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language subtitles for Fireworks EP10 360p-SBS

- 기대서 자.

자라고.
- 됐어요 안 졸려요.

- 졸려 죽을 것처럼 그랬잖아.

갑자기 왜 안 졸려?

- 내려.
- 여기가 바다에요?

- 바다 안가.

- 들어와 얘기 좀 하자.

얘기하기에 이상 좋은 장소 없어.

보기보다는 상당히 잘 참는 놈인데
오늘은 좀 못 참겠다.

왜 이래.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이 세상 누구도 나한테 당신처럼
함부로 굴지 않아.

왜 이래.
가족 모임도 싫다.

좋아 그건 나 양보해줬어.
그래서 나 혼자 한짝 젓가락으로 나갔었어.

전혀 유쾌하지 않았어.

그 자리에 안 나오겠다던
당신이 신경 쓰여서.

신경 쓰이다 못해 결국은 여자들한테 자리 비켜달라놓고
내 녀석들한테 뭐라 그랬는지 알아.

여자들 당신한테 까불지 말게
하라고 주의 줬어.

그 녀석들 무슨 얘기인지 이해도
못한 채 알았다고들 약속했어.

집에 들어가 여자들 모두
한 방씩 먹었을 거야.

- 그게 무슨 유치한 짓이에요?
- 유치해?

- 내가 언제 그래 달랬어요.
왜 그런 짓을 해요.

기막혀.

말도 안 되는 고자질이나 해서 말 듣게
한다고 얼마나 우습게 생각하겠어요.

- 내가 바보인 줄 알아.

그 화살 당신한테 돌아가게
그렇게 전했을 것 같아?

- 다른 사람들도 바보 아니에요.
어떤 식으로 처리했든 다 알아요.

- 내가 보기에 그렇다 그랬어.
내가 보기에 니들 건방지다.

- 달라지는 거 없어요.
- 어쨌든.

어쨌든 그런데.

바다 보러 가자는 것도 해주기가 싫어.

미운 놈한테 떡판 내던지는
것처럼, 그래야겠어?

- 밤샜다고 했잖아요.
나 체력 그렇게 안 좋아요.

밤새고 난 아침에 바다보러 달려갈
만한 에너지가 없단 말이에요.

- 문제는 태도야.

웃는 얼굴로 미안하지만 지쳐서
도저히 못 움직이겠다.

좀 자게 해주면 안 되냐.
그러면 안 되는 거야.

귀찮고 싫어서 죽겠는 얼굴로

혼자 가라.

꼭 가야 되냐.
성질 팍 피면서.

왜 그래.

- 자는 사람 깨워서

바다를 가졌는데 웃을 만큼
난 마음이 좋지 못해요.

신경질쟁이고요.

- 앉아.

앉으라고.

밤샌 줄 모르는 사람이야.
- 마루에 앉아 있을 때 알았잖아요.

신경질 핀거 미안하지만

태도는 왜 밤낮 나만 문제가 돼요.

잠자는 사람 강제로 깨어났으면 안 되고

미안한 거 아니에요.

아무 상관없이 바다에 가자 차에서 자라

꼭 가야 한다 강요면서 명령이고

난 꼼짝없이 싫어도 따라야 하는 거고.

결혼을 하는 건지 노예로
팔리는 건지 모르겠어요.

- 좀 심한 거 아니야.
- 그럴 때면 먼저 기분이 나빠져요.

기분 나빠도 웃을 수 있을
만큼 유능하지 못해요.

- 나는 당신 적군이 아니야.
경쟁 상대도 아니야.

당신과 나는 하나야.
내가 당신이고 당신이 나야.

- 종혁 씨는 종혁 씨고 나도
종혁 씨래 하는 거죠.

- 그렇지 않아.

- 아무리 죽겠어도 바다가자
그러면 어머 좋아요.

산에 가자 어머 산에 가고 싶었어요.
- 억지 쓰지 마.

그런 여자가 원했다면 당신이 아니야.
- 그런 여자는 심심할 테니까요.

나 같은 애 잡아서 그런 여자로
길들여놓고 즐거워하려고요.

- 말 안 된다.
너하고 말 안 된다.

무서워서 어디 살겠니.

잠 좀 깨어났다고 이러니 무서워서
백 년을 어떻게 살겠냐고.

- 바다에 가요.
가고 싶으면 가야 하는 사람이잖아요.

- 안 가요?

- 내려.
집에 가서 자라.

내리라고.

- 바다 못 가서 어떻게 해요.

- 바다는 내년에도 거기 있고
후년에도 거기 있어.

나중에 가지.

- 미안해요 성질 부려서.

- 솔직히 김은 상당히 새.

이제쯤은 내 독선이나 독단 같은 약점

품어줄 때도 되지 않았어.

당신은 송곳으로 아프게 찌르기만 하지.

추호도 이해해주거나 봐주지 않아.

비판하지 말라는 건 아니야.
동지의 비판이었으면 좋겠다는 뜻이야.

- 종혁씨도 내 일 갖고 뭐라고
그럴 때 동지 같지 않아요.

- 한 마디도 안 져 한 마디도.

당신은 공 같아 치면 튀어올라.

치는 강도만큼 튀어오르지.

재미있어.
- 나 갖고 공놀이 하는 거예요?

너무 때리지 말아요.

코까지 튀어올라 코피 터뜨릴
수도 있으니까.

- 아무것도 하지 말고 잠만 자.
다섯 시에 차 보낼게.

- 내가 갈게요.
- 타고 와.

운전하지 마.
인사 생략한다.

- 어디 갔다 와?
- 그냥 드라이브.

- 밥은?
- 언니 우동 있어요?

나 우동 먹고 싶어요.
- 남았는지 모르겠네.

현식이가 정신없이 끓여먹어서.

얼른 일어나 찾아봐.

없으면 한수 나가 사오라 그래

- 예 시장도 보긴 봐야 해요.

- 없으면 그냥 국수 좀 뜨겁게 데워줘요.

잔치국수 있죠?
- 어디 찾아보자고요.

어 있네 있어요 아가씨.
- 부탁해요 그럼.

- 네.

- 애 데리고 나가고 어째 밥을 안 맥였어.

- 그러게요 그냥 식당이 없나.

10시밖에 안 됐네요.
- 이게 10시야?

- 예.
- 여기서 숙제해야지.

- 어 그래 이리와 이리와 - 눈 나빠져.

상 두고 왜그래 일어나 일어나.
여기서 해 여기서.

옳지 올지.

- 네.
응.

나 집에 있어 왜.
- 아니 나 뭐 좀 해볼까 그래서 나왔거든.

유자도 나와 있다 얘.
집에 있을 거야?

