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language subtitles for Fireworks EP15 360p-SBS

- 아이고, 안녕하십니까 사장님.

- 안녕하세요.
- 이쪽으로 오십시오.

손님 와 계십니다.
- 그래요?

차만 마십니다.
- 예, 알고 있습니다.

사장님 오셨습니다.
- 많이 기다렸어?

- 아니요 얼마 안 됐어요.
- 차 벌써 마셨구나.

뭐 한 잔 더 하지.
저 여기 망고 쥬스 하나요.

이 사람 망고 좋아하는데.
- 예 올리겠습니다.

- 와 앉아.
상의 좀 벗을게.

- 좀 덥죠?
- 응 이상 기온이래.

초여름 같아.
일하다 나온 거야?

- 육부 마무리해 놓고
칠부 뚜껑 열어놓고요.

- 이번 일은 진도가 상당히 빠른 것 같은데.

- 아무래도 스토리 따라가는
거라서 그런지 싶어요.

유자는 선배 선생님 쓰시던 일일극
마무리한 일거리 맡았어요.

선생님이 쓰러지셨대요.
수술 받으셔야 하나 봐요.

- 아니 그런 일도 하나.
- 나가던 방송 중단할 수는 없으니까요.

- 담배 냄새 싫지?
- 좋지는 않아요.

왜요.
그냥 피워요.

나 괜찮아요.

왜요 무슨 좋지 않은 일 있어요?

무슨 일이에요?

- 당신한테

아주 대단히 미안한 얘기를 해야 돼.

지금 하는 일 포기해야겠어.

- 뭐라구요?
- 미니시리즈 포기해야겠다고.

- 왜요?

- 이유는 묻지 말고 그냥
포기 해줬으면 좋겠다.

- 왜 약속이 틀려요.
해도 된다 그랬잖아요.

- 나는 하게 하고 싶어.
아버지께서 그만두라셔.

- 아버님 허락도 받으셨잖아요.

허락하셔놓고 다시 번복하신 거예요.

하면 안 된다고?

- 기본적으로 아버지는 집안 여자들이
이름 걸고 뭔가 하는 거 싫어하셔

그건 당신도 알잖아.

- 그러신다고 해도 이번
일은 허락하셨었잖아요.

- 생각이 바뀌셨대.
그만 두라셔.

실망스럽겠지만 당신이 포기해줘야겠어.

당신한테

정말 대단히 미안해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

- 아버님 말씀은 지상 명령인가요?

- 물론이야.
- 어떤 일이 있어도 포기해야 해요?

- 어떤 일이 있어도.

네.

- 왜 바뀌셨대요.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 아마 이건 내 짐작이야.

당신만 예외를 만드는 게 마음에
걸리셨던 거 아닌가 해.

작은아버지들이 계시니까.

- 그럼 처음부터 걸리셨어야
하는 거잖아요.

- 따지지 말고 순하게 포기해.

그럼 내가

평생 안 잊을게.

포기해.

지현아.

- 그럴 수 없는데 어떡하죠?

포기 안 할래요.
포기할 수 없어요.

- 뭐 하는 거야.
- 그만 일어나려고요.

- 얘기하는 중이잖아요.
- 대답했어요 난 포기 못 해요.

- 포기 안 하면 결혼 못 해.
- 그래도 포기 안 해요.

- 신문에 나갔어.
- 신문 때문에 결혼할 수 없어요.

- 앉아.
멋대로 굴지 말고 앉아.

당신한테 사정하는 거야.
포기해달라고 사정하는 거란 말이야.

- 납득할 수도 없고 시용할 수도 없어요.

7월까지 작업실로 출퇴근하면서
일하게 해준댔고.

아버님도 허락하셨었어요.

나 아버님도 뵀어요.

마땅치 않으시지만 허락하신다고
직접 말씀하셨단 말이에요.

되도록 빨리 끝내달라는 말씀도
하셨단 말이에요.

종혁 씨 아버님께는 하찮고 우습겠지만

난 취미 삼아 하는 일 아니에요.

난 그 일이 좋고 꼭 하고 싶어요.

처음으로 찾아온 기회에요.
원고 좋다 그래요.

처음으로 일 같은 일 하고
있는 거란 말이에요.

- 알아.
나도 하게 해주고 싶어.

당신이 그렇게도 하고 싶어 하는
일 하게 해주고 싶단 말이야.

문제는 아버지야.
아버지가 포기하라면 포기해야 해.

- 포기 못 해요 글쎄 포기 못 한다니까요.

- 결혼을 못해도?

- 못해도요.

- 그래 좋아.
할 수 없군.

태국 사건이 생각보다 많이 퍼져 있어.

작은 집.

종욱이 댁이 미장원에서
듣고 집에 와 얘기해.

숙부님 통해 아버지한테까지 들어갔어.

그게 허락하셨다가 취소하신 이유야.

그러니까 여지가 없어.

당신 그만둬야 돼.

