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language subtitles for Fireworks EP02 360p-SBS

- 날씨는 좋았어?

- 어 좋았어.
- 이상한 성격이야.

혼자 돌아다니는 거 진짜
무슨 취미인지 모르겠어.

재미없잖아 심심하고.

일주일씩 병원비우고 배짱도 좋다.

- 휴가라고 그랬잖아.

- 음식이 안 맞았어?

- 왜?
- 얼굴이 꾀죄죄해졌다.

못 먹었어?
- 잠을 못자서 그럴거야.

- 왜?
왜 못 자?

- 난 비행기 안에서 잘 못 자잖아.

- 웃겨.
왜 퉁명이야.

뭘 했다고.
- 아 졸려 죽겠어.

말 걸지마.
좀 자야겠어.

앞에 봐.
사고 치지 말고.

- 너 바람피웠니?

왜 대답 못해?

- 귀찮아.

- 왜 너한테서 바람 냄새가 나지?

왜 나 안 쳐다보려고 하니?
그리고 왜 괜한 퉁명이야?

바람피웠니?
돋구지 말고 대답해 빨리.

- 아 그래.
폈다 폈어.

죽여 폈다고.

- 잘했다.
그래 잘했어.

그래.
어떻데 재미있디?

콘돔은 썼겠지 설마.

재미있대?
- 나 안 재울래?

나 졸려.
자고 싶다고.

- 알았어 그래 자.

- 일어나.
다 왔어.

- 어디야?
- 우리 집.

진짜 잤구나?
아침 먹어야지.

- 아 생각 없는데.
- 인사는 안 드리니?

진상이다.
내려 빨리.

- 네.
- 너 어디 있는 거야?

- 오빠 지금 전화 어디로 했는데요?

- 있으면서 왜 안 받아.

- 지금 막 들어왔어 왜요.

- 왜 소리 없이 나가 사람 당황하게.

너 태국에서도 계속 연결 안 됐었잖아.

바쁜 사람 거기까지 뛰어가게 만들고.

빨리 전화해 집이래.
아 그리고 너.

핸드폰 왜 안 갖고 나간 거야?

전화 빨리해.
안 할 거야?

- 해요 할게요 끊어요.

- 이 기집애 정말.

이 계집애 왜 이렇게 힘을 들여요?

- 넌 왜 그렇게 몰아세우니?

좋은말로 부드럽게는 못해?

- 부드럽게 가.
아니 어머니.

약혼자 허락도 없이 훌쩍 나가서 연결도 안 되게
지멋대로 돌아다니다가 잡혀오는 게 말이 돼요?

- 저들끼리 뭐 일이 있어서 그렇겠지.

- 그럴 만한 일이 있었대도.
그건 아가씨가 잘못한 거예요.

이 밤잠 못자고 스트레스 받아요.

- 글쎄 뭐를 그렇게까지 신경을 써.

저들이 알아서 하라 그러지.
- 아이고 어머니 그러다 깨지면 어떡해요?

- 지나치게 벌벌 벌벌 왜 그래?

어.
뭐 반쪽짜리 시집 보내는 거야?

- 아 반쪽짜리는 아니더라도 솔직히
그런 자리가 어딨어요 어머니.

옛날로 치면.
태자비 같았던 거나 마찬가지인데.

아니에요?

아버님 진지 드시라고 하세요.

- 요 칸 안에 있는 놈들 말이야.

밥 좀 넉넉히 주라.
저자는 기력이 좋은 모양이야.

- 좀 더 주고 있는데요 아버님.
- 어 그럼 됐다.

날 품고 있니까 오늘 철조망 수리하자.

- 예.

- 안 나가세요?
- 왜?

- 느긋해 보여서요.
- 나 내보내놓고 뭐 하려고.

- 아유 하기는 무슨 뭘.

안 나가세요?
- 글쎄 왜?

- 대낮에 남자 집에 있는 거
싫어 그러는 거 몰라 물어요?

어째 사냥도 안 가요.
강 회장이랑 유 회장 사냥 가자고 안해요?

- 유 회장 아직 병원에 있어.
- 아이고 참 그러네.

그래서 오늘 안 나가세요?
- 아 왜 못 내보내 난리야.

