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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곡]
[두준] 그러니까
일주일에 적어도 세 번은 만납시다
네?
사랑, 그거 제대로 한번 해 보자고
원래 이렇게 질척거리는 스타일이에요?
뭐라고요?
[익살스러운 음악]
[희원] 전 그쪽이랑
결혼이든 연애든
전혀 할 생각이 없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내 말을 잘못 알아들은 모양인데
내가 당신을 도와주겠다고 말하는…
그러니까 당신 도움 같은 거 필요 없다고요
- 하나도? - 하나도
그럼 그날 일은?
그냥 서로 즐긴 셈 치죠
쿨하게
[흥미로운 음악]
[아기 웃음 효과음]
- 으! -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으!
[시형] 아, 조용히 좀 해 사람들이 쳐다본다
으!
하, 진짜
어이가 없네
하나도 필요가 없어?
- 뭐, 쿨하게? - 그, 내가 할 테니까 좀 쉬어
어? 응, 응
다 포기하고 이대로 독일을 가겠다는 건가, 지금?
허!
나, 진짜
딴 남자 있는 것도 눈감아 줬더니
사람을 뭘로 보고…
그래, 시간도 없는데 차라리 잘됐다, 잘됐어
각자 갈 길 가자고
뭐야, 어디 갔어?
고 비서
고, 고 비… 어디 갔…
어디 간 거야, 진짜, 쯧
으, 으…
[미란] 그렇게 말했다고 애 아빠가?
[희원] 말했잖아
나랑은 완전 다른 세계 사람
당장 회사에서도 봐
그 사람은 사장이고 난 일개 직원이야
그런 사람이 갑자기 자기 애라고 덤비는데
- 이게 맞아? - 아우, 이 철벽 진짜
남자가 마음에도 없는 여자한테
'결혼하자', '사랑도 해 보자'
하겠냐고
- 그게 나 좋아서 한 말이겠냐? - [미란] 어머
- 그럼? - [희원] 책임감
딱 봐도 책임감 때문이라고
어차피 결혼은 생각도 안 했는데
여지 남겨 봤자 기대밖에 더 해?
[정음] 희원 씨
어, 잠깐만 내가 이따 다시 전화할게
[통화 종료음]
어쩐 일이세요?
지나가다가
밥은 먹었어요?
[의미심장한 음악]
[윤 비서] 요청하셨던 장희원 씨 이력서와 자료들입니다
[희원] 계획에 없던 아이거든요
가장 중요한 시기에 평생 올까 말까 한 기회 앞에
찾아온 생명이라
[정음/속마음] 네가 노리는 게 돈이야?
아니면 남자 하나 잡아서 신분 상승 해 보겠다 이건가?
오늘은 제가 살게요
드시고 싶은 거 있음 다 고르세요
내가 오자고 했는데 내가 살게요
아니에요
지난번에 고기도 사 주셨는데
사실 저 오늘 월급 들어왔거든요
음~
선택은 했어요?
전 아직 제 인생이 더 중요한가 봐요
[무거운 음악]
살아 보니까
누군가에겐 축복일 수 있는 아이가
누군가에겐 짐이 되기도 하더라고
아이는 원할 때
다시 가지면 되는 거니까
다시요?
애 아빠는 뭐래요?
반대하진 않고?
그 사람은 아직 몰라요
저 혼자 내린 결정이라
오래 끌어 봤자
여자 몸만 상해요
남자들이 뭐 해 줄 게 있나? 대신 낳아 줄 것도 아니고
다 식겠다
[휴대 전화 진동음]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혼자 오셨는데 좀 취하신 거 같아서요
아, 죄송해요
일어나, 데려다줄게
혼자 갈 수 있어
[희원] 어!
고집 좀 그만 부려 오죽했으면 날 불러
혼자서도 잘만 해 왔어
이거 왜 이래?
- 안녕히 계세요 - [바텐더] 네
[선정의 코웃음]
- [우당탕] - [선정] 아유
아…
저, 계산 좀…
[두준] 수고하셨습니다
[희원] 엄마!
하…
이러면서 뭘 자꾸 혼자 하겠다고 그래?
[선정] 아, 얘가 왜 이래?
너 이러는 거 불편해
내가 남이야?
딸한테 안 기대면 누구한테 기댈 건데?
엄만 이게 문제야
아무한테도 곁을 안 주니까
주변 사람들만 피 말리는 거라고
[선정] 그래서?
그래서 네 아빠가
바람피운 거다 이거야?
말이 또 왜 그렇게 튀어?
너 그거잖아, 어?
너 지금 내 탓 하는 거잖아
다 자업자득이다 그 말 하고 싶잖아!
그래
헌신까진 바라지도 않았어
칭찬 한 번, 미소 한 번 바랐던 게 다라고
아이씨
어떻게 끝까지 본인만 생각하냐?
내가 엄마라면
난 절대 엄마처럼 안 살아, 알아?
[차분한 음악]
[한숨]
[선정] 넌 내 편이었어야지
세상 사람들 다 등 돌려도
넌 내 편이었어야지!
[희원이 흐느낀다]
아이씨, 나쁜 기지배
[희원이 흐느낀다]
[미란] 희원아, 마셔
[희원] 하, 진짜 이기적이야
무심해도 그렇게 무심할 수가 없어
아까도 봐
딸이 임신한 건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이라니까
근데 내가 더 짜증 나는 건
나도 엄마처럼 될까 봐
엄마 말처럼
나도 후회하게 될까 봐
너…
야, 이 답답아 뭘 그런 걸 고민하고 있어
아니, 같은 결정 했다고 다 똑같다는 법 있어?
넌 엄마랑 다른 사람이잖아
아기 낳더라도 충분히 잘 살 수 있는데, 왜?
- 그냥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 [부드러운 음악]
누가 지운다고 돌 던지면 그 돌 내가 맞아 주고
낳을 거면
까짓거 이 언니가 같이 키워 줄게
그니까 네가 진짜 가 보고 싶은 길을 걸어
오케이?
- 응 - [미란] 응~
오케이
고마워
[민욱]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야?
설마 낳을 거 아니지?
그 사람이랑 결혼이라도 하려고?
아유, 아니야, 그런 거
[두준] 아니, 형은 집에 안 가?
여기서 살 거야?
[시형] 이래 봬도 내가 네 비서야, 어?
내가 모시는 상사 얼굴이 이리 죽상인데
집에 어떻게 갈 수 있겠어
뭔데?
