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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al subtitles

[청아한 음악]

[새가 지저귄다]

[자효의 환성]

[긴장된 숨을 고른다]

안녕하세요, 김자효입니다 안녕하세요, 김자효입니다

[숨을 후 내쉰다]

[박수와 환호 소리]

자, 친구들한테 자기소개 해야지

나 김자효야

잘 부탁한다

[박수와 환호]

(교사) 아아아

자, 자, 조용, 조용, 조용 특히…

[자효 독백] 남자란 총각 딱지를 떼고 나야

비로소 육체적인 어른이 되는 걸까

(교사) 무려 20점이나 떨어지는 게 이게 말이 되나 말이야, 이게

[자효 독백] 난 그걸 고3 때 뗐지

(교사) 그래갖고 대학 가겠어?

(정태) 저 대학 안 갈 겁니다

[학생들의 환호]

[자효 독백] 그때 난 도시에 나가서 학교를 다니다가

내신 성적 때문에 다시 하동으로 전학을 왔거든

내 첫 경험도 그때 함께 시작이 된 거야

(교사) 자, 이상, 조회 끝

[학생들이 왁자지껄하다]

[종소리가 울린다]

나 쌍꺼풀 수술도 하고

막 파마도 하고, 어? 그럼 좀 나아지지 않을까?

확실한 건 넌 아무것도 소용없다는 거야

유전이잖아

아, 너 진짜 졸라 치사해! 쯧

(정태) 진한 사랑을 해보자, 어?

(완재) 지랄하고 있네 걔들이 미쳤냐?

너 같은 뚱돼지랑 살 떨리는 사랑 하게?

(정태) 야이씨! [시끌벅적하다]

(하라) 김자효

수업 끝나고 나 자전거 좀 태워줘

[청아한 음악]

[자효 독백] 처음부터 이상한 애였어

뭐랄까, 거미줄에 탁 걸린 듯한 느낌 [친구들이 놀려댄다]

왠지 오줌이 마려운 것처럼 조바심 나는 그런 기분이었어

(자효) 안 보여! 손 치워, 뭐야

애들이 날 보고 뭐래? 날라리라고 않던?

힘들어, 말 시키지 마

칫, 병신들 좆도 모르는 것들이 까불고 있어

[하라가 낄낄대며 웃는다]

하지 마! 뭐 하는 거야! 손 안 치워? 어? 손 치워!

[자효와 하라의 비명]

[자효의 한숨]

[가쁜 숨소리]

너 키스할 줄 몰라?

우리 지금 해

[자효의 떨리는 숨소리]

너 아직 아다구나?

[씩씩대는 숨소리]

그래, 나, 나 쌩 아다다! 어쩔래!

[마른 침을 삼킨다]

[자효의 긴장된 숨소리]

[자효의 숨소리가 계속된다]

[힘주는 소리]

[긴 숨을 뱉는다]

[바람이 솨 분다] [새 지저귀는 소리]

[열차 경적]

(수인 모) 야야, 아직 마이도 안 꺼냈는데 와 이리 소란이고?

(수인) 가입시더 많다니까 그러네

퍼뜩퍼뜩 가제이

[힘겨운 숨소리]

[아련한 음악]

(아이들) 공 주세요!

[왁자지껄하다]

자, 간다!

(아이들) 공 주세요!

[왁자지껄하다]

- (아이1) 패스! - (아이2) 야, 패스!

[왁자지껄한 아이들 소리]

(수인 모) 막내야, 뭐 하노 퍼뜩 오라캐도

[왁자지껄하다]

이놈아, 이거 아까부터 뭔 정신이고!

[왁자지껄한 아이들 소리]

[학생들의 박수와 환호]

아, 선생님! 첫사랑 얘기라도 한번 해주세요, 예?

[시끌시끌하다] [정혜의 웃음]

아니야, 아니야 그 대신 오늘 첫 시간이고 하니까

내가 너희들한테 내가 좋아하는 시 한 편 소개해 줄게

그러고 나면 너희들 중에 한 사람이

나한테 화답 시 보내주는 거야, 알았지?

[학생들이 원성을 쏟아낸다]

[수인 독백] 내가 열두 살 때

쌍둥이처럼 늘 같이 붙어 다니던 친구 준이가

나 보는 앞에서 사고로 죽어버렸어

준이 시체 앞에서 기절한 나는

꼬박 하루를 혼수상태로 있었대

[칠판에 글씨 쓰는 소리]

(정혜) 끊임없이 내리는 눈발 속에서는

산도 산도 청산도 안 끼어드는 소리

(학생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자, 그럼 누가 나와서 나한테 화답 시 들려줄래?

씁, 음… 오늘이 24일이니까 24번 어때?

수인아, 수인아

- (정혜) 24번이 누구지? - (정태) 야, 나가

(정혜) 24번

(정혜) 이수인? 이수인이 누구야? [학생들이 웅성댄다]

(정태) 미치겠다, 진짜

[수인 독백] 그 뒤로 심한 감정의 자극을 받거나 긴장을 하면

갑자기 기절해서 그대로 잠에 빠져버리곤 해

(남학생1) 왜 이래, 왜 이래?

[정혜가 놀라서 숨을 들이켠다] (남학생2) 수인아!

(여학생1) 뭐야?

[웅성웅성한다]

[수인이 숨을 컥 뱉는다]

(여학생2) 쟤 왜 저래?

[수인 독백] 그것도 아주

깊고 긴 잠을…

[종소리가 울린다]

[종소리가 울린다]

(수인) 자효, 너

죽은 내 친구

준이랑 많이 닮았어

[서정적인 음악]

[왁자지껄하다]

[함성을 지른다]

(자효) 아, 좋았어!

(정태) 야!

(자효) 야, 정태 또 꼴찌냐?

(정태) 아까 이겼잖아, 내가

(완재) 선생님!

(수인 모) 왔나? 느그들 마침 잘 왔구마는

(정태) 안녕하세요

선생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정혜) 수인인 괜찮니?

안녕하세요

(완재) 선생님, 어떻게 된 거예요?