- 웬만하면 나오라 그래.
저녁에 영화나 보자.

- 웬만하면 나오지 그러니.
유자가 저녁에 영화 보재.

그래 뭐 하느라 못 자?

어머 진짜.
너 진짜 일부 탈고했단 말이야.

- 웬일이야.
완행열차가.

- 완행열차가 웬일이냐 그런다.

- 완행열차 급행으로 바뀌었다 그래.

몰라.
그냥 써지는 대로 냅다 써 재꼈어.

다듬고 고르느라 애 안 쓰고 일단 되는 대로 메꿔보자
그랬더니 한 시간에 평균 열 장씩은 써지더라.

놀랄 거 없어.

유자는 한 시간 이십 매도 쓰고
미치면 삼십 매도 쓰잖아.

어 자야 해.
안돼.

저녁에는 성북동 가야 해.

- 그렇구나 알았어.

그래.
- 나오라 그래.

- 잠자고 오후에 성북동 간덴다.

그래 그럼 자.

어 적당히 있다 들어가든지 아니면
유자랑 영화나 보러 가든지.

내가 할 게 뭐 있니.

나대로 미니 뚜껑 한번 열어볼까 해서
나왔는데 얘 아무래도 안되겠어.

내 얘기가 아니라 그런지 점도 안 찍어진다.

- 원고 보내보라고 그래.
우리가 한번 보게.

- 어 지현아 팩스로 좀 보내볼래?

나 디기 궁금한데.
어?

- 아니야.
다듬어야 해.

내일 갖고 나갈게.

싫어.
최소한 실밥 정리는 해야 하잖아.

몰라.
제대로 꿰매준 건지 아닌 건지도 모르겠어.

어.
어 그래.

응 안녕.

- 네.
누구세요?

잠깐만요.

- 이모 나 돌겠어.
- 아 글쎄 말을 해 이것아.

왜.
왜 돌겠냔 말이야.

돌겠다 돌겠다 소리만 하지
말고 말을 하라니까.

- 돌겠어.
- 얘가 나까지 돌게 만들래.

왜 그래.
글쎄 뭐 때문에 돌아 니가.

- 엄마한테 말 안 할 거지?
- 할 일이면 하고 안 할 일이면 안하고.

- 어우 안 돼.
엄마가 알면 강욱이 영 놓쳐.

엄마는 알면 안돼.
- 이 서방이 뭐 이 서방한테 무슨.

뭔데.

- 걔 바람났어 이모.

- 뭐?
- 바람났어.

딴 계집애 생겼어.

- 얘.
얘 너 뭐 잘못 아는 거 아니야?

니 엄마 알면 화상 터지고
지진 나 우리 다 죽는다.

너 소리 낮춰.
얘 우리 목욕탕으로 들어가자.

이불 속이 낫겠다.
우리 이불 속으로 들어가 이야기하자.

일어나.
침대로 올라가자 어서.

- 괜찮아요.
조용히 얘기할게.

- 내가 큰 소리 낼까 봐 그래.
내가.

이게 무슨 날벼락이야.
너 괜히 생사람 잡는 거 아니니.

아니 그럴 사람을 갖고 그런
말을 해야지 내가 믿지.

얘 나는 남자가 애 낳았다는
소리보다 더 안 믿긴다.

확실한 거야?
확실한 증거가 있냐고.

- 그 계집애 내가 만났는걸.

- 뭐야?
진짜란 말이야 그럼?

- 김 사장 왜 이래.

내가 그 땅을 지금 왜 팔아.

글쎄 땅 못 팔아 몸 닿는 사람도
아니고 도로 낸다고 잘 나간다고

보상금 받은 게 언젠데.

내용 아는 사람이 땅 팔라는 소리를 해.

오늘 내 공사 착수할 텐데.
밥 아닌다며 지금.

그 땅을 왜 팔아 내가.

아.
그 여러 말 할 거 없어.

김사장이 그 땅 지니면 지금 그거 팔겠어?

아니면 됐어.
별 싱거운 사람 다 보겠네.

살다 살다.
- 작가야.

방송 작가.
- 작가?

아니 작가씩이나 되는 년이 뭐 할 짓이 없어

남의 남자한테 침 바른다디.

- 강욱이가 완전히 가버렸어.

쟤 쉽게 안 잊을 거야.
내가 알아.

- 얘 작가라면 보나마나 뭐가 같이 생겼.

- 뭐가 아냐 이뻐.
- 지까짓게 작가 이뻐봐야.

- 아니야 정말 이뻐.
나보다 훨씬 어리고 훨씬 예뻐.

- 그까짓 인물 별거 아냐
늙으면 다 똑같이 한심해.

그래서 이 서방 그 자식 뭐라는 거야.

그 계집애 때문에 너 찬밥
맞는데 너하고 안 한데?

- 말로는 정리했대.
다시는 안 만난대.

그런데 그래놓고는 또 만났더라고.

- 야 당장 때려치워.
- 강욱이 없이 나 안되는거 이모 몰러.

나 걔 정말 좋아해.

내가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굴지 정말 몰랐어.

나 싫다면 그만이지.

마음 변한 남자 놓고 이러니저러니 하는
유행가 내가 얼마나 경멸 했었는데.

지금 내가 유행가 그 자체야 이모.

- 그러게 더러운 게 정이고
사랑이라는 거야.

별일이다.
나는 이 서방을 믿었다.

세상에.

이거 물구나무 서서 거품
뿜고 죽을 일이네 원.

빌어먹을 놈.
얌전한 강아지 부뚜막에 올라간다더니.

- 아이고 그만해.

커피 끼얹어 내쫓았어요.

없었던 일로 넘어가야지.

그런 걸로 참고 이겨내야지 하면서

그게 안돼.

문득문득 목줄 나 죽여버렸으면 좋겠어.

죽이고 나도 죽었으면 좋겠어.

- 너 이 서방 없으면 안 된댔지.

그럼 그러면 안돼.

더 잘해주고

더 웃어주고

속으로는 정말 죽이고 싶게 미워도

겉으로는 흘러가는 것처럼 애교
떨고 이쁜 짓 하는 거야.

어떻게 할 거야.
이 서방 없이 못 산다면서.

그럼 잡아야지.
잡아서 붙잡아 매야지.

응?

당분간

장작빼서

어디 치워.

나 창자 없이 다, 하고 그저 잘해.

저도 양심이 있으면 설마 니가
왜 그러는지 알겠지.

알면 느낄거야.
느끼면 돌아설 거고.

- 이모 나 머리 자를까?

- 머리는 왜.
- 그 기집애 머리가 단발이더라고.

글쎄 내가 이렇게 됐다니까.

- 자?
- 네, 왜요.

