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language subtitles for Fireworks EP03 360p-SBS

- 뭐해요?
아 놔둬요.

그거 할 사람 당신밖에 없어요?

별걸 다 해.
별걸.

- 무릎 아프다면서.
- 지인이도있고 현식 애미도 있어요.

- 그 지인이는 그 처삼촌 벌초고 현식이
애미는 검둥개 멱 감기다면서?

- 들어요 들어요.
- 이리줘 해줄게.

- 됐어요.
- 좋은말 할때 내놔.

너무 쓸고 닦아서 그래 평생을 쪼그리고.

마루장에 빵구 나도 이 짓을 했으니,

그럼 무릎이 온전해?

에휴.
- 아이고 참.

그게 처삼촌 벌초예요 그게.

- 대충 하고 살아 대충.

- 아버님 어머님.
안녕히 주무셨.

아버님 뭐 하시는 거예요?

뭐 하시는 거예요?

- 너 걸레질, 이렇게 한다고
너 어머니가 흉 본다.

- 어이구 사람 잡네.
얘 나 아니야.

- 아버님 저 아니고 올케언니예요.

생 삶아요 어머니?
- 어 그래.

삶아 담궈놓고 고기 내놨어.
무국 끓이자.

- 네.
- 아 안녕히 주무셨어요.

- 잘 잤어?
- 예.

- 아직도 자?
- 일어났어요.

- 시집와 날까지 시애미보다 먼저 나온 꼴을
봤으면 내성을 꼴을 가도 가야겠다.

- 괜찮아.
다 뒤져도 꼴간 없겠다.

- 아 참 왜그래요.

몇시나 됐는데요.
- 일곱시 반.

- 잠자는 날이잖어.

왜 깨우는 건데요.
- 초상 치르고 싶지 않으면 일어나 이것아.

민지 니 엄마랑 붙었어.

얼른 내려가.
민지 좀 말려.

엄마 잘못 다 반신불수 때문에 니 차지야.

빨리 일어나 빨리.

- 붙을려면 한낮에 붙지
시간을 왜 이렇게 잡아.

남 잠도 못 자게.
- 한다는 소리하고는 아이고.

- 도대체 무슨 권리야.
무슨 권리를 이렇게 당당해.

- 나 엄마가 세상에 내놨잖아요.

- 그래 안 내놨어야 했어.

천추에 한이야.
- 엄마가 저지른 일이니까 난 책임 없어요.

그렇지만 나는 이런 식으로 세상에
나오고 싶지 않았어요.

- 얘.
- 그러니까 엄마는 날 책임져야 해요.

- 책임 못 지고 있는 게 뭐야?
책임 못 지는 게 뭐야?

- 오천만원 내요.
- 못내 낼 이유가 없어.

-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엄마가 날 낳았는데 엄만 붙잡고.

엄마는 부자고 아버지는 거지예요.
- 남이 된지 20 년이야.

- 언니 흥분하지 마요.
흥분하지 마요.

- 도대체 그 인간하고 내가 무슨 상관이야.

- 엄만 상관없지만 난 내 아버지예요.

- 그럼 니가 줘.
니가 주면 될 거 아니야.

- 글쎄 내가 준다고요.
엄마한테 뺏어서 내가 준다고.

- 민지야.
- 나 엄마 성 붙이고 사는 웃기는 애라고.

- 그만해 그만해.
- 그걸로 나한테 오억.

오십억도 내야 한다고.
- 애가 정말.

그만해 그만 못해.
- 올라가 나하고 얘기해.

- 진정해요 진정해요 진정해 심호흡.

심호흡 심호흡.

- 아이고 썩은 내야.
이 안 닦았어?

- 치과 갈 돈이 있어야지
충치가 세 개나 되는데.

- 올리지 말아요 올리지 말고 혈압 잽시다.

- 아이고 봐.

너 저러다 꽈당하면 너희들 운 좋아면
고아되는 거고 아니면 반신불수야.

언니 괜찮수 괜찮아요?

- 헌신이 언제 온 거야.
- 어느새 보고 싶어요?

- 심심해.
- 저는 개 없으면 편하고 좋아요.

