시켜 그럼 돼.

- 차 마시는 거 작업실 애들
불러내서 하면 안 돼?

- 그거 꼭 하고 싶어?

- 아니야 그만둬요 들어가 잠이나 자요.

- 그래 좀 봐줘.
자고 싶어.

야 좀 자자 아 졸려서 죽는 줄 알았네.

저녁 먹을 때까지 무슨 일
있어도 나 깨우지 마.

- 그래.
가서 뵙고 오니깐 좀 나으니?

- 네 어머님.

- 옛날에

회장님 사업이 일구시느라고
한창 정신없이 바쁘실 때

내 친정에 무슨 일 있는 거 나
혼자 조용히 챙기고 말았지.

소리 소문 없이 챙기고 말았지.

말씀 안 드렸었다.
내조라는 게 그런 거야.

바깥일 하는 사람 되도록 집안일에 신경
안 쓰도록 막아 애껴주는 거.

내 일로 혼자 가만히 다녀와도 될 걸
일을 어떻게 하는지 뻔히 알면서.

- 나둬 털어서 걸어야지.

어디 갔었어?

사람 골탕 먹이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전화는 죽여놓고.
작정한 거야?

그래.
그만큼 골탕먹였으면 됐어.

이제 그만하고 원상으로 돌아가자.

시간제 아줌마 인터뷰 해서 결정했어.

이번에는 괜찮을 거 같아.

- 붙박이 오랬지.
- 붙박이 없어.

- 사람이 있어야 구하지.
- 구하려고는 했고.

- 그래.
병원에서 잤어?

- 너한테 푸대접 받는 우리 엄마
아버지 가여워서 집에 갔어.

- 푸대접은 누가.
- 꼭 말로 해야 푸대접이야.

사람한테 눈치라는 게 있고
엄마 아버지 다 아시더라.

- 내가 언제.

- 너 우리 엄마 아버지 오시면 빨리
가셨으면 하는 거 사실이잖아.

아니야?
- 그거야 우리 생활 리듬이 깨지니까.

- 뭐 대단한 생활 리듬인데.
그 며칠 깨진다고 그렇게 큰일 나?

그 분들이 누군데.
내 부모님이야.

그 분들 아니었으면 나도
없었고 나 아니면 너.

그분들 볼 일도 없어.

- 잘못했어.

어머님 오시게 하자는 거 반대한
거에 너 김샌거 알겠어.

우리 엄마랑 이모한테 야단 맞았어.

그래서 안녕하셔 좋아하셨겠네.

점심은 먹었어.
안 먹었으면 차려줄까?

사과했잖아.
이제 그만 좀 해.

싫증난다 정말.
피차 일반이야.

- 유진이 데리고 와.
갈 수 없으면 데려다 달라 해.

- 여태 있다가 간 지 얼마 안 됐어.

- 내가 보고 싶어서 그래.
- 그럼 자기가 가서 데리고 와.

- 그 집에 가기 싫어.
니가 데리고 와.

- 일에 번번이 윤 회장한테 2-30년도씩
떨어진다는 말이야.

영 언짢아서 말이야.
- 잘 안 되는 날이 있어요.

다행히 숏 게임으로 간신히 체면 유지했지.

대신 앞으로 쭉 버티면.

괜찮았어.
2 3 때 딱 딱 붙어서는 투 버팅 안 했으니까.

- 아직 버팅 제대로 하세요?

- 뭐 심장하고 혈압에 문제 있는
사람 안 끼면 제대로 하지.

- 연 회장이 무슨 까닭으로 그렇게
거리가 늘었는지 모르겠단 말이야.

스윙은 좋아도 나보다는
거리가 안 나갔거든.

- 아버님이 잘 안 되셨겠죠.
- 아 윤 사수.

그놈들 괜찮아서 아주 탁탁 떨어지더라고.

- 그럼 스코어 좋으셨겠네요.
어프로치 버팅 좋으셨으니까.

- 다섯 개 치고 왔어.
- 아유 그렇게요?

- 무슨 얘기인지 원 그거
외국 말 듣는 것 같네.

- 들을려고 애쓰지 말고 밥이나 먹어.

너 왜 그러고 섰어.
면제해준 거 아니야.

- 새벽 시중이죠.
아 얘도 금방 밥 먹어야 하는데요 뭐.

내버려 두세요..
얘 여기 나물 좀 새로 내라.

- 네 어머니.

- 남자가 돼서 서운하지 않다면
그것도 정상은 아니야.

