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language subtitles for Fireworks EP16 360p-SBS

- 정 좋고

의좋게 해로하면서 아들 딸

열씩만 낳아라.

- 그래 봤자 요새 애들 아무 소용없는겨.

하나 아니면 둘이여.
자.

- 안녕.
어서 와 오랜만이다.

- 뭘 며칠 됐다고.
- 그래도 한참된 느낌인 거 있지.

맨날 보다가 말이야.
- 나도 그래.

- 그건 뭐니?
- 어 하나씩 먹어.

엄마가 용 좋은 걸로 써서 지었데.

- 야 우리 거야?
우리가 뭐 했다고.

- 그동안 신세 많이 졌다고.
- 야 신세는.

너무 황송하다 얘.
- 그런데 현경이는 왜 없어?

- 시트콤 미팅 갔어.
올 때 됐는데.

- 시트콤?
- 너 몰라?

- 어 몰라.

- 웃긴다 매일 통화하면서
그 기집애 얘기 안 했니?

- 시트콤 들어가?
- 어 새 시리즈 맡았대.

- 혼자?
- 혼자한테 누가 주니.

그거 단체 플레이잖아.
배철수하고 현경이 포함 다섯이래.

앉아 얘.
- 잘됐다.

현경이 잘할 거야.
- 그런데 왜 너한테 얘기 안 했지?

- 폐업하고 들어앉은 데다 저 일한다
말하기 좀 그랬겠지 뭐.

- 이해도 잘한다.
은지 알면 몰라서.

- 넌 어때?
- 별로 안 어려워.

하루 두 편씩은 떨어뜨리니까.

- 굉장하다.
방송국에서는?

- 좋아해.
작품이 훨씬 젊어지고 재미있어졌대.

시청률 좋아지면 좀 더 하자
그러는데 모르지 뭐.

- 니거 아직 안 나가지?
- 다음 주부터야.

- 내 자리 누구 아직 안 들어오니?

- 어 그냥 놔두기로 했어.

이제 현경이도 계속 일해야 하고 나도
그렇고 복잡하니까 그냥 놔두기로.

괜히 성격 이상한 애나 들어오면
골치 아프잖아.

- 그래 그것도 그렇다.

- 그래서 우리는 거의 동거
생활로 들어갈 것 같다.

현경이랑 나 말이야.

나는 벌써 일주일에 닷새는

여기서 자잖아.

- 어 그러더라.
- 현경이도 그러겠대.

집에 들어왔다 나갔다 피곤하고
시간 부서지고 그러니까.

- 그래 그것도 좋은 생각이다.
- 그 얘기도 안 하디?

- 야 진이 어 왔구나.

반갑다.
나 보고 싶었지?

- 축하해.
너 일 맡았다면서.

너 근데 말 안 했어.
- 뭐 해봐야 하는 거잖아.

배철수 꽁무니 붙잡고 들어가는
거잖아 창피해서.

- 됐어.

생각해 주는 척하면서 따돌리고
그렇기만 해.

- 너 우리 동거 생활한다는 것도 말 안 했니?

- 야 징그러워 죽겠다.
동거는 무슨 동거니 합숙이지.

혼인 길 막히게 진짜.
- 미팅 잘 됐어?

- 너 오기로 했기 때문에 급해서
나 건성건성 앉았다 온거야.

니 방값.
- 어.

급할 거 없는데.
아버지?

- 야 너 아버지 말고 누가 있니?
- 부담되셨겠다.

- 괜찮아.
어차피 내 결혼 비용 중에 일부인데 뭐.

날아가는 거 아니잖아.
너 일 끝냈니?

- 어 한 20분이면 돼.
- 야 빨리 끝내 끝내고 나가자.

- 알았어 일어나잖아.
- 우리 먼저 가 있을까?

- 그러든지.
- 운수소관 아니고 팔자소관이야.

쟤하고 동거 생활을 하게
될지 누가 알았겠니 뭘.

- 뭘 여태도 잘 지냈는데.
- 일일 그건 잘 쓰나 보더라.

감독하고 통화하는 거 보면.
- 재주 있잖아.

- 어 확실히 그건 있는 얘야.
- 밥은 누가 하기로 했어?

- 목 마른 사람이 샘파는 거지 뭐.

나는 안 먹으면 못 사는 애고
쟤 먹는 거 별 상관없잖아.

내 차지지.
누구 차지겠니.

- 그럼 유자는 청소 담당이겠구나.

- 그런데 더 비극적인 건 제 청소하는
거 내 마음에 안 든다는 거 아니니.

나 이러다 하녀 되는 거 아닌지 몰라.

밥해 받치고 설거지하고 청소하고.

- 설마 저도 생각이 있겠지.

- 왜 이렇게 막히니.
무슨 날인데.

- 무슨 날은 언니 결혼식 한 날이지.

- 그래서 우리 축하해 주느라 서울
자동차가 다 거리로 쏟아져 나왔나?

- 글쎄 그런가 보지?
- 언니랑 형부 웃겨.