나 오늘부터 수인이네 집에 세 들었어

학교 선생님이라고 아버님께서 특별히 봐주셨거든

- (정태) 근데… - (수인 모) 뭣들 하노?

퍼뜩 드가 옷 갈아입고 몬 도우나!

(다 같이) 예!

[수인의 놀라는 소리] (다 같이) 도둑놈!

(수인) 나쁜 놈! [왁자지껄하다]

- (자효) 야야야! 야야! - (수인) 하지 마

(완재) 아까 숨기는 거 봤어

- (완재) 빨리 내놔 - (수인) 자효야, 자!

(완재) 야, 자효야 너!

너 수인이 편이냐? 야!

- (완재) 야! 야, 인마! - (정태) 야!

(완재) 야!

[목소리가 멀어진다]

[귀뚜라미 울음]

야, 먹통

너 진짜 대학 안 가?

[입에 잔뜩 문 채로] 대학은 니들이나 가

니들 대학 졸업할 때

나도 뭔가 하나 챙기지 않겠냐?

난 하동이 제일로 좋아

(완재) 씨발 우리 엄마 없는 데 가서

존나게 이쁜 년 만나는 거야

그래서 진짜 사랑 한번 해보는 거지, 뭐

죽이지 않냐?

수능이 쪼끔 문제긴 한데

(자효) 정태 너 하동 잘 지켜, 인마

게임 공급은 내가 다 맡아줄 테니까

[목 가다듬고] 수인이하고 난 같이 컴퓨터 전공하기로 했다

[수인 독백] 숨이 막힐 만큼 사랑한단 말 있지?

그 유치한 말처럼 나

선생님을 보고만 있어도 정말 숨이 막힐 것 같았어

그거 내 첫사랑이었으니까

[엄정화 '배반의 장미']

♪ 널 뒤로 한 채 그냥 걸었어 ♪

♪ 미안해하는 널 위해 ♪

♪ 참아온 눈물 ♪

♪ 보이기 싫어 나 먼저 일어선 거야 ♪

♪ 오늘이 올 줄 알고 있었어 ♪

♪ 우리 사랑 끝나는 날 잘못된 우리 ♪ [학생들이 '윤정혜'를 외친다]

♪ 하늘이 분명 용서할 일 없으니까 ♪

♪ 그녀에게 미안하다고 전해줘 ♪

♪ 그녀의 행복을 내가 가졌으니 ♪

♪ 다신 이런 아픔을 남기지는 마 ♪

♪ 나 하나로만 된 거야 ♪

♪ 모두를 속여가며 사랑한 넌 더 힘들었니 ♪

[멀리서 들리는 노래] ♪ 이젠 꿈에서라도 나를 찾지 마 ♪

♪ 난 네 안에 없는 거야 ♪

[하라가 겁을 준다]

♪ 이대로 나를 잊고 돌아가 그녀 품으로 ♪

동전 두 개만 줘

♪ 그래, 누구나 한 사람만을 사랑해야 하는 걸 ♪

♪ 이젠 넌 그걸 잊지 말아줘 ♪

[하라가 훗 웃는다]

(하라) 아, 시장판에서 산 건 맨날 이래

이거 나 갖는다?

(사진기사) 하나, 둘, 셋!

(자효) 잠깐, 잠깐!

[학생들의 원성]

[친구들의 원성] (남학생3) 야, 인마!

(자효) 야, 비켜 [학생들의 원성]

[중심 잃은 학생들의 비명]

[카메라 셔터음]

[아줌마들의 웃음소리] 죽일 놈

먹고 나서 말 없다는 놈 이상한 놈

(하라 모) 딱 이러고 앉아서 티비만 보는 놈

[아줌마들의 웃음소리]

(하라 모) 황당한 놈 있제

(하라 모) 하다가 다른 년 이름 부르는 놈

- (아줌마1) 우짜고! - (하라 모) 진짜 황당한 놈이제 [하라 모가 깔깔댄다]

[도로 소음]

[새가 지저귄다]

[자효의 떨리는 숨소리]

[자효의 숨소리가 커진다]

[자효의 신음이 작게 들린다]

[둘의 숨이 가빠진다]

[자효의 거친 숨소리]

[자효와 하라의 거친 숨소리]

[하라의 거친 숨소리]

[쨍그랑]

(하라) 자효야, 빨리 가

(하라 모) 어쭈!

지랄병 떠네! 어이?

이 문디들을 오늘 내 손에 죽여주꾸마! 어이?

(하라) 자효야, 빨리 가!

(하라 모) 혈관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하라의 비명] (하라 모) 비키라! [쨍그랑]

(하라 모) 니 몬 비키나! 어이? [쿵쿵대며 몸싸움하는 소리]

(하라) 자효야, 빨리 가!

빨리 가, 이 바보야! [하라 모의 고함]

(정태) 야, 지각생 너 왜 얼굴에 훈장이냐? [학생들이 웅성댄다]

야, 너 자효랑 부부싸움 했냐?

(완재) 야, 새끼야, 뭘 묻냐?

야, 김자효! 니들 어제 콩 깠냐?

[여학생들의 비명]

(정태) 야, 인기 투표 계속 안 해?

(완재) 아, 알았어, 새끼야

하라

나 이 정도면 잘됐냐?

적당하지, 어? 어?

- [달순이 윽박을 지른다] - (완재) 근데 이게 누구냐? - (정태) 누군데? 누군데 그래?

(완재) 오달순

야, 달순아, 이거 네가 쓴 거지?

[학생들의 웃음] 야, 서완재!

(달순) 야!

(완재) 야!

(완재) 야, 미안해! [달순의 비명]

(정태) 달순아, 야! 나와, 나와

- (달순) 비켜! - (정태) 야, 야, 야!

[교실 안이 왁자지껄하다]

[정태와 달순이 연신 다툰다]

(자효) 아무래도 안 되겠어 그냥 가자

(하라) 너 정말 처음이니?

(자효) 그냥 가자니까!

[새소리] [정혜가 개운한 숨을 뱉는다]

[수인의 놀란 숨소리]

[자효의 떨리는 숨소리]

[자효의 숨이 가빠진다]

[새소리]

(하라) 떨려?