- 당황했겠군요.

미안해요.

- 근거 없는 헛소문으로 넘어갔어.

괜찮아.

- 종혁 씨가 날 포기해요.

종혁 씨 사랑하지 않아요.

- 새삼스러울 거 없어.
- 말하고 싶었지만 못하게 해서.

- 못하게 한 말은 할 필요 없어.
- 차마 할 수 없어 못했는데.

- 하지마.
- 다 사실이에요.

도착하고 사흘째 되던 날 만났어요.

그 뒤 며칠 동안 같이 다녔어요.

성형외과에 일하는 것도 맞아요.

얘기가 통했고 마음도 통했어요.

돌아오기 싫었어요.
거기서 그 사람하고 쭉 같이 있고 싶었어요.

파혼해줘요.

없었던 걸로 해요.

- 입 다물어.
한마디도 더 하지 마라.

당신 나한테 이렇게까지 잔인해야겠어.

- 미안해요.
- 미안.

미안.

당신은 내가 입 다물어주기
바라는 거 알고 있어.

알고 있으면서 말하는 의도가 뭐야?

파혼?
나 파혼 못할 놈 같니.

신문이 무섭고 집안이 무서워
파혼 못할 것 같아?

- 종혁 씨.
- 미안 너 뭐가 미안이야.

사람 죽여 엎어놓고 미안하다
그런 거야 지금?

- 그럼 날더러 어떻게 하라는 거예요.
- 너 할 거 없어.

아무것도 없어.
파혼해도 내가 해.

그래 좋아 파혼해.

- 회사.
- 네.

- 네.
- 나에요.

- 현경이는?

- 어?
- 현경이.

- 어 친구 애기 백일이라고 연락
와서 금반지 사러 나갔어.

- 나 들어간다.
- 벌써?

- 어 머리가 좀 아플려고해.
- 감기 신호 아니니?

- 글쎄 수고해.
- 어 내일 보자.

- 난 이게 좋은데?
- 괜한 욕심이야.

적당한 걸로 해.
- 커서 나쁠 거 없어.

시원하잖아.
- 거실 크기 생각해 부담스러워.

- 갖다 놓고 보다 보면 큰 거 못 느껴.

- 뭘 그렇게 많이 본다 그래 괜한 욕심이야.

- 비디오 빌려다 볼 때 좋을 거야.
- 난 싫어 깔려 죽을 것 같아서 부담스러워.

- 난 큰게 좋아.
- 난 싫어.

- 그럼 가위바위보 해.
- 말 들어.

적당한 사이즈로 해.
- 요즘 가전제품 구매 추세가.

- 지금 큰 거 필요 없습니다.
29 인치로 결정하죠.

- 아니에요 34인치로 주세요.
- 민경아.

- 됐어요.

나도 양보했으니까 이 선생도
그쯤은 양보하세요.

무이자 할부 몇 개월이죠?
- 예 3개월입니다.

이리 오세요.
- 잠깐.

저 옆에 디시워시 구경할래?

- 두 식구 먹은 그릇 얼마나
나온다고 이거까지 필요해.

- 바쁠 땐 설거지 미처 못하고
나갈 수도 있잖아.

그럴 때 돌려놓고 나가면.
- 그럴 땐 내가 할게.

내가 씻을 테니까 그만두자.

한두 푼도 아니고 꼭 필요한 것도
아닌데 이런 거 뭐 하러.

- 부엌 살림은 내 마음대로
하게 좀 가만히 있어줄래.

이거 내가 쓸 물건이야 어?
- 이런 건 식구 많은 집에서 살.

- 좁쌀 영감처럼 쫀쫀하게 그러지마.

나 두 번 결혼할 거 아니야.
사고 싶은 거 다 살 거야.

이거하고 저거하고 무슨
기능 차이가 있나요.

- 기능 차이는 없습니다.
메이커 차이죠.

- 어떤 게 더 좋아요?

텔레비전,

가스쿠커,

디시워셔,

냉장고,

토스터,

전기밥솥, 청소기

대충 큰 거는 다 끝냈다.

나머지 자질부리한거 이모랑
민지한테 떠맡겨야지.

오디오는 네 거 갖다 놓기로 해서 뺐어.

- 그래 그러기로 했잖아.
- 쫓아다니기 지겹지?

- 뭐 하루 이틀인가.

- 네 허민경입니다.
어 이모.

- 니가 놓으라 하는 데로 대충 자리는 잡아놓고
왔으니까 너 들어오는 길 한번 들려봐.

얘 말도 마라.

그놈의 책장 때문에 전화를
12번도 더 했어 야.

출발했다고 그러고 2시간이고 도착할 때 됐다고
그러고 1시간이고 약올라 죽을 뻔했어.

그래 다 어우러지더라.
- 빨리 끊고 저녁 해 늦겠어.

- 저녁 들어와 먹을 거니?

혼자 와?
- 잠깐 이모 저녁 어떻게 할래?