사정상 여행은 못 간다 치고.

그래도 오늘쯤은 어디 근사한
호텔에라도 가서 쉬지 곧장.

곧장 아파트 들어가 뭐해요 형부?

- 글쎄 말이야.
- 아니면 가평가서 며칠 있다 오든지.

설마 가평 정도 가는 것도 무리겠어?

- 그냥 이러고 싶어.
남들하고 안 똑같고 좋잖아.

- 별게 다 좋네.
형부도 불만 없는 거예요?

- 뭐 별로.
잘 쉬면 되지 뭐.

- 허니문 사진도 한 장 없게 생겼잖아.

그게 뭐야.

늙으면 추억밖에 아름다운 게 없다던데

홍식이가 암튼 괴상한 커플이래.

- 너 아직 홍식이 만나?
- 일편단심 민들레라 그랬잖아.

- 일편단심이 뭐 좋은거라고.

- 뭐 언니처럼 초지일관 하고 멋있지.

- 엄마를 어떻게 하려고 그래.

- 상관없어.
나는 나야.

어 이제 빠지나보다.
- 스테이크 하나 해주시고요.

고기 종잇장처럼 얇으면 안 돼요.
두툼하게 해주세요 네?

- 네 걱정 마세요.
- 너무 익히지 마세요.

미디엄으로 해주시고요.
뭐할까 지현아.

낙지볶음 해볼까?
- 좋지.

- 낙지볶음.
국수 많이 해주세요.

국수가 많으면 낙지도 충분해야 해요.
무슨 얘기인지 알죠.

- 알았어요.
현경씨 걱정 마세요.

어디 한두 번이에요.
- 유자 닭날개 튀김 좋아하는데.

- 그거 오거든 시켜.
미리 시키면 맛없어.

- 그래 그러자.
빨리 빨리 줘요.

배고파 죽게 생겼어요.
예?

- 현경 씨 죽으면 섭하죠.

- 저 녀석 같이 놀자 그러네.

- 너 좋아하잖아.
- 말랐니 쪘니?

- 몰라 안 달아봤어.
- 얼굴은 별로다.

기분 좀 추스려 얘 얼굴 나빠져.

- 아니야 괜찮아.
뭐가.

- 뭘 뭐가야.
너 맥 없잖아.

노조도 안 하고 직장 폐쇄 당한 꼴이니까 신날 거야
없겠지만 너하고 전화 끊고 나면 심란해 야.

글쟁이 글 못쓰게 하는 거 카나리아 노래
못하게 하는 거 같은 거 아니니?

- 멋있다 웬 카나리아 씩이나.

- 그냥 너 혼자 써.

써놨다가 네 시아버지 별세하시면
그때 발표해

안 될 거 있니?

- 너 그거 지금 위로라고 하는 거야?

- 맥주부터 주지.
얘들 뭐 하고 있는 거야.

- 끝났어?
- 그럼 끝나서 보내고 왔지.

- 낙지국수하고 스테이크 시켰다.

너 닭날개지?
- 먹고 시키지 뭐.

나 나오기 직전에 전화 받았는데

월간 녀석 한 선배 말이야.

허민경 씨 결혼식 갔다 왔다 그러더라.

너한테 말 하나 안 하나 잠깐 고민했는데 아는
게 너한테 좋을 것 같아서 얘기하는 거야.

- 너는 무슨 우리 파티 초칠 일 있니?

- 초치는 게 아니라.
- 그걸 왜 꼭 지금 알아야 하니.

나중에 얘기해도 되잖아.
- 매도 먼저 만든 게 낫잖아.

- 우리 지금 숙제 안해와 갖고
와서 손바닥 맞는거니?

- 됐어 괜찮아.

뭐

뭐가 어때서

나랑 무슨 상관인데

상관없어 현경아.

맥주나 빨리 달라 그래.
목마르다.

응?

- 아저씨 트렁크요

- 이리 내 내가 들게.

- 아저씨 기다리세요.
- 네 그럴게요.

- 피곤하니?
- 어 조금.

- 확실히 티 나는구나 혼자 몸 아닌 거.

- 그럼.

- 민지야 나 물 좀 줄래?
- 어.

- 내가 내가할게 줘.
- 네 그러세요.

그럼 저 이거 걸고 나올게요.
- 거는거 내가 할게 그냥 놓고만 나와.

- 왜 그래 들어간 김에
정리까지 해준다는데.

- 많이 피곤해?
- 생각보다 그러네.

- 샤워하고 쉬어.
나도 피곤하니까 그럴 거야.

- 우선 한 두 시간쯤 잘까?

- 그래 그러자.
- 언니 여기 집어넣을 거 많은데 내가 할까?

- 쟤 빨리 갔으면 좋겠는데
왜 안 가고 저러니.

놔둬 놔두고 너 가서 비디오
테잎이나 좀 빌려와.

- 비디오 테잎?
- 어 한 서른 개 좀 갖고 와.

- 서른 개?
- 얼마씩이나 하니?