옷이나 후질러 놓고 귀찮은데.
- 새끼가 귀찮으면 어떻게.

- 솔직히 저는 귀찮아요.

아.
솔직히 귀찮을 때 많아요 뭐.

당신은 애 보는 시간이 얼마나 돼요?

일주일 보는 시간 다 합쳐도 나 하루 보는
턱도 안 되니까 몰라서 그렇지 그랬어.

- 됐어.
- 하나 갖고 귀찮다면 어떡해.

- 옛날 여자들은 정말
어떻게 살았는지 몰라.

- 귀찮아서.
- 네.

보통 다섯 여섯씩 낳았잖아요.

- 능력만 있으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것 같은데?

- 어디 끼어들어?
- 아가씨.

방송 언제 나와요?

저번에 탈고한 작품이요.

가슴 아픈 연애 얘기 라면서요?

- 정말 기대돼요 언니.
누가 해요?

난 김희선이 제일 예쁜데.
- 그런 애들 절대 안 해.

얼마나 대단하고 얼마나 잘나는데.

- 그럼 누가해요?
- 나는 걔는 안 했으면 좋겠더라.

누구냐 걔.
아우 주는 거 없이 미운 애 있는데.

한수씨 걔 누구지 걔?

아.
걔만 나오면 한수씨 침 흘리는 애 있잖아요.

- 내가 내가 언제.
- 어머머 누구?

- 그 누구야?
- 누구야?

- 아오 생각이 안나지?
- 수다 떨지 말고 밥이나 먹어.

쓸데없는 소리는 좌우가 있네.

- 너는 오늘 뭐하니?

- 아침 먹고 나가요.

- 또 어디가는데?

- 오빠 정말 왜 그루?
- 어디가 또.

- 인사드리러.
성북동 가요 됐수?

왜 가만히 있어요?
- 거기 간다는데 뭐라 그래요.

아가씨가 분수도 모르고 자꾸.
- 숭늉 줘 숭늉 안줘?

- 깜빡했네.
- 분수도 모르고.

- 애미야.
- 예.

- 시래기 깔고 저녁에는 자반
고등어 좀 조려먹자.

- 거 좋지 거 좋다.
너도 그 잘 먹지?

- 그 비린거.

- 네.
- 나 정 감독인데.

지현 씨 언제 왔어요?
- 그저께요.

그런데 무슨 일이세요?
- 먼저 그 원고 말이유 손 봐서 만듭시다.

- 소유자가 쓰고 있잖아요.
- 소유자는 소유자 거고.

조금만 손질 하면 되는데 아깝잖아.
- 내 스타일.

감독님하고 잘 안 맞지 않아요?

- 아니 뭐 내가 유치해서
싫다고 그랬다는데.

좋아 좋아요.

나는 저 박지현씨 좋다고 그러니까
아니 저 좀 만나지.

다른 의논 좀 할 게 있고.
언제 한 시간 뒤에 만날까요?

- 그렇게는 안 되겠어요.
- 그럼 두 시간 뒤?

- 제가 전화 드릴게요.
어디로 연락하면 되죠?

- 어 나 방송국에요.
자리에 없으면은 핸드폰 하면되고.

- 알았어요 연락드릴게요.
- 그럼 기다립니다.

- 네.
어떻게.

안녕하세요.
- 운동하고 오는 거야.

누구야?
- 내 원고 뺀지 넣은 감독이요.

- 왜 미안하다고?
- 조금 손 봐서 방송하재요.

- 그래서 그럴 거야?

- 만나보구요.
뭐 다른 얘기도 있다니까.

- 다른 얘기는 또 뭐야?
- 모르겠어요 만나봐야 알죠.

- 그래서?
기분이 나아진 거야?

나 아는 척도 하고 웃기도 하고 말이야.

- 그거 때문이 아니에요.
- 그래 그럼 뭐야?

- 반성해서요.

- 아 기분 좋다.
반성했다니까 기분 엄청 좋은데.

그래 그러니까 반성도 할
줄 아는 사람이구나.

나는 반성하게 되기 싫은데.
- 나도 싫어요.

- 고마워.
싫은 거 해줘서 대단히 고마워.

어머니 지현이 왔어요.