- 아이고 놀래 죽겠네.
안 나가면 말지 고함은.

- 다녀오겠습니다.
- 방콕에 왜 갔어?

- 어떻게 아셨습니까?
- 애비 몰라야 돼?

- 아닙니다.
- 왜 갔어?

- 지현이 보러 갔습니다.

- 그 애 이민 갔냐?

거까지 쫓아가서 만날 일이 뭐야?

그렇게 할 일이 없어?
- 한창 나이에 연애하는 애들이.

- 데리고 들어왔다면서.

- 예.
- 데리러 오라고 그래?

- 아닙니다.
- 그럼?

- 그 나이에 당신도 나보고 싶어.

기차 타고 트럭 타고 천리길
정신없이 쫓아다녔어요.

그것도 지나고 나면 다 추억거리인데.

- 그런 추억거리 만들며 살고 싶으면
우리 회사 들어와서 평사원에

회사 오픈.

눈 앞에 두고 여자 쫓아다니는 놈 어떻게
믿고 투자자들이 너한테 작업을 맡겨?

- 명심하겠습니다.

우기사 골프 제실 텐데

- 변호사 친구들입니다.

- 나가시게요?
옷 안 입으시고.

- 잠바 가지고 와.
연수원 한 바퀴 돌고 올라와.

고문 들어오고 저녁 같이 할 거야.
- 어머 얘 얘.

잠깐만 기다리세요.
그럼 늦으시겠네요.

잠깐만 잠깐만 아버지 잠바.
잠바 갖다 드려.

얘 갖다드려.

아이고 답답해라.
아이고 답답해라.

아줌마.
나와 나와들.

나와요들.
회장님 나가셨어.

나오라고들.
아이고 답답해.

아이고 답답해.
모두들 나오라고.

먼저들.
나오세요 나오세요.

나오세요.
나오세요.

아침 먹어야지 밥먹어야지 배고파.

아줌마 찌개.
가만 있어.

미스 자.
너 가서.

저기 김치 좀 새걸로 꺼내와라.

무 좀 많이 꺼내와.
무 맛이 기막히더라.

응 그래.
그렇지 그렇지.

아줌마는 밥 날르고 그렇지.
자네는 국 뜨고.

어 그래.

- 서울 가서 볼 수 있어요?

그쪽 생각을 묻는 거예요.

- 그쪽은 어떤데요?

- 보고 싶어요.

- 나도요 물론이에요.

- 이번 굴비 짜.
- 짠 게 진짜야.

짜기도 하려니와 짤았어 언니.
- 그래 별 맛이야.

- 아니야 다 먹었어.
- 벌써?

- 그새?
- 많이 먹었어요.

- 못 잤대.
식욕 없나 봐.

잠부터 재울 걸 그랬나 보다.

- 가서 자면 돼.
- 병원 안 나가고?

- 아니요 나가야죠.
- 병원 가 잔다는 거야.

- 환자 안 보고 자?
- 알아서 틈틈이 잔다는 소리야.

왜 꼭 꼬리를 잡아 채우.
- 밥 다 먹었으니까 말인데.

자네 왜 전화안하고.
민경이 속 썩여?

- 싱가포르에서 했는데요.

- 싱가포르 뜨고 그 뒤에.

- 시간이 잘 안 맞았어요.

- 시차 두 시간밖에 안 된다는데 시간
안 맞는다는 게 무슨 소리야.

- 에.
- 흠 쌤통이다.

- 왜 목 빠지게 기다리게 해.
- 전화 거는 게 뭐가 어려워서.

- 시간이 안 맞았대잖어.

- 내 딸 속 끓게 하지 마.

나 못 참아.
- 못 참으면 어떻게 할 건데요?

머리카락이라도 뽑아 놓을 건가?

- 아침부터 떡볶이 왜 먹어.

- 새삼스레 왜 그루.
- 밥도 그 무슨 초친 맛이야.

라면 아니면 떡볶이.

그것도 아니면 맛대가리 없는
냉동만으로 삶아먹고.

내가 아주 저 기집애 저러고 있는 거
보면 머리가 후끈거려 돌겠어 그냥.