[자효의 가쁜 숨소리]

[가쁜 숨소리]

[자효의 숨이 거칠어진다]

[하라의 거친 숨소리]

[자효와 하라의 신음]

[하라의 거친 숨소리]

[하라의 신음]

[자효의 신음]

[연신 거친 숨을 뱉는다]

[자효의 힘주는 숨소리]

[신음이 고조된다]

[힘 빠진 신음]

(자효) 갈게

(하라) 어딜 가?

기다렸다 같이 가

(자효) 먼저 갈게

[개구리 울음]

[정혜가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공부 힘들지?

그렇다고 자신을 너무 힘들게 하지는 마

네가 행복해야 가족들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지

(정혜) 안 그래?

(수인) 저…

선생님 사랑해요

선생님 사랑한다고요!

[제사 축문을 읊는다] 두세자

경지인노얼 신묘사

십일일 신축

십대손 제근감… [긴장되는 음악]

(어르신) 수인아, 니 음복 안 하나?

어? 점마 저거 야, 니 와 저래?

[정혜의 신음]

[수인이 흐느낀다]

[수인의 흐느끼는 소리] [정혜의 신음]

[훌쩍임]

참을 수가 없었어요

[흐느끼며]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어…

(정혜) 수인아

내가 네 선생님이라는 거

잊었어?

넌 고3 학생이고

우리 오늘 일

없던 걸로 하자

없던 걸로 하자고요?

아무 일도 없던 걸로 하자고요?

난 선생님 때문에 숨이 막힐 거 같은데

난 선생님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데!

나더러 없던 걸로 하자고요?

더 이상은 못 참아요

이대로는 죽어버릴 것만 같다고요

수인아

네 나이 땐

누구나 한 번쯤 그럴 수 있어

우리 이렇게 하자

네가 졸업하고 성인이 되면

그때 다시 얘기하는 걸로

그래줄 수 있지?

[새소리와 물소리]

해결 봐, 피해 다닐 수만은 없잖아

수인아

너 이런 행동

정말 맘에 안 들어

(하라) 나쁜 놈! 네가 잘났어? 네가 잘났으면 얼마나 잘났어?

- (자효) 이러지 마 - (하라) 네가 뭔데!

(자효) [소리 지르며] 이러지 마! 제발 좀 그만해!

(자효) 나 대학 가야 돼

대학 안 가도 그만인 너랑은 입장이 달라

[코웃음을 친다]

한 번 했으니까

이제 나 같은 건 흥미 없다 그거니?

그런 거야?

[소리 지르며] 그래?

[자효가 소리를 지른다] [철퍼덕 쓰러지는 소리]

(하라) 나쁜 놈아!

잘 먹고 잘 살아라! 아하하하하!

대학 간다고 얼마나 잘 사나 보자 이거나 먹어라, 이 나쁜 놈아!

[소리 지르며] 나쁜 놈아!

[하라가 오열한다]

[문이 벌컥 열린다]

야이, 씨발놈!

야, 정하라 걔 동맥 끊었다는 거 사실이냐?

달순이가 그러던데?

하라 걔 자살 상습범이거든, 응?

자효 너 전학 오기 전에도 난리 난 적 있었다

못 들었냐?

쟤가 내가…

다른 살림 난 다음부터 저 모양이라

[흐느끼며] 내사 차마 못 살겄다

툭 하면 죽겄다고 손목 끊고 안카나, 어휴

드가봐라 소구신 맹키로 주딩이 다물고 있다

내사 참말 모르겄다, 쯧

[흐느껴 운다]

등신

너한테 또 넋두리하던?

이혼당한 게 무슨 벼슬인 줄 안다니까

우리 아버지 그 인간

늦바람 나더니 눈에 뵈는 게 없더라

하긴

저런 청승하고 무슨 재미로 평생을 살겠어

죄다 쓰레기야

김자효 너도

(자효) 미안해

정말일까?

백합꽃 속에 묻혀 잠이 들면

죽는다는 말

왠지 동화 같지 않니?

자효야, 날 가져

이러지 마

나쁜 새끼

네가 뭔데? 네가 뭔데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소리치며] 네가 뭔데? 네가 내 기분 알기나 해!

[하라가 운다] (자효) 미안해

네가 잘났으면 얼마나 잘났는데? 미안하다고?

미안하면 지금 해 나 지금 하고 싶어!

- (하라) 지금 하고 싶단 말이야! - 이러지 마, 이러지 마

(하라) 지금 할 거야!

- (하라) 네가 뭔데! - (자효) 이러지 마

넌 내가 죽어도 내 감정을 모를 거야! 놔!

[자효의 거친 숨소리]

그렇게 하고 싶으면 다른 애 찾아서 너나 실컷 해

미친년

[계단 내려가는 자효의 발소리]

[문이 열렸다가 쾅 닫힌다]

[의미심장한 음악]

쓰레기들

[의미심장한 음악]

그래

다 동화 속 이야기일 뿐이야

[음악이 멎는다]

[청아한 음악]

[카메라 셔터음]

[카메라 셔터음]

[바람이 휭 분다]

[발소리]

[달그락대는 소리]

(정혜) 따뜻한 차 한잔 마시고 나면

추위가 금방 가실 테지?

그것과 같아

지금 네 마음도

시간이라는 차를 좀 마시고 나면 [조르륵 따르는 소리]

금방 가라앉게 돼

[커피포트 내려놓는 소리]

그렇게 지나가는 바람 같은 거야

[수인의 안타까운 숨소리]

나 곧 이사 가

수인인…

경주로 가서 대학생이 되는 거고

알지?

안 돼요!

[수인의 호흡이 가빠진다]

- (정혜) 괜찮아? - (수인) 선생님, 안 돼요

(정혜) 수인아

[수인의 가쁜 숨소리]

[정혜의 짧은 비명]

[수인의 신음]

[구슬픈 음악]

[세찬 바람 소리]

우리들 문제 그거

단지 섹스 문제였을 뿐일까?