오만 원이면 안 돼?
- 서른 개씩 뭐 하려고?

- 서른 개 돼야 볼 만한 거
다섯 개 되기도 힘들 거야.

- 그래도 서른 개 너무한다.
무슨 논문 쓰니?

- 귀찮아 말 시키지 말고 하라는 대로.

- 어떤 걸로.
- 아무거나 네가 가서 골라 그냥.

- 서른 개를 무슨 수로 골라.
- 그렇게 필요 없어.

한 10개만 갖고 와줘.
- 서른 개.

- 서른 개 다 뭐 하려고 그래.

- 아무튼 서른 개 갖고 와.

해달라는대로 해줘.

- 갖다줘.
저 고집 말릴 사람 없어.

- 알았어요.

- 미안해.
미안하다.

- 미안해.
조금만 기다려주라.

곧 괜찮아질 거야.

우리 커피 마실까?

- 좋아 마시자.

- 내가 해줄게.

그런데 이 아파트 왜 이렇게 춥니?
이 선생 안추워?

- 이 아파트 그렇잖아.
- 나 내의 입어야겠어 우습네.

내의 벗은지가 언젠데.

아니 전화해서 히터 먼저 사
보내달라고 해야 되겠다.

추워서 못 살겠어.
- 놔둬 내가 나가서 사올게.

전화하지 마.
- 싫어 나가지 마.

그냥 있어.
엄마한테 사 보내다고 하면 돼.

- 그럴 거 없어.
잠깐 나가서 사오면 되잖아.

뭐 이런 것까지 장모님한테.
- 나가는 거 싫단 말이야.

그냥 있어.
- 같이 나가자 그럼.

응?
같이 나가 나가자.

- 그만해.
- 나 괜찮아.

- 니 한도 넘은 지 오래야.
물 마셔 물.

- 야 그럼 우리 노래할까.
나 좋아하는 노래 있어.

- 그게 훨씬 낫겠다.
야 너 언제 끝나니?

대충 마무리하고 끝내 우리 할 거야 얘.

- 김 세게 구네 애들 알았어 그래 해 해.

- 뭐할까?

- 사랑해서는 안 될 사람 해
사랑해 선 안 될 사람.

- 쟤 왜 이렇게 후졌니?
- 원래 후지잖아.

- 사랑하는 죄 이라서.

- 이 나눠드린 거는 저희 채권 영업 업무의
플로우를 요약해서 적은 겁니다.

저희가 준비하고 있는 것은

기존의 증권사 영업팀에서 하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영업의 플로어를
바탕으로 해서 영업 플로어 시스템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 이 매매 보고서 말이에요.
이게 증권 전산 시스템에는 없어요?

- 증권 전산 시스템에도 있는데
양식이 좀 다릅니다.

- 이건 궁금한 부분인데

이 매매 보고서가 사실은 외국의 경우에는 컨퍼메이션
팩스가 있고 컨트랙 노트가 있거든요.

그 차이가 뭐냐 하면 컨퍼메이션는 딜이 일어나자마자
딜이 있다는 걸 확인시켜주는 거고

주로 컨퍼메이션는 영업을 한 사람이
직접 프론트데스크에서 날아가거든요.

그리고 전표가 백오피스 넘어가게 되면은 컨트랙 노트를
보내주게 되는데 우리나라 경우는 어떻죠?

- 주식의 경우에는 3일 뒤에 나가요.

- 그럼 컨트랙 노트가
3일 뒤에 나가는거네?

- 그런데 이 채권 스토는 주식 스토가 달라서
당일 결제이기 때문에 당일날 나갑니다.

- 자, 또 하나 중요한 문제는 우리 전산 시스템에 거래
정보를 입력하는 사람을 한정화 시켜야 하는 문제인데.

다시 말해서 패스워드 관리를
잘해야 하는 건데.

- 네 박지현 핸드폰입니다.

- 어 왜 유자 씨가 받죠?

- 어머나 종혁 씨.

지현이 지금 토하러 화장실
가고 없는데 어떻게 하죠.

- 토해요?
- 네 우리 오늘 송별회 하는 거 알죠?

- 네 압니다.
- 이것저것 기분이 좀 그런가 봐요.

잘 못 마시는 애가 좀 지나치더라고요.

토하고 싶다고 그래서 현경이가
데리고 갔어요.

- 거기 어디예요 유자씨.
여기 여자 셋이서.

- 이쪽으로 오십시오.

- 얘 종혁 씨 왔다.

- 지현아 종혁 씨 왔어.

지현아.
- 그래 알어.

글쎄 소유자 쓸데없는 짓 했어.

입어.
뭐 하러 와요.

택시 타고 들어가면 되는데.

- 속은 괜찮아?

괜찮은 거야?
- 괜찮아요.

다 토했기 때문에 이제 금방 말짱해져요.

말짱해질 건데 바쁜 사람이
일하지 뭐 하러 와요.

- 일어날 수 있어?
한번 일어나볼래?

- 물론 일어날 수 있죠.