아버지.
- 성북동 간다면서 왜 안자.

왜 안자고 톡톡톡톡 그래.

- 네, 잘 거예요.
- 얼른 자.

그만해.
- 네 알았어요.

어디예요?
- 운동하고 나 밥 먹는 중이야.

안 자고 뭐해.
- 바다 못 보게 만들어 미안해요.

- 됐어.
- 그냥 순하게 따라나설 수도 있는데.

너무 피곤할 때 그러니까 짜증이 났어요.

- 왜 그런지 알아.

나를 별로 안 좋아하기 때문에
짜증 먼저 나는 거야.

뭐 그런 줄 알면서 데려오는 거니까 따지고
보면 당신한테 블레임 걸 필요 없는 거야.

부정 안 하지?

좋아.
상관 안 해.

나만 좋으면 되니까.

아직 나를 다 몰라서 그래.
나는 자신 있어.

잠이나 자.
끊어 나 밥 먹어.

- 어서 오세요.
- 응.

- 언니 밥 먹고 옷 입으러 올라갔어요.

나중에 봬요.

- 어서와 이 서방 아침 안 먹었지?

내가 차려줄게 먹고 나가 응?

- 아니에요 토스트 해
먹고 왔어요 괜찮아요.

- 그래 그럼 올라가 봐.
오늘은 애가 한결 개운한 모양이야.

다 난 것 같다.

- 국 식었어.
국 새로 줘.

- 아이고.
손은 마사지하는 데밖에 안 쓰는 거죠.

- 어서와.
- 괜찮아?

- 괜찮아졌어.
아침 먹지 왜.

- 먹었어.
왜 화장도 안 했어?

- 나가자.
다녀올게요.

일찍 끝내고 들어와 쉬어.
- 알아서 할게요.

이모 저 나가요.
- 그래.

- 차는 갖다 놨는데 내 차 타고 가.

- 아냐 키 줘.
- 괜찮겠어?

- 일찍 나왔네.
- 어 너도.

- 언제 나왔어?
- 지금 막 커피 앉히고 기다릴 정도.

영화 뭐 봤어?
- 영화?

영화 안 봤어.

현경이랑 그냥 뭉개다가 여덟시쯤 짜장면 먹고
들어갔는데 그게 체해서 죽는 줄 알았다.

- 급하게 먹었어?
- 아니야 그렇지도 않았는데 그렇더라고.

내가 잘 체하잖아.
- 오늘은 봄이드라.

- 나는 봄이 더 젬병이야.
바람이 기분 나쁘게 춥잖아.

너 4월에도 눈 날리지 않니 춘설.

- 그래 춘설이 남분분하니
올 똥 말똥 하여라.

그런 시조 구절이지만.

- 너 태국 가서 성형외과
의사 만난 거 아니니.

- 그게 무슨 소리야.
- 아니.

왜 너 오자마자 전화번호부에서 성형외과
의사 찾아 통화했었잖아.

너 그때 분명히 여행 어쩌고 안 그랬었니?

- 태국하고 그게 무슨 상관이야.

- 상관 있는 거 아니야?

- 상관없어.

성형에 대해서 뭐 좀 알아보려고 연락했었는데
의사가 여행 중이었어.

돌았을 때쯤 됐겠다 싶어서
연락했었던 거야.

- 그래?

나 혼자 괜히 상상력이 발동했었구나
문득 그 생각이 나잖아.

태국에서 얘가 성형외과 의사 만난 적 있다.

- 작가 아니랄까 봐.

- 그런데 그것도 아귀가
딱 떨어지진 않더라고.

너 분명히 통화했는데

그 남자는 니 성도 이름도 연락처도
네가 뭐 하는 애인지도 모른다.

좀 이상하긴 했어.
- 머리 안 복잡해?

한가하기도 하다.
- 누굴까.

너 찾는 사람.
- 관심 없어.

- 성북동은 어떠니?
- 뭐가 어떤데?

- 아니 그 정도 부잣집 분위기는
어떤가 궁금해서.

우리 같은 사람 그런 집안 잘 모르잖아.

너는 큰 도움 될 거야 어떠니?

- 종혁씨네 경우에는 좀 무거워.

- 어떻게 무거워?

- 무거워.
- 너 쪼니?

- 쫄아 많이 쫄아.

- 부자라서?
- 그건 아니고.

우리 집하고는 분위기가 다르니까.

일하는 아줌마랑 처녀랑 뭐 그런 사람들 움직이는
것부터가 많이 긴장되어 있으니까

나까지 덩달아 그렇게 돼.

- 불편하겠다.
그거 어디 살겠니.

- 어 난 내가 일등인 줄 알았는데.
- 어서와.

- 너 어제 짜장면 괜찮았니?
- 왜 뭐가?

- 나 체해서 죽을뻔했어.

- 면발이 굵네 가는 애 짜장이
시큼하게 어쩌네 트집이 많더라.

너 체할줄 알았다 내가.
- 너 프린트 했어?

- 어 해줄게.
한 번 더 훑어보고.

- 네.
어머 종혁 씨 안녕하세요.

네 도착해 있어요.
오늘은 나보다 더 일찍 나와 있던데요.

네 기다리세요.
지현아.

- 나예요.
- 기분 좋은 날이야.

본인가 방금 떨어졌어.

그래.
축하 받아야 해.

되게 돼 있는 거였지만 그래도
기분이 그게 아닌데.

썩 좋아.

아버님 말고는 당신한테 제일
먼저 알리는 거야.

그래 땡큐.
그럼 일해.

나는 회의 시작해야 돼.

- 축하합니다.
- 고맙습니다.

- 축하드립니다.
- 앉으시다 앉으시죠.

신나게 시작합시다.

업무 협의 말이야.
업무 결과 정보에 대해서 말인데.

- 정확하게 어떤 인원이 붙어서
해줘야 하는 거죠.

- 자금이나 회계나 인사 관리나 이런
사람들이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 그렇게 하지 말고 여기서는

영업지원팀 플러스 경영관리팀
플러스 영업 전산팀이야.

업무계획은 거의 모든 파트너가
들어간다고 봐야 한다고.

그러니까 김 부장 실제로 일을 진행할 수 있게

모든 걸 아주 세세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해.

그런데 내 생각에는 이 업무 협의
기간이 너무 짧은 게 아닌가 해.

특히 정부 개혁도 아마 이거
갖고는 안 될 거야.

- 그럼 딴 거랑 계속 오버랩 하면서.
- 오버랩도 상관없어.

업무 협의 하루 종일 하는 거 아니잖아.

하루에 한 시간이나 30분씩만 하면 돼.