그렇지만 형편상 부득이할 때는 별 수 없지.

어떡해.

그만한 것 좀 이해하고 넘어가줘야
그게 부부지.

그 일로 뭘 그렇게 길게 골을 내고
나가서 늦도록 안 들어오고 그래.

그러면 어미 마음도 불편하고
또 나도 불편하고 그래.

마음 풀어.

미안하게 됐네.
저는 망설이는 건 내가 권했어.

너 잘못했다고 했지.

- 했어요.
- 잘못했다면 그만이지 뭐.

- 웬일로 그렇게 노골 노골 부드럽게 굴어.

- 아무 때나 왈왈 거려?

- 더 뭐라고 할래다 내 자식
덤탱이 쓸까봐 달랬어 왜

- 아이고 돈 버는 머리만 쓰는 줄 알았더니.

- 이놈의 증권 때문에 속터져 죽겠다 정말.

- 다 털고 말래니까.
- 털긴 어떻게 털어.

토막난 걸 털어.
- 아 그동안 벌은거 있잖아.

더하기 빼기 하고 말라고.
- 더하기 빼기 본전.

알면 그걸 왜 해.

- 잘 지냈어.

아빠는 청주 할아버지댁에 갔다 왔거든.

할아버지가 너 안 데려왔다고
섭섭해하시더라.

우리 유진이가 아니면

아빠는 반갑지도 않으시대.

- 아버님이 그러셔.

- 할머니가 너 많이 컸나 물으시는데 사실 컸나 안컸나
물어보는데 그냥 기쁘게 해드리려고 많이 컸다 그랬지.

- 백일 때보다는 컸지.

차 마셔.
- 아빠 안 보고 싶었어.

보고 싶었지 유진아.

유진아 아빠랑 책 보러 가자.

공부하자 우리

알았어 책 읽어줄게.

아빠랑 공부하자.

이렇게 돌려야지.
아이고 이쁘다.

어떤 책을 볼까요.

다리가 몇 개일까요.

문어는 다리가 8개입니다.

오징어는 다리가 몇 개일까요.

6개.
- 유진이 아빠랑 공부하니까 좋으니 좋아?

- 오징어 다리는 10개입니다.

몇개야?
개미 다리는 6개입니다.

거미의 다리는 몇 개일까요.

- 시키실 일 없으면 올라가겠어요 어머님.

- 뭐 일이 많았니?

- 저기 내일 점심에 양로원에
보낼 김밥 재료 손질 하느라고

- 아 그런 건 재천댁이랑
미스장한테 맡겨도 되는걸.

아 텔레비 안볼래?
- 그냥 올라가겠어요.

- 너는 어떻게 테레비 일하는 애가 테레비
보는 걸 안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보기 싫어도 어른이 얘기하면 같이
앉아봐주고 그러는 거야.

남들은 며느리하고 앉아서 연속극 보면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도 하고 그런다는데 이거는 원.

- 그럼 보겠습니다.
- 아유 관둬라.

- 나도 옆구리 찔러 절 받기 싫다.

올라가.
올라가 쉬어.

올라가 쉬라고.
- 안녕히 주무세요.

- 그래 너도 잘 자라.

- 아 왜 이렇게 들락날락해.

- 미안해 씻으려고.

- 네 소유자 나현경 작업실입니다.

- 어 니들 지금 아직 안자지?

- 자기는 야 올빼미들이 지금 잘 시간이니.

현경이 바꿔줄게.
현경아.

- 안녕.
일요일인데도 니 신랑 아직 안 들어왔니?

- 아니야 지금 자.

너희들 목소리 듣고 싶어서.

- 너 또 목욕탕에서 숨죽였구나.

- 맞아.
내가 이렇게 살아.

현경아.

- 뭐 생색낼 거 없어야 다른 여자들도 남편
자는데 전화하려면 그 정돈 조심할 거야.

자는 사람 방해 안 하는 거 기본 아니야.

- 그래 네 말이 맞아.

근데 현경아 나 너무 재미없다.

너 말하지마.
나 혼자 지껄일게.

- 알았어 해.

- 있지.

있잖아.

그만 둘래.
넋두리해서 뭐 하니.

끊을게 방해 해서 미안해.

일해.
- 뭐 잘되는 거 없어.

유자만 드라마 쓸려고 태어난
애고 난 별 볼 일이야

응 그래 잘자 안녕.

- 뭘 해.
- 뭐래 누가.

- 너 지현이 보고 하라고 그랬잖아.
뭘 하라고 그런 거야.