글쎄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해답을 얻기 위해서

지금부터 부지런히 섹스를 해보는 수밖에

[자효 독백] 스무 살 문턱을 넘는 일이

우리들에겐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 혼돈

그건 정말 단지 섹스 문제 때문이었을까?

[열차 소리]

[웃으며] 엉덩이 힘 좀 빼세요

(자효) 아!

아, 이거 왜 이렇게 아프죠?

성병 주사니까요

항생제를 많이 맞고 나야 여자를 또 만날 수 있겠죠?

[엉덩이를 톡톡 친다]

안 그런가?

몇 번이나 더 맞아야 돼요?

글쎄

댁에서 잘못을 뉘우칠 만큼?

그래야 낫지 않겠어요?

(남옥) 김자효 씨

[목소리 높여] 김자효 씨!

(자효) 네, 네?

[남옥의 웃음] (간호사) 4일분입니다

약 꼬박꼬박 챙겨 드시고…

[남옥이 목을 가다듬는다]

(간호사) 네, 맞으십니다, 네

[남옥이 웃는다]

- (간호사) 안녕히 가세요 - (자효) 왜, 왜 자꾸 웃어요?

안 되나요?

으음… 그럼 나 울까요? 씁 뭐 원하시면 그럴 수도 있지만

(남옥) 축하해요

이제 다 나았는데 술 한잔 사세요

(자효) 내가 댁한테?

어째서요?

(남옥) 어째서라뇨?

지금 나 김자효 씨한테 데이트 신청 하고 있는 거예요

모르겠어요? [자효가 웃는다]

(자효) 그림이 된다고 생각해요?

성병이나 걸리고 다니는 날라리랑

백의의 천사

(남옥) 나 안 그래요

나 엄청 까졌는데? 그래 보이지 않아요?

[불안한 음악]

[자효가 휘파람을 분다]

(자효) 왜 눈을 감아? 좀 나갈까?

잡아먹을까 봐

실은…

쪼끔 겁나

나 아직 처음이거든

[입을 쪽 맞춘다]

(남옥) 왜? 신경 쓰이나 봐

(자효) 뭐, 별로

[남옥의 거친 숨소리]

나 지금

무지 긴장한 거 있지

남자들도 그거 느낄 수 있어? 그런 거…

저기, 그… 생리적으로 말이야

(자효) 글쎄

조금은

등 좀 들어줄래?

[남옥의 긴장된 숨소리]

쓸데없는 의미만 갖다 붙이지 않으면

사실 꽤 즐거운 일이지

사랑 어쩌고 하는

그런 말들 말이야

[남옥의 신음]

[자효의 거친 숨소리]

[남옥의 거친 숨소리]

[자효의 신음]

[자효의 신음]

좀 참아

대화하는 거라고 생각해

혼자만 얘기하면 재미없잖아

안 그래?

[자효와 남옥의 거친 숨소리]

(남옥) 나…

[자효의 신음]

[남옥의 신음]

[자효와 남옥의 거친 숨소리]

[캔 따는 소리]

(수인) 그러니까

이번에도 그쪽에서 먼저 하자 그랬단 말이지?

(자효) [숨을 후 뱉으며] 그렇다고 봐야지

(수인) [웃으며] 20세기가 끝나고 나니까

별 신종 기집애들이 다 생기네

것도 밀레니엄 현상인가?

[캔 따는 소리]

(수인) 여자들도

우리처럼 때가 되면 막 하고 싶고 그런가 보지

(자효) 우리보다 억눌린 게 많잖아 예민하고

그러게 너도 해봐

잘했냐?

처음엔 싱겁게 끝났고

자고 나서 다시 하니까

제대로 되더라

근데

이번엔 희한하게 하라 생각이 안 나더라

좀 편했어

그래선지 나중엔 너무 흥분해 갖고 그 애를 들어 안고도 했는데

그러고도 오래 했어

짐승 같은 놈

아무튼 하라 생각은 안 났다니까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건투를 비마

(자효) 결국 뭐 섹스 문제일 뿐이잖아

(수인) 피차 눈 맞으면 열나게 섹스하고

살 비비며 살다가 애새끼 두엇 낳고

(자효) 나쁘지 않군

종족 번식의 도구일 뿐이다 이거지?

[수인이 소리 내 웃는다]

(수인) 그거 나쁘지 않네 그런 거 아니겠어?

[숨 뱉으며] 아, 정액 공장

그럼 너는 지난 2년 동안 한 번도 안 했다고 보는데

어떠냐?

(수인) [숨 내쉬며] 지금 하고 있잖아

[수인의 신음]

(자효) 야이 미친놈아!

[교수가 수업을 진행한다]

(교수) 우리 지난주에 이 방법들은 설명을 했죠?

(학생들) 예

[리듬감 있는 음악]

(자효) 인마!

[학생들의 함성]

(수인) 지겨워, 지겨워

살아있는 모든 게 지겨워

(자효) 공감

(수인) 꼭 모두가 발정 난 개새끼들 같구먼

(자효) 공감!

야!

- (수인) 서완재 - (자효) 서완재

(완재) 너희들 좀 컸냐? [소리 내 웃는다]

(수인) 서완재! [자효의 비명]

(자효) 너 거기 안 서!

[여자들의 웃음소리]

[통기타 연주 음악이 흐른다]

(베르테르 선배) 둘 다 연애나 하지 그래?

그럼 이렇게 대낮부터 술 마실 일은 싹 없어질 텐데

아껴서 뭐 하게?

젊고 싱싱한 거기를

자효 얘 여자 있어요

저는…

[속삭이듯] 이거 [낄낄댄다]

끝내주네, 응?

베르테르 마담 수인이 너한테 관심 때리는 거 맞지?

저 선배 현재 상황

대학원 시험 준비 중

(자효) 90학번인데 말이야

게다가 영계들 다 따먹었다며? 응?

수인이가 딱 식성인데, 쯧

(수인) 괜찮으면 너 써

(완재) 그럼 얼마나 좋겠냐?

근데 어쩌냐

형님 군대 간다

- (수인) 뭐? - (자효) 뭐?

야, 씨발, 대학 이거 꼭 나와야 되는 거냐?