- 데리러 갔었어?
- 아니에요 대문 밖에서 만났어요.

- 안녕하셨어요 어머니.
- 그래 잘 있었다.

어서 오너라.
아이고 아이고 답답해.

아이고 답답해.
아이고.

유이가 없는 나라 어디 없나.
아버님 뵈야지?

- 네.

- 일요일은 생지옥살이다

지현이 왔어요.

나오셔서 같이 차 드시겠어요
어쩌시겠어요.

- 들여보내.
- 들어가 뵈라.

- 저 왔습니다 아버님.

- 너 아버지 모시고 어디 갈 데 없어?

- 저 약속 있어요.

- 아 전에는 종종 선산에도 가시고 하더니
요즘에는 왜 저러시는지 모르겠다.

팔에 힘이 빠졌는지.

유 회장.

병원에 입원하신 바람에 금년
겨울에는 사냥도 땡이야.

일요일만 출근하는 회사를 하나
따로 차리셨으면 좋겠어.

너희 아버지 때문에 갇혀서 꼼짝
못하는 여인네들이 셋이다 셋.

- 언제 또 그렇게 늘었어요.

- 접대 둘 또 들어왔어.

하나는 무슨 패물이 없어졌다고.

하나는 진즉 딸년이 하도 못되게
굴어서 나왔다더라.

- 다 제천 아줌마 친구분들이세요?

- 하나는 고향 사람이고 하나는
고향 사람 육촌이래.

일하는 거 봐서 또 여기저기
집어넣어줘야지 뭐.

- 소개를 받고 하세요.
- 뭐?

- 아 직업 속여서 하시는 거잖아요 어머니.

아휴 무슨 말씀이

이리 기셔.

- 안녕하셨습니까 아버님.
- 할 일 많은 녀석이야.

다른 젊은 애들 연애하는 거 마냥

할 짓 다 하면서 희희낙락 어머니가
아버님 할 생각 어디 있어.

뭐 때문에 연락 안 하고 애가
거기까지 쫓아가게 만들어?

할 일 없이 손가락 세면서
놀고 있는 애도 아닌데.

무슨 일인지는 내 안 묻겠다만.

다른 여자들 편안하고 평범한
결혼 생활을 생각하지 마라.

너는 얻는 것보다 많은 것을
포기하면서 살아야 해.

까탈버려서 애 피곤하게 만들지 마라.

- 명심하겠습니다.
- 나가봐.

- 야 픽스된지가 언제인데
이제 바뀌었는다는 거야?

어 끝났어.
지금 니 것도 뺏을 참이야.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전화 끊어라 바빠.

어 소용 없어.
끝났다 그래.

먹으라 할 때 먹지.
상 다 치웠는데 밥 달래.

그래 언제 술에 한 잔 하자.

어 그래.

친구.

갸우뚱 거렸던 사람

이제야 주주로 들어오겠다는데

다 끝났는데.

소화제 줄까?

괜찮겠어?

- 제사 지냈다 치죠 뭐.

- 아버지 앞에서 편한 사람
우리 어머니 뿐이야.

우리 사촌들도 아버지하고 같이 밥
먹고 나면 꼭 소화제 찾아.

괜찮아.

결혼하면 나중에

미스장하고 아줌마하고 따로
같이 먹으면 돼.

자 나갑시다.
20분밖에 안 남았어.

사무실 인테리어 맡긴 사람
들어오라고 그랬어.

영 아니야.
다 뒤집게 생겼어.

이제 어디로 가지?
- 작업실요.

- 감독 만나나?
- 그럴 거예요.

- 인테리어 뒤집고 3시 4시 반
6시에 계속 약속 있어 전화할게.

나가자.

- 너 오천만 원이 누구네 똥개 이름이니?

돌겠어 진짜.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오천만 원.

얘가 진짜.
- 밥 먹자.

밥 먹고 계속해.
배고파 먹는 거부터 하자고.

- 민지야.
이렇게 결론 내고 끝내자 우리.

니 아버지 생활비로 내가 월 100 씩 낼게.

혼자서 충분하지 않니?
- 왜 언니까지 우리 아버지 거지 만들어?

언니야말로 무슨 상관이 있는데?