- 말하라고.
- 무슨 말.

- 그냥 말.
- 너 이상해.

- 뭐가요.
소 선생님.

- 무슨 말 하라 그런 거냐고.

- 그냥 말 말 몰라 너?
- 너 전화 들고 가만히 있었지.

그동안 지현이 무슨 말 했냐 말이야.

- 별 얘기 안 했어.
아이고 정말.

- 아무튼 너 전화하는 거 이상했어.

너 가만히 있는 동안 지현이 무슨 말인가 했고 너
마지막 말은 나 때문에 적당히 얼버무린 거야.

- 쪽집개네.
소름 끼친다.

- 행복하지 않대?

힘들대?
- 힘은 들지 왜 안 들겠니.

그런 집에 들어가 며느리 노릇하는
거 너는 안 힘들 거 같니?

- 나?
나야 유능하게 잘 해치우지.

재산이 얼마니 간 빼고 쓸개 빼고 필요하다면
창자까지 다 빼고 몸 바쳐 뛰는 거야.

인생사 공짜가 어디 있니.
지현이더러 깽깽거리지 말라 그래.

힘든 거 없이 그 재산 어떻게 물려받아.

- 걔 돈 보고 간 거 아니야.
얘.

- 사랑해서 간 것도 아니잖아.

그러니까 더구나 재산이라도
확실히 붙잡아야지.

- 너 같은 속물이 어떻게 글은
잘 쓰는지 불가사의다.

- 속물이라 그러는 거 아니고 현실감각이
뛰어나다 그러는 거야.

- 웃기지 마.

작가는 작품이 말해 네 드라마에
속물 근성 나는 정말 싫어.

웃기게 그게 맥히는게 한심하지만.

- 뭐가 속물건성이라는 거야 너.

- 나 먼저 일어날게요.
- 아유 그것만 들고 마세요.

- 안 먹히네요.
-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나한테 얘기해요.

솜씨는 없어도 내가 만들어줄게요.

잘 먹어야 튼튼한 애기 나와요.

- 생각 나면요.
먼저 일어날게요.

미스 장.
많이 먹어.

- 네 목장입니다.

- 엄마 저예요.

손님 아직 안 오셨죠.
- 어 이제 오시기 시작해.

느 아버지 들어와서 옷 갈아입는 중이야 왜.

- 아버지 좀.
- 받아요.

- 나?
- 바꾸래요.

- 그래 아버지야.
- 생신 축하드려요 아버지.

- 그래.
나는 누구보다도 네 인사가 제일 기뻐.

- 죄송해요.
오늘 가봐야 되는 건데.

- 아니야 아니야 괜찮아.
어제 왔다 갔잖아.

됐어 이 자식아.

- 술 너무 많이 들지 마세요.

오늘 아버지가 주인공인데 주인공이 너무
취하면 다른 손님들 대접 못해요 아셨죠

- 그래 이놈아.

알았어 걱정 말고 있어.
너 시키는 대로 할게.

- 그럼 아빠 바쁘실 텐데 그만 들어가세요.

안녕히 계세요.
- 어 들어가.

- 아버지.
나 또 아버지 언제 볼지 몰라.

- 상관없어.
네 사진이 있잖아.

그거 보면 돼.

- 네.
- 어 얘 나야.

올라와 있을 시간이라 괜찮니?

- 어 괜찮아.
- 지 집에 가고 지금 유자 없어.

무슨 일 있니?
- 아니야 별일 없어.

맨날 똑같지 뭐.
- 맨날 똑같은데 왜 그래.

나 어제 3시까지 못 잤어 얘.

너 나한테도 다 말 안 하는 거 있지?

- 그래.
있어.

무도한 죄잖아.

그리고 너하고 길게 얘기할 시간도 없잖아.

또 말하면 뭐해.

말하기도 싫어.

암튼.

나 왜 이렇게 처량하고 슬프니.

죽겠어 현경아.

몸은 몸대로 고달프고.

정신적으로 편안히 하면 그것도 아니고.

어떻게 쉬운 게 이렇게 하나도 없니.

그이도 쉬운 사람 절대 아니고.

어머님도 무섭기만 하고 나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 현경아.

- 전화 끊어라.

귀신 본 거 같니?

이 방에 귀신 나왔어?

누구야.
누구한테 하소연이 이렇게 애절한 거야.

- 잘못했습니다.
- 내 집안 얘기.