같이 먹을 거냐고 그러시는데.
- 아니야 나는 혼자 해결할게.

- 가구 들어왔다는데 안 가볼래?

- 가볼까 가보자.
- 좀 집에 가 먹는 거지 뭐 거기서 거기인데.

이 서방 같이 갈게요 이모.

네.
네 그러세요.

이모

너 좋아한다고

알찌개 끓인댄다.

이모한테 너무 유감 품지 마.

나만큼 너 좋아해.
그래서 더 난리 치신 거야.

이발 이 삼일 전에 미리 해.

이 발소에서 막 빠져나온
거 같으면 촌스러워.

- 고모 일찍 들어오시네요.
- 어 그래.

할아버지 안 계시니?
- 방에요 할머니두요.

- 아니 늦을 거라더니 왜
이렇게 일찍 들어와.

- 그냥요.
- 얘 참 지현아.

너 최서방한테 물어봐.

함 어떻게 들어올 건지 몇 명이나 올
건지 미리 알아야 음식 준비도 하고.

- 함 같은 거 안 들어와요.

- 안 들어와?
- 안 들어와요.

- 생략하제?

함진애비 들어오는 거 안 하기로 했나 보네.

- 최 서방이 짊어지고 오기로 했나 보구먼.

- 그 성격이 안 맞지 그럼

친구 멀리 와서 밀거니 당기거니 하는거

- 그게 재미인데.

- 한갓지고 좋죠 뭐.
- 한갓지기는 해도 서운하지.

누구 둘 차례에요?
- 내 차례에요.

- 일 잘 안 되죠?
날 받아놓고 무슨 일이 돼요.

더구나 다른 일도 아니고 작품 쓰는 일인데.

- 무슨 약이에요?
- 어 머리가 아파서.

- 머리 아파요?
- 조금요.

- 두통약 나한테 좋은 거 있는데 먼저
친정 갔다 한 병 얻어왔어요.

큰올케 미국 갔다 오면서 좋은 약이라고
몇 병 갖고 왔더라고요.

잠깐 있어요.
이거 무쳐놓고 내가.

- 약 먹었는데요 나중에.
안들면 먹을게요.

- 왜 저렇게 기운이 없어.
- 머리 아프면 싫죠.

나는 머리 아프게 제일 힘들더라.

- 간 좀 봐.
- 네.

- 들어가십시오 선생님.
장 부장 좋아하시는 칵테일로.

- 예 들어가시죠.

- 들어가서 보셔야 합니다.
- 그럴까요?

- 본 부장 여기있으니 들어가세요.
- 예, 그럼.

- 안 교수님 처음 뵙겠습니다
최종혁 입니다.

- 안승준 이에요.
- 바쁘신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 청년 아니야.
문 군 사장 맞아?

- 네, 선생님 사장 맞습니다.

들어가시죠.
- 머리 아픈거 나았어?

- 네.
- 앉자.

밤잠 안 자서 그래.

얘 용

데려 맥여

- 먹은지 얼마나 됐다고요.

괜찮아요.
- 한참 됐지 뭐 그게 언제야.

- 1월에요.
- 거 봐.

- 나 먹으나 안 먹으나 그래요.

- 아유 아가씨 같아서는 우리
용 장사 못해먹고 살아요.

- 아가씨는 왜 용빨이 안
봤는지 몰라요 어머니.

- 뭘 맥여놓으면 한동안은 괜찮아.

- 우리 집에서는 제일 안
받는 게 아가씨예요.

제일 잘 받는 사람이 진희 구요.
- 네 전 좋아요.

확실히 표가 나요.
- 저녁부터 드려.

- 예.
- 아니에요.

나 정말 안 먹어요.
너무 지겨워 조금 이따가 먹을게.

- 말 들어.
- 싫어 싫어하면서 먹으면 약효 없어.

- 아우 정말 싫다니까.

- 아버지 걱정돼 그러시는데
왜 짜증이야 버릇없이.

오만상을 찌푸리고 난 상우
찌푸리는거 딱 질색이야.

찌푸릴 일이 뭐가 있어.
사람 한평생 웃고 살기에도 짧은데.

- 밥 먹어.

다리 저는 놈 저녁은 어때?
- 별로 나아진 거 같지 않은데요.

- 내일 아침 살펴봐라.
- 네.

- 제가 받을게요.
네 목장입니다.

- 현식이구나.
- 네 실례지만 누구세요.

- 현경이 아줌마.
고모 들어가셨지?

- 네 잠깐만요.
고모 현경이 아줌마요.

- 어 그래.
고모 들어가서 받는다 그래.

- 고모 들어가서 받으신데요.
- 고모 받으면 끊어줘.

- 네.
- 밥 먹다 말고 나중에 걸라 그러지.

- 현식아 올려놔.
- 네.

- 어 나야.
- 너 아프니?

- 어 머리가 무거워서 들어왔어.