뭐가 문젠데? 말해 봐
형
형은 엄마랑 싸운 적 있나?
야, 아니, 대한민국에서
엄마랑 안 싸워 본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
그런 사람 있으면 내가 하루 종일 박수 쳐 준다
나 엄마한테 많이 혼났지
대들다가 혼나고 회초리도 맞고
추운 겨울에 내복만 입고 쫓겨나고
아니, 그런 거 말고
서로 상처 주면서 싸운 적 있냐고
너 설마 사모님이랑 싸웠니?
그런 게 아니고 아무튼 궁금해서 그래
상처 주면서 싸운 적
- 있지 - 그럼 어땠는데?
아팠지
나도 엄마도
[차분한 음악]
서로 날카로운 말로 후벼 파는데
아프지, 당연히
근데 그 상처 치료할 수 있는 거 알지?
상처 난 부위를 깨끗하게 소독하고
밴드로 붙이고 며칠만 기다리면
다시 새살이 돋더라고
그래서 상처 난 다음이 중요한 거야
만약에 며칠 만에 새살이 안 돋으면?
아, 그럼 충분히 기다려야지
아물 때까지
아이, 너 어머니랑 싸웠으면 빨리 화해하고
지금 나이가 몇 갠데 어머니랑 아직도 싸우고 그러냐?
내가 그런 게 아니라…
아무튼 고마워
'고…' 뭐? 나 못 들었어
'고' 뭐라고?
아, 고 비서, 빨리 집에 가라고
시끄러워 죽겠어
나갈 때 불 다 끄고 가
아, 나 진짜, 상처받았네
아이, 나 상처받았다!
아이, 정말
[한숨]
어?
야, 여긴 어떻게…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파지
고백했다 까이면 이제 친구도 아니다?
[톡 - 캔 뚜껑]
아니
내가 연락을 안 하려고 안 한 게 아니라…
아이, 됐어
뽀뽀한 사이가 친구는 무슨 친구
나는 너랑
[발랄한 음악]
언제든지 선 넘을 수 있는 사이 계속할래
나 그런 거 불편해
너 여자 친구 있어?
아니면 좋아하는 사람은?
- 어? - 생기면 말해
더 분발하게
야, 황미란
아, 답답해
마음 아껴 뭐 하냐?
너 고민 길어져 봤자 좋은 사람 다 놓친다
나 놓칠 거야?
[한숨]
[여자] 사장 나오라고 그래!
[웅성웅성]
모유 수유하는 애한테, 어? 술을 먹여?
미친 거 아니야?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여자] 여기 사장 나오라고 그래요
사장 부르라고!
- 이거 놔, 안 놔? -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 [여자] 이거 놔 - 나오세요
[여자] 내가 가만 안 있어
고소할 거야!
[직원] 아침부터 사장 나오라고 난리도 아니었나 봅니다
한동안 맥주 물량 늘려서
산후조리원마다 공짜로 돌렸다는데
뭔가 냄새가 나지 않습니까?
이보십시오
예나 지금이나
제멋대로 하면서 논란만 몰고 다니는
강두준 상무가 태한주류 사장이라니요?
- 말이 됩니까? - 회장님 지시잖나
일단 두고 봐야지
[어두운 음악]
[정음] 멋대로 물량을 늘렸다느니 공짜로 줬다느니
이런 건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여자에게 술을 줬다' 프레임만 씌우면 되는 거죠
'조리원에 숨겨 둔 여자'
'강두준의 혼외자'
떡밥이야 많죠
어차피 판단은
기사를 보는 독자들이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어험!
크흠
[탁 - 문]
그렇지 않아도
적절한 타이밍을 보고 있었네
적절한 타이밍 같은 건 없어요
타이밍은 만드는 거지
숙부님 잘하시는 거 있잖아요
15년 전처럼
그러다
형님한테 걸리기라도 하는 날엔…
도와드릴게요
태한그룹 오너 자리
갈아 치울 때가 된 거 같은데
이렇게 서두르는 이유가 뭔가?
가만히 있으면 어련히 세현이한테 차례가 돌아갈 텐데
글쎄요
거기에서 만족하기엔
제 인생이 너무…
아까워서랄까
[희원] 그래, 헌신까진 바라지도 않았어
칭찬 한 번, 미소 한 번 바랐던 게 다라고
어떻게 끝까지 본인만 생각하냐?
내가 엄마라면 난 절대 엄마처럼 안 살아
알아?
[달칵 - 문]
[두준 부] 응
재단 일이며
또 손해 보는 일들 좀 접으랬더니
산후조리원은 또 뭐야? 어?
미혼모 쉼터는 또 뭐고?
기부하고 봉사하는 일까지 관리받을 만큼
제가 힘이 없어 보인다는 말로 들리네요
기부는 문제가 안 되지만
그 단체가 어디인지에 따라 가지고
얼마든지 물어뜯길 떡밥이 될 테니까
무영이 요새
기자들이랑 라운딩 좀 다니고 있더라
걱정 마세요
그때처럼 그냥 당하고 있진 않을 거니까
그래
네 형수랑은 요새 별일 없지?
뭐 땜에 그러시는데요?
네 형 그렇게 되고
그 일로 아직 맺혀 있나 싶어 가지고
아, 이런 얘기 됐고
그, 네 엄마가 또 뭔가 일을 벌이는 모양인데?
엄마가요?
[두준 모가 흥얼거린다]
- [집사] 사모님 - 어머
청담 쪽 그레이스가 보내 준 자료입니다
요청하신 대로 업계 쪽에서 평판 좋은 자제분들로
특별히 엄선했다고 합니다
어머, 그래? 줘 봐, 줘 봐, 줘 봐
- [흥미로운 음악] - 응
음…
정치인 자녀에 병원장 딸내미에
쓰읍
영 인상들이…
[한숨]
난 딱 하나면 되는데
인성!
[정음] 뭐, 이 작가가?
이 새끼가 돌았나?
- [서늘한 음악] - 어디 가 보라 그래
내 뒤통수 치면 어떻게 되는지
[쨍그랑 - 효과음]
어우, 둘째 며느리까지 그러면
내가 제명에 못 살지
[한숨]
어디 우리 두준이를 보듬어 줄
참하고 예의 바른 여자 없나?
[의미심장한 음악]
왜?
뭐 할 말 있어?
강무영 부회장님이요
앞뒤 다르기로 유명한데
같이 일하시는 거 괜찮으신가 해서요
- 자기 식물 키워 본 적 있어? - 네?