- 너 니 아버지 그렇게 속상하다면서 그거
해결하자고 오천만 원이 필요하다면서.

- 오천만 원 필요하댔지.
내가 언제 언니한테 생활비 내랬어?

내 아버지 생활비인데 언니한테 타?

- 너 엄마가 그 돈 줄 것 같아?

너 진짜 솔직하게 아주 솔직하게
엄마한테서 받아낼 자신 있어?

자신 있냐고.
- 내놓을 때까지 할 거야.

- 엄마 죽일래?
- 그렇게 쉽게 안 죽어.

엄살이 반이야.

- 너 엄마 그렇게 미워해봤자
득 될 거 없어 이 멍충아.

오백만 원 같으면 내가 주겠다.
천만 원이라도 내가 줘.

- 글쎄 언니가 왜줘.
언니가.

- 민지야.

니 마음 알아 예뻐.

그런데 떼쓰고 싶은 일에 떼를 써야지 인마.

어림없는 소리잖아.
- 형부까지 끼어들 거 없어요.

- 서두르지 말고 같이 의논하자.

어떻게 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인지 우리 같이.

- 그만해요.
더 얘기하고 싶지 않아요.

- 점심 먹고 가.
- 먼저 일어날게요.

- 민지야.
- 놔둬.

놔두고 와.
밥 먹자.

배고파 헛것 보여.

왜?
- 아 밥 먹여야지.

- 놔둬 지 배고프지 내 배고파?

왜 저러고 사는지 모르겠어 정말.

무슨 벼슬 달았니?
- 민지 돼봤어?

상처 아프다고 비명 지르는 거야.

니가 만들어줘.
- 뭐라 그러는 거야.

-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잖아.
- 내가 무슨 돈이 있어?

개업하면서 엄마한테 빚진
거 이제 겨우 갚았는데.

그리고 있으면 있으면 그걸
왜 줘야 하는 거니?

오백이 아니라 오천이야.
착각하고 있는 거 아니야?

- 내가 반 보태줄게.

- 왜 뭐 때문에?

- 니 동생이니까.

그 정도는 있지?

- 싫어 못해.
- 왜 못해?

- 그렇게 아무 데나 헤퍼서 어따쓸거야?

정말 걱정이야.
하나도 안 따라 해줬잖아.

점심이나 먹고 나가지.

- 어.
안녕.

- 안녕.
- 집에서는 일찍 나갔다고 그러더라?

- 전화 했었어?
- 핸드폰 녹음 체크도 안 하고?

- 잊어버렸어 왜?

- 별일 없으면 나와서 수다나 떨자고.

- 성북동 갔었어.
전화 죽여놨다 살리니까 잊어먹었지 뭐.

- 유자야 너.
커피 마실래?

- 어 그래.

좀 쉬자.
난 아무래도 천재인 거 같아.

왜 이렇게 잘 써질까?

- 터진 콩자루에서 콩새도
줄줄줄 좀 막 나오니?

- 어 막 나와.
- 그러니까 펑크 때우는 선수지.

현경이랑 난 하고 싶어도 못하잖아.
변비 환자들이니까.

- 어째 가시가 느껴진다?

- 느껴질 정도밖에 안 돼 콱 찌른건데.

- 내 피부가 악어 피부거든.

- 건빵 먹을 사람?

- 언제 끝나니?
- 두 시간?

- 대단하다.

- 넘기고 목욕탕가 때나
밀고 들어가야겠다.

때 밀러 갈 사람?
- 너나 혼자 가.

나 목욕탕 가서 때 미는 거는
환갑이 나 지나면 할 거야.

- 얘 자료 오래 들척이는 작가 치고
본문 잘 쓴 사람 못 봤다.

- 난 재주가 없어서 자료 안 보고는 못 써.

너나 잘하셔.
- 난 잘 하고 계셔요.

- 너 정 감독한테 내가 유치하다
그랬단 소리 왜 했니?

- 그거 어떻게 알아?
- 정 감독 그러더라.

네가 한 소리잖아.
- 할래서 한게 아니라.

야 어젯밤에 집으로 전화해서 아이디어랍시고 감나라
대추나라 자꾸 유치한 소리를 늘어놓잖아.