너 뭐 돌집에 간다면서.
- 둘이 아니고 백일.

여기 안산이야.
장난 아니다.

두 시간 걸렸어.

야 6부 원고 정 감독한테
보냈으니까 그렇게 알어.

어 보내라 그러잖아.
6부도 좋데.

정 감독 좋아 죽겠나 보더라.
전화해서 괜히 히히 거리는 거 있지.

캐스팅 생각해보라 그러던데?
지금도 늦었다 그거야.

- 캐스팅을 생각해 본 적 없어.

한 번 더 훑어봐야 하는데.
나 없다 그러고 넘기지 말지 그랬어 왜.

- 그랬어야 하는 거야?
난 또 보내라 그러길래.

- 됐어.
나중에 훑어보지 뭐.

나 지금 저녁 먹는 중이야.
- 어 그래?

얼른 끊어.
니네 아버지 나 미워하신다 끊어.

- 응.
- 아 차가워.

- 아이그 깜짝이야.
왜 자꾸 그러는지 모르겠네.

- 늙었다는 신호야.
- 하나 더 붙여요?

- 됐어.
애껴두자고.

- 애끼기는 하나에 얼마나 하는 거라고.

- 엄마.
- 어 왜.

- 저 잠깐 들어갈게요.

- 어 왜.
- 할 얘기가 있어요.

- 뭔데?

- 너무 놀라지 마세요.

- 뭐 놀랄 얘기야?

뭔데?

- 저 결혼 못해요.

아버지.

파혼하기로 했어요.
그렇게 아세요.

그 사람하고도 얘기가 되었어요.
- 얘가.

- 이렇게 돼서 정말 죄송해요.
아버지.

결국 이렇게 됐어요.

- 얘가 지금 얘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너.

- 가만있어 당신.

- 아니 무슨 애들 소꿉장난 쳐도
놀다 그만두는 거야 뭐야.

아니 혼인날 코앞에 놔두고 무슨
기함 초풍 할 소리야 얘가 어.

- 가만히 있어 당신.

- 아 가만히 있기는 끔찍한 소리를
듣고 어떻게 가만히 있어요.

- 소리 지르는 거 보니까

나보다 덜 끔찍하고 그래 뭘

아직 소리칠 기운도 없어.

뭐라고?
- 아버지.

- 나 잘못 들은 거 아니야.

- 처음부터 우리는 결혼할
만한 사람들이 아니었어요.

- 입 닫아.
그런 거였으면 애초부터 잡아뗐어야지.

이제 와 그거 말돼?

- 그래도 그냥 할려고 했었어

결혼해서 성실하게 살려고
했었단 말이에요.

- 그런데 그런데.
- 일을 중단하래.

그 사람 아버님이 나 일하는
거 포기하라 그러신데.

- 아니 그거는.
- 아니 허락하셨다고 그랬잖아.

- 안 된다고 하신대요.
- 왜?

- 몰라 안 된대요.

- 아니 그 양반이 왜 이랬다
저랬다 하는 거야.

- 그래서?
파혼 이유가 그거야?

그거야?
그래서 파혼하자 그런 거야?

일 못할 거라면 파혼하자 네가 그런 거야?

- 아 얘가 그러지 그럼 누가 그랬겠어요.

- 너 그게 말이 돼.
- 아버지.

- 아깝고 섭섭하겠지만

회장님

안 된다 그러시면 별수 없이 따르는 거지.

그게 파혼 소리 할 일이야?
- 아이고.

- 너 어차피 시집가면 그 일 접어야
하는 거 너도 알고 있잖아.

어차피 평생 계속할 거 아닌 거 아쉬운
채로 미리 접어둔다 생각하면 될걸.

나 아닌 말로 너 그거 해서 그렇게 어.

대단하게 우리 가문의 영광
될 일도 아닌 거고.

너 머리 금태 두를 것도 아닐 거고.
- 모두 다 그렇게 생각하는 거 알아요.

그렇지만 나한텐 어떤 것보다도
중요한 게 그 일이란 말이야.

- 얘.

- 나 정말 하고 싶은 일이고 잘하고
싶고 잘할 수 있단 말이에요.

누가 알아주든 안 알아주든 상관없어요.

난 그냥 하고 싶어.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일이고 평생
해보고 싶은 일이란 말이에요.

- 아니 그러니까 글쎄 어차피
포기해야 했던 일이잖아.

- 어쨌든 아버지 우리 결혼
안 하기로 했어요.

그러니까 그렇게 아시고.

- 그렇게 알고 간단히 끝난
일이 아니잖아 이것아.

- 그래서

야 파혼하자

그러니까 최 서방이 그러재?

- 얼마나 기가 맥혀?

처음도 아니고

번번이

일 얘기만 나오면 파혼 소리 하니

어느 시애비라는 사람이 그거 좋데?

- 아 최 서방도 파혼하재?

- 그러기로 했어요.

- 그냥 홧김에 그러는게 아니라?