일부러 더 해 더.
어깃장 놓느라고 더 하는 거야 저거.

- 너 증말 문제 있어.
너 제대로 안 먹는 거.

엄마 저렇게 속상해 하는데 나 같으면
귀찮아서라도 말 듣겠다.

이 서방도 있는데 언니.
- 내가 이 서방 겁나는 사람이니?

아이고 내 팔자야.

- 왜 저렇게 날카로워요?

나 공항 나갔다 오는 고.
잠깐 동안에 뭔 일 있었어?

- 아버지 가게 내준다고
5천만 원 내놓으란다.

저게 아주 똑똑한 척은
독판하면서 맹순이야.

오십만 원도 안 낸 사람한테.
오천이 뭐야 오천이.

- 뭐해?
무슨 생각해?

- 아니야.
거북해서.

- 어머머 언제 왔니?
- 어제.

-종혁 씨.
하루 몇 번씩 전화하고 난리도 아니었어.

어떻게 된 거야?
니들.

- 연락 안 했더니 그런 거야.

- 싸웠니?
- 그냥 실증나서.

- 내 인내심 한 게야.

배고랑 죽기 직전인 사람 옆에서 상다리 부러지게 진수성찬 차려놓고
하는 투정 오작용 붙이면 더 이상 안 들어줄 거야.

- 뭐 일할 거 있어?
- 어.

- 뭔데?
- 너 베스트 수정고 안 쓴다고 그랬다면서?

해달라는 대로 해주지 왜 내가
바가지 쓰게 만드니?

닷새 주고.

하나 뽑아내라는데 내가
무슨 천재도 아니고.

몰라.
될 대로 되라 야.

- 너 쓴다 그랬어?

- 그럼 어떡하니?
펑크 난다고 징징 우는데.

아예 빵꾸 때웁니다.
간판 내걸고 앉았든지.

- 간판 안 걸어도 너 그거 전문이잖어.

- 왜 그래?
- 사실은 나 수정고 쓸까 하고 나왔었어.

됐어.
- 안 쓴다 그랬다면서.

- 물론이야.
그랬지만.

나도 없는데 나한테 한 번 물어도 안 보고
너 그 일거리 덥석 물어야 했니?

- 지현아.
- 너 왜 펑크 전문인데.

선배 일거리 후배일거리 상관없이 감독이
부탁만 하면 내막이 어떤 건지.

감독하고 작가하고 어떤 갈등이 있는 건지 작가가 완전히 포기한 건지
아니면 신경전 중인지 본인한테 확인도 안 하고 그냥 받아먹잖아.

- 얘 나는.
너 다른 작가들 많이 기막히게 만들어.

그거 별로 안 좋은 거야.
뭐 때문에 그래.

- 방송이 펑크가 나잖아.

- 니가 안 떼어주면 진짜
방송 펑크 내릴 만 했니?

방송 펑크에 왜 그렇게 무한한 책임을 느껴?

그건 감독 사정이고 방송국 사정이야.
- 난 니가.

- 너 능력 있어.

남의 일거리 새치기 안 해도 아마
곧 니 작품으로 빛 볼 거야.

- 내가 언제 새치기 했니?
- 너 나한테 안 물어봤잖아.

우리 친구면 너 정 감독한테 어떻게
해서든 나랑 잘 마무리하도록.

그래야 하는 거 아니니?

- 이런 말까지 해야 하니?
정 감독 니 작품 스타일 마음에 안 든대.

- 나 역시 그 사람 맘에 안 들어.

그 사람 너무 유치하더라.

나쁜 기집애.
- 전화받아.

종혁씨야.

- 일찍 나갔더라?
일할 거 있어?

- 아니.

일하려고 나왔는데 안해도 되게 생겼어요.

나 없는 동안에 내 일거리
유자한테 넘어갔데요.

- 그게 무슨 소리야?

- 내가 썼던 거 휴지 만들고
유자가 새로 쓴대요.

물 먹었어요.
- 커피?

- 주스 주세요.
커피 마셨어요.

- 오렌지 주스 하나 커피
하나 친구끼리 그래도 돼?

- 글쎄요.
- 내버려뒀어?