그래서 참다 못해.
박지현이 정감독 유치하다.

그러게 무슨 뜻인지 알겠다 그랬어.

- 야 너 친구 팔고 고자질하고
이중으로 비겁했다 너.

- 괜찮아.
정 감독 막힌 사람 아니야.

낄낄거리던데 뭐.

뭐 하려고?
- 정 감독 연락 왔어.

조금 손 봐 방송하자고.

- 그럼 내 건?
- 네 건 네 거라 그러던데?

걱정 마.
나는 그런 짓은 안 해.

- 어.

그런 짓이라니?
- 니 거 까고 내 거 들어가는짓.

- 나는 했니 그런 짓?

너 말하는 뉘앙스가 그렇잖아.

걱정마는 뭐고 그런 짓은 뭐야 너.
- 야 천재가 뭘 이렇게 예민하게 구냐.

- 넌 빠져.
- 그렇게 들렸다면 미안해.

듬직 콤플렉스야.

미안해.

- 니들.
뭐땜에 그러는지 알아.

그렇지만 나는 일곱 식구
책임진 소녀 가장이야.

나는 무조건 버려야 해.

이것저것 폼잡고 따지고 사양할 여유 없어.

- 자꾸.
잊어버려.

- 너무 까불고 잘난 척하니까.

- 나 쟤 시기 하나 봐.

- 나도 그래.
근데 더 약오르는 얘기해줘?

곧 일일극 들어가는 거 같더라?

- 아이씨.
- 씹을까?

지금부터 우리 제 막 씹을까?

- 네.
- 전화하기로 해놓고 왜 전화가 없어요?

- 아 네.
- 아 참.

아 내 말이 맞다니까 글쎄.
- 납득이 안 되는데 어떻게 고쳐요?

아무 설명도 개연성도 없이 거기서
느닷없이 어떻게 과거로 튀냐구요.

- 시청자들.
설명 같은 거 따분해한다니깐 박지현씨.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게 뭐냐.
- 시청자가 보고 싶어 하는 게 뭐냐 보다.

내가 하고 싶어 하는 얘기가 뭐냐.
- 제발 그 문학 소녀 좀 졸업하라고.

박지현 씨 혼자 보는 작품 만들어요?
- 적어도 우리 식구는 다 봐요.

- 아 좋아 좋아.

생각해 봅시다 생각해보죠.

그 장면 그럼 박 작가 마음대로 해봐요.

수정고 보고 다시 얘기하고 나머지
수정은 동의하는 거죠?

- 해볼게요.

- 소유자 씨 일일극 들어가는 거 알아요?

- 들었어요.
- 나현경 씨.

- 저요?
- 이제 오세요.

- 예.

- 나현경 씨하고 둘이서 미니 시리즈
공동 작업 한번 안 해볼래요?

뭐 얘기 갖고 있는 거 없어요?

어.
앉아요.

- 그런데 말이야.
뭐 할 건지 할 거 있어?

- 있어.
- 뭔데.

- 있어.
- 아이 뭔데 뭔데.

- 정리해서 얘기하자.
푹 가라앉히고.

그냥 연극이나 보자고.
화장실 볼일 보고 들어가자.

- 어 잠깐만.
나 껌 사고 갈테니깐 너 먼저 가있어.

- 그래 알았어.

- 비었을걸요?
- 아 네.

- 안에 들어 있니?

지현아.
- 어 여기 있어.

- 동생 친구 만났어.

팔자 끝내주게 좋은 애야.
신랑이랑 왔더라?

둘째가 사 개월째래.

그런 거 보면 우리 엄마 말처럼
난 뭐하고 자빠졌는 건지 몰라.

- 무대 봐.
열심히들 하잖아.

- 이게 무슨 꼴이에요.
- 안 됩니다 전하.

이런 모습으로 나서시면.

이 무슨 허튼.
무슨 소리야.

- 나 좀 잠깐 나갔다올게.
어떻게 그런 소리를 해.

무슨 일인지 알아봐야겠어.

나는 운명의 타이어

- 이 기집애 진짜.

엄마 응급실로 실려갔대.
또 한판 했나봐.