그리고 각 팀별로 일에 대한
플로우 차트를 만들어서

모든 일이 시작된 데서부터 끝까지 우리
회사 전체 안에서 자기가 하는 일.

만일 내가 채권 쪽이라면 채권 쪽 거래에 모든 프로세스를
플로우 차트를 그려본 다음에 일을 하자고.

아직 인적 구성이 다 안 돼 있으니까
어느 정도까지는 신경을 써야 돼.

그럼 큰 실수는 없이 넘어갈 거야.
자 그럼 다음으로 넘어가자고.

- 네.
환자 없어?

- 애들이 나 아프다고 한 시간 비워놔줬어.

- 잘했네.
- 청주에는 언제 갈 거니?

- 이번 토요일에 갈까해.

- 서둘지 말자.

식 올리는 거

당분간 미루고 시간을 보는 게 좋을 것 같아.

- 이유는.

이대로 결혼식장에 들어가 서 있으면

너무 서글플 것 같아.

웨딩드레스 입고 우는 신부는
되고 싶지 않아.

지금 상태로 결혼해서

신혼여행은 어떨 것 같니.

결혼 생활은 어떨까.
물론 너 나한테 신경 써 잘해주겠지.

그렇지만 전처럼 저절로 해 주는 게 아니라

노력으로 하는 거 보일 거야.

그렇게 잘해 받으면서 내가 편하겠니.

그렇게 시작하기는 싫어.

- 민경아.

- 말해.
- 예정대로 진행하자.

그게 더 나아.

- 머릿속에 온통 딴 여자 들어있는 너하고한
집에 사는 건 셋이 사는 거 아니니.

둘 반 정도는 참겠는데 셋은 참기 어려워.

- 딴 여자 나가라고 했어.

곧 나갈 거야.

어차피 우리 두 사람

설레임으로 시작한 사람들

아니야.

형제애 같으면서 우정 같으면서
그런 거 아니니.

- 그래

그렇게 시작했는데

언제부터인가 나는 네 뒤통수만
봐도 설레기 시작했어.

우리의 비극은 그 점이야.

나 혼자 너를 설레면서 좋아하는 거.

- 나도 너 좋아해.

- 형제처럼 친구처럼.

- 열정은 어차피 식기 마련이야.

부부는 친구 같고 형제 같은 게 최상이야.

- 그렇다면 나는 너를 100%
이해해야 하겠구나.

친구한테 형제한테 다른 사람 생겼다고 질투에
눈이 멀거나 그러지는 않는 법이니까.

오히려 축복하고 고무시켜줘야겠구나.

얘기했지.
나는 멋있는 여자이고 싶다고.

이럴 때 멋있으려면.

그래 나는 너를 사랑한다.

그런데 너는 다른 여자가 좋다니.

사랑하는 사람아 니가 사랑하는
여자한테 가서 행복해라.

그래야 하는데 나는 너한테
커피나 끼얹고있어.

- 그냥 진행하자.

진행하자.
그게 나한테 좋고 너한테 좋아.

성실할게 약속해.

실망 안 시킬게.

- 냉이 냄새가 진동하는데?
- 미경이가 갖고왔어요 선생님.

할머님이 장호원 숙부댁에
가셨다가 밭에서 캐오셨데

완전 무공해 자연 냉이에요.

- 그래서 향이 이렇게 환상적이구나.

할머니 고맙습니다.

- 그런데 우리 할머니 냉이 뜯어오시고
병나신 거 있죠.

병원 가셨어요.
- 저런.

우리 병원비 드려야 하는 거 아니야.

- 아니에요.
- 선생님 어제 많이 편찮으셨나 봐요.

- 어 좀 혼났어.
- 그런데 선생님 더 이쁘세요.

- 그래 그럼 쭉 아파야겠네?

- 아니 이게 무슨 냄새에요?
- 미경이가 냉이 갖고 냉잇국 끓였데.

국이니 찌개니?
- 국이예요 선생님.

- 국이래.

오동잎 떨어지는 걸로 가을 안다더니,
냉이 향기로 봄을 알겠군.

배고프네.
어서 빨리 앉아요들.

- 네.
- 기도합시다.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 우리 선생님 아프시고 더 예뻐지셨죠.

- 그런가요?
- 그런가요?

잘 모르겠는데요.
먼저 수술한 환자 경과가 어때?

- 누구?
- 여행 갔다 와서.

- 어.
잘 회복되고 있나 봐.

별 말 없는거 보면.
제주도 친구네 가있데.

붓기도 많이 빠지고 멍도 같이 하는중이래.

- 좀 신경 쓰였었어.
피곤한 채 수술해서.

- 우리 선생님 손은 신의 손인데요?

- 신의 손?
- 네 신의 손이요.

- 그러셔?
신의 손이세요?

그런 줄 몰랐네.
- 나도 몰랐네.

그런 소리들 하지 말랬는데.

- 이 간호사 어제 양가 부부
상견례 했데요 선생님.

- 그랬니?
- 네.

- 그래 분위기 어땠어?
양쪽 부모님들 다 괜찮게 생각하셔?

- 부모님은 괜찮은데 고모가
아주 골 아프더래요.

- 언니.
- 왜?

- 아니에요.

- 기막히게 좋은 혼처 수두룩하게 놔두고
자기 조카가 돌았다 그러더래요.

- 어머 상견례 자리에서
그게 무슨 발언이야.

아주 무식하구나.
이 선생은 그런 고모.

이 선생 지금 밥 먹으면서 주무신다.

그래서 뭐라 그랬어?
그냥 당하기만 했니?

- 그냥 당했대요 글쎄.
나 같으면 한방 싸줬을 건데.

- 뭐라고 싸요?

- 현경아 불안해.
뭐라고 말 좀 해 봐.

- 다 됐어 기다려.

- 내가 왜 너를 심사위원으로
만들어놓고 이렇게 떨까.

- 나만한 심사위원이 어디냐.

쓰지는 못해도 보는 눈은
날카롭다는 거 아니냐.

- 날카롭지.

- 알아줘야지.

- 너는 차라리 방송 비평으로
도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

- 돈이 돼야지 돈이.
- 너 뭐 돈 걱정할 거 없잖아.

- 박지현 파이팅.

지금까지 니가 쓴 대본 중에 최고야.

탁월해 완벽해 놀랬다.

- 장난치지 말고 제대로 얘기해.
- 장난 아니야.

너무 좋아.
도입도 좋고 전개도 신선하고.

극성도 강하고 군더더기 없고 덜그럭
거리는데도 없고 좋아 아주 좋아.

- 진짜야?
- 너 된다 저거 두고 봐 너.

저 작품으로 너 계약 작가 될 테니까.

왕창 불러.
소신껏 왕창 불러서 나 십 퍼센트만 주라.