너 힘든 얘기 밖으로 내보내서 좋을 게 뭐가
있다고 전화 붙잡고 울며불며 그 짓이야.

- 잘못했습니다.

- 2층에 올랐으면 이 방인데

방문도 없이 터진 데서 언제 누가
올라올지 모르는데 얼마나 교만하고

건방지면 내놓고 심히 흉이야 흉이.

살다 살다 별일을 다 보겠구나 응.

말 많은 세상에 말 많은 놈들이여.
봐줄 만큼 봐주고 하느라고 하는데 무서워.

내가 너한테 무섭게 군게 뭐가 있는데.

- 그거는 어렵다는.

- 어렵다는 말을 내가 무섭다고
잘못 들었다는 게냐.

그래.
나중에 정리 좀 하고 다시 얘기하자.

나도 감정이 상할 대로 상했고 너도
놀랬을 테니 나중에 얘기하고.

종욱댁이 점심 모았다니까

전화해 장소알아갖고 나갔다 와.

어디라고 얘기 들었는데.
너한테 기가맥혀서 까먹어 생각 안 나.

알았니?

- 공격적인 자세로 챌린지 하겠다는
마음으로 만들어라.

필요한 인적사항이라고 합니다.

그다음 그 계획이 성과를
올렸을 때 그 성과냐.

그러니까

분배를 어떻게 받고 싶은가 하는 문제도
팀 내에서 구체적으로 동의하면

그리고 더 중요한 건.

- 정말 어떡해.

- 네.
- 아줌마 어때?

- 뭐가.
- 움직이는 거 보면 알잖아.

잘할 것 같아?
- 지금 거실이야.

대답하기 곤란해.
- 이모 아직 안 오셨어?

- 아직.
- 이모 가실거야.

- 점심 와서 먹을 거지.
칼국수 하는데.

- 아니야.
해결하고 들어갈게.

먹고 들어간다고.
- 뭐 약속 있어?

- 운동 가서 해결하고 들어간다고.

- 알았어.
이따봐 그럼.

우리는.

- 유진이 쉬했나 보자.

아이고 안 했구나.
아이고 이쁘다.

제가 할게요.
아주머니.

- 잘 잤어 유진아빠?
- 예.

잘했어.
민경이는 혼 좀 나야해.

그게 클 떄서부터 아주 독불장군
인데 가 있어요.

저 엄마 닮은 데가 많아.
이 서방이 잘 혼내준 거야.

저도 정신이 번쩍 들었을 거 아마.

가끔 한 번씩은 정신 나게
해주고 하면서 살아야지.

이 서방 너무 마음 좋고 이해심 많아서 그냥 내버려두면
어디까지 갈지 모르는 애니까 운전 잘 하라고 그랬니.

- 예.
- 아침은 먹었어?

민경이가 차려줬지?
- 네.

- 아줌마 출근 몇 시에 하셨어요.

- 네 여덟 시에 나왔는데요.
- 잘 했어요.

출근 시간 어김없이 딱 맞춰주세요.

5분 늦고 10분 늦고 그런 거 하지 마세요.

이 집 안주인이 봐서 알겠지만
아주 정확한 사람이거든요.

그리고 첫째 더러운 걸 못 봐요.

행주는 하늘이 무너져도 매일 퇴근하기
이전에 꼭 삶아놔야하구요.

냉장고 청소는 기본적으로 일주일에 한
번은 천지 개벽을 해도 하시구요.

깨스레인지도 언제나 새것처럼
닦아주세요.

그릇은 쓰고 늘 있던 자리에
딱딱 놔주시고요.

- 어머님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오겠습니다.

- 김밥은 다 실었니?
- 예 실었습니다.

- 깍듯하게 인사 차리고 전달하고.

애들이 무슨 말을 하든 너는 장단은 맞추지
말고 손위답게 품위 있게 하고 들어와.

점심 먹는 값 계산도 네가 하고 너 축하해준다고 모이는 자리
마련해준 것만도 고마우니까 밥값은 네가 낸다고 해.

그게 손윗사람 도리야.

점심 먹는 거 말고 또 다른 볼일있니?

있으면 미리 얘기해.
- 없습니다.

- 그럼 곧장 들어와.
너하고 나 얘기 좀 해야겠다.

어이 나가봐라.
그럼 시간 빠듯하다.

- 다녀오겠습니다 - 얘.

- 예 어머님.
- 아휴 너 참 이상하다.

왜 그렇게 놀래.
사람 언짢게 쓰리.

어?