올 거 없어.
나 혼자 갈게.

우리 엄마 이상스럽게 구는거
거 보여주기 싫어.

오지마 나 혼자 갈 거야.
연극 마저 보고가.

- 나가 주차장까지 한참이야.
데려다 줄게.

- 그럼 연극은 탕치잖아.
- 어차피 뭐 그래.

서둘러.
- 괜찮아.

한두 번이야?

- 택시 타게해서.
미안해 전화할게.

- 지현아.

- 아 괜찮아.
신경쓰지마.

- 미안해.
너 원래 술자리 싫어하잖아.

- 그래 나 싫어.
괜찮아.

들어가 빨리.
- 그래 그럼 내일봐.

- 나 간다.
- 응.

- 미안해.
- 천만에.

과음하지마.
- 고마워.

- 지현 씨.

- 그분은요.

같이 온.

- 집에 무슨 일이 있어서 먼저 갔어요.

- 내 친구는.
술 친구랑 술 마시러 갔어요.

- 아까 봤을 때.

빚진 사람 만난 거 같았어요.

- 빚진 거 없는데요.
- 이렇게 금방 또.

우연히 부딪힌 거.

역시 전생의 인연인가.

오늘 놓치면 다시는 또 우연이면

만나질 일 없을 것 같아서.

아니 이건 다 쓸데없는 소리고

그냥 집으로 가지지를

않았어요.

내가 비겁해서

손해봤다 당했다는 생각 들 수 있는데.

- 이런저런 생각 안 하려고 해요.

그냥 머리털 나고 처음

가슴이 뛰는 사람 만났는데

같이 있고 싶고,

얘기 많이 하고 싶고 그 사람에 대한 모든 거
알고 싶고 나에 대해서도 다 알게 해주고,

그러고 싶은 사람 처음 만났는데.

만나는 게 너무 늦었구나.

그렇게 정리했어요.

연극 많이 보러 다니세요?

- 그 사람이 좋아해요.

- 그럼.

앞으로도 어쩌다 오늘처럼
부딪힐 수도 있겠네요?

별 볼 일 없이 시간 많아서 영화
연극만 보러 다니거든요.

- 그쪽은 정리했다는데

난

줄곧

생각해요.

먼발치에서 스쳐 지나가는
거라도 한번 보고 싶고

웃음소리

한 번 더

듣고 싶고

샴푸 냄새

그리워요.

그러니까 이상한 놈 만나서 손해봤다는
생각 당했다는 생각 안 해도 돼요.

- 고맙습니다.
엄청난 위로가 되네요.

그런데 그게 각자 우리 두 사람
인생에 무슨 도움이 되죠?

나는 약혼 깨려고 했었어요.

공항에서 그 여자 보기 전까지 쭉.

그 여자 보고

이건 뭐냐 했죠

얘기했죠.

웃기는 소리지만 엄청난 배신감이었다고,

그대로 그만두나

그래도 한 번은 만나야 하나

머리에서 불이 나는 거 같았어요.

결국은 만났는데

남자는 괴로운 척 하면서 남의 여자를 탐내는 건
옳지 못하다는 말로 남의 남자 탐내는 나를

무참하게 했어요.

그렇게 당했어요.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어요.

안 그럼 정리가 안 되고 그럼
구질구질 엉망진창이 되니까.

그러고 나니까 약혼자한테
미안한 생각도 들고요.

네.
- 아직 밖에 있어?

- 밖이에요.
- 어딘데?

현경이랑 연극 보고 차 마시고 있어요.

- 감독인가 뭔가는 만났어?

뭐래?
미니 시리즈가 뭐야?

여기도 그런 거 있나?

몇 개 쓰는 거야, 시리즈라면서.

그럼 그 얼마 동안 나가야 되는 거야?

두 달?
아 우리 결혼 어떻게 하고 결혼 안 해?

언제 쓰고 언제 결혼할 거야?

- 쓰는 건 결혼하고 나서 해도 돼요.

10월 방송이에요.
7월까지 탈고하면 되거든요.

- 무슨 소리 하고 있는 거야 당신.
그 일거리를 싸들고 시집 오겠다는 거야?

한다고 그랬단 말이야?