- 아니야

그런게 아니라

진짜예요.

다 끝난거니까 그렇게 아세요.

엄마 아버지 정말 속상하게
안 해주고 싶었어요.

죄송해요 아버지.
- 최 서방 찾아.

- 아버지.
- 최 서방 찾아.

- 아버지 얘기 다 끝났어요.
아버지.

- 네 둘만 얘기 끝나면 다야?

너희들이 고아야?
최 서방 찾아 빨리.

- 지금 당장 그러실 게 아니라 최서방
쪽에서도 무슨 얘기가 있겠죠.

예의 빠뜨리는 사람은 아니니까.

저도 진정하고 나면은 어쨌든
인사는 올 거예요.

- 그때까지 놔두라고?

- 그래 너 무슨 일 저지르고
들어왔는지 알았어 어.

꼴보기 싫으니까 일어나 나가.

얼른.
- 죄송해요.

- 죄송 필요 없어 어이 나가 어이.

- 세상에 어쩌면 아가씨.

- 하루 좀 묵혔다가 내일 알아봅시다.

옥이 없는 사내놈이 어딨어요.

옥이나 그래 파혼하자 그랬어도 이게 보통
일 아니라는 거 자기가 더 알겠죠.

분 좀 가라앉거든 해요.
그게 낫지 싶네요.

- 아니 저거 쟤 왜 저렇게 냉랭이 고구려.

아니 그 일을 그렇게 그렇게 평생
하고 받고 그렇게 엄청난 일이야?

- 그러게 말이에요.

아이고 잠이나 잡시다.

- 잠이 와?

- 들어왔어요 어머니.
- 그래.

- 올라가보겠습니다.
- 오냐 그래.

야 아이 참.
너 아버지가 찾으시더라 서재.

- 저 들어왔습니다.
- 어 그래.

뭐 시원한 거 좀 없어?
아 제천댁 식혜 좀 내오지 네.

- 네 사모님.
- 아 당신은 뭐하고.

- 아 저거 보잖아요.
- 그만 좀 보고 술 한잔 만들어 내와.

- 술 드시게요?
- 너도 한 잔 할래?

- 아니요 저는 생각 없습니다.
- 좀 한 것 같은데?

- 네 조금 했습니다.
- 앉아.

- 예.

- 지현이한테는 얘기했어?

- 예.
- 그래서.

- 반발이 심합니다.

- 반발해?

- 직접 허락해 주시고 번복하시는 게

잘 납득이 안 되는가 봐요.

- 떠도는 소문 얘기 안 했냐?

- 그건 안 했습니다.

- 그럼 나만 이상한 노인네 되는 거 아니야.

- 터무니없는 헛소문이라고 하면
더더욱 반발할 것 같아서요.

잘못 자존심 건드리는 일이
될 것 같기도 하고요.

- 아 술 한 잔 안 내고 뭐해.

- 나가요 나가.

- 반발이 심해서 그래서.

- 저 안 그래도 말씀드리려고 했어요.

그 일이 지금까지 그 사람한테는 전부를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매달렸었어요.

작가로 데뷔한 이후 처음
일다운 일을 맡았다고.

아버지나 저는 상상도 못할
만큼 좋아했었는데.

그런데 그걸 그만두라고 하니까.

- 그래서 그만두겠다는거야
못 그만두겠다는 거야?

- 아버지 말씀이라면 그만두겠다고는
하는데.

- 그럼 됐어.

- 그런데 저는 아버지께서 한 번
더 고려해 주셨으면 합니다.

너무 안 됐어서요.

마지막으로 그 사람 갖고 있는 재능과
역량 펼쳐보게 해주고 싶습니다.

- 모른 척해.
그만둔다고 그랬으면 됐어.

- 뭘 그만둬요.

- 알 거 없어.

뉴스 하는데 없어?
- 뉴스 보시게요?

- 뭐고 뭐야?

- 그러니까 미련 버리세요.
그래도 결혼하자 그럴 사람 아니야.

그럴 사람이 어디 있겠어.

어쩔 수 없이 결혼하게 돼 있는 사람인데

그냥 모르는 채 넘어가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가만히 있었는데.

말해버리고 나니까 시원해요.

때 미는 목욕한 것 같아.

- 유구무언이다.
입은 있는데 할 말이 없어.

- 그러니까 아버지한테도
미련 버리라 그러세요.

- 미련 버리는 거 간단해.

우리가 부자 사위 덕 볼려고
환장을 했던 사람들이야?

사람 탈을 쓰고 이게 무슨 못할 짓이야.

도대체가

아무리 나 바람났다는 소리를

아니 이게

너 걔 우리집 뭘로 보겠어.

세상에 천하의 형편없는 사람들이라고
그럴 거 아니야.

아이고

아이고 망신

아이고 창피해

아이고 남부끄러워.

아이고 아이고.

- 화내지 말고 얘기해요
여보 큰소리 내지말고.