식물 키울 때 가지치기하는 거 알지?
아, 네
시든 가지만 자르는 게 아니야 멀쩡한 가지도 잘라
- 왜 그럴 것 같아? - 음…
영양분을 너무 많이 빼앗아서요?
처음엔 같이 쭉쭉 뻗어 나가야 하니까 필요하지만
아무리 튼튼해도
결국 영양분을 너무 많이 빼앗기면 방해만 되는 거지
그때 가서 가지치기하면 돼
자를 타이밍은 이미 다 계산해 놨으니까
오랜만에 선보이는 에일 맥주인 만큼
IBU 수치를 더 낮춰서
쓴맛의 밸런스를 최대한 잡아 보도록 하죠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마케팅 기획은
트렌디한 바나 감성 주점 같은
새로운 채널도 공략해 보시죠
[팀장] 네, 말씀하신 방향대로
다시 점검을 해서 전달드리겠습니다
[시형] 사장님!
아…
큰일 났습니다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남자/영상] 쓴맛은 줄이고 묵직함은 더했다!
100% 아로마 홉으로 만든
프리미엄 에일 맥주!
웨이브 맥주!
- [띵] - [영상이 뚝 멎는다]
100프로 아로마 홉에 프리미엄 에일 맥주까지
이 정도면 겹쳐도 너무 겹치는데
시장 조사 제대로 한 거 맞습니까?
네, 그럼요
신제품 기획하기 전부터
경쟁사 관련 기사 꼼꼼히 모니터링하고요
제품 출시 전까지
보안 유지에 특별히 신경 쓰고 있습니다
그럼 혹시 아이템이 유출됐거나 하는 확률은요?
아우, 말도 안 되죠, 사장님
[팀장1] 아니, 말이 안 되진 않죠
우리보다 훨씬 더 빨리 나왔는데
저쪽에서 표절을 했을 리는 없잖아요
[두준] 잘잘못을 따지자는 게 아니라
사실 확인이 필요해 보이는데, 이거
담당자가 누구입니까?
[팀장2] 그러고 보니 이번 신제품 담당이, 그
독일 뽑혔다던 과장이라면서요?
장희원 과장인가?
[팀장1] 독일 결과 발표 전에
이 신제품 출시 건이
가산점으로 포함이 됐다면
표절, 충분히 설득력이 있지 않습니까?
저…
[무거운 음악]
[희원] 말도 안 돼요
아무리 우연이라지만
컨셉에 레시피까지 겹친다는 게 말이 돼?
이번 신제품 출시 때문에 야근한 날만 몇 달이에요
베껴 와 봤자 들통날 게 뻔한데
그런 짓을 왜 하겠어요?
- 제가 왜요? - 가산점
[직원1] 가산점?
- [직원2] 아이 말도 안 돼 - [직원3] 아니야
[웅성웅성]
[순희] 너 독일 유학 가고 싶었잖아
가산점 노리고 표절한 거 아니야?
팀장님
이미 이번 신제품 개발에 대한 점수가
네 독일 유학 점수에 포함된 거로
다른 팀에서 말 나오고 있어
대충 마무리 짓고 독일로 튀면 그만일 줄 알았니? 그래?
[미남] 어… 팀장님
너무 가신 거 같아요
[탁수] 맞아요, 아무리 독일이 욕심났어도
과장님이 그렇게까지 하시진 않았을 거 같은데요
아, 왜요?
나도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나 싶은데
대리님까지 왜 그러세요?
[순희] 너희들도 잘 생각해
얘 하나 때문에 지금 우리 팀 독박 쓰게 생겼다고
너 하나 때문에 지금 우리 팀 다 조사받게 생겼다고, 어?
아, 내가 괜한 걸 물어 가지고…
괜히 나 때문에 깨지고 그런 건 아니겠지?
[두준] 어!
- [희원의 한숨] - 깜짝이야
놀라라
뭡니까?
어디 가시는 중이세요?
아니요, 아니요
그러는 장희원 씨는 여기 웬일로…
전 사장님 뵈러 왔죠
그럼 뭐, 들어오시죠
여기
혹시 뭐, 내 도움이라도 필요해서 왔습니까?
아닙니다
전 베끼지 않았어요
지금 해명하러 온 겁니까?
지금 상황에 해명은 필요 없어요 수습이 필요하지
그럼
책임지겠습니다
책임? 뭘 어떻게?
빠른 시일 내로 수습하겠습니다
대신 이 일로 인한 징계는
저한테만 주셨으면 합니다
저희 팀은 잘못 없어요
[한숨]
장희원 씨
장희원 씨는 뭐 됩니까?
아, 자기 일 스스로 혼자 잘하니까
수습도 혼자 알아서 잘하시겠다?
저, 그게 아니라…
그럼 시간도 없는데 새 컨셉안 나오는 대로
실시간으로 보고하는 걸로 하죠
정리되는 대로 가지고 오세요
직접이요?
왜요?
자신 없습니까?
아니요, 하겠습니다
[익살스러운 음악]
[탁 - 무릎]
[미남의 한숨]
아니, 이게 다 무슨 일이야?
그러게요, 장 과장님 능력 있는 거 다 아는데
뭐, 진실은 장 과장님만 알겠죠
[세현] 아이, 아무리 그래도 표절은 말도 안 돼요
다들 옆에서 장 과장님 일하시는 거 보셨잖아요
[미남] 아무튼 여기에 좀 있다 들어가자고
- 앉아, 앉아 - [탁수] 예, 예
[미남] 아휴
그냥 과장님이 쉬고 싶으신 거 아니에요?
[최 대리] 팀장님 보시면 한 소리 들을 거 같은데
괜찮아
지금 분위기가 살얼음판이야
[세현] 어? 팀장님
[미남] 네!
[익살스러운 음악]
아, 죄송해요, 잘못 봤어요
나는 팀장님이란 소리 때문에 일어난 거 아니야
함께 일하는 동료가 곤란한 상황에 처했는데
이렇게 편안하게 앉아 있을 수 없지
빨리빨리 들어가자고
- 자! 의리! 의리! - [탁수] 자, 가시죠, 가시죠
벌써 다 했습니까?
저희 팀에서 다른 프로젝트에 성공시킨 레시피인데
이번 에일 맥주와 접목해도 괜찮을 거 같은…
별로네요
- 네? - 다시 하세요
전 급히 가 볼 데가 있어서 이만
[희원] 사장님, 잠깐만요
[날카로운 효과음]
[무거운 음악]
뭡니까?