- 헛소리 하지 말고 너 진짜로 얘기해.

- 얘들은 왜 이러는지 모르겠더라.

진짜로 얘기하면 헛소리로 듣고 헛소리는
진짜로 듣고 머리들 정말 나쁘다 니들.

- 진짜야?
진짜 나 좋아해도 되는 거야.

- 잘 써.
너 잘 쓴다 그랬잖아.

- 대중성과 오락 사이 없을 뿐이지.

- 근데 이번엔 그것도 충분해.
- 그래?

신경을 좀 썼거든.
- 신경 쓴다고 돼?

- 어렵게 나만 아는 얘기 안 되게 썼거든.

- 어 애쓴 보람 있어.
선명한 사진 같아졌어.

기분 좋아.
- 나는 좀 보면 안 되니.

빼주지 마.
쟤 보고 초치면 너 못 써.

- 아니야 현경아 초치는 얘기도 필요해.

그래 너도 좀 봐줄래?
- 어 볼게.

누구야.?
- 네 누구세요?

네 저 무슨 일로 오셨어요?

- 여기 방송 작가들 작업실이다
그러던데요.

- 예 맞아요.
누구 찾으세요?

- 박지현 씨라고.
- 아.

지현아 손님 오셨어 들어오세요.

- 그럼 잠깐 실례하겠어요.

- 저를 찾아오셨어요?

제가 박지현인데요.
- 그래 니가 박지현이냐?

- 아니 여보세요.
이게 무슨 짓이에요?

- 무슨 짓?
나 할 만한 짓이야.

- 너 저리 가.
나가요 나가주세요.

- 나가?
못 나가.

너 이리 와.
나 무식한 사람 아니야.

그렇지만 남의 남자 가로채는
기집애한테 이게 어울려.

너 이리 와.
- 여보세요.

일하는 작업실이에요.
빨리 나가주세요.

경찰 불러요?
- 경찰?

그래 불러라 불러 불러.

- 기막혀.
무슨 이딴 아줌마가 있어.

- 이딴 아줌마하고 저딴 아줌마하고
너한테 볼 일 없어.

너 이리 와 앉아.
- 야 119 불러.

정신병자 실어가라고 119 불러 빨리.

- 그래 불러 부르라고.
- 누구시죠?

신분부터 밝혀주세요.
- 뭐야?

신분?
나 민경이 이모야 됐니?

- 나가시죠.
나가서 얘기해요.

- 나갈 거 없어.
여기 앉아.

너한테도 여기가 나을걸?
친구 두 사람 앞에 당하는 게 낫잖아.

더 많은 사람들한테 망신당하는 거 보다 응.

- 자리 좀 피해줄래?
- 어 그래.

- 얘 나 못 나가.
안 나갈 거야.

다짜고짜 주먹질부터 하는 아줌마
뭐 믿고 너 혼자 두고 나가니.

나 안 나갈 거야.
야 너 그냥 있어 나가지마.

- 지현이가 나가라잖어.
- 내 맘이야.

- 모두 일하는 중이에요.
빨리 끝내고 가주세요.

원하는 게 뭐예요.

- 너 이강욱이 누구인지 알고
이강욱이한테 침 바르니?

이강욱이 허민경 약혼자야.
걔들 고등학교 때부터 사랑한 사이야.

식만 안 올렸다 뿐이지 결혼한 부부나 같아.

너 끼어드는 바람에 어떻게 됐는지 알아?

내 조카 병나서 쓰러졌어
이 여우 같은 기집애야.

- 그건 댁의 사정이고 댁의
사정 내가 알 바 아니에요.

이강욱 씨 천치 바보 아니고 그 사람 내가
납치해서 가둬놓고 논 거 아니에요.

해결 볼 일 있으면 이강욱
씨하고 직접 해결하지.

나한테 와서 이런 문제 아니지 않나요?

- 이게

남의 남자 가로챈 기집애

최소한 양심도 없는 물건이구나 이거.

어디서 고개 빳빳이 들고 이래.

- 여보세요

- 너 정신 똑바로 차리고

내 말 잘 들어.

- 네 허민경입니다.
- 허민경 선생 이거 밖에 안돼요?

- 누구예요.

- 나 박지현 하고 한 작업실
쓰는 사람이에요.

자기 문제 자기가 해결하지 무식한
이모까지 보내고 이래야 해요?

빨리 저 아줌마 좀 치워요.
별꼴 다 보겠어 정말.

- 지금 거기 계세요?
- 행패 부리고 있어요.

- 좀 바꿔요 바꿔주세요.

- 안 받아.
그냥 끊어.

- 받아요 바꾸래요.
- 끝났다 그러고 너 또 만났잖아.

이게 누구 등신으로 아네.

너 이 서방 옆에 두 번 다시 알짱 거리 지마.

내 말 우습게 들었다가는 진짜 큰 코 다칠
테니까 명심하는 게 네 신상에 좋을 거야.

오늘은 이쯤하고 가지 일들 해야 한다니까.

그런데 어떤 작품들 썼어요?
내가 본 게 있나?

뭐 썼죠?
제목만 말해 봐요.

나 연속극 바로 보는 사람이에요.
- 가시죠.

- 지현아.
지현아.

지현아.
지현아.

- 괜찮아 바람 쐬고 들어올게.

- 네.
- 지현이에요.

보고 싶어요.
지금 만나고 싶어요.

보고 싶어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 무슨 일인지 안 묻겠어요.

나도 보고 싶지만 그렇게 못해요.

다시 한 번 나는 약속을 했어요.

약속 지켜주고 싶어요.

지현 씨가 힘든 만큼 나 역시.

- 뭐 하는 사람이니?
- 내가 어떻게 알어.

- 너 알잖어.
- 내가 뭐 나 몰라.

- 최종혁보다 훨 낫니?

- 나도 몰라 모른다고.
- 넌 알아.

- 몰라.
- 알잖아 이 기집애야.

허민경은 누구니?
학교 선생이니?

그 아줌마 치우라고 아까 허민경
선생한테 전화했잖아.

무슨 청문회니?
덮어놓고 몰라 작전 나한테 통해?

- 알아.
그래 알아.

조금안다 그래서 지현이 없는 자리에서
너랑 나랑 같이 그 얘기하자고.

- 너도 그러잖아.

지현이랑 둘이 나 없으면 신나게
씹는 거 나 알아.

우리 다 그래.
알고 있다고.

- 니가 알고 있는 거 나도 알아.

- 어쨌든 굉장한 스캔들이다 웃겨.

누구보다 단정하고 깔끔한
척하는 애가 진짜.

어머 깜짝이다.
눈 시퍼런 약혼자 놔두고 별거 다 해.