- 놔.
저 사람 말이 뭐야.

- 너 언제 들어왔냐.
- 파혼 소리가 왜 또 들려.

무슨 일이야.
- 5분 10분?

- 무슨 목욕을 그렇게 오래해?

- 좀 잤어.
- 목욕탕에서?

- 어.

- 목욕탕에서 어떻게 잠들을
자는지 모르겠더라.

- 남자들 잘자 잠 잘와.

- 그렇게 자면 밤에는 어떻게 할거야?
- 괜찮아.

또 잘 수 있어.
- 우리 가구 들인거 어때?

마음에 안 드는 얼굴이더라?

- 내가?
아닌데.

같이 골랐던 거 아니야 전부 다.

- 어 글쎄 그런데 아까 너 보니까
뭐 그저 그런 표정이더라고.

마음에 안 드나 신경 쓰였었어.
- 별걸 다 신경 쓴다.

난 아무 생각 없었는데.
- 그럼 됐어.

- 청첩장.
- 어 땡큐.

민지 이제야 나타났다.
너 어디를 싸돌아다니다 이제 와?

형부 왔었는데 들려보냈으면 좋았잖아.
- 찾아다 주는 것만도 고맙다 그러지.

말도 많으시네.
그런데 좀 촌스럽더라?

- 그래?
강욱아 민지가 우리 청첩장 촌스럽다는데.

- 촌스러우면 어때 청첩장
다 거기서 거기지 뭐.

- 넌 몇 장 필요하니?
청주에서 300장 필요하시다고 했지?

- 300장에 20장만 더 얹어 그거면 돼.

- 그거 밖에 안 필요해.
- 그거면 됐어.

- 스무 군데밖에 안 된다고?
- 정말 꼭 보내야 할 때만 보낼 거야.

조금이라도 폐 다싶은데는 안 보내.

폐는 우리 아버지가 많이 끼치실 테니까

- 니 친구만 해도 스물은 넘잖아.

- 아무튼 스무 장만 더
얹어 내가 알아서 할게.

- 우리 결혼하는 거 많이 알리기 싫은 거니.

- 그런 거 아니야.
평소 생각이야.

민경아.
- 알았어.

- 봉투도.

- 니가 뭐야.
니가 뭐야.

- 아버님.
- 니가 뭔데 애한테 손찌검이야.

- 아이고 얘.

- 저 기집애 돌았어요 아버지.

- 그렇다고 애를 부모인 나도 안한다고.

- 도대체.

- 그래 이놈아

돌았다고

때려 이놈아?

- 아버지.
- 왜 때려 이 자식아.

오래비가 왜 때려 니가 뭔데 애
손찌검이야 이 싸가지 없는놈아.

아버지가 이러시니까 애가 저 모양이에요.

- 저 모양 이 모양이.
어쨌든 이놈아.

나는 손 하나 안 떼고 키운 녀석이야.

이 배워못지 못한 자식아.

- 아이고 아가씨가 바락 바락 대드니까

- 당신 가만히 있어.

- 당신이나 가만히 있어요.

아버지가 진짜 무슨 자기 말 빨
설 거라고 날쳐요 날치기는

- 뭐야.

- 이놈의 자식.

- 그만 놓으세요 아버지.

- 시끄러 너도 조용해.

- 놓으세요 잘못했어요 놓으세요.

- 이게 무슨 난리 구실이야.

왜 너까지 미친놈 날뛰고 그래.

안그래도 너희 엄마는 속이 속이 아니야.

니들 왜 이래.
니들이 자식이야?

애 내버려둬.
지 문제 지가 해결하라고해.

너엄마랑 나

우리가 해서도 안 될 일을

네가 뭘 뭘 어떻게 하겠다는거야.

- 그렇다고 저대로 놔두실 거예요?

- 아니면?
죽여 죽이냐?

- 빌어먹을 일 때려치라고 그러세요.
왜 안 그러세요?

- 그랬어 얘 우리 그랬어.
들어가 어이 들어가.

- 들어가요 그만.
- 어머니.

- 아이고 이제 그만하세요.

글쎄 알아주는 사람도 없는데

뭘 그렇게 당신 혼자 목 매달아 그래요

하지 말아요.

들어가요.

아가씨가 제정신 아니에요 암튼.

- 어때?
- 괜찮아요.

- 문 잠그고 있으라 그래.

열어달라고.
열어주지 말라고.

- 우리 열어달라고 해도 열어주지 마.

- 네.
- 자고 있는 모양인데 미안해요.

- 무슨 일이세요 감독님?

- 나도 자다가 전화를 받아서 얼떨떨한데

지현 씨 미니시리즈 못하게 됐다면서요.

- 무슨 말씀이세요?
누가 그래요?

- 네.
- 왜 이래요?

- 뭘?
- 정 감독한테 전화했다면서요.

- 그래 했어.
했어 왜.

- 우리 얘기 끝난 거 아니었어요?
- 끝났다고 누가 그래.