- 싫은 소리 좀 했지만 뭐.
걔는 별로 상관없는 애예요.

- 내가 때려줘?
내가 패주냐 말이야.

자존심 또.
먹물 뒤집어 썼겠다.

- 요샌 계속 먹물 속에 헤엄쳐요.

왜 이렇게 안 가요?
- 공치러 가는 길이야.

잠깐이라도 보고 싶어서.

십오 분 여유 있어.
- 먹물 뒤집어서.

시커먼 얼굴이요?
- 작업실 만들어 줄 테니까 따로 나와라.

불쾌한 친구하고는 멀리하는 게 좋아.

- 재주 없으면 그만두라면서요.

- 본인은 재주가 있다고
생각하는 게 문제잖아.

- 난 그런 말 한 적 없어요.
그리고 재주가 다는 아니에요.

- 조금만 기다려.
당신 거만 방송하는 채널 하나 만들어 줄게.

소유자 거는 방송 안 해준다.

농담 같애?
할수있어 해줄게.

- 일어나요 시간 없는데 뭐.
- 찻찬 비울 시간은 있어.

성북동에.
들릴 기분 아니겠구나?

그럼 전화나 드려 온 거 아시는데.

여행.
내가 보냈다고 말씀드려놨어.

딴 소리 하지마.

- 아는 사람 누가 여기서 했죠?
- 언니랑 언니 친구요.

- 언제쯤 이름이 뭐죠?
- 조선혜라고 세 달쯤 됐을 거예요.

아 조선혜 씨.

그때 눈하고 코 같이 했고
금방 결혼한다고 그랬는데?

- 네 했어요.
- 결혼 사진 잘 나왔나요?

결혼 사진 때문에 수술한다고 그랬는데요.

- 네 너무 예쁘게 나온 거 있죠?
완전히 다른 사람 됐어요.

- 쌍꺼풀 하고 싶다고요?
- 네 언니처럼 해 주세요.

- 거울 보세요.

자연스럽게 하면 이렇게 돼요.
- 좀 더 크게는 안 돼요?

- 그럼 겉 쌍꺼풀이 되는데?

아무래도 자연스럽지가 않죠?
- 크면서 자연스럽게는 안 되나요?

- 네.
- 오전 중에 환자 안 끝난다면서.

- 어 밀린 환자들도 있고.
- 안 피곤해?

- 수술 스케줄은 없으니까 뭐.

- 네시에 연극 보러 갈까 하는데
세시쯤이면 끝나겠지?

왜 싫어?
- 피곤한데.

- 그래 그럼.
그냥 곧장 가평으로 나르자.

- 가평 가야 해?
- 가기 싫어?

가기 싫으냐고.
- 나 정말 많이 피곤해.

그냥 쉬었으면 좋겠어.
- 쉬러 가자고.

그러니까 내일까지 푹 쉬고 모레
아침에 나오면 되잖아.

- 귀찮아 움직이기 싫어.

- 늙은이처럼 김 세게 구네 맘대로 해 그럼.

내일까지 안 건드릴 테니까 여독이나 푸셔.

- 먼저 퇴근해.
그래 모레봐.

미안해요.

- 어 지현아.
- 어 잘 있었어?

전화번호부 어디있지?
- 어 거기 맨 아래 칸 봐봐.

- 여기 있어.
- 그건 왜 깔고 앉아 있냐?

한국에 있기는 내가 웃기지 마야.

어디 찾는데?
- 아까는 좀 심했다 미안해.

- 그래.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고.

- 그럴 것도 없어.

- 여행은 좋았니?

- 어.
엄청.

- 얼마큼 엄청?

- 까부라질 만큼 엄청.
- 볼 게 많다면서?

- 많아.

- 찾았구나?
- 응.

- 뭔데?
- 성형외과.

- 왜?
- 성형하려고.

- 뭐?

- 이강욱 성형외과 입니다.

- 저기.

혹시 선생님 여행에서 오늘
돌아오시지 않았나요?

- 네.
그런데 실례지만 누구세요?

- 선생님 계신가요?

선생님하고 잠깐 통화 좀 하고 싶은데요.

- 성형 상담이라면.
- 성형 상담이 아니라.