좌우가 엄청나다.
이중 플레이 언제부터니?

이중 플레이잖아.
- 너는 말을 꼭 그렇게 해야겠니?

- 나만 몰랐잖아.
소외된 사람 원래 속이 꼬여.

말 곱게 안 나오는 법이야.
너 그것도 몰라?

- 너 입 싸 그래서 말 안 했어.

- 뭐?
- 안 싸?

너 싸.
- 싼 입으로 그럼 종혁 씨한테 폭로할까?

내가 입이 싸?
너 입 싼 사람 구경 못 했구나.

내가 무슨 입이 싸 근거를 대.

내 입 싸서 황당했던 근거를 대라고.

- 그만두자.
너무 유치하다.

그만두자고.

- 네.
- 현경이 좀 바꿔줄래?

- 너 찾는다.

- 여보세요.
- 현경아 너 좀 나와줄래?

- 너 어디야 어딘데?

- 하지 마.
몇 병째니?

- 2개.
- 그만해 너.

- 현경아 나.

그렇게 당하고.

뺨까지 맞고 뛰쳐나와서 나왔는데.

미칠듯이 보고 싶어서 나 전화했었다?

아무 생각 없었어.

그냥 눈물이 쏟아지는데

그냥 그 사람 앞에서 울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어.

그래서 전화했어.

전화했거든?

- 내 거절 당했다.

다시는

다시는 안 만나게 약속했기
때문에 나올 수가 없대.

- 나올 수가 없대.

- 나이에 비해 이마에 주름이 많이 생기죠?

눈 뜰 때 이마까지 움직여서 그래요.

나처럼 눈만 크게 떠보세요.

잘 안 되죠?
- 네.

- 지금 눈이 크게 안 떠지는 건 눈 안에 눈꺼풀을
들어올리는 근육이 제 기능을 못해서 그래요.

이런 눈은 그냥 보통 쌍까풀처럼 찢어서 꿰매기만
하면은 눈이 쌍까풀 풀린거 같이.

이렇게 졸린 눈같이 돼요.

그러니까

눈 안에 근육까지

수술을 해줘야만 쌍꺼풀이 제대로 돼요.

- 그럼 이마 주름도 없어지나요?
- 더 이상 생기지는 않죠.

- 예쁘게 해주세요.
시집 보내야 해요.

- 내 신발이 왜 나와 있어.
- 이모.

- 아 깜짝이야.
누구 놀래서 죽일 일 있니.

기척도 없이 왜 그래.

이 시간에 무슨 일이야?

시원치 않아서 들어왔니?
컨디션이 영 아니야?

뭐 좀 먹었어?
허기져 꼬부러진다.

- 지금 어디서 오는 거예요.

- 볼일 좀 보고.
- 무슨 볼일.

왜 그래요 이모.
이모한테 부탁하지 않았잖아.

뭐 때문에 거기까지 쫓아가
사건을 만들어요.

- 니 부탁받고 갔다 소리 안 했어 야.

- 어쨌든.
그럼 어떠냐.

니가 보냈으면 어때.
뭐가 무서워.

나

남의 남자 꼬드긴 기지배가 마땅히
받아야 하는 봉변 주고 왔어.

머리끄덩이는 못 흔들어줬지만 따귀는
한대 옴팡지게 올려 붙였지.

야,

친구 년들이 있어서 그것도
마음대로 안 되더라.

초록은 동색이라고 친구
년들도 똑같더구나.

똑같이 뻔뻔스러운 것들이야.
다 같이 싹퉁머리들이 제로더라.

- 이모 때문에 내가 못 살아.

이모 맘대로 왜 그래.
이모 멋대로 왜 그래.

- 너 위해서 한 짓이야.

이모 그냥

니 집에 얹혀서 가정부 하면서 밥이나
축 낸다고 우습게 봤니.

그런 것들은 애절하게 밟아버려야 해.

잡초도 너 클 때를 크게 버려뒀다가는
쉽게 안 뽑아주는 거야.

안 뽑아줄 뿐만 아니라 화초 죽이고

잡초 봤다는 거야.

이 서방인지 전 서방인지 완전히 끝났다고는
하지만 그걸 어떻게 믿어.

남녀 정분 난 거 가리는 거
그렇게 쉬운 일인 줄 알어?

더구나 이 서방인지 저 서방인지 그런
애가 바람나면 더 무서운 법이야.

슬쩍슬쩍 곁눈질

소질 있는 사내 바람은 오히려
겁날 거 없어 너.

그런데 이 서방 타입에 바람이 나면

남풍도 서풍도 아니고 광풍야 광풍.

어정쩡하고 있다 광풍 맞을래?

기집애도 완전히 싹을 죽여나야 안심이지.

- 이모.

- 아 기집애가 자꾸 불러내면
어떻게 할 거냐는 말이야.

- 강욱이 약속했어.
- 이런 맹순이.

아이구 니가 그러고도 무슨 박사니.

바람 든 놈

약속 방구보다 더 허무한
거야 이것아 그걸 믿어.

- 나를 뭘로 알고 우리
집을 뭘로 생각하겠어요.

- 지까짓게 누구를 뭘로
생각할 주제나 되니?

저는 뭔데.
남의 약혼자 가르친 계집애가.

- 남자 도둑 맞은 것도
누가 알까 챙피스러운데.

집안 식구 쳐들어가 폭행까지
했다고 소문나 봐.

우리 꼴이 뭐가 돼요.
- 꼴 보고 돼지 잡아?

남의 얘기 사흘이야.
나 잘했어 너무 잘했어.

- 강욱이 알면 어떻게 해요.

- 그땐 그 기집애 내가 죽인다
연락했다는 증거잖아.

가만 내버려 둘 거 같아?
- 다시는 내 일에 개입하지 마세요.

- 야.
- 웃기잖아.

이모까지 동원해 분풀이 하는
거 칠득이 같잖아.

- 그럼 니가 칠득이지 칠득이 아닌 줄 알어.

칠득이 아니면 왜 당해.

- 그래요 칠득이야.

이모한테 털어놓은 내가 칠득이었어.

- 김치 맛있는데 밥 안 먹을래?

- 백마탄 왕자 두고

마부하고 눈 맞았다고 그러지만

나는 백말도 안 부럽고.

왕자도 황홀하지가 않아.

그런 말하는 너 한 명 쓰러.

- 여자들이 조건에 많이 가버리잖아.

사랑을 맨 나중에 놓는 애들도 많아졌고

조건을 사랑하는 거면서 아니라고
우기기도 하고.

사랑보다 조건이다 내놓고
뛰는 애들도 꽤 있어.

- 그저 평범한 집안에서 혼자 용이 된 정도라면
아마 종혁 씨 좋아했을지도 몰라.