이제부터 시작이야.
- 종혁 씨.

- 미니 시리즈보다 나하고 약속이 먼저야.

이런 경우 선약을 지키는
게 당연한 거 아니야?

- 좀 만나요.
- 만날 필요 없어.

- 만나요 만나서 얘기해요.
- 시간 없어 바빠.

- 지금 만나요 지금 내가 갈게요.

종혁 씨 종혁 씨.

- 커피 마실래요?
- 아냐 필요 없어.

- 와 앉아

얘기하자면서

- 얼굴이 왜 그래?

왼쪽이 부은 것 같아.
- 오빠한테 맞았어요.

- 당신 집에다가 얘기했단 말이야?

- 미안해요.
다른 문제는 말 안 했어요.

그냥 일 핑계만 댔어요.

- 당신 지독한 애고야 알아?

부모님 안 놀라셔?
상관없어?

- 말씀 안 드리고 혼자 있을 수 없잖아요.

종혁 씨도 동의했잖아요.
- 나는 그런 적 없어.

- 어제.
- 그걸 동의로 받아들였단 말이야?

- 나 태국에서 다른 사람하고
같이 돌아다녔어요.

상관없단 말이에요.
- 상관 안 해.

-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 그럴 수 있는 게 나란 놈이야.

- 종혁 씨.
- 얘기 통하고 감정 통하는 사람 그래.

순간의 필링에 혹할 수 있어.
그런데 그게 뭐 어쨌다는 거야.

당신 목숨 걸 만큼 그 사람에 대해 알고 있어.

드라이브길에 잠깐

도로변 가을 꽃에 한눈 팔리는
거 비슷해 그거.

- 어쨌든 종혁 씨 난.

- 어쨌든 나는 당신 포기 안 해 반드시
내 집 내 방에 갖다 놓을 거야.

- 종혁 씨 종혁 씨 자신을 위해서도.

- 당신 나 좋아하지 않아.
얄팍하게 나 위해주는 척 할 거 없어.

- 종혁 씨.
난 길들여지는 사람 아니에요.

길들여지고 싶지도 않아요.
- 길들여서 써먹을 일 없어.

데려다가 나를 좋아하는 내 여자 만들 거야.

내 여자 만들어서 내 자식 낳게 할 거야.

- 우린 자란 환경이 너무나 달라요.

성격도 달라요 생각도 달라요.
- 중요하지 않아.

- 봐요.

나는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
종혁 씨는 안 중요해요.

- 그래 그게 문제야?

알았어 그럼 이제부터 중요하게 생각하지.

또 다른 거 뭐 있어 얘기해 내가 고칠게.

- 제대로 좀 얘기해요.
도대체 왜 이러는 거예요.

- 하늘이 두 쪽 나도 우리는
예정대로 결혼해야 돼.

지금에 와서 파혼

당신한테는 별일 아닐지 모르지만
나는 자살 행위야.

당신을 사랑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당신을 놓치기 싫다.

당신 이외 다른 여자 생각한 적 없다.

이따위 들척찌근하는 소리 나 안해.

어쨌든

약혼까지 한 거에 대해서 당신

책임질 의무 있어.

더 이상 군소리 말고 일 집어치워.

나 실패 무지하게 싫은 놈이야.

지금까지 실패라는 거 기록해본 적 없어.

그런데 당신이

내가 머리 털나고

처음

미치게 욕심내는 여자가

이래야 하니?

- 진심은 통한다고 그러더라.

내 진심이 허약한 거야.

당신 가슴이 두꺼운 거야.

필요하다면 계약서 쓰자.

1년만 살아보자.

살아보고 도저히 희망이 없으면
그때 와서 포기해줄게.

당신 하고 싶은 일 그때부터 해도 늦지 않아.

그 일은 정년퇴직도 없는 거잖아.

당신은 나를

마음도

심장도 없는 사람인 줄 알아.

내 스타일이 문제겠지만

나도 당신하고 같은

사람이야

괴물이 아니야.

당신은 무슨 권리니.

무슨 권리로 나한테 이렇게 가혹한 거니

그만 좀 해라.

너무 아프다.

- 무슨 내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 가치는

탐내는 사람에 의해서 결정되는 거니까.

-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꼭 그래야 한다면

알았어요

포기할게요.

- 들어가.

- 네.
- 너 새벽같이 거기는 왜 나가 있어.

빨리 못 들어와.
오빠 제발 염라대왕처럼 이러지 좀 말아요.

종혁 씨 만나러 나왔어요.
- 최서방.

연락 왔었어?
그래서 만났어?

- 연락 왔었대요?
- 새벽 전화가 그랬나보네요.

- 그래서 어떻게 했어?
어떻게 했냐는 말이야.

간단히 얘기해.
기어이 파혼이야 뭐야 너.

파혼 안 해준댔대요.

- 안 해준대요?

- 그래서 그래서 너는
어떻게 했냐는 말이야.