선생님 좀 아는 사람이에요.
- 선생님 지금 바쁘.

- 바쁘신 줄 알아요.

박지현이 십초만 통화하고
싶다고 좀 전해주세요.

저 미안한데 현경아 나 물 한잔 줄래?

- 오케이.

- 여보세요.

이강욱 입니다.

박지현씨.

- 환자가 많아서.
토요일은 원래 오전만 보는데.

며칠 비웠기 때문에.

연락할 줄 몰랐어요.

- 한 번은 만나서.

정리해야 할 거 같아서요.

그 사람 얘기.

서울 와서.

하려고 했었는데 그렇게 돼 버렸었어요.

얼마나 기막혔을까.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미칠 것 같았어요.

한시라도 빨리 만나서 얘기하려고.

새벽에.
마중 나갔었어요.

그리고.
나도 봤어요.

그래서 비긴거 알았어요.

괜히 나 혼자 돌아버릴 것처럼.

그랬다 생각했어요.

그런데 웃기죠.

굉장한 배신감.

뿐이었어요.

눈 앞이 아득했어요.

나 너무 웃기죠?

- 나도 마찬가지야.

마찬가지였어요.

- 그쪽도 웃기네요.

아기도 있겠네요.

- 아직.
결혼 전이에요.

- 그러니까 우리는 둘 다.

약속한 사람이 있으면서.

잠깐.
바람핀.

그런 사람들이네요.

우리 참 나쁘네요 그렇죠?

나는 생전 처음이에요.

여행 중에 누구 만나서.

그 짧은 동안에.

아무도 안 믿을 거예요.

- 나도 선수 아니에요.

마찬가지요.

- 그렇대도.

아무튼 이걸로.

여행 가운데 헤프닝으로.

그만 끝인 거죠.

끝인 거죠.

- 지현씨.
잠깐 서봐요.

-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였어요.

의대 같이 다녔고.

나는 여기 있고.
그 사람은 유학 갔다 작년 봄에 들어왔는데.

친구로 다시 만나다가 별
사람 없는 것 같으니까.

그냥 짝이 돼보자.

그런 거예요.

- 당당하고 자신감 넘쳐 보이대요.

- 괜찮아요.
괜찮은 여자죠.

아주.
굉장한 사람인 것 같은데.

- 남들이 그래요.

- 뭐하는 사람이에요?

- 자산운용회사 준비하고 있대요.

펀드 매니저 취재할 일이 있었는데.

같이 일한 감독이.
취재 대상으로 소개해서 만났는데.

그때부터예요.

내가 좋다 그러고.

객관적인 조건 완벽하고.

부모님이 원하시고.
오빠가 밀어붙이고.

나이는 넘치고.
되는 일 아무것도 없고.

그래서요.

- 언제?
결혼할 예정이에요?

- 약혼

지난 달에 했어요.

3월로 잡아냈어요.

언제예요?

- 삼월 둘째.
토요일.

- 그런데.

우리는 왜 그런 사고를 친 거죠?

내 마음은 내가 아니깐 됐는데.

그쪽이 궁금해요.

왜 그런 거예요?

- 왜냐고 하면.

대답하기 어려워요.

왜.

그저 다른 아무 생각 없이 그 여자.

안고 싶었어요.

미친놈처럼 그 생각밖에는.

할 수가 없었고.

그건 지금 이 순간에도.

마찬가지야.

- 오비다야.
- 오늘 왜 이러지.

- 비행기에서 내리면 안 맞더라.
- 야 어제 내렸지.

오늘 내렸냐?
- 너 밤일 한거 아니야?

시끄러워 자식들아.
부정타.

- 잘해봐.

- 미치겠네 왜 이러는거야 오늘.
- 아 그래도 살긴 살았겠는데.

- 아이고 아이고 참.
아무리 못말리는 이모래도 아이고.

- 같이 늙어가는처지에 같은
여자끼리 그 말도 못하니.

내숭 떨지 마.
내 코가 사냥개야.

니가 아무리 고고한 얼굴로 들어와도
척 보면 척 알아.

요게.
오늘 나쁜 짓 하고 들어오는구나.