너희들은 멋있다 그러지만

태어날 때부터 모든 것을 완벽에 가깝게
두 손에 쥐고 나온 사람.

언제나 모든 일에 자신 있는 거 비위 상해.

우리 대부분 안 그렇잖아.

그저 평범하게 태어나

평범한 부모 밑에서 작은
일에도 기뻐하고 슬퍼하고

갈등하고 좌절하면서 어른이 되잖아.

종혁 씨랑 같이 있으면 나

떄때로 잡동사니

바구니 같은 기분들 때
있어서 때때로 역심나.

우리가 그렇게 목숨 걸고 있는
방송일 종혁 씨는 이해 못해.

너랑 내가 왜 그렇게 펄펄
뛰면서 좋아하는지.

절대 이해 못할 사람이야.

나 기분 좋으라고 한다는 소리가

사과 한 박스 사는 것처럼

내 거만 방송해주는 방송국 차려준대.

얼마나 재수없는지 알아?

재수 없지 않니?

- 결국은 다 마음이야.
반한 남자가 아니니까 재수로 들리지.

반해 있어 봐라.
빈말이라도 얼마나 기분 좋겠어.

- 현경아 나

내가

거절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

진짜 눈곱만큼도 안 했어.

너무하지 않니.
진짜 너무 바보지 나.

- 종 치고 말아.
그쪽만 안 되는 거 아니야.

너도 안 돼.
전화는 뭐하러 해.

- 그렇게 당했는데 한 번쯤
봐도 죄 될 거 없잖아.

- 지현아.

받아.
- 내버려둬.

- 종혁씨가 찾는거 인줄도 모르잖아.
- 놔둬.

그 사람 전화라고 꼭 받아야된다는거 없어.

네 여보세요 여보세요.

- 실례지만 박지현 씨 휴대폰 아닌가요?

- 맞는데요 누구시죠?

혹시 이강욱 선생인가요?

- 그렇습니다.
지현 씨 통화 안 되나요?

- 너 가만히 있어.
내가 받을게.

왜요 너무 했다고 생각 드셨어요.
- 이리줘.

- 무슨 남자가 일처리를
그렇게 대대하게 해요.

- 현경아.

- 허민경씨 이모 쳐들어와서
주먹질 한 거 아세요?

이 남자도 알아야 돼 비겁하잖아.
- 끊어 챙피하게 왜이래.

- 여보세요.
여보세요.

- 선생님.
- 환자 보세요?

- 아니요, 급한일 있다고 비우셔서
환자분들 다 돌려보내셨어요.

선생님 오시네요.

- 환자 없어?
- 어디 갔다 온 거야?

- 집에.
왜?

- 너 하고 나 둘만으로 끝나는 거 아니었니?

- 무슨 얘긴지 분명히 해줄래?
- 이모님까지 알게 할 필요 없잖아.

무슨 상관이고 남의 작업실까지
쳐들어가셔.

- 왜 상관이 없어 내 이모인데.

- 다 끝난 일에 꼭 이렇게까지 해.

이모 성격 뻔히 알면서 이모한테 너

잘못이라면 넌

내 잘못만 비난하면 돼.

그 사람 괴롭히는 건 치사하고
졸렬한 짓이야.

- 끝났다면서 어느 새 너 알고 있잖아.

뭐가 끝난 거야.
끝났는데 어떻게 알아.

- 네가 아무 짓도 안 했으면 알 것도 없었어.

- 그래서 또 만났니?

- 너한테 실망이다.

이 정도까지라고는 생각 안 했어.

- 실망?
실망이라고?

지금 누구 앞에서 실망이라는
단어를 내놓니.

실망이라고?

- 내 말에 콧방귀 뀔 정도라면

우리

그만두는 게 옳아.

너한테 실망했다는 말도 해서는 안 될
만큼 그렇게 내가 너한테 쓰레기니?

- 그만두고 싶어?

- 아무리 못난 사내 자식도 제 약점
처가에서 아는 거 싫은 법이야.

그렇지 않아도 취급 제대로 안 한
니 어머니한테 나 뭐가 될까.

- 나도 한 군데는 털어놓을
데가 있었어야 했어.

- 주먹질 하시고 싶으면 나한테 하라 그래.

그 사람 니 이모한테 주먹질 당할 이유 없어.

- 그렇게 가슴 아프니?
그렇게 속이 아파?

따귀 한 대 맞은 게 그렇게 속이 쓰려?

- 따귀를 왜 때려 누가 무슨
자격으로 그 여자를 때려.

- 반갑습니다.

우리 회사에서 일하기로 결정했고 이제 연봉
협상만 남았는데 어떻게 각자 하시겠어요.

아니면 같이해도 상관없나요.
- 뭐 같이 해도 같이 해도 상관없습니다.

- 그래요 그렇게 하죠.
백지섭 씨는 이인수 씨보다 몇 년 선배죠?

- 4년 입니다.
- 근데 둘 다 직급은 대리였네요.

전 직장에서 얼마나 받았습니까.
- 4천입니다.

- 저도 4천 받았습니다.
- 그래요.

그럼 성과급 포함해 4천 스톡
옵션 별도 어떠세요.

- 전 연봉은 작드려도 일한
만큼 대우를 받고 싶습니다.

이 회사에 매력을 느낀 것도 일한 만큼 대우 해준다는 점이었고
누구보다 열심히 잘한 자신 있기 때문에 좋아요.

- 좋아요.
우리가 원하는 사람이에요.

백두섭씨도 같은 생각인가요?
- 그렇습니다.

- 그래요 그럼.

연봉 3천500에 회사 성장에 따라 개인
기여도에 따라 능력별 성과급 지불.

괜찮습니까?
- 예 좋습니다.

- 그럼 그렇게 결정.
- 저기 그런데 여기 전세금 대출 되나요?

- 아니요 그런 거 없어요.

지질지질한 사원복지 같은
거 우리는 안 합니다.

대신 능력만큼 대우를 지급해요.

- 그런데 백수 씨는 지금 직장에서
전세금 대출받은 게 있어서.

- 얼마죠?
- 2천입니다.

- 2천만 원에 이자 얼마 물어야죠.
- 100만 원 정도?

- 그럼 이러죠.
백두섭 씨는 연봉 3600으로 결정하죠.

이자 연봉에 얹어줄 테니까
은행에서 대출받도록 해요.

- 그러면 되겠네요.
- 불만 없죠?

- 예 좋습니다.
- 그렇게 하죠.

언제부터 일 할 수 있는 거죠?
- 저는 다음 주부터 출근할 수 있습니다.

- 전 정상 출근은 다음 달 초에야 가능할 것
같고 다음 주부터 오후 근무 가능합니다.