형님 학고 맞았잖냐

도망간다

군대로 도망간다고

(자효) 야, 이 꼴통 새끼! 일로 와, 인마!

[왁자지껄한다]

[강렬한 테크노 음악이 흐른다]

(수인) 지겨워!

(수인) 우리 이제 뭘 하지?

(자효) [숨을 후 뱉으며] 뭘 하긴

먹고 자고 하고

학교 가고

맨날 그 수작이지

[자효의 한숨]

수틀리면 완재 따라 나도 군바리나 될까?

(수인) 죽고 싶냐?

'수북이 내려오는 눈발 속에서는'

'까투리 메추라기 새끼들도 깃들이어 우는 소리'

'괜찮다'

'괜찮다'

(함께) '괜찮다'

'끊임없이 내리는 눈발 속에서는'

(함께) '산도 산도 청산도'

'안 끼어드는 소리'

'괜찮다'

'괜찮다'

[소리를 지르며] '괜찮다'!

[수인 독백] 선생님

저는 지금도 어린 시절에 죽은

내 친구 준이가 자주 보고 싶습니다

(자효와 수인) 까투리, 메추라기…

[수인 독백] 어른이 된다는 건 그렇게 하나둘씩 친구들이 떠나고

혼자가 되는 건가 봅니다

(함께) [목놓아] 괜찮다! 괜찮다!

[수인 독백] 이젠 자효뿐입니다

[자효와 수인이 소리를 지른다]

[학생들의 원성] [책상 두드리는 소리]

알았어, 알았어 그러면 딱 10분 만이다

(학생들) 네!

[수인 독백] 자효는 줄곧 혼돈입니다

극단적으로 퇴폐에 탐닉하면서도 막상 사람은 가까이하질 않습니다

저는…

여전합니다

물론 선생님 말씀대로 잊으려는 노력은 계속 중입니다

잊을 수 있을 때까지는 편지라도 보내야

숨을 쉴 수가 있습니다

스물다섯 번째인 이 편지가 100번째가 되면

그럴 수 있을는지

[학생들의 환호]

(남학생4) 왜요, 선생님? 누구예요?

[달아나는 발소리]

[정혜가 놀라서 숨을 들이켠다]

[강대산 '지독한 사랑']

♪ 울고 ♪

♪ 있죠 ♪

♪ 내 젊음은 ♪

♪ 슬픔으로 ♪

♪ 뒤엉켜버린 ♪

♪ 청춘 ♪

♪ 조금씩 ♪

♪ 조금씩 ♪

♪ 나아질 거라 ♪

♪ 믿고 싶어 ♪

♪ 웃어보기도… ♪

[밝은 음악]

(남옥) 야! 김자효

[자효 독백] 돈 맥클린이 신인 시절에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삶을 노래로 만들어서

'빈센트'라고 지었어

유명 가수였던 로버타 플랙은

어느 날 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그 노래에 영혼이 사로잡혔고

그래서 아까 그 곡을 만들었지

[거리 소음]

[자동차 경적]

(남옥) 왜?

강의가 있어, 먼저 갈게

(남옥) 잠깐

우리 언제 또 만나?

갈게

[자동차 경적과 브레이크 소리]

문제아

[매미 울음]

[시끌벅적하다]

[응원하는 소리]

[여학생들이 노래를 부른다]

[시끌벅적하다]

[응원가 부르는 소리]

(손님1) 가자

(손님2) 뭐, 뭐라고?

[사람들이 웃고 떠든다]

(손님3) 야, 이거 하나 더 먹자

(손님4) 당근이지

(손님5) 야야

(자효) 뭔 바람인데?

너 땡땡이친 이유를 심리학적으로 세 가지만 대봐

(수인) 첫째, 지겨워서

둘째, 섹스하고 싶어서

셋째, 실컷 하고 싶어서 됐냐?

(자효) 베르테르 마담한테 딱지 떼달라는 건 어떠냐?

심리학적 관점에서 말이지

[수인이 웃는다]

그거 아주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발상인데

현실적이기까지 하고 말이야

(수인) 저기요, 선배님

(손님들) 안녕하세요

(수인) 선배님!

[사람들이 떠든다]

(베르테르 선배) 왜?

(수인) 저… [수인의 헛기침]

저요

총각 딱지 좀 떼줄래요?

(자효) 수인아

(베르테르 선배) 나 지금 화내야 맞는 거지?

아니면 따귀를 한 대 때리든지

근데 이를 어쩌지? 전혀 화가 안 나는데

[밝은 음악]

[열차 소리]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웃음을 터뜨린다]

[당황한 숨소리]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

문 열어

[화내며] 문 안 열어…

[남옥의 탄성]

[우당탕대는 소리]

[찌개가 보글보글 끓는다]

[우당탕대는 소리]

[킥킥댄다]

이봐, 우렁이 각시, 밥 타

(자효) [속삭이며)+] 키스해줘

[남옥과 자효의 거친 신음]

[자효의 탄성]

(남옥) 그래서? 어?

그 날라리랑은 몇 번이나 했어? 어?

첫 경험이었다는 여학생 말이야

이런 방법으로도 해봤겠네

어땠어? 좋았어?

(자효) 그런대로

(남옥) [씩씩대며] 도둑놈

근데 왜 헤어졌어? 좋았다며?

(자효) 죽었어

(남옥) 어? 죽어? 왜?

[베르테르 선배의 신음]

[수인의 거친 숨소리]

[수인의 신음]

[수인의 신음]

[거친 숨소리]

(베르테르 선배) 왜 그래? 셔츠는 벗어야지

(수인) 그냥 할게요

(베르테르 선배) 그럼 이렇게 해 봐

[베르테르 선배의 신음]

하, 서둘지 마, 왜 이래?

(수인) 나 정말 급해요

(베르테르 선배) 아이, 거기 아니야

[수인의 신음]

[힘주는 숨소리]

[힘주는 숨소리]

[베르테르 선배의 신음]

[베르테르 선배의 신음]

[수인이 숨을 내뱉는다]

[베르테르 선배가 웃는다]

[열차 소리]

(자효) 안 가?

(남옥) 비번이라니까

자효 씨는 왜 나에 대해서 아무것도 안 물어?