아, 저, 그게…
급하게 붙잡는다는 게 그만… 죄송합니다
빨리할 생각 말고 제대로 하는 게 우선입니다
그렇다고 뭘 그렇게까지 정색을 하냐
[한숨]
[달칵 - 문]
[시형] 와, 구내식당 메뉴 무엇?
탄단지 밸런스가 아주 완벽했다고 봐야지
아니, 지금 이 상황에 밥이 넘어가, 밥이?
나도 안 먹고 있는데
아, 그래도 위급 상황일수록
더 든든하게 챙겨 먹어야 되는 거야
아, 그나저나 장 과장님 수습하느라 바쁠 텐데
밥은 먹고 하나 몰라
뭐라도 사다 드릴까?
아니, 형이 장 과장 걱정을 왜 하는 거야?
걱정하면 안 돼?
아니, 혼자서 지금 해결한다고 애쓰고 있는데
내 걱정을 좀 그렇게 하라고, 내 걱정을
- 내 비서 아니야? - 와…
그렇게 생각한다고? 무슨 애도 아니고
강두준 어린이
그래서 점심은 제가 어떻게 해 드릴까요?
뭐, 소시지에 케첩을 이렇게 하트 모양으로?
나 저혈압이니까 그냥 나가서 일 봐
아, 맞다, 형
그, 좀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 같은 그런 것 좀 있는지 찾아봐 봐
네, 네, 강두준 어린이
[두준] 아, 그리고 그
포장도 좀 신경 쓰고
특별하게 좀 신경 써 대충대충 하지 말고
포장지에 그, 하트 붙여서 드릴게요, 강두준 어린이
- 오버는 하지 말고 - 네
[쾅 - 문]
[희원의 한숨]
[민욱] 아니, 네가 베꼈단 증거는?
왜 너한테 독박을 씌워?
우연이라기엔 너무 똑같잖아
한두 푼 드는 일도 아니고
그래서 그냥 내가 한다고 했어
처음에 개발할 때
그런 레시피는 어디에도 없었다며
그랬지
나도 억울하긴 한데 잘잘못 따져 봐야 뭐 해
아, 나 오늘부터 당장 실시간 보고 들어가야 돼
[민욱] 아휴
그래서 말인데
오늘 뭐 해? 바빠?
굉장히 익숙한 눈빛이다, 너 지금
하여간 도와달란 말은 끝까지 안 하지
밥도 굶고 일하는 거 아니야?
[희원] 한 번만, 어?
딱 한 번만, 어?
[민욱] 너는
맨날 도움 필요할 때만 나 찾지, 그렇지?
[희원] 내가 너 아니면 누구한테 이런 부탁 하냐?
- [잔잔한 음악] - 도와줄 거지? 응? 응? 응?
[민욱] 크흠, 아이, 몰라
으휴, 진짜 오늘 할 것도 진짜 많은데, 장희원
알겠어
내가 널 어떻게 이기냐
앗싸!
- [희원] 전하 - [민욱의 웃음]
무엇이 드시고 싶으시옵니까?
아, 오늘은 고기로 가 보자꾸나
소녀, 고기를 준비하겠습니다
[민욱] 아이고야, 시원하구나
아~
다시
다시
아…
- [탁수] 커피 한잔하러 가시죠 - [직원] 아, 네
[탁수] 저, 과장님, 커피…
과장님?
[직원] 저희끼리 그냥 가는 게…
허!
[작게] 다시
[작게] 아아!
강두준!
재수 없어!
[희원] 사장님, 잠깐만요
[날카로운 효과음]
[한숨]
[시형] 읏차
자
이기적인 놈
왜 갑자기 시비야?
잘해 주거나 괴롭히거나 둘 중 하나만 해
- 내가 뭘? - 너 설마
희원 씨가 전에 깠다고 복수하는 건 아니지?
본인이 직접 수습하겠다잖아
내 도움 하나도 필요 없다는데, 뭐
그게 진심이겠니?
희원 씨 그동안 주말에도 출근했다더라
그렇게 얻은 평생의 기회가 눈앞에 왔는데
이 와중에 임신까지 한 거 아니야
거기다 억울한 누명까지
지금 기분이 어떻겠니?
에이
[한숨]
[밝은 음악이 흘러나온다]
[두준] 쓰읍
[민욱] 아, 장희원 전화 안 받네
- 많이 바쁜가? - [통화 연결음]
- 사장님? - [통화 종료음]
커피는 어차피 못 마실 거고
차 종류는 괜찮나?
임신부한테 좋은 티가 뭐가 있지?
임신부한테 좋은 차가 뭐가 있어요?
[직원] 아, 제가 잘 몰라서…
아, 예
[톡톡]
루이보스
따뜻한 루이보스 한 잔이요
[직원] 네
아, 그, 뜨거우니까 얼음 두 개 넣어 주세요
- [휴대 전화 벨 소리] - [직원] 네
어, 형
안녕하세요
그, 레몬티 한 잔 주세요
- 얼음 가득 넣어서요 - [직원] 네
감사합니다
하아~
[희원의 한숨]
아…
음…
[부드러운 음악]
- [최 대리] 맛있게 드세요 - [직원1] 오~
[직원2] 우왕
[미남] 오, 최 대리가 쏘는 거야?
아니, 어제 소개팅했다더니 결과가 좋았나?
[탁수/헛기침하며] 과장님
[최 대리] 그래요
소개팅 시원하게 말아먹고
속이 헛헛해서 사 왔어요, 됐죠?
[미남] 어유, 또 성질냈나 보네
아이, 나는 잘 먹겠다고
얼른 식기 전에 드세요
그래요, 먹고 합시다
아, 장 과장은 안 먹나?
떡볶이에 환장하는데
아, 그, 오늘 과장님 할 일이 좀 많으시대요
[최 대리] 그, 레시피 사건 수습 때문인가?
- 씁, 최 대리 - [탁수] 아까 점심도
샌드위치로 때우시던데
아이, 뭘 그렇게 빡빡하게 사나
다 먹고살자고 하는 짓인데
- [발랄한 음악] - 라떼는 말이야
선배가 굶으면 후배도 같이 굶었단 말이지
어, 배고픔으로 맺어진 동료애랄까?