곰팡이는 안 피겠구나?
- 아우 아우.

정말 적나라해.
- 그것도 한때야.

실컷 놀아.

왜요?
- 서연이 임대료 밀린 거 들어왔대?

- 오늘이랬나?

- 도대체 정신머리를 어떻게
하고 사는 거야.

- 지금 하지 뭐.
- 정신 어지러워.

저리 가서 해.
- 알았어요.

아 네 소장님이세요?
네 안녕하세요.

오층하고 팔층.
네 들어왔어요?

들어왔다는데?
- 다?

아이 다 어떻게 해.
- 석 달이잖아 석 달.

이 달까지 넉 달이야.
- 네?

아 네.
네 그럼 됐네요 수장님.

다음 주 토요일까지 한 달
치 더 낸다 그랬다는데?

- 그래도 두 달치야.

- 그 정도는 봐줘야지 뭐
오죽 어려우면 밀리겠어.

- 넌.
뭐 하는 애야?

시장 본 영수증하고 잔돈 왜 안 갖고 와.

- 알았어요.

- 부재중입니다.
메시지 남겨주십시오.

네.
어.

아 아직 못 들어갔어.

친구 만나고 있어.

넌 모르는 친구야.
- 피곤하다더니 무슨 친구야?

나하고 있는 건 피곤하고 친구
만나는 건 안 피곤하니?

차 안인거 같은데?
얼마나 걸려?

어딘데 그렇게 오래 걸리는 거야?

- 좀 바깥이야.

시내에 밀리면 더 걸릴거고.

어 그래.
잘 쉬어.

어.

배 안 고파요?

- 고파요.

- 야 저녁들 뭘로 할까?
- 죽도 주고 뭐 주잖니.

- 야 죽 같고 안돼 몸 상해.
제대로 밥 먹고 시작하자.

나 밥 줘.
이 집 김치 맛 괜찮은가?

오랜만이라 어떤지 모르겠다.
김치 맛있어?

- 야 야.
김치하고 밥 먹으려면 여기 왜 오니?

- 글쎄 말이에요.
매상 안 오르게 꼭 이러시더라.

- 시끄러 바가지 한 번만 더 씌워?

내 너 바가지 씌우고 조리 돌릴거야.

우리 배고프니까 빨리 빨리 밥 주고.

잠깐 니들 조용히 좀 해.
나 전화해야 해.

- 맛있게 드셨어요?

- 아유 기가 막히게 됐다.

기가 막히게 됐어.
가득 가득 담아요 가득 가득.

밤하고 대추도 고명도 골고루 섞고.

아이고 대추 좋은 걸 썼더니
떄깔 나고 밤도 좋고.

- 참기름을 얼마나 들이부었는데요
사모님.

- 사장님이세요.
- 그래?

응.
그래.

응 아직 안 왔는데.

으응?
아니 못 받았는데?

잠깐 우리 며느리 전화왔었니?

- 아니요.
- 받은 사람 없다는데.

- 그래요?
걔 걔가 좀 아파요 어머니.

몸살인 거 같더라구요.

인사 드리러 간다 그러는 거 제가
말렸어요 전화나 드리라고.

아마 전화하기 어려워서 그냥 있나 보네요.

알았습니다.
저 좀 늦겠어요 어머니.

- 술 먹니?
과음하지 마 몸 애껴.

그래.
그래 알았어.

보자기 찾으면 20개씩 싸면 돼.

바빠 죽겠는데.
- 네.

네 아저씨.
회장님 들어오세요 사모님.

어머나 어머.
아니 아니 저녁 드시고 들어오신다더니.

- 어머 어떡해.
- 아이고 들어가요 들어가요.

놔두고 들어가요.
들어가요 들어가요.

아이고 답답해 아이고 답답해.
답답해.

아니.
저녁 드시고 들어오신다더니요.

- 먹었어.
- 어느새요?

- 일찍 끝내고 들어왔어.

무슨 냄새야?
- 양로원에 보내려고 약밥 좀 쪘어요.

나 안 들어가요.
- 응 필요 없어.

- 오늘은 빼지 마라 응?
알았어 다 뺄 생각하지 마.