궁금한 거 없어?

(자효) 없어

(남옥) 난 많아

이를테면…

고등학교 때 어떤 꿈을 꾸고

또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았는지

그 날라리 여학생 얘기만 좀 빼고 말이야

아, 참

내 핸드폰 번호 까먹었지? 그런 거지?

[칫 웃는다]

문제아

(베르테르 선배) 자존심 상했나 보네?

다시 할까?

(수인) 나하고 이래도 괜찮아요?

(베르테르 선배) 남자는 내가 선택해

난 남자한테 절대로 끌려다니지 않아

[수인이 피식 웃는다]

(수인) 그래서 카페 이름은 베르테르라고 했어요?

[수인의 코웃음]

괴테가 통곡하겠군

(베르테르 선배) 베르테르는 죽었으니까

괴테까지도 말이지

하지만 우린 이렇게 살아있잖아

[열차 지나가는 소리]

너 괜찮아?

그럴 거 같아

[힘겨운 숨소리]

(자효) 수인아, 수인아!

[수인의 거친 호흡] [불안한 음악]

(자효) 수인아

[수인의 힘없는 숨소리]

(수인) 바람에 떨어지는 매화꽃

초저녁 보름달

노랗게 익어가는 보리밭

그 여자가 좋아하는 것들이야

갑자기 그 여자 생각이 났어

열심히 그걸 하다가

그 여자 생각이 났어

[풀벌레 소리] [뻐꾸기가 운다]

[수인 독백] 선생님 저는 길을 잃었습니다

방향을 잃은 채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효도 마찬가지여서 우린 말없이 서로를 들여다보면서

곱으로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수인) 여기 이렇게 한참을 서 있으면 난

내가 저 허공을 떠다니며

마치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아

여기 서있는 나 자신조차도

또 다른 내가 내려다보고 있는 느낌

(자효) 공감

뛰어볼래?

그래볼까?

[수인과 자효의 탄성]

[환호한다]

[수인의 탄성]

[수인의 고함]

[자효의 고함]

(자효) 수인아!

(수인) 자효야

[함성을 지른다]

[수인 독백] 얼마나 더 지나가야

자효와 저는 길을 찾을 수 있을까요?

그걸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립습니다

(남옥) 어때요? 응? 정말 걔 만나보지 않을래요?

(자효) 수인이 좋아하는 여자 있어

정말?

[생각하는 숨소리]

근데 왜 그 여자 얘기는 한마디도 안 하지?

응?

(남옥) 무슨 험난한 사랑 같은 거? 그런 거예요?

그 여자하고 같이 더블데이트 했으면 재밌었을 텐데

[숨 뱉으며 웃는다]

그러면은 술 취하면 바꿔치기도 할 수 있고 말이지

[수인이 웃는다] (남옥) 아, 더러워

(남옥) 수인 씨, 이 사람 정말 구제 불능이에요

자는 거, 하는 거 그거밖에 몰라요

자효 얘는요, 사람 피를 빨아 먹는 빨대를 하나 갖고 있어요

예전에 어떤 어린 기집애 하나도 그 빨대에 빨려서 세상 밖으로…

[수인이 숨을 후 뱉는다]

[한숨 쉬며] 나 그 얘기 알아요

그러니까 사랑하지 말아요 사랑이 없으면…

상처도 없지 않겠어?

(자효) 공감! [수인의 웃음]

(남옥) 난 그거 싫어요

사랑도 하고 상처도 받지 않을래요

그럴 수 있어요, 나

자효가 사랑한다고 그러던가요?

섹스는 섹스고, 사랑은 사랑이다 그러지 않던가요?

김자효, 네 감정 상태를

심리학적 관점에서 세 가지만 대봐

(자효) 첫째, 밝힘증

(수인) 둘째, 구제 불능성 밝힘증

(자효) 셋째 영구 구제 불능성 밝힘증

(남옥) 나, 아직 이 사람 사랑하지 않아요

드러워, 성병이나 걸리고 다니는 주제에

[수인의 거친 숨소리]

[속삭이듯] 아닌가?

[새소리]

베르테르 선배는 계속 피할 거야?

섹스, 복잡해

선배랑 그거 할 때마다

계속…

그 여자 얼굴이 떠올라

구제 불능이군

(수인) 넌?

남옥이랑 계속 하는 걸 보면 이번엔 좀 다른 거냐?

[유치원생들 말소리]

(자효) 몰라

편하긴 한데…

- (교사) 오리 - (유치원생들) 꽥꽥

(자효) 또 피곤하기도 하고

- (교사) 참새 - (유치원생들) 짹짹

- (교사) 오리 - (유치원생들) 꽥꽥

(자효) 그래

- (교사) 원, 투 - (유치원생들) 쓰리, 포

(자효) 섹스

[숨 내쉬며] 복잡해

[불안한 음악]

- (수인) 괜찮아요? 일어나 봐요 - (베르테르 선배) 이거 놔

(수인) 왜 그래요, 오늘따라?

(베르테르 선배) 이거 놔, 이 새끼야!

[계속 실랑이하는 소리]

[음악이 빨라진다]

(수인) [화내며] 이러지 마요, 제발!

당신 왜 그래, 진짜!

[둘의 거친 숨소리]

[고함치며] 놔요, 놔! 놔요!

정신 좀 차려요, 제발!

[둘의 거친 숨소리]

[베르테르 선배의 거친 숨소리]

[두 사람의 신음]

(베르테르 선배) 너 그거 알고 있니?

사람은 사람을 소유할 수 없다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지

그래, 난 너무나 잘 알고 있어

[베르테르 선배의 신음]

[두 사람의 신음]

그래, 가져 [소리 지르며] 다 가져!

[흐느끼며] 가져, 가져

가져

(수인) 가져, 가져

나야, 자효

[자동차 경적]

나 좀 재워줄래?

내 방에 들어가기 싫다

수인이가

사라졌어

[새소리]

[새소리]

[불안한 음악]

(남학생5) 야, 왜 안 내는데?

[시끌벅적하다]

(남학생5) 꼭 내라, 알았제?