안 그래도 가져다드린다고 했는데 체하실 것 같다고…
[최 대리] 요새 그러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당해요
[탁수] 맞아요 무슨 구석기 시대도 아니고
아니, 내가 그랬단 말이지
세현 씨보고 '굶어라' 이런 말은 아니고
그러길래 누가 아이템 관리를 소홀히 하랬나?
관리하는 거 그것도 능력이고 실력이야
에이, 그래도 우리 회사에서
장 과장만큼 일 열심히 해서 성과 낸 직원
눈 씻고 찾아봐도 없을걸요?
아니, 우리 팀에서도 제일 많이 일하는 거 같아
[미남의 웃음]
- 그렇지? 그렇지? - 좀 드세요
드세요, 맛있다
그렇잖아
[익살스러운 음악]
[순희] 갑자기 입맛이 딱 떨어지네
그럼 난 가서
일이나 더 열심히 엄청 많이 해야겠다
팀장님, 그래도 좀 드시지…
하…
[최 대리] 라떼는
선배가 굶으면 같이 굶었다면서요?
아니, 과거는 과거에 묻어 두는 거 몰라?
우리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지
어, 태한주류를 이끌 미래
피융!
세현 씨 많이 먹어, 내 몫까지
[최 대리] 아유, 진짜
어, 그럼 전 이만
마지막
홉을 바꿔 보는 건 어떨까요?
지금까진
수입산 아로마 홉에만 의지해서 맥주를 제조하곤 했는데
여기 보시면 홍천에 국내산 홉을 생산하는…
그만 퇴근하시죠
계속 비슷한 맥락으로 겉도는 거 같은데
왜요?
대체 이유가 뭔데요?
어디가 어떻게 별로인지 설명이라도 해 주세요
이유?
그럼 처음 가져온 컨셉부터 말해 볼까요?
10년 전에 태한주류가 에일 맥주 생산 당시에
왜 접었는지 압니까?
그야
매출액이 원하는 만큼 안 나와서…
네, 기대했던 성과를 이루지 못해서였죠
그래서 과감하게 접고 더 잘하는 것에 투자하기로 했고요
근데 10년 만인 지금
다시 도전하는 에일 맥주에
신선한 컨셉으로 기대를 충족시켜도 모자랄 판에
딴 데 써먹은 레시피를 재탕하는 게 먹힐 거라는 겁니까?
- 그건… - [두준] 두 번째, 컨셉
에일 맥주의 장점을 두고
굳이 라거의 청량함을 강조한다는 건
상면 발효 방식과는 안 맞는 것 같고요
- 세 번째… - 알았어요
그러니까 다 이유가 있어서 그랬다는 거잖아요
애초에 장 과장은 접근하는 태도부터 틀렸습니다
과장이 담당이라는 이유로
이 큰 프로젝트의 문제를 혼자 해결하겠다?
그 접근부터가 무모하고 무책임하다는 생각은 안 듭니까?
아니, 말이 나왔으니까 말인데
그렇게 건강까지 버려 가면서 성과에 목숨 거는 이유가 뭡니까?
이미 인센티브도 받을 만큼 받았고
독일 유학도 결정된 마당에
그 얘기가 지금 왜…
회사에도 엄연히 직급과 체계라는 게 있는 건데
왜 나한텐 도와달라고 안 하냐는 말입니다
- 네? - [흥미로운 음악]
아휴
쯧
[시형/앙증맞게] '왜 나한텐 도와달라고 안 하냐는 말입니다!'
하지 마라
결국 나 좀 봐 달라 이거였군
- 아니거든 - 맞거든
아니라고
요상하게 생겨 가지고
난 왜 요상하게 생겼냐는 말입니다
[휴대 전화 진동음]
웃지 마
[콜록콜록]
네
찾았습니까?
[긴장감 흐르는 음악]
[두준] 빨리할 생각 말고 제대로 하는 게 우선입니다
네, 혹시 감사 팀에서
직원들 사내 메신저 열람이 가능합니까?
아니요, 한 사람이요
한 사람 것만 확인하면 됩니다
[감사 팀원] 저번에 전화로 요청하셨던 자료 말입니다
아직은 의심 단계일 뿐이라
말씀드릴까 말까 고민했었는데요, 여기
아, 잠깐만, 여기요
[창현] 내가 백 팀장이랑 한번 얘기해 볼게
[우현] 약속 지킨답니까?
[창현] 바로는 좀 힘들고 약간 텀 두고 불러 준다 했으니까
일단 자세한 얘기는 통화로 하자
혹시 우리 회사 팀장들 중에 백씨 성이 있습니까?
- [손님1] 안녕하세요 - [주인] 아이고, 어서 오세요
- 뭐 좀 드릴까요? - [손님2] 뭐 먹을까?
그럼 뭐야? 여태 그거 때문에 삐져서 그런 거야?
몰라, 진짜 알다가도 모르겠다니까
아니, 무슨 그렇다고 임신부한테 그 고생을 시켜?
근데 반려시킨 이유들을 보면 다 맞는 말이니까
아니, 과장은 뭐, 좀 혼자 해결해 보면 안 돼?
난 내 담당이니까
팀원들한테 민폐 끼치고 싶지 않아서
그래서 그런 건데
[미란] 야, 알지, 잘 알지
너 괜히 그거 때문에 스트레스받지 마
애한테 안 좋아
호흡해, 호흡
후~
- 후~ - 어, 호흡해
아…
[차분한 음악]
[한숨]
[희원] 뭐예요?
이제 퇴근합니까?
뭐, 사과라도 하러 오셨나?
아니면 사과받으러 오셨어요?
그…
생각해 보니까 아주 말이 안 되진 않더라고요
아로마 홉을 국내산 홉으로 바꾼다
어쩌면 지금 우리 상황에서
가장 최선의 방법이 될 수도…
지금 그 얘기 하러 여기까지 오신 거예요?
- 아니, 실은 감사 팀에서… - [희원] 됐어요
포장 안 하셔도 돼요
제 기획안이 별로인 게 사실이니까요
- 아니요, 진짜 그게 아니라… - 인정해요
마음이 급했고 수습할 생각으로
체계며 위계질서 다 무시하고 총대 맸어요
근데요, 제가 한 선택
사장님 눈엔 무책임해 보일 수 있겠지만
다 이유가 있어서 한 선택들이에요
절대 쉽게 결정한 일이 아니라고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삐 - 효과음]
아…
왜 그래요? 어디 아파요?
아, 저… 배가…
- [두준] 배, 배가 왜요? - 아!