나 망신 시키네.
내 다리가 왜 이러는거니 현경아.

- 술 들어가니까 그렇지 왜 그래.

- 나 왜 이렇게 등신같이
술도 하나 못 마실까.

잘하는 게 하나도 하나도 없어요 바보같이.

- 나갑시다 나가자.

- 야.
- 뭘.

택시타고 우리가 데려다 주려고 했는데
이렇게 달려올 줄 몰랐어요.

- 괜찮습니다 제가 데려다 줄게요.
가장 시켜서 미안해요.

원래 술 못하는 사람들이
이런 짓하는 거예요.

- 안 바쁘세요?
- 7시 약속까지 충분해요 저 갑니다.

- 가세요.

- 미안해요.
안 이럴려고 했는데.

- 몇 년을 같이 일했는데

거기서 혼자 빠져나오는거

마음에 안 좋을 수 있어.

그만두고 싶어 그만두는 것도 아니고.

미안하게 생각해.
좀 자면 좋을 텐데.

좀 자면 어때?
- 알았어요 잘게요.

아 참 차에 술 냄새 나겠다.

창문 좀 열어.
- 내가 열을게.

- 아니다 나 기댈래 기댈게요.

아니야 종혁 씨 옷에 냄새 배 참.

- 가만히 있어.
상관없어.

상관없어.

- 늦는다더니?
- 웬 술이야 술이.

- 술?
- 술을 얼마나 먹었길래.

최서방이 바래다 주기까지.
- 아이 최서방이 데려왔어요?

- 그래.
- 쟤 술 먹었대요?

- 최 서방이 불러놓고 갔어.

약속 있대.

- 최서방하고 같이 있었니?
- 뭐 옷장 정리해주고 오는 거니.

- 형부랑 언니 뭐 안 좋은 거 있어요 이모?

결혼한 사람들 분위기가 어째 이상해.

- 뭐가.
- 언니 기분이 영 좀 그래 보이는데.

비디오 테잎이나 서른 개씩
빌려오라 그러고.

- 뭐를?
- 비디오 테잎요.

틀어박혀서 일주일 내내
비디오만 보려나 봐요.

- 웬 비디오 테잎이야?

- 그거 한 십 년 살고 시들해서 서로 할 말도 없고
말 거는 것도 싫은 부부들 시간 떼우기 아닌가?

- 아이고 걔들 벌써 10년 살았니?

비디오 볼 새도 없는 애들이
아주 작정했나 보지 뭐.

비디오나 진력나게 보자고.
- 언니 짜증내고.

- 뭐라고 짜증내.
- 아 뭐 만사가 다 귀찮다야.

장정리 해준다 그러는데도 싫다.

비디오 테잎 30개씩 뭐
하냐 그러니까 화내고

좀 이상하더라고.

- 왜 그래.
식장에서는 내내 방실 방실 웃더니.

- 어린 애 들어서 예민해져
그래 신경 쓸 거 없어.

준비하느라 고단했지.
결혼식은 뭐 쉬워?

그리고 시집 가는 날 그저 좋기만 한 딸년

나사 빠진 거지 뭐.

집 떠나면서 뭐가 그렇게 좋기만 해.

- 아파트 춥다고 둘이 히터
사러 나갔다 들어오더라고.

- 글쎄 그렇다니까.
아파트가 그렇다니까.

- 30개 채우느라고 한 시간 넘게
고생하다 갔더니 아무도 없잖아.

메모나 붙여놓고 나갈 것이지
한참 기다렸어.

내가 시집갔나 내가 왜 이렇게 피곤한 거야.

- 저녁은 몇 시에 먹었는데.
- 몰라.

전화 한대요.

- 켜봐.

비디오로 바꿔봐.

- 됐어.
- 나 잘하지?

- 응 잘하네.
- 잘하긴 남자한테 기본이지.

자 이제 오디오 좀 볼까.

아직도 추워?
히타 좀 더 가까이 돼줄까?

- 됐어 훨씬 나.

- 식었다 바꾸자.
- 강욱아.

- 응.
- 그거 놔두고 여기 와 앉아.

- 그래.

- 이러고 만화영화 보자 우리.

- 그래 그러자.

웬만한 드라마보다 훨씬 난 만화 많더라.

- 우리 집이지.
- 우리 집이야.

- 근데 왜 으슬으슬 춥고 꼭 남의 집 같아.

- 사람 안 살았잖아.
며칠 살면 괜찮아져.

사람 온기가 없어서 그래.

- 거기 내 성감대야.

- 알아.
- 만지지마 의욕 없어.

있잖아 이 선생.

나 전쟁에서 이기기는 했는데

이기기는 했는데

너무 만신창이가 돼서 죽는 날까지 누워
있어야 하는 장수가 된 기분이야.

- 방법을 가르쳐줘.
내가 어떻게 하면 되는 건지.

- 그리고 너는

불쌍해

너도 불쌍하고

나도 불쌍하고

둘 다 불쌍해

못 견디겠어.

- 그렇지 않아.
뭐 때문에 그래.