왜 아무 말 없어.

왜 아무 말이 없어.
한다 그랬어?

- 지금 혼자 있는 거 아니에요.

혼자 있는 거 아니에요.

- 어디야?
- 동승동이요.

- 언제 들어갈 거야?

- 모르겠어요.
- 빨리 끝내고 집에 들어가.

그리고 그 일은 못하는 거야 알았지?

나 지금 중요한 일 보러 움직이는 중이야.

신경 쓰이게 만들지 말고 대답해.

- 알았어요 나중에 얘기해요.

- 빨리 들어가 끊어.

- 큰 일거리 맡았나 보군요.

- 아직 확실한 거 아니에요.

이러다 까일수도 얼마든지 있거든요.

- 네.
- 어디야?

- 어머니 어떠시니?
- 입원실 없어서 아직 응급실이야.

좀 오르긴 했는데 뭐 그렇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야.

2-3일 안정하면 돼.

아니야.
난 들어갈 거야.

이모 계신데 뭐.

오피스텔가서 잘까?

- 쓸데없는 소리 말고 집에 들어가.

민지는 어딨는 거야?
민지하고 얘기 좀 해.

윽박지르지 말고 애를 이해하면서
접근하라고.

그래.
지금 들어가는 길이야.

그래.

저쪽 어머님이 혈압이 있어요.

가끔 응급실에 실려가시죠.

- 그런데 이러고 있어도 돼요?

- 날 별로 안 좋아하세요.

나보면 혈압이 더 오를까봐.

아니 그게 아니라 성격이 좀 유별나셔서

응급실에 있는 거 나한테
보이기 싫어하세요.

- 왜 별로 안 좋아하세요?

- 아.
사윗감으로 시시하다 뭐.

그런 거겠죠.

- 나도.
별로 안 좋아하세요.

아버님 쪽에서요.
이유는 아마 같을 거고요.

- 닮은 처지군요.

- 들어가는 길이라고 하셨으니까
들어가셔야죠.

- 괜찮아요?
다치지 않았어요?

한참 있어요.

데려다 줘서 고맙소.

잘 가요.

잘 가요.

- 지금까지 밥 안 먹고 뭐 했어.
배 안 고파?

- 밥 먹을 틈이 없었어요.

- 아무리 바빠도 밥은 먹어야지.

뺨 맞추고 들쑥날쑥 하면은
위장 달라 못 써야.

그렇지 않아도 글인지 뭔지 쓴다고
스트레스 잔뜩 받을 애가.

- 교도관 아직 안 들어왔어요?
왜 안 내나바?

- 신경 쓰이는 거지 교도관은.

- 꼭 탈옥할까 봐 감시하는 교도관 같아요.

- 그러니까 탈옥할 것 같은 불안은 왜줘.

모든 게 다 내 탓이야 내 탓.

- 올케 언니는요?
- 같이 상갓집 갔어.

분당에서 사는 처 작은아버지
작고하셨다더라.

- 국 먹어 얘.
국 데웠어.

- 아 곰국 싫다니깐.

- 뜨끈하게 먹어둬 국 잘 먹어야 남편 덕
있다는데 왜 국을 싫어하는지 몰라.

- 두 그릇 세 그릇 먹으면 모자라서 안 먹지.

- 엄마 두 배 세 배.
남편 덕 있으라고.

- 얘.
안 반가워.

진이랑 한다니까.

기어이 가로막고 나서서

내 머리 좀 봐 너

까맣다 못해 아주 파란 물을 만들어놨어.

- 아버지가 했어요?
- 손이 느리니까.

칠한데 열나절 보름 아니야.

먼저 칠한 거 벌써 새까만 데 나중 칠한 거 들
때까지 기다려야지 그러다 보니까 새파래졌지 뭐.

할 일 없으면 낮잠이나 자라니까 부득부득
대들어서 기어이 사고쳐.

- 아 참나.
20년도 젊어 보이고 좋다니까 왜 그래.

- 더구나 요새 까만머리
유행도 아니라고요.

- 유행 무슨 상관이야.
나만 이쁘면 되는 거지.

이뻐 이뻐.
양지부가 알고 죄송합니다.