- 예? - [희원의 신음]
- [사이렌] - [잔잔한 음악]
아…
[희원의 거친 호흡]
아기…
아기 잘못되는 거 아니겠죠?
그럴 일은 없을 테니까 안심하고 진료받아요
여기는 내가 알아서 맡을 테니까 걱정 말고
잠시만요
장희원 님 보호자분?
- [두준] 예 - 이것 좀 작성해 주세요
[의사] 산모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모양이에요
임신 초기에는 유산 위험도가 높아서
특히 더 조심하셔야 되는데
지금 해명하러 온 겁니까?
지금 상황에 해명은 필요 없어요
수습이 필요하지
과장이 담당이라는 이유로
이 큰 프로젝트의 문제를 혼자 해결하겠다?
그 접근부터가 무모하고 무책임하다는 생각은 안 듭니까?
[두준의 한숨]
[휴대 전화 진동음]
[통화 연결음]
어, 아니, 어떻게 됐어?
- 잘 통과된 거야? - [두준] 여보세요
장희원 씨 휴대폰 아닌가요?
- 누구시죠? - [민욱] 그러는 그쪽은 누구시죠?
- 아~ - [흥미로운 음악]
- 혹시 그 남사친? - 저를 아세요?
저는 장희원 씨 보호자 되는 사람입니다만
아, 네, 그…
희원이 옆에 있으면 좀 바꿔 주시겠어요?
회사 일이라…
[두준] 희원이 지금 자는데요
아직 8시밖에 안 됐는데요
8시나 되는 이 밤에
남친 있는 친구한테 전화하는 건 실례 아닌가?
얘가 아무리 피곤해도
8시부터 자는 애가 아니거든요
우리 애 자는 시간을 왜 그쪽이 간섭합니까?
[민욱] 예?
아니, 제 말은…
앞으로 저녁 7시 이후에 장희원 씨한테
개인적인 일로 전화하는 일은 삼가도록 해 주세요
용건이 있다면 전화보단 문자로 하시고요
더 할 말 없으시면 이만 끊…
- [희원] 거기서 뭐 하세요? - [민욱] 그게 아니고요, 여보세요
[통화 종료음]
아, 깼어요?
몸은 좀 어때요?
아기는요?
아, 그게…
[의사] 보시면 지금 이렇게 젤리 공 크기만큼 자랐네요
이거는 난황이고요
이쪽은 머리
- 보이시죠? - 네
[의사] 심장 박동 한번 들어 볼까요?
[두근두근 - 영상]
초음파로 보니 건강한데
이번에 위경련이랑 피 비침이 있어서
유산 방지 주사 좀 놔 드릴게요
요 며칠은 절대 안정 취해 주세요
네
[부드러운 음악]
[두근두근]
[두근두근]
하, 분명 어디서 들어 본 목소리인데
하, 어디지?
[미란] 야~ 차민욱
웬일이야, 여기까지 다 찾아오고
나 물어볼 거 있어서
치, 뭔데?
희원이 애 아빠라는 사람
산부인과에서 봤을 때 어땠어?
혹시 뭐 하는 사람인지 알아?
[미란] 여기요 떡볶이 하나 주세요
- [희원] 계란말이 - 계란말이도 하나 주세요
[사장] 응, 알았어 맛있게 해 줄게
[희원, 미란] 네
어? 나 잠깐만
아, 배고파
너 그 사람이 우리 회사 사장이라는 거
절대, 절대 민욱이한테 얘기하면 안 돼
- 알지? - 알지
근데 나중에 알면 더 서운하지 않으려나?
- [익살스러운 음악] - 너 기억 안 나?
우리 대학생 때
동아리 과방에서 민지랑 재현이 사귀는 거
우리 셋한테 먼저 들켜서
제발 비밀로 해 달라고 했는데
차민욱이 표정 관리 못 하고 뚝딱거리느라
일주일 만에 학교 전체에 소문난 거?
일주일 아니고 3일
맞다, 맞다
그 전설적인 사건이 있었지?
얘는 표정이 투명해서 얼굴에 다 드러나니까
오케이, 접수
- 비밀로 할게 - 약속한 거다
- 약속 - [민욱] 와~
- 대박, 대박 - [헛기침]
- [미란] 왜? 뭔데, 뭔데? - 재현이
민지랑 결혼한대
너희 알고 있었어? 둘이 다시 만나는 거
[희원, 미란] 응
재결합한 지 석 달 만에 결혼하는 것도?
[희원] 응
[미란] 응
왜 난 몰랐지?
근데 왜 나한텐 왜 말 안 했어?
나 입 무거운데
[희원] 응, 알지
[민욱] 어? 아니 희원이한테 전화했는데
대뜸 그 자식이 받더니 자기 할 말만 하고 끊어 버리잖아
그날도 그랬어? 무례하고 경우 없고?
글쎄
나도 그, 스치듯이 본 거라 기억이 잘…
아, 진짜 어디서 만나도 그런 놈을 진짜, 쯧
근데
너 지금 그거 물어보려 온 거야?
너, 뭐, 희원이 좋아해?
- 내가? - 아니, 그렇잖아
너답지 않게 갑자기 찾아와서 따지듯이 묻는 것도 그렇고
그 남자가 괜찮은 남자인지 신경 쓰는 것도 그렇고
야, 너는…
하, 내가 걔랑 세월이 얼만데
알잖아
걔가 일 말고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있냐? 어?
뭐, 그렇긴 한데…
그거 물어보러 여기까지?
[헛기침]
[부드러운 음악]
[띠리링 - 알림음]
저, 혼자 가도 되는데…
[두준] 잠깐만요
[희원] 네?
뭐야?
죄송한데 혹시 그거…
[산모] 네?
아니, 임신부인 거 같아서요
아~
이거 무알코올…
아…
안 그래도 이거 때문에 여기서 어른들한테 자주 혼나요
그냥 음료수다, 무알코올이다
아무리 설명을 해도
어른들은 아는 대로 본 대로만 믿으시거든요
그렇죠
오해하실 만하죠
병원에서는 웬만하면 안 마시려고 하는데
요즘 이거라도 없으면 진짜 낙이 없거든요
남편은 마누라가 병원에 있든 말든
허구한 날 진탕 취해 오는데
나도 진짜 확 취하고 싶은 날이 하루이틀이 아니에요
아, 이건 요 옆의 조리원 먼저 들어간 언니가
몰래 넣어 준 거예요
그, 태한주류였나?