- 야 오늘 술 모잘라 어?
이거 먹고 더 시켜야 돼.

야 너 이거 한잔해 어?
큰 글라스로 한잔해.

- 나만 먹는 거 같다야.
- 아니야.

물을 많이 팍팍 먹고 매너
팍팍 올려 달라 그래.

- 니가 쏘는 거야?
- 야 니가 사기로 했잖아.

- 어 현경씨?
최종혁 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지현이 아직 거기.

예 알았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야 인마.
뭐야 인마.

- 난 못 마시지만 마셔요.

- 데려다 줄게요.

- 취하기 싫어요.
구질구질 해 질 거 같아서.

- 임자 정해진 사람을 탐내는거.

떳떳지 못해요.

- 난.
그런 생각은 안해요.

내가 갖고 싶은 남자가 나만큼 나를 원할까.

만약 원한다면 용기는 있을까?

- 얼마큼 인지 모르지만 그 이상일 거예요.

용기는 자신 없어요.
나 원래 용감한 사람 아니에요.

- 됐어요.
- 어쩔 셈이었는지.

- 정직하게.
샘 같은 것도 없이 그냥.

정신이 없었어요 무책임했었어요.

- 책임 추궁한 적 없어요.

우리는 둘 다 성인이고 의기투합해서
같이 저지른 일이에요.

그쪽에서 책임 같은 거 질리는 없어요.

난 혼자였고 그쪽만 둘이었던
것도 아니었고.

그랬더라도 누가 책임질 일은 아니에요.

이제 그만 일어나고 싶어요.

갈게요.

- 내가 빼줄게요.
- 아니요.

나도 잘해요.

그럼.

- 달라붙지 마 달라붙지
마 달라붙지 말라니까.

아가씨 왜 자꾸 이러니.
- 사장님.

- 아이고 참.
저 아가씨.

- 이 양반아.
까탈 부리지 말고 몇번 좀 둬.

- 참견말고 니 볼일이나 봐.

아가씨가 처음이라 나 잘 모르는 모양인데
심한 소리 하고 싶지 않아.

젖은 빨래 마냥 휘감긴거 나 싫어.

그러니까 깨끗하게 추자고 깨끗하게.

인격 침해 안 하도록 해줘요.

안 되겠다.
당신 나가 나가 빨리.

- 애가 눈치가 없구만.

- 반해서 그러는데 뭘 그래.
대충 넘어가주지.

- 감기면 좋지 뭘 그래.
감기면.

너도 좀 감겨봐라.

- 누나 들어와요?
- 이제 들어오세요?

- 추운데 왜 나와 있어.
- 체했나 봐요.

머리가 쪼개지게 아파서.
찬바람 쐬러요 언니.

- 머리 아프면 약을 먹어야지
찬바람 갖고 돼.

- 약도 먹고 손도 따고.
할 거 다 했어요.

- 머리 아픈거 나을려다가 감기 들겠다.

적당히 하고 들어가.
- 네.

- 들어갈 거예요.

- 저 들어왔습니다.

- 응.
- 춥지?

- 별로 추운 거는 아니에요 아버지.

뭐 하는 거예요?

철망 수리한다고 진주 오늘 나가
계시더니 장가 배 잡스럽지 뭐.

- 아 그렇다고 이 갖고도
얼마나 한다고 궁상이요.

- 원단이 궁상이잖아.
- 아이고 말을 해도 꼭.

- 저녁은?
- 먹었죠.

- 너 바쁜 볼일 있었어?
- 아니요.

- 전화는 왜 안 갖고 나가.
여러 사람 속 썩여.

- 왜?
또 뭐야?

- 최서방 찾는데 연락이 안 되니까.

니 오빠.
- 너.

어디 갔다 이제 들어와?
작업실에선 일찍 나갔다 그러더라는데.

집에도 안 들어오고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 미치겠어 정말.
- 뭐?

- 오빠 때문에 더 미치겠어.

나 그 사람 찾을 때마다.
여기 있습니다.

대령해야 해?
찾으면 없다.

아직 안 들어왔다.
그러고 말면 되잖아요.

왜 꼭 무슨 찾을 데 없어서 큰일 나는 거 마냥.