- 종주목되지 마.
종주목되지 말고 해.

- 알았어 잘했어.
일 그만두겠대요 얘기 잘 됐나 봐요.

- 그래 잘했구먼.

- 아가씨가 사람 놀리는 거야 뭐야.

괜히 집안만 벌컥 뒤집히고 - 안심하세요
완전히 포기한 목소리예요.

- 이상 없지?
- 저놈 잘 있어?

- 네 아버지.

- 택배가 빠른지 등기 속달이 빠른지
알아봐서 빠른 걸로 붙여줘요.

- 네 선생님.
- 뭐가 빠르죠?

- 택배가 빠를걸요 선생님.
- 지방인데도?

- 알아보고 할게요.

- 그래요 부탁해요

네.

- 나왔다는 소문이 있어서.
커피 마시러 내려갈게.

- 어 그래.

- 와 너 굉장히 일찍 나왔구나.

- 어.
- 너 책상 정리하니?

커피 냄새 죽인다.

엘리베이터에서 딱 내리면 우리
방 커피 향기가 벌써.

너 뭐 하는 거야?
- 현경아 나.

- 응?

- 너한테 정말 미안한데

나 미니 시리즈 포기하고 철수해.

- 왜.
아유 얘 됐어 그래 잘 결심했어.

하랬다가 하지 말랬다가.

노인네 좀 웃기긴 하지만 그래도 왕이나 다름없는 시아버님께서
접어라 그러면 접어야지 별 수 있니.

속상해도 할 수 없지 뭐.

차라리 잘됐다.
생각해 버려 까짓 거.

시집살이 하면서 출퇴근하는 것도 말이 그렇지 맞벌이로 돈
벌어들이는 며느리도 아니고 처음부터 무리였고 환상이었어.

잘 결정했어.
- 팔자에 나는 글쟁이는 없나봐.

그럴 줄 알았으면 애도 쓰지 말걸.

공연한 헛고생만 했어.
- 팔자에 글쟁이 없는 게 낫지 않니.

네.
안녕하세요.

- 안녕할 수가 있나.
작품이 지금 빵꾸나 생겼는데.

박지현 씨

이러면 곤란하다고 이제 섭외해서
언제 실험 만들고 작품 뽑아요.

말이 되는 거야 지금 이게?
아니 날더러 어떻게 하라는 거예요 지금.

- 죄송합니다 감독님.

- 아니 죄송으로

죄송이 문제가 아니지

죄송이 문제가 아니고.

나 작가

나 작가가 어떻게 저 다른
사람하고 조인해서 한 번.

- 어 그거 안 돼요 감독님 저 못해요.

저 그렇게 능력 없어요.

그리고 처음부터 지현이 얘기고 다른
작가 조인하라는 거 말 안 돼요.

- 아 말이 안 되면 어떻게.
그럼 이건 말 되는 겁니까?

이거 말 되냐구요.

- 그렇다고 당장 이렇게
철수할 건 뭐니 갑자기.

갑자기 야 이빨이 확 빠지는
것처럼 너무 이상하잖아.

- 그래도 아직 꿈틀거리고 있는 미련

아예 뭉개버리려고

일할 거 없는데.

컴퓨터고 뭐고 다 뻗쳐놓고
드나들 일도 없잖아.

- 그럼 너 전혀 안 나올 거야?
- 아니야 나올 거야.

시내 나올 때 들릴게.
- 너 쓰다만거 어떡할 건데.

- 그냥 처박아 두는 거지 뭐.

불살라 버리기에는 원고한테
미안하고 처박아 둘거야.

- 그거 내가 살려서 쓰면 안 되니?

나 만들어낼 수 있겠는데.
야 니가 무슨 만능이니?

너하고는 안 맞아 야.

그리고 하다 중단하는 거 속 쓰려
죽는 애한테 그거 할 소리니?

- 아예 사장 시키는 것보다 낫잖아.

- 그냥 둘래.
너하고 안 맞아 얘기가.

- 그럼 할 수 없고.

- 송별회 언제 할까 지현아.
- 송별회가 아니라 폐업신고식 아니니?

- 너 뭐 잘못 먹고 나왔니?

- 왜 뭐가 폐업이잖아 완전 폐업.

송별회는 안 맞아 얘.

이민 가는 것도 아니고 아예
못 보게 되는 것도 아니고.

안 그러니?
- 송별회든 폐업 신고식이든 상관없어.

어쨌든 하루 날 잡아 우리 밥 먹고 놀자.

나 들어갈게.
- 들어가.

- 어.

- 들어가 이불 뒤집어쓰고
잠이나 푹푹 자버려.

- 너한테 미안해 현경아.

- 네버마인 나대로 내 길을
찾을 테니까 걱정 마.

- 일 많이 해.
- 잘가.

잘 됐어.
잘 될 거야.

쟨 써봤자 한두 작품이야.
호흡이 너무 짧아.

단막극 체질이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