[학생들이 저마다 대답한다]

(남학생5) 22일까지 조교실로 안 내면

찾으러 내가 간다, 알았제?

오데 가노, 오데?

[경쾌한 음악] (자효) 런치 세트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십시오, 손님

(남옥) 하룻밤 재워준 값이 고작 감자튀김 따위라냐

(자효) 뭘 더 바라는데?

(남옥) 수인 씬? 아직이야?

- (직원1) 치킨 나왔습니다 - (자효) 예

(자효) 더블 세트 나왔습니다 손님

이봐요, 자긴 왜 돈을 벌어야 되는데?

(자효) 말했잖아 용돈은 내가 벌어서 써야 된다고

그동안은 수인이 신세를 좀 졌거든

뭐, 그쯤은 나도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집에 안 가?

삐졌나 봐? 그런 거지?

자기 그런 얼굴

죽은 울 아빠랑 똑같은 거 알아?

그래서 나랑 잔 거야? 죽은 아빠를 닮아서?

그렇다고 볼 수 있어

난 말이지

처음엔 소아과에 가서 천사 같은 아이들만 상대하고 싶었어

근데 비뇨기과가 뭐야? 비뇨기과

남자들 엉덩이에 주사나 꽂고 있고 말이지

아, 정말 억울해

있지

나 남자들 그것도 엄청 많이 봤다면 믿겠어?

좋았겠군, 엄청

자효 씨도 그거 해? 마스터베이션?

안 하고 사는 인간은 없겠지?

나 만난 후에도?

(여자) 저기요, 여기 콜라 두 잔요

네

그럴 거야

[열차 경적]

[열차 지나가는 소리]

어때? 내가 마구 좋아지는 거 같지 않아?

선물

[자효의 신음]

[남옥이 웃는다]

[자효의 거친 숨소리]

(자효) 아!

아파

[옅은 웃음]

자기도 수인 씨처럼 지난 일로 상처받은 거야?

그런 거야?

[신음]

그래서 나한테 무관심한 거지?

그렇진 않아

지금 너하고 하고 있잖아

(남옥) 그것뿐이잖아

그거 말고 더 없어?

(자효) 생각해 본 적 없어

그렇게 돌리지 마, 아파

(남옥) 생각해 본 적 없다고?

오늘 이거 쓰지 마

싫어, 빨리 줘

- (남옥) 싫어 - (자효) 빨리 줘!

(남옥) 안 돼, 오늘 그냥 해

[자효와 남옥의 거친 신음]

(남옥) 나 그쪽 닮은 사내애 셋은 낳을 수 있어

(자효) 돌았구나

(남옥) 대신 누가 아빠인지는 비밀로 해줄게

(자효) 나쁘진 않군

[남옥의 신음]

[자효의 거친 신음]

(남옥) 오늘이 우리 엄마 생일인 걸 잊은 거 있지?

말했지? 나 우리 엄마랑 별거 중이라고

(자효) 남옥아

(남옥) 응? 말해

[남옥이 숨을 하 뱉는다]

(자효) 우리 그만 만날까?

[새소리]

(자효) 난 그러고 싶어

넌 어때?

(남옥) 나 너무 늦었어, 갈게

[문이 드르륵 열린다]

[문이 드르륵 닫힌다]

[학생들이 시끌벅적하다]

(학생들) 왜요?

어, 먼저 갈래?

(학생들) 네, 안녕히 계세요

(정혜) 수인아

잘…

계셨죠?

이제 괜찮은 거지?

[수인이 숨을 뱉는다]

못 견디겠어요

더는 못 견디겠어

[훌쩍대며] 참을 수가 없어요

선생님 생각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요

나 허깨비처럼 둥둥 떠다니기만 했어요

선생님 생각이 나면

숨이 막혀 죽을 거 같다고요

더는 못 참겠다고요

[슬픈 음악]

[새소리]

[옅은 한숨]

[정혜 회상] 이제 편지 쓰는 거 그만해

수인이는 아직 젊어

돌아가서 다시 시작해

[매미 소리]

안주는 뭐로 해?

술 마실 거 아니었어?

빨리 되는 걸로요, 아무거나

더 마실 거면 소주는 직접 갖다 먹어

(주인) 안 가냐!

씨팔, 술이 남았는데 가라니 다 먹고 가야지, 씨팔

가고 싶다는 데가 여기였어?

정말 난해해

게다가 낮술까지 마시고 말이야

나 이따금 그러고 싶어져

말도 없이 병원도 빠지고

다 팽개치고 맨날 그거나 하고 말이야

멋지다고 생각되지 않아?

나쁘지 않군

(주인) 염치는 코 풀어서 뒷간에 버렸냐?

언제 봤다고 맨날 외상이야! 돈 내

배 째! 배 째라고, 씨팔!

(주인) 이 새끼가 정말!

똥물을 튀겼냐? 나와!

(취객) 배 째!

- (취객) 배 째라고 - (주인) 나가, 이 새끼야

- (취객) 가만있어! 배 째, 씨발 - (주인) 나가

- (취객) 가잖아 - (주인) 어이구

- (취객) 가잖아! - (주인) 나가, 이 새끼야!

(취객) 내일 또 온다!

(주인) 오는 거 좋아하지 말고 가

저이…

우리 엄마야

자기, 우리 그만 끝내자고 했었지?

그러고 싶음 그렇게 해

원한다면 그렇게 해야지, 뭐

난 괜찮아

[매미 울음]

[자효의 어이없어하는 웃음]

[수인이 놀라며 깬다]

(수인) 어

잘 있었냐?

망할 자식

너 돌아온 이유를 다음 세 가지 중에 하나만 대봐

첫째, 갈 데가 없어서

둘째, 어쩌다 보니까

셋째, 형이 너무 그리워서

아마도 그거겠지?

어쩌다 보니까

[수인의 웃음]

술 어때?

- (자효) 지금부터? - (수인) 어, 지금부터

지금 당장, 그래야 술 시간이 길어지지 않겠어?

미친놈, 근데 나쁘진 않다

[깡통 차는 소리]

[깡통 차는 소리]

[자동차 경적]

괜찮아?