아 어깨 툭 떨어뜨리지 말고
가뿐하게 끌어올려.

구름 낀 얼굴 하지 말란 말이야.

애가 저 축하 받으러 나가는 애 얼굴이
그게 왜 그 모냥이야 응.

- 조사 결과가 나왔는데 내용이
약간 변경됐습니다.

- 계약잔가요 지점장님.
- 네 그렇습니다.

- 그런데 말이야.

네.
- 나예요.

- 어, 잠깐 잠깐 있어

증권 여상이 다운돼서 우리가 피해를
봤을 때 보상 규정이 있어요?

- 특별한 건 없습니다.
- 그럼 불평등하잖아요.

그게 문제가 된다고 하던데.

- 문제가 생기면 2시간 안에
복구할 수 있습니다.

- 다른 회사들은 어떻게
하는지 한번 알아보세요.

뭐 알아본다면 생각해 보고 결정하죠.

어 말해.
- 바빠요?

- 아냐 됐어 말하라고.

- 나 양로원에 김밥 전달하고 동서들하고
점심 먹으러 나가는 중이에요.

- 그래 좋은 일이군.
- 그런데 아침에 안 좋은 일이 있었어요.

- 뭔데.

- 현경이하고 전화하는데

나 어제 오늘 너무 처량하고 서글퍼서
힘든단 소리 하면서 울었어.

- 그래서.
- 올라오신 줄도 모르고.

어머니 무섭다 소리를 했는데.

- 어머님 얼마나 화를 내시는지 - 이거봐.

그걸 화내시는 게 당연하잖아.

누구한테든 힘들다 소리 하지 말랬잖아.

그리고 더구나 집에서 그게 뭐야.
어머니 외출 중도 아닌데.

아 이 사람 어떻게 된 거 아니야.

- 잘했다는 거 아니야.

그렇지만 나도 누구 하나는 속
말할 사람 필요해 나한테.

- 나한테 해 차라리 나한테 하라고.

- 어쨌든 어머님 당신까지
꾸중하실지도 몰라.

그렇게 알고 있으라고.
- 알았어.

근데 그건 당신이 잘못한 거 알아.

- 잘못했다고 했잖아.
- 영리한 여자가 이게 뭐가 영리한 거야.

- 야단치지 마.
야단치는 거 질색이야.

당신 야단치고 어머님 야단치시고.

죽겠어 정말.

- 국수 넣었니?
- 이 선생님 아직 안 나오셨다는데요.

- 어 이 선생 밖에서 먹는데.

- 우리 솜씨가 맛이 갔나.

왜 우리 선생님 계속 여기 점심 거부하시죠.

- 그게 아니라.
요새 내가 미워졌거든.

- 어머 싸우셨어요?
- 응 안 좋아.

- 왜요.
- 뭐 때문에 싸우셨어요?

- 이유까지 알려고 할 건 없어.

어른들 일이야.
식탁 누가 닦았니?

- 저요.

- 욕먹을 줄 알면서 저 헛소리 그렇게
냉큼 한다는 건 날 깔본다는 뜻이지.

- 아니에요 선생님.
어디 덜 닦인데 있어요?

- 다시 닦아.
물 끓니?

- 아직 조금 더.
- 그럼 다 되거든 불러.

- 네 선생님.

- 어머 박지현씨.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 어 예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나 작업실에 자주 가는데 운이 없어서 그런지
지현 씨하고는 영 안 만나지던데요.

- 어쩌다 가니까요.
- 약속 있어요?

- 아 네.
동서들하고 점심.

- 그럼 가죠.
나도 여기 볼 일 있어요.

지난 호 인터뷰한 탤런트하고
점심 먹기로 했거든요.

- 책은 잘 돼요?
- 네 잘 되는 편이에요.

지현 씨도 도와주고 그러니까.

- 도와주기는 뭘.

- 아직 애기 없어요?

- 아직.
그러네요.

- 이상하다.
허니문 베이비도 많은데.

고단하세요?
- 아니요 왜요.

- 얼굴이 전만 못해요.

- 아무래도 전에는 반은 날라리였으.

- 그렇죠.
시집살이는 시집살이죠.

왜 그래요?
- 아니 아니에요.

- 지현씨.
지현씨.

- 나 병원 나 병원에 좀.

병원에 가요.

-지현 씨 출발해요.
정신 놓지 말아요.

정신 차려요 네?
- 송 기자 글 쓰면 안돼요.

글 쓰면 안 돼요.
- 걱정 말아요.

별 걱정을 다해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