악몽은 끝났다고 생각해.
제자리로 돌아온 거야.

편안하게 생각해.
나 지금 편안해.

- 나 입맞출게.

- 좋아.

- 안 되겠다.
머리에서 사이렌이 울릴려고해.

기분 전환 하자 우리.
이 선생 오디오 빨리 꽂아서 음악 틀어.

나 주방 정리부터 할 테니까 오디오
끝나면 우리 컴퓨터도 연결해 응?

- 그래 알았어.
- 뜨거운거 한잔 더 줘?

- 나는 됐어.
- 아직 배는 안 고프지.

- 아니.
- 그래 각자 할 일 하자 그럼.

- 그러게 주책 없이 왜 덜컥 애부터 가지래.

평생 한 번 하는 신혼여행도 못 가고 결혼하자마자
입덧부터 하게 생겼으니 기운 없지.

못 먹지 어떻게 할 거야.

병원 문 닫아볼 수도 없고.
- 병원 문을 왜 닫아요.

- 신혼 재미도 평생 한 번뿐인 건데.

낫살이나 먹어가지고는 주책없이
그 조절도 못해 그래.

- 거북한 얘기 그만둬요.

- 나 길게 안해 이 서방.

- 예.
- 다 그만두고 한 가지만 다짐해두겠어.

- 무슨 얘기하려고요.

- 애미 잘못 만난 거 빼고는 세상 어떤
자리에 내놔도 꿀릴 게 없는 애야.

내 자식이라서가 아니라 계집인 게 한스러울
정도로 똑똑하고 잘났어 엄마.

- 엄마 이 서방이 웃어요.

- 나 얘 많이 의지하고 살았어.

- 예 압니다.

- 어떤 일이 있어도

딴 여자 곁눈질해서 내 자식 주저앉게 만드는 거
안 할 거다 싶어서 그거 하나 믿고 주는 거야.

- 엄마.
- 그것만 안 하면 돼.

그것만 안 하면 다른 건 다 넘어갈 수 있어.

그리고.
- 그만해 엄마.

- 가만히 있어.
무슨 해로운 소리 할 거라고 그래 얘가.

- 이 서방 다 알아 잘해 잘
할 테니까 걱정 말라고요.

- 때로는 내가 마음에 걸리는 말 좀 해도

성격이 별나거니 생각하고 서운타 말어.

내가 원래 부드러운 사람이 못 돼.

- 네 알겠습니다.
- 그리고 나는.

- 얘 배추김치는 지금 딱 먹기 좋으니까 가는 즉시
냉장고에 넣고 깍두기는 오늘 아침에 담은 거니까

다용도실 2-3일 뒀다가 익는 냄새가 난다
싶을 때 냉장고에 넣어서 익혀 먹어.

- 네.
- 명란 있잖니.

한 번 먹을 만큼 쌌으니까

한 번에 한 덩어리씩 꺼내 먹고 찌개
하려면 두 덩어리 쓰면 되고.

- 네.
- 북어찜거리도 양념에 넣었어.

- 알았어요.
- 저거 생선인데.

굴비는 비닐까지 벗겨서 다 씻어놓은거니깐
그냥 굽기만 하면돼.

너 그거 알아.
오븐 미리 예열 시키고 굽는거.

- 그런 거예요?
- 그만 가서 쉬어.

나 9시 뉴스 볼 거야.
- 네 그럼 편히 쉬세요.

저희 가보겠습니다.
처제 놔둬 우리가 들고 나가면 돼.

- 나오세요.
- 엄마 그럼 우리 가.

- 가.
- 이모.

- 잘하고 살어 이 서방 같은
남편 세상에 둘도 없을 거야.

이 서방 꽉 믿고 예쁘게 예쁘게 살어.

그래야해 알았어?

응?

- 가보겠습니다.

- 이 서방 민경이 잘 부탁해.

이 서방 믿어.
응?

- 내일 아침에 국 뭘로 끓여줄까?

- 빵 먹지 뭐.
내가 프렌치 토스트 해줄게.

커피도 뽑고.
- 혼자 빵 먹기 질렸잖아.

밥 해줄게.
국 뭘로 끓여주나 말해.

- 콩나물국 먹을까?
- 그래 그럼 가다 콩나물 사자.

- 그래 - 얘 아직도 자나?

얘 아직도 자?
뭐 먹고 자야지.

얘 아직도 자는 거야?

- 안 먹어.
많이 먹었어요.

잘래요.

- 생전 안 하던 짓이야 어떻게

이따라도 배고프면 얘기해.

- 아직도 자?
- 반은 깨고 반은 자는데 생각 없대.

- 생각 없겠지.

배고프면 먹겠다고 했지 뭐 한 두살짜리
어린 애도 아닌데 내버려둬.

- 깨워 밥 먹일 생각 안 한다고
눈을 들 때는 언제고.

- 속 탈 난 거 같지는 않아?
- 알아서 하겠죠.

애도 아니고.

- 당신 왜 이렇게 뿌옇게
안개 낀 김포공항이야?