- 그럼 그렇게 합시다.

- 너하고 나 우리가 투명인간이 됐냐.

- 네?
- 우리가 안 보였으면 그냥 지나가지.

보였으면 그냥 지나갈 리가 없잖아.

- 새로 시작한다는 작품 생각하느라고
안 보였나 보죠 뭐.

- 저거 운전하고 다니는
것 보면 항상 불안해.

머릿속에 생각이 많은 사람은
운전하면 안 돼.

- 그래도 누나는 찬찬해요.

- 이거 세 번째 놈 이 첫 번째 칸으로 옮기고

철망 좀 봐라.

- 첫 번째 놈하고 괜찮을까요?

그놈 발정기라 사나운데.

- 이제는 지나서 괜찮아.

- 네.
네 잘 알죠.

그 사람이 소개했어요?

네.
그럼 몇 냥이나 필요하신데요?

네 명이면 한 스물냥 은 있어야죠.

한 냥에 2만 원.
- 40만원이요 어머니.

- 예 40만원 있죠?
- 어머 언니 일찍 들어오셨네.

- 시세는 다 마찬가지예요.

저 한 4만 원은 빼드릴 수 있으니까

저 더 싼 데 있으면 거기서 사시고요.

예.
위치는 아시나요?

예 예.
그러면 오세요.

네 네 예.
안녕히 계세요.

아니 왜 이렇게 일찍 들어와 응.

- 왜요?
- 왜 이렇게 일찍 들어와?

- 일찍 끝나도 탈이에요.
- 아 너무 일찍 들어오니까 이상하지.

어디 시원치 않아.
감기 기운 있어?

- 아니야.
그냥 일도 안 되고 해서 책이나 보려구요.

- 얼굴이 왜 그래?
- 뭐 왜?

- 너 울었니?

아 엄마가 엉뚱한 소리 하는 데는 아무튼
점점 올케 언니 닮아가는 것 같아.

- 어디 끌어붙일 데가 없어서 망할것.

부서 부서 우는 얼굴 같아.
- 울기는 울 일이 어디 있어.

- 친구들하고 다투고 들어올수도 있지 뭐.

우는데는 이득 안 하잖아.

얘 오줌은 잘 나오니.
- 잘 나와요 엄마 걱정마.

- 아니 근데 왜 부어 이상해.

아니 지현이 따라 들어오는 거예요?

- 응 왜 일찍 들어왔대?

- 일이 안 돼서 책 보러 들어왔어요.

사건이 없으니까 일찍 들어오는
것도 사건이야 암튼.

- 사건은 저 혼자 만들면서 사건 없다네.

- 그러게 우리만 사건이었나 보네.

- 아 저기 철수가 소개했다고
누가 용 산다고 전화왔었어요.

- 용 만?
- 약은 자기네가 짓는다는데?

- 언제 온데?
- 내일 오전 중에 온댔는데 와야 온 거죠 뭐.

- 간만 조사하고 안 오는 사람들 얄밉더라.

- 안 오면 뭐 영희 옆집 손님이 없어서.

- 그래도 일꾼 말 시켜놓고 안
오면 놀림 받은 것 같아요.

- 현식 애미는?
- 뭘 물어봐요 한참 잘 시간인데.

- 저녁에 뭐 해 먹어요 어머니?

-글쎄다.
아 팥 삶아 넣고 호박죽이나 끓여볼까.

- 현식 애미 호박죽 안 좋아하잖아.

- 아 걔는 밥 해주면 돼요.

애가 푸석푸석해요.
- 누구.

- 지현이요.
오줌은 잘 눈 누다는데.

- 밤새고 작품 쓰느라고 고단해서 그래.

호박죽 나쁠 것 없어.
호박이 여자들에 좋아.

여자들 천지 아니야 이집 이런 거야 뭐.

- 무슨 여자들 천지예요.

내 넷인데 무슨.
- 숫자가 아니라 힘이 문제지.

당신 파워 있잖아.

- 아이고 아이고 얘.

호박 중자를 하나 씻어서
앉히고 팥 골라 삶자.

- 네.
- 사슴을 너무 줄였어.

- 아이고 또 또.

- 100마리 넘게 키우다가
장난 같아서 재미가 없어.

- 됐네요.
이제 그만 편하게 살아요.

숫자 불구할 생각하지 말고 이대로 살아요.

평생 그만큼 일했으면 됐어요.

얘 너희 아버지가 사슴 또
늘리고 싶어 하신다.

- 하지 마세요.
아무도 찬성 안 해요.

- 아무도 찬성 안 해요.
- 아버지.

- 왜 그래.
나 앉어 왜 궁둥이에 붙으면서 불러.

- 나 이러고 자전거에 실려서
학교 많이 다녔어요.

- 조금은 닿지 뭐 틈만
있으면 실어 날랐으니까.

- 아버지.
- 왜.

아버지 왜 불러.
용건 뭐야.

- 나 아버지 같은 남자하고
결혼하고 싶었어요.

- 아버지 같은 남자 쉬운 줄 알아.

안 쉬워.

그리고 너 아버지 같은 남자가
무슨 재미가 있어.

남자는 남자로 해야지.

그리고

너희 아버지가 나한테도
아버지 같은 줄 알아.

아니야.
나한테는 어디까지나 남자야 남자.

- 당신 아직까지도 여자고.
- 그럼요.

- 나 전화 빼놓고 잠깐 졸거예요.
전화 와도 바꿔주지 말아요.

- 그래 저녁 먹을 때 깨워줄게.

- 왜 애가 맥이 없어?
- 원고 쓰는 게 잘 안 되나 봐요.

아이고 그걸 왜 한다고.

- 현식아 현식이 들어왔니?

- 현식이 아직 안 들어왔다.

- 아이고 썩어 죽어 내가 썩어 죽어.

- 그래 니가 박지현이냐?
- 아니 여보세요.

이게 무슨 짓이에요.
- 너 이리 와.

나 무식한 사람 아니야.

그렇지만 남의 남자 가로채는
기집애한테 이게 어울려.

너 이리 와.

내 조카 병나서 쓰러졌어
이 여우같은 기집애야.

- 해결 볼 일 있으면 이강욱
씨하고 직접 해결하지.

나한테 와서 이런 문제 아니지 않나요.

- 이게

남의 남자 가로챈 기집애

최소한 양심도 없는 물건이구나 이거.

어디서 고개 빳빳이 들고 이게.

- 보고 싶어요.
지금 만나고 싶어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 무슨 일인지 안 묻겠어요.

나도 보고싶지만 그렇게 못해요.

다시 한 번

나는 약속을

했어요.

약속 지켜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