왜 그래요 오빠.
뭐 때문에 그래?

- 그러게 왜 핸드폰은 안 갖고 나가.
신경 쓰이게 만들어?

- 신경 쓰지 말라고요 글쎄.
연결이 되든 안 돼도.

오빠가 왜 그렇게 곤두세워 그러냐고.

- 신경이 쓰이지 왜 안쓰여.
어떻게 신경이 안 쓰여.

나도 쓰여 얘.
당신도 그렇잖아요.

- 오래비한테 왜 언성을
높여 해로운 말 했어?

- 너무 숨을 못 쉬게 하잖아요.

- 너도 좀 지나쳐.

애한테 왜 인상을 써?

인상 안 쓰고 말 못해?

어디 갑갑해서 살 수가 있겠어?

한 발짝 동쪽으로 좀 동쪽으로 뛰었다.
두 발짝 서쪽으로 좀 서쪽으로 뛰었다.

이게 어떻게 다 감시하는 모양.
- 제가 감시했어요 아버지?

- 작업실에서 일찍 나갔다더라.
그런데 집에 안 들어오고 어디 갔어?

그럼 감시가 아니고 뭐.
- 앞으로 핸드폰 놓고 나가지 마라.

- 들고 나가도 그럴 때 있던데 뭐.

- 주무세요.

- 어디 갔었어?

- 주무세요.

- 너 픽하고 여행 가고 뭐 잘못
되는 거 아닌가 싶어서 그래.

- 누구세요?

- 까꿍.
언제 들어왔어?

빈집에 문 따고 들어오기 싫어서
일부러 천천히 움직였는데?

어?
- 한 30분.

- 뭐야 또 저렇게.
- 만두랑 뭐 그런 거.

반찬 바꿀 때 됐잖아.
냉장고 청소 좀 하고 너 좀 쪼물락거리고.

우리 이모가 말이야.
나 여기서 논 거 다 안 단다.

냄새가 난다나.

아무리 아닌 척 고고한 척하고
들어와도 금방 안데.

그게 아마 그럴 거야.
생각해 봤는데 있잖아.

그런 날은 나도 그냥 마냥 뻔순이는 못
되니까 불어다 아닌 척 할 거거든.

우리 이모가 바로 그 아닌 척을 읽는 것 같아.

나도 한 잔 만들어주라.
- 차 갖고 왔잖아.

- 금방 갈 거 아닌데?

금방 가라고?

무지무지 그립더라.

왜 그래?
- 술 달라면서.

- 술은 술이고 왜 거부해?

- 술 만들려고.
- 깍쟁이 알고 보면 그렇지도 않아요.

연극.
내일 볼까?

- 꼭 봐야 해?
- 문화생활.

볼 만한 거 더러 있잖아.
주인공 나오는 애 내 환자야.

스트레스만 받으면 회까닥 뒤집어져서
오는 애 있거든.

꼭 와주세요 했는데 환자 관리 차원에서라도
가줘야 할거 같아서.

싫어?
싫으세요?

- 내일 일어나 봐서.
- 비싸게 군다 맘대로 해.

너 안 가도 난 갈 거야.
- 혼자 가 그럼.

- 정말 이럴래?
- 그냥.

자고 싶은 생각밖에 없어 지금은.

- 그래 그럼.
내일 아침에 결정해.

에이 하기 싫다.

나 좀 봐.

섹시하지?

- 그래 섹시하다.

- 안아주라.

이게 뭐야?

이게 뭐야?

- 할려고 했는데.

응?

- 추궁하는 것처럼 그러지 말아요.

내일 찾아뵐게요.
그럼 되잖아요.

- 우리 어머니 아직도 어렵고 거북해?

응?

참 한심하다.
이렇게 한심하면서 잘난 척은 왜 하니?

몸살 났다 그랬어.
내일 열시쯤 와 그럼.

- 알았어요.

- 잘 자라.

당신은.
워낙 심하게 못생겨서.

어두운 데서 보는 게 더 나아 알아?

- 누나가 아는 척 한 지 오래됐지?

미안해 누리야.

- 하, 누리 어떡하니.

누난 엉망이야.

엉망이야.

엉망이야.