- 좋은건 뭐가 있겠어요.

보따리 싸들고 들어오는 날부터
애가 맥이 없는데

술은 괜히 취하도록 먹었겠어요.

우는 놈도 다 속이 썩는 거지.

- 알아들었어.
그만 둬.

- 나 왔어.
- 뭐 했어?

뭐 하고 들어오는 거야?
- 담배 피웠어.

불 끌까?
- 응 꺼.

담배를 왜 나가서 펴?
- 냄새나잖아.

테라스 나가 피웠어.
- 담배 냄새 안 싫은데 왜.

- 집 안 공기 더럽히는 거 싫어서.

- 안 추웠어?
- 뭐 별로.

책 볼 거야?
-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이야.

- 너 입덧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니.

- 괜찮아 잘 못됐다 그러면 돼.
- 그런 게 어디 있어 재수없게.

입덧 하도록 만들어야지.

아니야?
- 마음대로 돼?

- 이렇게 해야지.

노력하자 응?

- 네.
- 나야.

좀 잤나.
속은 괜찮아?

- 괜찮아요.
집이에요?

- 어 막 들어와 샤워 끝냈어.
- 일 보는 데 지장 없었어요?

- 응 전혀.
지금 뭐 하니?

- 그냥 그냥 멍청하게 있어요.

나 요즘 멍청이 된 것 같아요.

- 얼마 동안 다분히 그럴 거야.
디프레스 된 거 이해해.

맛있게 먹던 과자 뺏긴 기분일 거야.

당신

마음으로

아직 완전히 포기가 안 돼서 그런 거야.

뭐 좀 먹었어?
- 먹었어요.

- 그래.
나 할 일 있어.

그만 끊자.
당신은 자고 나는 일하고.

- 그래요 끊어요.

- 굿나잇.
- 굿나잇.

- 많은 시간 그대를 생각하고

그대 꿈꾸기 바라면서

잠자리에 듭니다.

쓸쓸해하지 말아요.

함께 있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라는 말은

틀렸어요.

- 술 취해 들어왔다면서?

최 서방 안 놀래?
처음 봤을 거 아니야.

조심해.
그런 거 이해 못하는 집안이야.

이해가 아니라 상상도 못하는 어른들이셔.

먹지도 못하는 술을 왜 먹어.

야 너 운동 안돼.
빨리 걸어야지.

- 안녕하세요.
웬일이에요?

- 잠깐 볼 일 있어서 저 왔습니다 형님.

- 일찍 움직였네.
- 네.

지현이 좀 볼려구요.
- 들어올 시간 없지?

- 네 없습니다.
- 그래 그럼 볼일 보구 가.

나 운동 중이야.
- 예 계속 하세요.

당신도 뭐 산책 중인가?

- 굳이 말하자면 뭐 그런 셈이에요.

- 어 줄 게 있어서.

- 무슨 날인데요?
- 무슨 날이 어디 있어.

그냥 이러고 싶은 날이지.

- 고마워요.
나 꽃 좋아해요.

- 그래 여자라는 확실한 증거지.

그런데 나 당신한테 줄 거 또 있어.

- 뭔데요?

- 카드 썼어, - 무슨 카드요?

- 당신한테 주는 카드.

- 줘요 그럼.
- 응.

어 근데 있지 나 지금부터
당신 존경하기로 했어.

야, 그거 무지 무지하게 어렵더라 어.

태어나서 그렇게 고생하기는 처음이야.

- 받아.
- 세상에서 제일 큰 카드예요?

무슨 카드가 이렇게 많아요?

- 어 많어 많다고.

많기는 한데.

그런데 그게 나는 바보다야.

나는 나는 바보다인데.

그래도 그게 내 마음이야.
그러니까 나 무시는 하지 마라.

태워줄까 아직 한참 가야 하는데.

- 아 아니요.
그냥 걸을래요 괜찮아요.

- 그래 그럼.
공기 좋으니까 걸어.

몸에 좋아.

- 최 서방 왔다면서.
- 갔어요.

- 술 먹느라고 고생했다고 꽃 사갖고 왔대?

그건 뭐야?
- 카드래.

한 보따리야.
돈 많으니까 뭐든지 돈으로 승부하잖아.

취미 안 맞아 진짜.

- 왜 그래요 언니?

- 네.

카드 보고 그러는거지?

그럴 줄 알았어.
그럴 줄 알았다고 비웃을 줄 알았다고 그래.

- 비웃는거 아니에요.
비웃는 거 아니야.

- 비웃는 게 아니면 이보셔
이렇게 웃을 일이야.

에이 창피해.
에이 에이 창피해.

- 이제 그만 웃을게요.

그만 웃을게요.
끊지 말고 조금만 기다려요.

아 조금만요.

고마워요.

몇 년 동안 이렇게 즐거운 일 없어요.

- 좋아.

못난 내 꼴이 당신 그렇게
즐겁게는 해줬다니.

안한것보다는 나은걸로 생각 할게.