[슬픈 음악]

(수인) 괜찮다 [수인의 옅은 웃음]

넌 괜찮냐?

그래, 괜찮다!

뛸래?

공감

(자효) 안 뛰어?

(자효) 어이!

(수인) 어이!

- (자효) 어이! - (수인) 어이!

[자효와 수인이 고함을 지른다]

(함께)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수인) 괜찮다!

(함께)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수인의 곤한 숨소리]

[열차 지나가는 소리]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른다]

[박수와 환호]

(자효) 만 원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어서 오십시오

(남옥 모) 불알 달린 자식이 어째 그렇게 쫀쫀해?

첫 잔은 단숨에 털어야지 안 그래?

[문이 덜컥 열린다]

(남옥 모) 썩을 놈 나 오늘 장사 안 해

문 여사, 왜 그래? 나 오늘 돈 있다 말이야, 씨팔

(남옥 모) 문 못 닫니!

(남옥 모) 남옥이 그년한테 나 해준 거 아무것도 없어

저 혼자 커서 저 혼자 돈 벌어

공부하고 간호사까지 됐으니까

이 돼지우리 같은 데서 먹여주고 재워주고 한 거

어미라고 해준 건 그거밖에 없어

한 달쯤 됐나?

제 입으로 독립 선언 하고 나간 년이

이것도 집이라고 짐 싸 들고 도로 들어왔어

그년하고 같이 잤지?

(자효) 그, 그건…

그냥 데리고 놀다 말 생각은 아니겠지?

실컷 물고 빨고 그게 전부라면 이쯤에서 손 털어

사내자식이 그만한 분별도 없냐는 말이지

(자효) 그건 뭔가 오, 오해를…

됐다, 그만 가라

한번 상처 받은 놈은 누구한테든 다시 상처를 주는 법이지

(남옥 모) 뭐 하니? 가라고 안 해?

[그릇을 탁 놓는다]

[열차 경적]

[열차 지나가는 소리]

[술 취한 여자의 신음]

[수인의 웃음]

이 누나 완전히 맛이 갔다

여자란 인간도

배 속에 있을 건 다 들어있는 모양이지?

형이하학적 관점에서 봤을 때

(수인) 우린 모두가 오물 공장이라고 본다, 난

너 또 시작한 거야?

[웃음]

대학원 합격했다잖아

축하해 줘야지

[수인의 나른한 숨소리]

[수인과 베르테르 선배의 신음]

[신음이 거칠어진다]

[베르테르 선배의 비명]

[수인의 신음]

[베르테르 선배와 수인의 신음]

[신음이 고조된다]

[종소리]

[종소리]

[종소리]

[새소리]

[폭포 소리]

이제 괜찮아

다 괜찮아

[어두운 음악]

[사람들이 통곡한다]

[관 닫히는 소리]

[문 닫히는 소리]

(녹음 속 수인)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건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어

이제 그만 이 싸움을 접고 싶다

나는 그만두지만

너는 부디 끝까지 이겨내 주길 바라

자효 너는

내 분신이며 희망이니까

[숨을 간신히 뱉는다]

나쁜 놈, 못난 자식

성병이나 걸리고 다니는 주제에

내가 못 기다릴 줄 알고?

이까짓쯤 내가 못 기다릴 줄 알고?

사랑도 할 줄 모르는 못난 자식

[훌쩍임]

[송시현 '글쎄, 사랑이란'] ♪ 글쎄 ♪

♪ 사랑이란 무얼까 ♪

♪ 쉽게 왔다 쉽게 가는 ♪

♪ 그런 슬픈 바람 같은 걸까 ♪

♪ 글쎄, 이별이란 무얼까 ♪

♪ 비에 젖은 장미처럼 ♪

♪ 그런 고상한 슬픔일까 ♪

♪ 그대 알면서도 ♪

♪ 나를 알지 못해 ♪

♪ 그 많은 실수를 범했어요 ♪

[새소리]

♪ 사랑이란 이름으로 나를 괴롭히지 말아요 ♪

♪ 그 말은 ♪

문제아

♪ 어려워요 ♪

♪ 사랑이란 ♪

♪ 이름으로 나를 떠나가지 말아요 ♪

[휴대전화 벨 소리]

(남옥) 지금 어딨어?

나 다시 시작하려고 그쪽 집에 와있어

내가 말했지? 상처받고 싶지 않다고

그쪽 돌아올 때까지 이 방에서 한 걸음도 안 나갈 거야

한 걸음도

[빗소리가 들려온다]

[물 흐르는 소리]

(정혜) 이젠

앞으로 살아갈 일만 생각해

다른 건 모두 잊고

앞으로 살아갈 일만

알았지?

[자효 독백] 우리들이 치러낸 스무 살 문턱의 혼돈

그건 섹스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래

이제 그만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할 때다

[전화벨 소리]

[전화벨 소리]

[전화벨 소리]

[전화벨 소리]

[다급한 숨소리]

자효 씨?

(남옥) 자효 씨 맞지? 자효 씨?

(남옥) 자효 씨!

남옥아!

나 네가 보고 싶어

남옥아!

[울먹이며] 남옥아, 나는…

[버스 경적]

(자효) 나 지금 당장 너한테 갈게

[청아한 음악]

(자효) [울먹이며] 지금

당장 남옥이 너한테 갈게

[이세진 '당신과 함께라면'] ♪ 또다시 올 수 없는 이 순간을 ♪

♪ 아낌없이 느껴요 ♪

♪ 참 진실을 나눠요 ♪

♪ 소중한 이 마음을 ♪

♪ 뒤돌아보진 말아요, 이제는 ♪

♪ 혼자였던 지난날 ♪

♪ 난 당신을 느껴요 ♪

♪ 한없는 기쁨으로 ♪

♪ 난 이젠 자신 있어요 ♪

♪ 곁에 있으니 ♪

♪ 난 이젠 약속할게요 ♪

♪ 함께 있으니 ♪

♪ 그대여 ♪

♪ 이 길도 끝은 있으리 ♪

♪ 그대여 ♪

♪ 우린 해낼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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