거기 사장님이 요새 조리원마다
이 무알코올 맥주를 열 박스씩 넣어 준대요
- 사장님이요? - 네
열 달간 아이 품느라 많은 걸 참고 견딘 엄마들
선물이라고
아…
[잔잔한 음악]
[두준] 박 기자님
사내 체육 대회니, 축구 동호회니
심지어 모 정치인 동창회 자리까지 몰래 납품하는 건 쉬쉬하면서
에휴
아유, 이 화상아
[두준] 엄마들이야말로
기분 전환이 필요한 사람들 아닙니까?
아, 자기야, 아기 나올 것 같아
자기야, 애 나오는 데 좀 걸리지?
나 그럼 요 앞에서 후딱 밥 좀 먹고 와도 될까?
- 뭐? - 아, 후딱 다녀올게
배가 너무 고파서 그래
아, 진짜…
[두준] 여자를 위한 게 아니라
엄마를 돕자는 얘기입니다
엄마 마음이 편해야 아기도 편할 테니까
엄마도 사람이니까요
오늘 고마웠습니다
방 팀장님께 얘기해 뒀으니까
며칠 출근하지 말고 푹 쉬어요
지금은 컨디션 회복이 가장 중요한 때니까
네? 아니, 그래도 지금이 제일 바쁠 때인데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장 과장이 낸 국내산 홉 아이디어
거기서 착안한 아이템으로
다시 신제품 개발해 보려고 하거든요
정말요?
아이디어로 낸 기획안 중에서도
쓸 만한 아이템 몇 개 체크해 뒀으니까
돌아오면 다시 천천히 디벨롭해 보는 걸로 하죠
그리고
말이 나왔으니까 하는 말인데
장희원 씨 꿈 말입니다
독일 유학이 최종 목표는 아니지 않았습니까?
[희원] 그러다 마음먹었죠
이다음에 꼭 독일로 유학 가야지
가서 외국인들 입맛 다 홀릴 나만의 맥주를 만들어야지
그게 내 꿈이에요
본인만의 오리지널 브랜드 론칭
그게 최종 목표 아니냐고요
[잔잔한 음악]
그렇긴 한데…
[두준] 그렇다면 굳이 멀리 갈 필요 있습니까?
여기서 도전해 보시죠
그 꿈
이룰 수 있게 내가 도와줄게요
사장님…
어떤 선택이든 존중하겠지만
어느 선택이든 미련이 남으면 안 되니까
미안했습니다
생각해 보니까
내가 너무 내 입장만 몰아붙였더라고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엄마!
아휴
[세현] 아, 왜 또?
나 엄마 계속 그러잖아?
그러면 앞에서만 싸매고 집 나서는 순간 되게 과감해진다?
MZ 극혐
음~ 치
[정음] 사내 실적 반영에
개별 PT 발표랑 프로젝트 참여율이 반영된다더라고
뭐든 빼지 말고 다 하겠다고 나서
엄마는 그게 문제야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애한테 자전거를 가르쳐
낙하산은 죽어도 싫다며?
그럼 어떻게든 네 힘으로 돋보여야지
엄마, 나 아직 인턴이거든?
그리고 경영 문제야 삼촌이 있는데, 뭐
태한주류 네 거야
주인의식 가지라고
아, 욕심을 안 내겠다는 게 아니라
내 능력으로 올라가 보고 싶다는 건데
그러다 영영 네 차례가 안 오면?
- 응? - 삼촌 여자 있다며? 애도 있고
엄마 삼촌이랑 그런 얘기도 하는 사이야?
그러다 둘이 결혼이라도 하는 날엔…
됐고
둘이 어떻게 만났는지 알아?
거기까진 모르지
나도 산부인과에서 안 마주쳤으면 몰랐을 뻔
산부인과?
그때까지만 해도 모르는 사이 같았는데
- 그게 무슨 소리야? - 어?
아, 아니야, 아무것도
엄마 배 안 고파?
아, 나 왜 갑자기 출출하지?
뭐 먹을래?
아, 배가 좀 출출한 거 같은데
범인을 잡았다고요?
[미남] 아! 장 과장 그날 안 나와서 못 들었구나?
아침부터 아주 난리도 아니었어
아, 왜, 그 마케팅 팀 신 팀장
[감사 팀원] 감사 팀입니다
[우현] 예, 무슨 일이시죠?
뭐 해? 짐 챙겨
[미남] 올해 연봉 협상이 마음에 안 들었나
이직 자리까지 알아보고 있었나 봐
왜, 한 달 전쯤 경쟁사로 이직해서 말 많았던 영업 팀 박 부장 있잖아
그 사람이랑 그쪽 백 팀장이라는 사람이랑
이, 작당 모의를 해서 자리를 마련해 주는 대신
우리 쪽 신제품 정보를 팔아넘겨 버린 거지
[세현] 그걸 들은 경쟁사는 아이템이 괜찮으니까
서둘러 추진했던 거고
[탁수] 근데 그걸 사장님이 딱 눈치챈 거죠
- 어떻게? - [세현] 팀장 회의 때
신 팀장님이 나가자마자
누구랑 통화하는 걸 얼핏 들으셨나 봐요
자료 유출 걸릴 수도 있으니, 뭐 뒤처리 잘해라, 뭐, 그런?
거기서 감이 딱 오셨는지
감사 팀 통해서 증거를 잡은 거죠
안 들킬 거라고 생각했습니까?
아니면 들킬 땐 들키더라도
한몫 단단히 챙겨 보자 뭐, 이런 거였나?
사장님, 그게…
변명은 됐고요
책임만 지시면 됩니다
형사 처벌은 각오하고 벌인 일이시죠?
저기, 사장님
정말 죽을죄를 졌습니다
우리 신 팀장님
아주 운이 좋으신 거 같아요
내가 하필 오늘 시간이 아주 많거든
신제품 정보 유출로 회사가 입은 피해가 얼만지
천천히 하나하나 따져 봅시다
사장님…
아무튼 아직 해결 중이긴 한데 잘 풀렸나 봐요
하, 그랬구나
다행이다
[미남] 그리고 장 과장 오면 회식 한번 하라고
사장님께서
이건 아니고
- 금일봉을 주셨습니다! - [짤랑 - 효과음]
[희원] 사장님이요?
아, 왜~ 그동안 팀 구한답시고
혼자 고생한 우리 장 과장 면 세워 주기 아니겠어?