- 아 정말 고마워요.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 그래 나도 고마워.

- 나 커피 마실래요.
그만 끊어요.

- 어 끊어.

- 반 마디?
이모 반 마디?

- 가만 얘 쌀을 얼마나 안 쳤는데?

두 공기면 너 4인분 나온다.

그래 불 끄기는 했고.

얼마나 그럼 반 마디면돼.

반 마디만 부어.
고생하지 말고 집에 와 먹어.

할 줄도 모르는 애가 무슨
너 요리책 안 갖고 갔니?

갖고 갔잖어.
- 아직 안 풀었단 말이에요.

어.
콩나물 먼저 김 올려서.

네.
네.

고춧가루는 언제 풀어요?

어.
파 마늘 맨 나중에 넣으라고?

알았어요.
알았어.

내가 해본다니까요.

어.
네.

깼어?
- 어 커피 냄새 좋으네.

- 이리 와 줄게.
아니 거기서 마실래?

- 내가 할게.
정말 밥 하는 거야?

그 밥 먹을 수 있을까?
차라리 내가 같이 힘든데 어?

- 그렇다고 서방님 밥 얻어먹고
살 순 없잖아.

머리 좋은 여자 살림도 잘 한다더라.

나 머리 좋으니까 실습 기간
약간만 주면 잘 할 거야.

꿈꾼 거 없어?
첫 날인데.

- 기억 안 나는데.
넌 없어?

- 없어.
나도 안 꿨나 봐.

- 아참.
히타 갖다 줄까?

- 아니 아직까진 괜찮아.

- 뭐 할까?
-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각자 책장 정리만 하재도 종일 할걸?
- 당장 급할 거 없는데 뭐.

꼭 보고싶은 연극 없어 연극이나 보러 갈까?

- 그냥 있을래.
너한테 치대기나 하면서.

- 그래 마음대로 해, 그럼.

- 콩나물 다듬자.

같이 하자고.
- 알았어 하자.

꽁지도 따는 거지?
- 식성이 어떠신데.

- 따는게 깨끗하다.
- 그래 따 그럼.

많이 뒤척이더라.
- 잠자리가 바뀌었으니까.

나 때문에 성가스러웠어?

- 아니 왜 어디가 불편할까.

그냥 그랬어.
- 그런 거 없었어.

새 이불도 그렇고 그래서 그랬겠지.

- 니 눈치 안 봐도 되니.

- 그런 말 하지마.

- 나 안을때 걔라고 생각하고
안지 말아주라.

- 샤워하고 올게.

- 어떻게 마음에 들어서 든다 그런 거야.

아니면 노인네 다리 분파는 거 봐주느라
덮어 놓고 좋다 좋다 그런 거냐.

- 아니에요 어머님 다 마음에 들어요.

다 마음에 드는데 너무 비싸서.
- 그런 데 신경 쓸 거 없다.

우리 집에 뭐 핸드백 사고 화장품 사고

딸들이 있어

여자 치장하는데 돈 드릴 일이
있는 집이기를 하니 뭐.

종혁이 하고 다니는 거 봐 알잖아.

그 녀석이 표 안나게 멋쟁이야.

보기 좋잖아.
- 네.

- 너 이 일 그만두기로
했대서 사실은 후련했다.

말이 출퇴근이고 일이지 새벽부터
일어나 움직여야지.

종혁이 들어올 때까지는 잘 수도 없지.

그러면서 그 일을 어떻게 해.

좋은 재주 썩히는 거 아깝지
않은 건 아니지만 어떡하니.

상대를 잘못 골랐지.
들어오거든 덮어놓고 애부터 가져.

시집살이 빨리 느긋해지려면 애기부터
낳아놓는 게 상수야.

어린애가 있어 많이 봐주거든.

아유 참 잊겠다.
아버님 용돈 주시더라.

- 아 아니에요.
저 쓸 돈 있어요.

저번에 주신 것도.
- 집어넣어.

그건 그거 이건 이거 이건 아버님
주머니에서 나온 거야.

얼른.
- 잘 쓰겠습니다.

- 마사지는 좀 다니니?

- 아니요.
- 너도 얼굴이 이랬다 저랬다 하더라.

관리 좀 하지 그래 왜.
- 예.

제가 좀 신경을 쓰면 잘 뒤집어져요.

- 작가라 신경이 너무
예민해서 그런가 보다.

- 저 이제 작가 아니에요.

어.
성북동 어머님 뵙고 지금 들어가는 길이야.

- 지금 어딘데?
잠깐 안 들릴래?

- 나 당분간 거기 안 가.
니들 일하는 거 보면 배가 뒤틀려.

몸에 낄 거야.
- 야 가슴 찢어져 그런 소리가.

- 아니야.
괜히 그러는 거야.

- 너 인터뷰 안 할래?
- 무슨 인터뷰?

- 먼저 만났던 송 기자 있지.
그 친구가 너 인터뷰 하자 그러던데.

- 뭐 아직도 끝 안 났대?

- 아니 그런 거 아니고 니네
결혼 기사 쓴다는 거야.