그러고 내빼기 예뻐.
걱정 마.

그럼 더 이뻐 흝기지말아.

- 아유 아유.
느끼해.

- 어느새 식었어?
데워주네?

- 국 아니고 아버지.

- 느끼허데요.
- 기름 다 걷었을 텐데 왜.

- 딴청은.

- 들어가요.
내 치울게.

- 어이 먹어.
- 아버지 심심해 들어가요.

- 애냐?
- 머리 괜찮은데 뭐.

- 증말이야?
- 괜찮아.

- 얘들이 가다 말고 오나.

에비니?
- 저 종혁 입니다.

- 어 그래.

어 나가네.

어서와.

- 그 사람 들어왔죠?
- 어 그래.

지금 막 들어와.
저녁 먹는 중이야.

- 과일 늦은 시간은 아니라서요.
- 그럼 올라와 올라와.

- 왔어?
- 예 아직 안 주무셨죠?

- 아직 잘 시간 아니야.

왜 왔는지 알지?
- 알아요.

- 맡지 마 무리야.

내일 연락해서 못한다 그래.

- 안 그러고 싶어요.
좀 무리긴 하지만 처음 온 기회인데.

포기하고 싶지 않아요.

- 조금 무리가 아니라 대단히 무리야 대단히
무리가 아니라 해서는 안 되는 일이야.

내 얘기 먼저 들어.
내 얘기 끝나면 해.

결혼 불과 얼마 남았는데 그런
일을 맡겠다는 거야?

당신 결혼 준비는 안 해?
결혼 안 할 거야?

그리고 결혼해서는 그걸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집에서 할 거야.
작업실에서 할 거야.

집에서 학원 작업실

나가 학원

우리 집에 그거 환영할 사람 없어.

당분간은 일가 친척들 모임도 많을 거고
어머니 당신 가르치실 일도 많을 거야.

일 어떻게 언제 할 거야?

대답해.
- 나 일 있는 사람인 거 다 아시잖아요.

- 결혼하면 그만두는 걸로 생각하셔.

- 그만둬요?

- 그만뒀으면 좋겠지만 하겠다는 거니까 난
말릴 생각은 없어 그런데 이번 일은 안돼.

천천히 나중에 해.
나중에 해도 되잖아.

- 결혼 연기하는 게 어때요?

쉽게 오는 기회 아니에요.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지 모르겠지만
정식으로 청탁 받았어요.

죽을 힘 다해서 한 번 해보고 싶어요.

한 달쯤 얘기 만들고 플롯 짜고 예정대로.

결혼하고나서는 사실 나도 벅차요.

나 할 거예요.
하고 싶어요.

문제 된다면 연기해요.

- 당신 집에서 화내고 싶지 않아.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

우리 부모님 일하는 여자 달가워 안 하셔.

우리 집안이 그래 내가 커버 하고있어.

당신한테 그 일이 그렇게 하고
싶은 일이라면 하라고.

스스로 포기하기 전까지 아무 말 안 할 거야.

그런데 당신.
결혼을 연기하면서까지 꼭 해야겠어?

- 하고 싶어요.
- 그 자식 어떤 놈이야.

결혼 코앞에 둔 사람한테 그
따위 일거리 맡기는 놈.

단막극도 제대로 못 써서 까였다면서.

두 달짜리 어떻게 써낸다는 거야?
그건 안 까일 자신 있어?

- 그건 해봐야 알아요.
까일 수도 있고 살아남을 수도 있어요.

이것봐.

- 히트작도 없고 천재도
아니라 건 아직 몰라요.

- 그렇게 빌빌거리면서 그
일을 왜 하는 거야.

- 빌빌거리다 끝나기 싫어서요.

- 여태까지 빌빌거리고 있으면
재능이 없는 거야.

재능 없이 즐기기만 해서 되는 일인 줄 알아?

미안해 취소할게.

취소는 하는데.

내 말이 맞아.
영리한 여자가 그걸 왜 몰라?

연기해.
그것 때문에?

말 안 되는 거 알지?

갈게.

가보겠습니다 아버님.

벌써가?

- 잠깐만요.

오세요, 할 얘기가 있어요.

- 우리

결혼 그만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