- 아니, 은근 츤데레라니까 - 그러니까요
나같이, 크흐흐흐
[부스럭 - 봉투]
- 아휴, 후~ - [잔잔한 음악]
- 오케이 - [직원들의 환호]
[함께] 짠!
팀장님
[순희] 응
저 독일 안 가려고요
유학 포기하겠습니다
허!
[시형] 신 팀장은 아까 말한 대로
빠른 시일 내에 해고 처리 하기로 했고
법적 문제는
사내 변호사 대동해서 절차 밟기로 했어
강두준 사장님?
절차 밟기로 했다고요
어, 그래, 고소 진행되는 대로 나한테 다시 알려 줘
- 오늘 일정은 이게 끝인가? - [시형] 응
- 집으로 바로 갈 거지? - 뭐, 그래야지
아, 아니다
생각해 보니까 회식하라고 판을 깔아 줬는데
내가 빠지면 섭섭해하지 않을까?
너 설마 신제품 개발 팀 회식 가려고?
그럴까 하는데?
나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지도
회식 자리에서 제일 멋있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
카드만 주고 참석 안 하는 사장
아니
얼굴은 비추는 게 사장으로서의 예의야
가자
아니, 예의 아니라니까, 어?
아무도 널 기다리지 않아
[직원들] 트라이!
근데 왜 포기했을까?
그게 미스터리예요
어디 아프신 거 아닐까요?
설마 가산점으로 유학 간다는 오해 때문에?
아, 그러게 그때 왜 팀장님 편을 들어 가지고, 쯧
어, 장 과장, 어어
아, 그때
최 대리가 오해해서 미안하다고 한 잔 주고 싶대
[최 대리] 아, 하하…
아이, 장, 장 과장님
제 사…
사, 사과받아 줄 거죠?
아이, 저도 진짜 마시고 싶은데
제가 요즘 한약을 먹고 있어서요
내 화해의 잔을…
거봐요, 안 받는다잖아요!
아니, 그게 그런 게 아니라…
[미남] 어, 최 대리 수고했고
아, 근데 우리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독일은 갑자기 왜 안 가겠다는 거야?
그동안 이거 때문에 그 난리 친 거 아니었어?
생각해 보니까
남아서 해야 할 일이 눈에 밟혀서요
꿈은 여기서도 이룰 수 있는 거니까
[순희] 안 간다는 사람 굳이 파헤칠 건 뭐야?
장 과장 때문에 모인 자리이니만큼
장 과장이 시원하게 한 잔 털고 시작하자고
- 저, 저요? - 왜?
팀장이 주는 술인데 안 받을 거야?
[긴장되는 음악]
제가 대신 마실게요, 저 주세요
어허, 어디서 인턴 병아리가 까불어?
장 과장, 나 팔 떨어진다
[탁수] ♪ 마셔라, 마셔라 ♪
[함께] ♪ 마셔라, 마셔라 술이 들어간다 ♪
♪ 쭉 쭉쭉쭉, 쭉 쭉쭉쭉 ♪
♪ 언제까지 어깨춤을… ♪
[희원/속마음] 술잔을 받는 척 손을 놓쳐?
아니면 마시는 척 바로 토해 버려?
아, 돌아 버리겠네
[두준] 요즘도 술 강요하는 문화가 있습니까?
[최 대리] 허!
[직원들의 환호]
[부드러운 음악]
- [직원] 어머나~ - [미남] 와, 상남자…
주인공이 벌써 가는 겁니까?
취하셨어요?
아니요
그냥 살짝 기분 좋은 정도?
[한숨]
[매혹적인 음악]
[시형] 같이 마셔요
운전을 해야 해서
비록 물이지만
아
- 됐어요, 그만 마실게요 - [쪼르르]
- 왜죠? - [순희] 취하기 싫어요
후배들한테 우스운 모습 보이기 싫고요
아, 그럼
제 앞에서만 취하세요
안 되죠
저는
제 취한 모습이 싫거든요
왜죠?
사람들이 취하면은
귀여운 척을 한대서요
[시형] 귀여워요
[매혹적인 음악]
척이 아니라 진짜로
[반짝이는 효과음]
[희원] 오늘 잘 드시더라고요
왜요? 좀 다시 보입니까?
아휴, 무슨 말을 못 해
두 사람 때문에 좀 마셨죠?
두 사람?
아~
아기랑 난
항상 세트네요
왜요? 그게 또 서운해요?
아, 됐어요, 진짜
하, 참
[부드러운 음악]
고마워요
들었어요
저 대신 진짜 범인 잡아 주셨다고
지난번 병원에 갔을 때도
말은 안 했지만 좀 든든했어요
꿈 이룰 수 있게 도와주겠다는 말도
어떤 선택이든 존중해 주겠다는 말도
그래서 말인데요
저 아기 낳으려고요
뭐, 그렇다고 그쪽이랑 결혼하겠다는 말은 아니니까
오해는 하지 말아 주세요
그럼 천천히 가는 건요?
그것도 안 되는 건가?
- 네? - 낳기로 결심한 이상
멈추고 싶지 않은데요, 난
[미남] 저기 있다!
[직원들] 잡아!
- 잡아, 어디야? - [시끌시끌]
야, 잡아, 잡아야 돼
[익살스러운 음악]
[시끌시끌]
[순희] 어딜 도망가려고?
[최 대리] 자! 우리 2차 가야 돼!
- 같이 가자! - [미남] 사장님, 같이 가시죠
2차 노래방!
존경합니다
- [미남의 웃음] - [직원들] 노래방!
[희원] 아, 갈게요
잠깐 이것 좀 놓고…
[직원들] 노래방, 노래방
노래방
노래방, 노래방
노래…
[희원] 우웁!
[부드러운 음악]
[두준] 지금이라도 회사에 얘기하고
좀 쉬는 게 어때요?
[희원] 마무리를 하든 넘기든 내 끝은 내가 정하고 싶어요
[민욱] 외근이요? 단둘이요?
[희원] 내 편이라고 믿었던 사람이 배신하면
더 상처가 크지 않을까요?
[탁수] 설마 우리한테 말 못 할 사연이라도 있는 거 아니에요?
[순희] 일리가 있어 요즘 매우 수상해
[민욱] 병원이라도 갈래? 내가 같이 가 줄게
[희원] 누가 보면 오해할라
[민욱] 네가 이런 생각 할 동안
그 사람은 대체 어디서 뭐 하는 거야?
[희원] 어쩌면 애초에 시작 안 하는 게 나을지도
[두준] 난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내가 당신 가지고 노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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