종혁 씨랑 너 어떻게 만나서 어떻게
연애하고 뭐 그런 거 있잖아 왜.

- 얘 그만둬.
그런 인터뷰를 왜 해.

쓸데없는 소리 하지마.

- 아니 호의적으로 하겠다는
거야 호의적으로.

- 호의고 뭐고 글쎄 싫어.
그거 바보 같지 않니.

나 그런 기사 나오는 사람들 다 바보 같아.

나 그거 안 해.
- 그럴 줄 알았어.

그래 그럼.
들어가 안녕.

- 어 안녕.

- 왜?
- 재미없지?

- 응.
- 바꾸자.

괜찮아.
그냥 펴.

- 공기 더럽혀지는 거 싫잖아.

- 나는 괜찮아 글쎄.

이상하다.

오피스텔이랑 병원에서는 아무
상관없이 피어되던 사람이.

갑자기 왜 그래.
- 답답해.

- 뭐가 나하고 있는 게 답답하니?

- 실내가.
- 그럼 우리 양수리 갈래?

아니면 너 혼자 갔다 올래?

너 양수리 좋아하잖아.

혼자 가서 진중히 술 마시다 오고 싶니.

- 왜 그래.
- 나하고 있는 게 답답하다면서.

- 내가 언제 그랬어?
- 그랬잖아.

- 억지 쓰지 마.

이 화창한 날씨에 여행 접고 우리 집에 박혀

비디오 보는 게 안답답해 그럼?

- 여행 누구 때문에 접었는데.

- 우리 몇 살이니.
- 40이 내일 모레다 왜.

- 얼른 들어와 들어와.

아이고 우리 박사 며느리 얼굴
보기 힘들어 죽겄네 그냥 응.

아이고 내가 너희들 보고 싶어서
그냥 날짜만 꽂고 있었다.

- 아버지는요.

- 아 여태 기다리시다가 답답하다고
나가신지 십분도 안 됐어.

벌써 도착하셨나.
어쩌나 모르겠네.

딴 데 안 들리셨나.

아 얘 앉어 앉아라.

어 사장님 도착하셨어?

그렇지 금방 도착하실껴.

그럼 우리 둘째 며느리 왔다고
좀 빨랑 집으로 오시라고 해.

그려 부탁이야 미스 신.

앉으라니까.
- 저기 어머님 인사부터 드리고.

- 아이고 아니요 아니요.

나중에 아버지 오시면 한꺼번에 받을 텨.

천천히 햐.
- 그렇게 해.

별일 없죠.
- 말 말아라.

별일이 왜 없냐.

너희 형 때문에 내가 그냥
속상해서 그냥 까무러쳤어.

- 왜요.

- 회사는 회사대로 꼬여서 안 풀린다지만

그것 때문에

느희 아버지

시끄럽기는 또 얼마나 시끄러워.

작년 한 해 꽈박인 돈이 아버지
말로는 10억이라니 어.

시끄러울 만도 허지만.
- 뭐 또 잘못됐어요?

- 술 집 기집애 하고 글쎄
바람 피다가 들켰댜.

느 아버지는 아직 몰러 아시면

그냥 곧바로 살인이여.

아무 소리 말어.
형수는 그냥 안 산다고.

애들 다 데리고 친정으로 가고.

한바탕 난리가 났었어.

요즘 여자들이 왜 그런 꼴을 보고 살어.

안 산다지.
아직도 안 끝났어.

속상해 죽겄어.

내가 새 애기 있는데 그냥 별
소리를 다 한다 아이고.

집안 망신인 걸 아유.
- 괜찮아요 어머니.

- 너희 친정에는 행여 이런 말하지 말어.

너는 이제 우리 이씨 집안 사람이여.

시집 흉이 네 흉인 거라고.

그래 여행은 잘 한겨?

얘가 잘 해주대.
- 네.

- 이 사람이 딴 거는 몰라도
마음 하나는 참 따시지.

나 나, 저희 아버지가 어쩌다가

그냥 몸이 아파도 얘만 몸 달아 했지 저기
형은 그런 것도 모르는 위인이야.

- 네 알아요.

- 우리는 네가 정말 고마워 죽겄다 그냥.

저러다가 그냥 몽달 귀신 으로 그냥 끝나지.

아이고 몽달 귀신인지.
변했어.

- 얘 안 늦어.
- 네 나가요.

나가요 아버지.
- 나가요 하고 왜 안 나와.

나가요 아까도 했잖아.

참 나오기 힘들다.

- 안 급해요.
뭐 시간 있는데 뭐.

- 안 급하다가 늦어.
- 그럼 식장에서 봬요.

- 그래 얘.
화장 너무 짙으게 시키지마 짙으면 미워.

- 알았어요 어머니.

- 가자.

- 뭐하러 나와요.
- 어이 가.

- 아우 참.
나오지 마요.

기분 이상해.
- 뭐가 이상해.

이상할 것도 많다.
어이 가.

뒤에 밀렸어.

얼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